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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배 시 모음 4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4.10.07. 21:33:04   조회: 1232   추천: 273
    여명문학:

    구연배 시 모음 40편
    ☆★☆★☆★☆★☆★☆★☆★☆★☆★☆★☆★☆★
    가을 밤

    구연배

    배고픈 메뚜기
    달 속에 뛰어들어
    달을 갉아먹고 있네.
    ☆★☆★☆★☆★☆★☆★☆★☆★☆★☆★☆★☆★
    가을 산길에
    구연배

    우거진 풀숲일 때는
    무어라 보이지도 않더니
    서늘한 바람에 모습을 드러낸
    하얀 구절초

    우리도 그렇다
    어디서 사는 누군지도 몰랐더니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다가와 친구 된
    그대와 나

    가을 산길
    지천에 구절초 피고
    내 마음엔 주단 깔리고

    아무도 몰래 꽃 피어
    온 산이 향기롭듯이
    마음 나누어
    한 뼘만이라도 따뜻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다 늙어서
    뒤따라오는 이 있다면
    이래서 사랑은 아름답다고
    지그시 힘주어 말 할 수 있는
    추억 한 자락 환히 내보이고 싶다.
    ☆★☆★☆★☆★☆★☆★☆★☆★☆★☆★☆★☆★

    가을 선물
    구연배
    가을이 되면
    혼자되는 연습을 하는 시간
    열매들은 떨어져 제 갈 길로 굴러가고
    꽃씨는 바람에 흩어진다
    .
    혼자서도 넉넉한 저녁
    새들이 부리를 다듬던 나뭇가지에
    별이 걸리고
    산그늘 도타운 품안에서
    마른 풍경으로 새롭게 깨어난다.

    기울어 진 삶도
    흔들리던 다짐도
    맨 얼굴로 비탈에 선 나무들처럼
    꿋꿋하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겨울로 가야 한다.

    외롭다는 것은
    아직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움이 저물지 않았다는 것

    사라지는 것은 겉모습일 뿐
    단단한 설렘으로
    오래오래 기다려줘야 한다.
    쓸쓸함을 견뎌야 한다.

    혼자이면서 혼자이지 않은
    빛나는 눈물로
    그대에게 가는 길
    그것이 나를 키우는 힘이고
    따뜻한 희망이 된다.
    ☆★☆★☆★☆★☆★☆★☆★☆★☆★☆★☆★☆★
    가을 숲에서
    구연배

    말없이 떠나간 꽃들아
    새들아
    이별연습으로 요란 했을 그대들의
    마지막 날을 나는
    귀 기울이지 못했다.

    눈치 채지 못했다.
    나무들도 쓸쓸함을 견디려
    옷을 벗어버렸다.
    가진 것이 많으면 더 외로워지는 세상
    힘이 되어준
    따뜻한 그늘을 추억하며

    꽃자리 언덕에 서서
    올려다보는 하늘 저 멀리
    날아간 길이 보이고
    그 곁에
    흰 구름 흘러간다.

    안개 깔리며
    지우고 또 지우는 풍경 속으로
    낙엽을 밟으며


    씨앗을 묻는 흙바람 소리 들리고
    아무도 빈 둥지 허물지 않는다.
    돌아올 믿음을 간직한 채로.
    ☆★☆★☆★☆★☆★☆★☆★☆★☆★☆★☆★☆★
    가을 숲의 풍경

    구연배

    나무를 잡고 우는 바람 소리인지
    바람을 잡고 우는 나무 소리인지
    마음을 잡아당기는 낭자한 소리

    생비늘 같던 낙엽과
    풍경을 흔들어놓기 일쑤인 바람이
    그늘을 내려놓고
    적요를 빚고 있다

    철새들 떠나고
    풀벌레 사라진 골짜기에서
    생 이끼를 얹고
    찬 물에 발을 씻는 바위의 침묵을
    한 모금 마신다

    꽃 피는 아침과
    꽃 지는 저녁을 함께한 씨앗들도
    제 갈 길로 가버리고
    마음의 뿌리만 남아

    기다림을 믿고
    시간과의 싸움을 끝내면
    바람도 잎도 다시 오겠지

    물관을 닫고 빈 몸이 된 나무에
    귀를 대면
    나이테를 감는 비밀한 시간소리가 들린다.
    ☆★☆★☆★☆★☆★☆★☆★☆★☆★☆★☆★☆★
    거미줄

