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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MIN 2020. 05. 27.
     천 원짜리 생명
    글쓴이: 변재구  날짜: 2005.09.16. 14:47:14   추천: 75
    변재구:







    천 원짜리 생명



    모녀가 함께 금붕어를 사러 왔었다.
    딸에게 금붕어를 사주기로 했으니
    제일 싼 것으로
    한 마리를 골라달라는 것이다.
    (제일 싼 금붕어는 마리 당 천원이다.)
    아마도 그 약속이란 것이
    공부나 심부름을 잘 했든지
    아니면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아이가 강하게 주문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금붕어를 사려는
    어머니의 태도가 못내 아쉬웠다.
    어항과 먹이가 있는지를 묻는 내게
    달랑 고기만 담아달란다.
    얼마 안 가서 싫증 낼게 뻔하니
    일단 한 마리를 사주면서
    생색만 내려는 의도 같았다.
    심지어 먹이조차도 필요 없단다.
    (굶어죽던지 주물러 죽이던지...)

    모든 생명은 똑같이 소중하며
    금붕어 한 마리에 천 원이란 의미는
    생명에 대한 값어치가 아니라
    현재까지 그 생명을 유지해온
    단순한 관리비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교육상 안 좋으니
    금붕어를 살릴 수 있게
    최소한 먹이라도 함께 선물하든지
    아니면 금붕어를 단념하도록
    차분히 설득하라고 권했다.

    순간 어머니가 오해한 모양이다.
    "그러면 한 마리 더 주세요."
    끝내 정색하며 정중히 거절하는데도
    아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제발 도와 달란다.
    약속보다 더 소중한 것은 생명이라며
    정중하면서 단호하게 거절하고
    두 모녀를 어렵게 돌려보냈다.
    "장사가 팔기만 하면 되지
    무슨 잔소리가 저리도 많을까"
    투덜대는 소리를 귓전으로 들으며...

    불황에 손님을 저래 보내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손님을 보내고서도
    못내 아쉬웠던 것은
    금붕어의 생명을 담보로 날아간
    달랑 이천 원의 수입보다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우리의 고질적인 애완 문화였다.

    생명외경은 곧 인격이며
    선진국의 척도인데...
    천 원짜리 생명들이 유영하는
    활기찬 수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또 씁쓸한 하루를 마감했다.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Tears /The 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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