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명 문 학
  • 전 병 윤
  • 김 성 렬
  • 김 용 호
  • 오 세 철
  • 김 우 갑
  • 김 영 아
  • 전 금 주
  • 김 성 우
  • 김 홍 성
  • 최 규 영
  • 장 호 걸
  • 한 재 철
  • 성 진 수
  • 변 재 구
  • 김 동 원
  • 임 우 성
  • 노 태 영
  • 이 점 순
  • 선 미 숙
  • 정 해 정
  • 송 미 숙
  • 여명문학 ::: 성진수
    ADMIN 2021. 04. 23.
     면서기의 노래
    글쓴이: 성진수  날짜: 2005.09.16. 15:22:29   추천: 144
    성진수: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430 height=338
    wmode="transparent">



        면서기의 노래

        그들은 공무원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아니, 진짜 아닐지도 모릅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사람들은 달력에 파랑, 빨강색만 보이면 들로, 산으로 야유회다 꽃구경이다 놀러 다니기 분주한데, 가족들 얼굴도 잊은 채 달력의 빨간 숫자를 짊어지고 산불 보초를 섭니다.
        황사 휘날리는 갈라진 논바닥에 바지 가랑이 걷어 부치고 양수호수를 짊어지고 오단양수를 위해 비탈길을 오르는 이들입니다.

        축제나 행사 때만 되면 준비상황보고, 보고, 또 보고... 하랴 천막 치랴 의자 나르랴 사람들 불러 모으랴 눈치 보랴 코치 보랴, 눈, 코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맴도는 이들입니다.
        태풍예보에 진로를 파악하느라 잠 못 이루고, 태풍의 눈 안에서 비상근무에 밤샘을 하고, 수마가 할퀴고 가면 생채기를 싸매느라 땀에 젖는 이들입니다.

        농사가 안되면 지도를 잘못했다는 드센 핀잔을 받고, 농사가 잘되면 제값을 받아 내라는 억센 아우성을 듣습니다.
        이들은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자식을 둔 어머니같이 비가와도 해가 떠도 걱정이 떠나지 않습니다.

        온 세상이 동화속의 나라와 같이 새하얀 은빛이 되어도 이들의 가슴은 공장굴뚝연기보다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새벽에 나가 도로에 쌓인 눈을 치워줘야만 합니다.
        조금만 늦어도 전화통에 불이 붙고, 언론의 채찍에 등가죽이 벗겨집니다.
        쉬는 날을 스스로 만들어서 대우받는 이들도 많지만, 이들은 거저 주는 휴일도 제대로 못 찾는 바보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마징가보다 힘세고 강하며, 독수리 오형제보다 더 지구를 사랑합니다.
        이들은 머리 아홉 달린 메두사와 싸워야 합니다.
        빨간 대가리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잘 익은 홍시처럼 건들면 툭 터질 것처럼 위태롭습니다.
        주황 대가리는 행사 때마다 머리털을 뽑아 인원을 동원해 내는 마법을 부려야만합니다.
        노랑 대가리는 쥐꼬리만한 월급에 통장 앞에는 마이너스가 떠날 줄 모릅니다.
        초록 대가리는 나은 직위와 승진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파랑 대가리는 구조조정이란 칼날아래 언제 목을 베어갈지 모르는 불안입니다.
        남색 대가리는 수많은 감사와 확인으로 지적받는 일보다 준비 자료가 태산입니다.
        보라 대가리는 상사의 질책과 부하와 갈등, 동료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입니다.
        검정 대가리는 명절이나 휴가철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넘기는가 하는 것입니다.
        하얀 대가리는 하늘을 똑바로 우러러 보기위한 양심과의 싸움입니다.

        메두사의 아홉 달린 대가리는 다트처럼 빙글빙글 돌며 이들을 어지럽히다가 어느 한 표적을 명중시키면 이들은 치명타를 입고 쓰러져 상조회 방송을 타고 이름이 흘러나옵니다.
        세상의 모든 짐 짊어지고, 새벽부터 해거름까지 제 그림자를 밟으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이 시대의 마지막 머슴, 그들의 이름은 면서기입니다.
        어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실분 안계십니까?

        성진수(050320)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1. 04. 23.  전체글: 26  방문수: 14838
    성진수
    26 구봉산에 오르다  성진수2011.01.15.46
    25 그럴 수 있다면  성진수2011.01.15.43
    24 나이아가라  성진수2011.01.15.47
    23 돌아 오라 지킴이!  성진수2011.01.15.137
    22 또 유월  성진수2011.01.15.25
    21 마이산  성진수2011.01.15.37
    20 마이산 연가  성진수2011.01.15.44
    19 사월을 보내며  성진수2011.01.15.54
    18 수수깡 안경  성진수2011.01.15.49
    17 쌍 다래끼  성진수2011.01.15.39
    16 옹기 가마터에서  성진수2011.01.15.92
    15 욕심쟁이 다람쥐  성진수2011.01.15.33
    14 지구가 뿔났다  성진수2011.01.15.30
    13 호박벌 꿀 빼먹기  성진수2011.01.15.37
    12 단풍은 아침마다 홍등을 건다  성진수2005.11.07.48
    11 멸치  성진수2005.09.16.88
    10 개미는 왜 날지 못할까  성진수2005.09.16.74
    9 無所有(무소유)  성진수2005.09.16.73
    8 오줌싸개  성진수2005.09.16.62
    7 목련  성진수2005.09.16.47
    6 패랭이 꽃  성진수2005.09.16.49
    5 꽃시샘 눈발  성진수2005.09.16.59
    4 면서기의 노래  성진수2005.09.16.144
    3 개미가 웃는다  성진수2005.09.16.45
    2 목련에 묻다  성진수2005.09.16.73
    1 거울의 배반  성진수2005.09.16.48
    RELOAD VIEW DEL WRITE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