    구연배

    나방이 붙자
    출렁출렁 춤추는 거미
    생사가 한 줄에 걸렸구나.
    ☆★☆★☆★☆★☆★☆★☆★☆★☆★☆★☆★☆★
    광장

    구연배

    광장에 가면
    섬 하나 외로운 바다를 만난다.
    출렁이는 쓸쓸함과 건널 수 없는 외로움이
    한 가득 밀물 든 충만.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자꾸만 비어가는 광장의 알 수 없는 품 안에서
    눈물 나게 이기적인 설움을 꺼내 놓고 끝없이
    끝없이 얘기하고 싶은 마음들.
    사람은 왜 외로워져야 사람다워지는 걸까.
    모일수록 혼자가 되어 떠도는 섬, 광장에서
    적의의 시간들을 우적우적 되새김질하는 우리는
    얼마나 더 쓸쓸해지는 연습을 해야 하나.
    성찰할 줄 아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언젠가는 저 바다를
    바다의 광막함을
    날개 밑에 죄 품을 날이 오겠지.
    뼈를 드러낸 그리움을 남기고 우리는
    머물렀다 떠난다, 파도처럼
    저 푸른 물길을 걸어
    바다의 광장, 그 섬에 간다.
    ☆★☆★☆★☆★☆★☆★☆★☆★☆★☆★☆★☆★
    그녀

    구연배

    비가 내린다고 전화를 했다.
    나도 안다.
    그런데 그녀의 전화를 받고 난 뒤의 빗소리는
    곡조를 타고 내리는 노래로 들린다.

    눈이 온다고 전화를 했다.
    나도 안다.
    그런데 그녀의 전화를 받고 난 뒤의 눈발은
    하늘을 겁없이 날아다니는 춤이 된다.

    멋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나
    생각 또한 가멸다.
    그런 나에게 전해주는 그녀의 한 마디 말은
    구석진 마을의 꽃을 떠오르게 하고
    강물에 잠긴 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한다.

    무시로 나를 힘들게 하고
    잠시도 나를 평화롭게 놔두지 않지만
    가난한 마음의 뿌리를 톺아주고
    버림받은 말들을 되살아나게 한다.

    함께 있어도 쓸쓸하다.
    떨어져 있어도 함께 한다.
    그래서 더 절실히 그녀가 필요하다.
    이것이 힘들어도 깊어만 가는 사랑의 이유다.
    ☆★☆★☆★☆★☆★☆★☆★☆★☆★☆★☆★☆★
    그대 등에 기대어

    구연배

    봄 숲에 들어가
    나무에 등을 기대보면
    수관을 타고 오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젖살을 더듬는 아이처럼
    바람의 온기와
    흙 속의 물기를 발아들이는
    넉넉한 뿌리의 힘

    저 소리가 터져 꽃잎이 되느니
    저 온기가 퍼져 그늘이 되느니

    봄 나무 같은
    그대 등에 기대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디붉은
    그리움 소리를 듣고 싶다.

    슬픔이 터져서
    절정의 노래가 되는
    그리움이 차 올라
    꿈길 환히 열리는
    비밀한 사랑을 우거지게 하고 싶다.
    ☆★☆★☆★☆★☆★☆★☆★☆★☆★☆★☆★☆★


    구연배

    꽃이 터진다
    터지는 것은
    주체할 수 없는 아픔
    그러므로 꽃피는 정원에서는 누구나
    생각에 어지럼병이 든다

    꽃이 핀다
    핀다는 것은
    세상에 알려야 하는 상처
    그러므로 꽃그늘에서는 누구나
    추억의 피를 흘린다

    그대 그리운
    생각이 터지고
    추억이 터지고
    터져서 마침내 꽃이 되고야 마는
    간절한 사랑이야기

    상처가 꽃이 된다
    아픔이 향기가 된다.
    꽃피는 날에
    꽃피니 알겠다

    네게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었던
    부드럽지만 단단한 그 겨울의 폭설과
    정신을 몰아치던
    그대의 찬 눈빛이 모두
    아름다운 마음이었다는 걸

