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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18. 11. 14.
 세수 하는 법
글쓴이: 정상  날짜: 2007.05.16. 16:09:02   추천: 93
정상:




      세수 하는 법

      언제나, 자네 얼굴이 번지르르 하기에
      나는 자네가 부자라서 그러려니 했네.

      늘 상, 고기 처먹고 빈둥거리다 할 일조차 없으려니
      연애나 하고 사우나에 자빠져 마사지 받으니
      얼굴에 윤기 나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했네.

      자네가 본 내 얼굴은 어땠는가.

      푸석푸석한데다가 허옇게 입 주위에 핀 살꽃.
      아마 자네는 나를 바로 보았을 걸세.
      ‘저 새끼 세수할 줄 도 모르나 봐’ 했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최근 자네 얼굴의 진실을 발견했네.
      늘 상 고기 처먹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얼굴을 번지르르하게 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네.

      내가 세수 법을 몰라 오히려 자네를 바로보지 못했던 것일세.

      나는 50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안 법을 알았네.
      남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을 나만 모른 셈일 테지.

      그러고서도 나는 내 얼굴 빌어 부자인 자네를 탓했네.

      세수라는 것이 그저 물 끼 얹어 눈곱만 띠면 된다고 생각했으니
      입가엔 살꽃이 피고 얼굴은 푸석할 수밖에.

      세수할 땐 언제나 얼굴에 싹싹싹 비누칠하고,
      또한 뽀득뽀득 문지르니
      날마다 내 얼굴이 각질을 벗네.
      각질이 벗겨낸 내 얼굴,
      비로소 내 얼굴이 마치 자네 얼굴 같아졌네.

      나는 나이 오십에 세수를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비로소 알았네.

      비로소 자네를 바로 알게 되었네.

      시인 정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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