5월의 꽃바람 바람결이 사뭇 부드럽다. 냉기가 스며있던 사월의 바람결과는 달리 5월의 바람결은 화려함과 더불어 감미롭기까지 하다. 하기야 온갖 꽃향기가 베어있는 5월의 바람결이야 말로 꽃바람 아니랴. 이미 한낮의 볕이야 6월의 볕만 못 할리 없지만 바람결만은 6월과 확연히 다르다. 4월의 꽃은 화려하기는 하지만 향기가 없다. 하지만 5월의 꽃은 꽃잎이 작지만 그 향기는 삼천리를 방향(芳香)으로 물들이고도 남음이 있다. 5월 바람이 꽃바람인 이유다. 당신은 5월의 바람결을 느끼는가? 성숙한 삶의 단계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여유가 바로 이 5월의 바람결이 아닌가 한다. 혹자는 5월의 신록에서 청춘을 노래했지만 그 바람결은 중년의 향기요 중년의 여유 아니랴. 어제까지 우리는 꽃의 화려함에 반했지만, 이제 서야 비로소 그 향기에 취할 수 있게 된 것은 연륜과 함께 삶의 지혜가 깊어 진 까닭 아니랴! 5월의 꽃바람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연륜을 말함이라. 닫혀있던 마음의 창을 5월의 아침에는 반드시 열어라. 새로운 지혜의 바람결이 살갗으로부터 와서 눈과 마음을 씻고 귀를 씻어 중년의 화려한 새 날을 열게 할 것이다. 이미 라일락은 만개했다. 이제 곧 백일홍과 아카시아가 만발할 것이다. 밤꽃도 피어날 것이다. 이제 온갖 향기를 지닌 5월의 꽃들이 만발할 것이다. 머지않아 송홧가루가 사방에 날리고 이미 민들레 홀씨는 사방을 날아 도회지 곳곳에 새로운 정착촌을 만들어 가고 있다. 벌과 나비 또한 제 세상을 만나 분주한 일상에 빠져든다. 비로소 인간도 생명의 물결이 초록으로 일렁임을 발견하고 웃음을 만개할 것이다. 바람은 향기를 찾아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닌다. 5월의 바람이 꽃잎을 머금고 향기를 사방에 흩트려 아름다운 유혹의 길로 나선다. 그 길목에 서서 우리는 화려한 꽃바람의 유혹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며 5월의 신록을 즐긴다. 그리고 청춘을 이야기 한다. 화려한 오월을 창조한 꽃바람, 그 속에 녹아 있는 꽃향기, 오월의 바람결은 그렇게 꽃향기를 품어 부드러운 중년의 바람이 되었다. 중년의 멋이 느껴지는 5월의 바람, 어느 새 중년의 노래는 꽃 바람결 따라 흐르고, 어릴적 소꿉친구의 눈웃음이 가득한 향기에 취해 망중한이라도 즐겨보자. 친구의 맑은 웃음소리가 시냇가 버들가지처럼 늘어져 귓전에 머무는 이 싱그러운 오월, 이 오월에 우리함께 사랑과 평화를 이야기 하자. 그리고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갖자. 새로운 친구를 만나 지지고 볶는 일상을 벗어나 한 때나마 꽃바람에 몸 맡겨 여유로운 삶을 이야기하자. 가슴을 옥죄는 모든 것을 버려보자. 한바탕 흐드러지게 웃어 재껴보자. 무엇이 변할 것인가? 꽃바람 일으켜 중년의 화려한 새날을 열자. 가슴시원하게 한번 웃어보자. 사뭇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지리라. 5월을 기다리며 시인, 정 상
5월의 꽃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