    나 이제
    가슴에 핀 꽃으로 향기로우니
    봄꽃이라 불러다오

    무섭고 쓸쓸한 삶의 벼랑에서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기다리느니

    노을이 지면
    찾지 않아도 반짝이는 별
    떠오르는 것은 모두 그대임을
    꽃피니 알겠다.
    ☆★☆★☆★☆★☆★☆★☆★☆★☆★☆★☆★☆★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

    구연배

    누구나, 살면서
    꽃이거나
    향기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때론 격렬히 때론 우아하게
    마음을 살피고 몸을 드러내지만
    꽃이 되고 향기가 되는 일이 어디 쉬운가.
    그런즉 들로 나가 꽃을 만나 보라.
    향기를 맡아 보라.
    그대가 바라는 꽃들, 향기들
    지천으로 피어나고
    공간 구석구석 은은히 깃들여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 보라.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를.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
    다르게 사는 것이 꽃이고 향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
    꽃무릇

    구연배


    올곧은 채로 살다가
    외로워지는 날이 오면
    꽃이 되는 마음도
    타래처럼 얽힌 인연으로
    가슴이 탄다

    흔적은 있는데
    찾을 수 없는
    만날 수 없는
    내 안의 그대

    그대 안의 나를 위하여
    부지런히 일궈놓은 꽃밭에
    선명히 찍힌
    새벽새 발자국

    상사화!

    누가 붙인 이름인가
    불같고
    얼음 같고
    영영 이별인
    먼 인연의 걸음으로
    앉은자리에서
    마음만 흔들며 살아간다.
    ☆★☆★☆★☆★☆★☆★☆★☆★☆★☆★☆★☆★
    눈오는 날

    구연배

    엽서를 습니다.
    폭설의 함박눈처럼
    그리움을 꾹꾹 눌러씁니다.
    싸드락 싸드락
    쌓이는 눈 소리
    엽서를 쓰는 글씨 소리.
    제 발자국 소리를 듣는 마음은
    그래서 하얀가 봅니다.
    ☆★☆★☆★☆★☆★☆★☆★☆★☆★☆★☆★☆★
    눈이 되어 내리고 싶다

    구연배

    눈이 내린다.
    꽃잎과 함께 사라져
    우리를 스산케 했던 나비 떼들
    분분히 날아와 스스로 꽃이 된다.
    납작 엎드려 치러야 하는 죄
    그래서 눈꽃엔 향기가 없다.
    눈은 소리 없이 녹을 것이고
    녹아서 누군가의 피톨로 흐를 것이다.
    그때 나는 보리라.
    우쭐우쭐 돋아나는 새싹과
    맨발로 걸어도 좋을 향톳 길에
    싱싱한 꽃대를 거침없이 밀어 올리는
    들꽃의 씩씩한 이름들을.
    과음 뒤의 속 쓰림 같은 절망의 힘도
    없어서는 안될 하루 분의 양식
    새벽길의 눈으로 내리고 싶다.
    어지러운 발자국으로 얼룩진
    불온한 길을 하얗게 표백시키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음 속 그리운 풍경이 되고 싶다.
    ☆★☆★☆★☆★☆★☆★☆★☆★☆★☆★☆★☆★
    늦매미

    구연배

    뒤늦게
    애벌레를 벗고 우화한 늦매미 한 마리
    처서 백로를 훌쩍 지난
    가을 나무를 잡고 운다.
    높다란 가지 끝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저 극진한 울음.
    친구들은 가고
    사랑도 찾을 수 없고
    녹음을 훑어 내리는 찬바람만 불어와
    단풍잎들 하염없이 뚝뚝 떨어지는데
    하마 귀까지 어두워 졌는지
    외로워 말라고 매앰 맴 맞소리를 내주니
    포르릉 내 곁까지 날아와
    때동나무를 잡고 다시 운다.
    산 도랑물에 지는 하얀 때동나무 꽃잎처럼
    극진한 울음을 남기고 매미는 진다.
    그렇게 꽃잎 지는 봄과 생이별이더니
    내내야 그 도랑물에 울음 떨어져
    여름이 간다.
    세월이 흘러간다.
    ☆★☆★☆★☆★☆★☆★☆★☆★☆★☆★☆★☆★
    먹 자두

