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김성우 별일 없는 하루는 개미 같은 시간이 기계를 돌리면서 아무런 반항이나 이유를 감금하고 그제의 피로 위에 어제의 피로가 쌓이고 그 위에서 오늘 분량의 피로를 마시고 있었을 뿐인데 내 몸의 벌건 떨림은 새벽에 놓여 있다 나 살고저 하였던 소망은 사각 통에 접혀있는 티슈같은 순백으로 쇼 윈도에 진열된 장미의 기다림으로 그저 개미로 집을 짖고 싶은 그것인데 기름때 같은 피로만 짖고 있는 것은 가을이 가고 나쁜 기관지는 칼날 같은 숨소리를 염려하여 항상 타향인 동리에 서서 또 까마귀 겨울 날까 가을이건 겨울이건 언제나 하얀 것은 어두운 담배 연기 그 실낱같은 희망 때문에 목구멍이 따갑고 우리 공장 내 사는 순백과 장미의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림은 몸살도 않는 기계를 돌리면서 피로를 안고 있다
몸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