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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계 해수욕장에서
    글쓴이: 임우성  날짜: 2012.10.13. 21:05:46   추천: 130
    임우성:

    분계 해수욕장에서

    임우성

    허벅지 풍만한 여인송이
    가랑이 들어 올리고 물구나무서서
    한없이 기다리는 해변
    여우와 나 밖에 없는 분계 해변 모래밭
    이제껏 만난 햇살 중
    가장 밝고 따뜻한 빛으로 아련하고

    여인송 전설을 읽으며
    모르는 곳 처음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
    오랜 옛날부터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참 열심히들 살고 있었다는 것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는 것
    나만 사랑을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는 것
    나만 그리워한 게 아니었다는 것
    나만 슬픈 게 아니었다는 것
    사람 사는 거 그게 그거라는 것

    압해도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암태도 은암대교 자은도로 들어 와
    발길 닿는 대로 흘러온 자은면 백산리
    아름다운 해변과 여인송의 전설이
    우리 사랑과 어우러진
    햇살 따뜻한 구월
    분계 해수욕장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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