    구연배

    그녀는 한 가지 옷만을 입습니다.
    아니 한 가지 색깔만을 고집해
    무얼 입어도 그 옷이 그 옷 같아 보일 뿐입니다.
    머리도 미장원이 아니라 쓱쓱 손수 깎아버리니
    오히려 가발을 멋으로 얹고 다니는 사람 같습니다.
    화장은 하지도 않고 할 줄도 모릅니다.
    그녀는 돈도 없습니다.
    아니 많이는 버는데 누군가가 다 가져가는 모양입니다.
    자선 사업가는 아닌데 먹여 살려야 할 식구가 많답니다.
    당연히 통장도 없고 그 흔하디 흔한 카드 하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한 가지 색깔의 옷만 입는데 언제 봐도 맵시가 있고
    선머슴 같은 더벅머린데 건강한 스타일러 같고
    맨 얼굴에 맑은 실 정맥이 이목구비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가을밤의 화한 박꽃 같습니다.
    빈털터리가 분명한데 다녀온 곳이 여간 아닙니다.
    (시시할까봐 얘긴데 프랑스 이태리 뭐 이런 곳들이랍니다)
    산양 뿔처럼 당당하고 얌전한 발목에
    웬 호기심이 그리도 많은지
    뭐라고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자두를 먹습니다.
    그것도 붉은 핏기가 뚝뚝 묻어날 것 같은 싱싱한 먹자두를.
    아시겠지만 자두는
    비를 맞으면 금방 빗물 맛이 배고
    햇볕을 쬐면 금새 단맛이 드는 과일이지요.
    그녀가 그렇습니다.
    하늘이 주는 침묵과 말씀에 마음을 반응하는 여자.
    그리하여 그 계절의 바람 맛이 나는 여자.
    하늘이 잘 익힌 먹 자두 같은 여자입니다.
    ☆★☆★☆★☆★☆★☆★☆★☆★☆★☆★☆★☆★
    멈춘 시계에 대한 단상

    구연배

    멈춘 시계를 본다.
    화석이 되어버린 시간을 본다.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듯
    시침은 새벽을 가리키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벽 앞으로 내달렸을 것인가.
    생의 마지막 날을
    가슴에 새겨 넣은 멈춘 시계여.
    너를 들여다보면
    그리운 내 유년을 만날 수 있을까.
    시디신 허무를 끌어안고
    새벽 가로등 불빛을 하염없이 쬐던
    창백한 청년을 만날 수 있을까.
    고장난 마음
    불통의 시간을 교체할 요량으로
    시계 방 유리문을 연다.
    ☆★☆★☆★☆★☆★☆★☆★☆★☆★☆★☆★☆★
    뭉게구름

    구연배


    가을이면, 너희들을 부를 이름이
    뭉게구름 말고는 없다.
    올올이 잘 짜여진 푸른 비단 같은 녹음도
    한순간에 사라지고
    장한 기백으로 넘실대던 강물도
    속절없이 들녘에 저물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저 혼자 깊어간다.
    외롭지 않은 것이 무엇 있으랴
    생각도 추억도 온통 뭉게구름
    빈 하늘에 돋는 총총한 별도
    그대 떠난 밤에야 뭉게뭉게 빛나고
    홀로 걷는 발부리에 낙엽도
    뒹굴며 시선 밖으로 사라진다.
    가을은 왜 모든 게 뭉게구름 같을까
    꽃 하나도 피워낼 수 없는
    서늘한 쓸쓸함으로
    세상의 모든 그늘이 자취를 감추고
    길 위의 사람들은
    젖은 고독을 빳빳이 다림질 해
    마음 줄에 걸기 바쁘다.
    사는 일이 뭉게구름 같다.
    ☆★☆★☆★☆★☆★☆★☆★☆★☆★☆★☆★☆★
    미리내 가는 길

    구연배

    매주 봐도
    매주 그리운 사람

    끈적이지 않고
    비린내 나지 않아 좋다

    있는 대로 찍어내는
    사진쟁이라서 그런가
    (언필칭 작가님이시다)
    숨기고 자시고가 없는
    앞 뒤 투명한 사람

    무거움도
    그 앞에서는 끝없이 명랑해지는
    그래서 가난한
    지긋한 그 사람이 좋다

    재미 진 얘기와
    술맛도 아는
    인간 제용.
    ☆★☆★☆★☆★☆★☆★☆★☆★☆★☆★☆★☆★
    벌레의 가르침

    구연배

    나뭇잎 위에서 마음껏
    세상을 재고 살았던 자벌레들
    농익은 몸을 툭, 툭
    허공에 던진다

    살아온 길을 되밟아가기엔
    너무 먼 그곳
    마음의 눈을 뜬 자에게 열리는
    허공의 지름길로
    목숨 걸고 투신한 자벌레만
    땅 속에
    제 알을 묻는구나

    거듭 사는 비밀이 예 있느니
    벌레에게서 배운
    아침 정신이 달고 쾌하다.
    ☆★☆★☆★☆★☆★☆★☆★☆★☆★☆★☆★☆★
    봄 안개

    구연배


    차라리 거대한 한 송이 꽃
    가늠할 길 없는 깊이의 안개 속으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자전거 바퀴가 구르고
    닫힌 창문들이 하나 둘 꽃잎처럼 열린다.
    안개를 마시며 아련히 비치는 길을 걷는다.
    조심하는 눈빛으로 허공을 날던 새들이
    처마 밑에 웅크려 젖은 깃털을 말리고
    마실 나온 실바람이
    사람들의 삽짝 앞을 기웃거릴 뿐
    누구도 선뜻 안개 속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포근한 안개 속에서
    하루치의 햇볕이 꿈틀대며 번져간다.
    들녘을 가로지른 강둑 너머로
    범람하는 개구리 울음소리
    모든 이름 있는 것들이
    아름다운 하루의 삶을 위하여
    세상의 아침 식탁에
    노래를 준비해 올린다.
    풀잎마다 매달린 이슬방울들이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선한 세상, 안개는 그늘이 없다.
    ☆★☆★☆★☆★☆★☆★☆★☆★☆★☆★☆★☆★
    비문을 뜨다

    구연배

    이끼 낀 돌기둥 한가운데 박혀
    묵묵히 의미를 지켜온 문자들
    세월이 흘러도 세긴 뜻은 꼿꼿한데
    행간을 읽는 나그네 눈빛 자못 숙연하다.
    천금의 맹세도 지금에 와서는
    한낱 조롱거리일 뿐인 세상 인심 앞에서
    닳고 깎인 글자들이 울음을 운다.
    목숨보다 중히 여긴 정조도
    죽음으로 지켜낸 명분도
    바람의 흔적만 남긴 채
    돌문에 갇혀 풍화되어 가는 어처구니.
    바위에 금을 긋는 무심한 세월을
    먹지로 떠놓고
    손 짚어가며 읽고 또 읽느니
    비바람에 녹슬지 않는
    마음의 획 하나 붙잡아 두고 싶은 까닭이다.
    ☆★☆★☆★☆★☆★☆★☆★☆★☆★☆★☆★☆★
    사랑

    구연배

    사랑은
    그 사람의 눈빛에
    흐려진 마음을 닦는 일입니다.

    마주하면
    보는 모든 것이 새롭고
    생각하는 것마다 깨끗해지는
    당신의 눈빛

    사람들은
    눈멀었다고 말을 하지만
    나는
    그대 안에서 행복합니다.

    고백하거니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꼿꼿해질 수 있는 것은
    그대를 바라보며 매일매일
    약시의 마음을 씻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 사람의 눈빛에
    흐린 마음을 닦는 것

    그리하여 나는 말마다 환해집니다.
    ☆★☆★☆★☆★☆★☆★☆★☆★☆★☆★☆★☆★
    산에 들다

    구연배


    불어나는 것은 강물이 아니라 초록이었다.
    반짝이는 것은 잎이 아니라 녹음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골골의 이름 없는 마을을 감싸고 꿈틀대는 산맥
    굽이쳐 살아있음을 알리고 때때로 울음 우는 것은
    여울이 아니라 나무들이었다.
    떼 지어 숲을 헤엄치는 새들과
    물결치는 무수한 야생초들
    쪽배를 타고 물이랑을 일구는 어부들처럼
    산 살림은
    누가 누구를 거느리지 않는 등 푸른 살림이다.
    그렇다.
    강이 흘러서 바다에 이른다면
    산은 흘러서 하늘에 닿는다.
    오늘도 나는
    마음의 낚싯대를 끌고 산으로 간다.
    ☆★☆★☆★☆★☆★☆★☆★☆★☆★☆★☆★☆★
    수련 피는 아침

    구연배
    물결을 딛고
    수면 위로 올라선 수련.

    젖꼭지를 문 아기처럼
    강물을 움켜쥐고
    볼이 미어지도록 해시시 웃는다

    굽이굽이 잠긴
    산맥의 발목을 씻으며
    바다로 가는
    강물의 노래는 깊어 가는데

    수련 핀 아침
    빈 하늘 가득
    흰 구름 몰려간다.
    ☆★☆★☆★☆★☆★☆★☆★☆★☆★☆★☆★☆★
    아버지 제삿날

    구연배

    하늘 집에서는 필시 생일날일 터
    누군가 준비해줬을 잘 차린 아침상 물리시고
    타고 갔던 꽃상여 손수 몰고
    일 년에 한 번 집에 다녀가시는 아버지를 만나러
    오빠와 함께 시골가는 길

    생전에 좋아하시던 고사리나물과
    쇠고기 두어 근 끊어놓고
    입 짧은 시부 저녁진지 준비하느라 애쓰는
    두 올케가 고마워 티셔츠 한 벌씩 샀다

    곱게 지어 드린 단벌 수의를 입고
    후여후여 집으로 걸어오실 아버지
    걸음은 정정하신지
    뽀얀 얼굴에 막새 삼베옷이 여전히 잘 어울리는지
    마음이 먼저 달려가
    아랫녘 산모롱이까지 눈마중을 나간다

    한 번 절에
    십 년 동안 못 찾아뵌 불효를 빌고
    두 번 절에
    툭! 문을 열어젖히며
    앞 산 찔레꽃이 참 예쁘게 피었구나, 말씀하실 것 같아
    지지리 복도 없으시다
    목이 메어 울먹임인데
    아랫목 어머니 제사상으로 목을 길게 빼시고는
    아버지 좋아하시던 조기찜을 가리키며
    연신 젓가락을 바꿔 올리라신다

    생전에는 입에 대지도 못하던 술을
    벌써 몇 잔 째 비우신다
    형제들 둘러앉아 함께 음복하고 제삿밥을 비비는데
    어머니, 아무도 몰래
    한 그릇 곱게 퍼담아 고샅으로 나가신다

    아버지 혼자 얼마나 쓸쓸하실까
    내 얼른 따라가야지 하시는 어머니 말씀에
    별 걱정 다 하신다며 막내가 화르르 성을 내는데
    일 년에 한 번 만나
    저만큼이라도 정 나눌 사람 하나 만들어놓은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하시냐
    못난 딸이 속 꾸지람을 해본다

    서둘러 길 떠나는 아버지
    산소 뒷산에
    소쩍새 피울음이 길게 들려온다.
    ☆★☆★☆★☆★☆★☆★☆★☆★☆★☆★☆★☆★
    엉겅퀴 꽃

    구연배

    한 몸으로
    두 마음을 품지 않는 것이
    긍휼함이니

    엉겅퀴 꽃을 보라
    한 뿌리에
    한 대궁만을 뽑아 올린
    붉은 빛 꽃숭어리

    그리운 그 날
    꽃잎 포개는 날
    죽어도 아니 떨어질
    가시돌쩌귀를 가슴에 박고 산다

    뿌리도 하나 꽃도 하나
    상처를 입었다면 용서하시라
    오직 그 사랑을 위한 씨방이니.
    ☆★☆★☆★☆★☆★☆★☆★☆★☆★☆★☆★☆★
    이브의 맛

    구연배


    길을 걷다 목이 말라
    남의 밭 사과를 땄다.
    덜 익은 푸른 사과
    하얀 속살을 베어 물자
    입 안 가득 신물이 차올라
    목마름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는데
    아스슴 눈꺼풀이 감기고
    손끝이 짜르르 오그라든다.
    어! 할 새도 없이 동시에
    불끈 바지를 당기는 힘.
    푸른 사과 속의, 신 맛 속의 무엇이
    몸의 목마름은 삭히고
    정신의 목마름을 주는지
    향기로운 모순의 맛에
    연신 어린 사과 속살을 깨문다.
    아사삭 씹히며 눈뜨는 이브.
    ☆★☆★☆★☆★☆★☆★☆★☆★☆★☆★☆★☆★
    일도 사랑도

    구연배

    이거 아니면 죽을래! 하던 마음이
    어느 날
    다른 일감 다른 사람을 찾는 순간
    나는 비겁하게 나이를 먹는
    세월의 하이에나가 된다.
    염치도 없이
    나는 나를 용서하겠지만
    너는 나를 용서하지 말아라.
    그렇게 해서 얻은 지혜로
    순결한 세상을 능멸하는 나이여
    늙음이여.
    살겠다고 눈감아버린 등뒤에서
    버림받은 추억이 울고
    잊혀진 사랑이 운다.
    ☆★☆★☆★☆★☆★☆★☆★☆★☆★☆★☆★☆★
    장 맛

    구연배

    간장독에
    고인 달

    몸 바꿔가며
    익고 있다

    몇 보름
    몇 그믐을 견뎌야
    장으로 우러날까

    간장 맛은 달 맛.
    ☆★☆★☆★☆★☆★☆★☆★☆★☆★☆★☆★☆★
    지는 꽃

    구연배

    하르르 떨어진 꽃잎이
    반기던 걸음에 짓밟히고
    서운한 어떤 것은 진물을 흘리는
    꽃나무 그늘에 가면
    그 날 그 밤의 환하던 몸이
    어금니 깨물고
    어떻게 세월 속으로 녹아들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숨을 멈추고
    제대로 한 번 뜨거운 목숨이 되게 하신
    그 짧은 열정으로
    비로소 긍휼한 삶이 열리느니

    그런 까닭에
    꽃 같은 사랑을 받는 일은 언제나
    쓸쓸하고 황홀한 것!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의 얘기를 자분자분 듣다보면
    상처는
    저절로 아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채우는 그리움이란 걸
    알 수가 있습니다.
    ☆★☆★☆★☆★☆★☆★☆★☆★☆★☆★☆★☆★
    철새

    구연배

    황도의 기울기를 어떻게 알았을까
    여름 숲의 새들
    무리지어 날며 떠날 채비를 한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광막한 언덕에 노래를 더하고
    잊혀진 나무와 꽃들을 기쁘게 하더니
    풀잎 끝에 차가운 이슬 맺히고
    그늘마다 서늘한 깊이를 더하는 처서 아침,
    훌훌 털고 숲을 빠져나간다.
    다 있어도 노래가 없으면 삭막한 세상 잔치에
    짧게 때로는 길게
    따뜻한 풍경이 되게 했던 새떼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집 한 채 갖지 않은 두견이
    울음 한 번 울어 주지 않고 휙!
    허공을 긋고 멀리 사라진다.
    떠나는 것은 새들인데
    나만 슬피 회한을 갖는다.
    저만치서 가을이 걸어온다.
    ☆★☆★☆★☆★☆★☆★☆★☆★☆★☆★☆★☆★
    청음

    구연배


    지렁이 울음소리 듣느라
    밤잠을 놓친
    새벽 이브자리

    앞산이 밝아온다.
    ☆★☆★☆★☆★☆★☆★☆★☆★☆★☆★☆★☆★
    풍장

    구연배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라지느냐를 생각한다.

    바람을 읽고
    바람과 싸우다
    바람에 눕는 가벼움이라니,

    마지막 숨을 찍는
    낙엽의 투신이 긍휼하다.

    나무처럼
    내가나를 풍장하고 싶다.
    ☆★☆★☆★☆★☆★☆★☆★☆★☆★☆★☆★☆★
    해오라기

    구연배

    중심을 꿰뚫어
    생각나무 한 그루 심어놓을 듯
    바위에 앉아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 해오라기

    강물이 잠시 굽이칠 때
    미동도 않던 눈꺼풀이 깜빡
    닫혔다 열린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물고기 한 마리
    그림자 질 틈도 없이
    쏜살처럼 달아나고

    날개를 폈다 접는 해오라기
    깊고 쓸쓸한 숨소리가
    강물 위에 멎는다
    ☆★☆★☆★☆★☆★☆★☆★☆★☆★☆★☆★☆★
    훈계

    구연배

    가볍게 드나들 것.

    소박하지만 난 늘 실패다.
    집으로 돌아올 땐 주머니 가득
    구겨진 지폐와
    온기 없이 나눈 차가운 악수
    그리고 한 없이 얇은 희망 부스러기들뿐
    깔끔하게 오늘 하루와 결별하는 데 실패했다.
    주머니가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다.
    종잇장처럼 가볍게 나를 내려놓고 싶다.
    더 크고 넓고 높은 것을 쫒아
    정신 없이 세상을 구겨 넣는 자신과
    몇 번이나 마주했던가.
    이젠 염치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른다.
    겨우 한다는 짓이
    구석진 방에 퍼질러앉아
    구겨진 지폐를 다려 통장에 담고
    서늘해진 손등을 비벼 온기를 충전하고
    은총에 눈감아 버리고 희희낙락!
    목숨치고는 실로 가소롭고 가련하다.
    ☆★☆★☆★☆★☆★☆★☆★☆★☆★☆★☆★☆★
    강과의 대화

    구연배

    당신을 띄워놓고
    강과 대화하고 있어요.
    흘러 흘러 바다까지 가야겠다고
    다짐 돌 놓고
    사랑 실은 종이배를
    척후선처럼 띄워 보내고 있어요.
    오늘 밤 당신 꿈에
    비밀리 정박할 지도 모르겠네요.
    강이 끝나면
    우리의 바다가 시작되겠지요.
    ☆★☆★☆★☆★☆★☆★☆★☆★☆★☆★☆★☆★

    거목의 비결

    구연배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
    안쓰러워 쓰다듬다가
    모든 뿌리가 바위를 감싸고 있음을 보았다.
    아무 것도 아닌 돌을 껴안고
    백년을 살았을지 천년을 살았을지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쓰러지지 않도록
    나무는 바위를 바위는 나무를
    중심 잡아 줬구나.
    거목일수록 큰 바위를 끌어안고 서 있다는 것
    그렇다! 신념도 돌 같이 무거워야
    마음의 중심이 되는 것
    큰 사람일수록
    큰 근심을 품고 사는 것이겠구나.
    ☆★☆★☆★☆★☆★☆★☆★☆★☆★☆★☆★☆★
    자문자답 1

    구연배

    당신은
    달빛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울컥해서
    마음의 편지를 쓰고

    나는
    울컥해서
    달빛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편지에 마음을 쓴다

    헤어져 다만 그리운 채로
    너는 허공을 건넜고
    나는 밤을 건넜다

    밤새 당신을 자문자답한다.
    ☆★☆★☆★☆★☆★☆★☆★☆★☆★☆★☆★☆★
    단풍 안개

    구연배

    파스텔이다.
    바람과 단풍과 안개가 어우러진
    몽환의 별천지.
    안개 속에 단풍과
    단풍 속의 바람과
    바람 속의 안개가
    아침 얼굴을 닦아주며
    고요를 물질하고 있다.
    부챗살처럼 일렁이는 풍경을 떠다가
    그대 창가에 걸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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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2013.08.1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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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0 김강호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30.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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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4 송미숙시모음 10편 김용호2020.03.20.2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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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9 손택수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9.08.10.2888
    238 이규리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8.10.36010
    237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28732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3409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51221
    234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84617
    233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2775
    232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68819
    231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60029
    230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2518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3388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877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3086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2726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3618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3435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2935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826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989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35814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988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9510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6922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948
    215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31111
    214 김명인시모음 65편 김용호2019.06.01.31812
    213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28612
    212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6010
    211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3069
    210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41319
    209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3257
    208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64822
    207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33712
    206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3219
    205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45560
    204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55611
    203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50720
    202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50253
    201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55616
    200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45920
    199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70519
    198 오순남시모음 20편 김용호2019.02.17.41598
    197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4398
    196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59214
    195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39010
    194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38610
    193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48710
    192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3968
    191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49111
    190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49413
    189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4599
    188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46511
    187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4398
    186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4239
    185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40011
    184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9522
    183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868
    182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8910
    181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61113
    180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44614
    179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50810
    178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3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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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7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118328
    156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71438
    155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58213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61611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9522
    152 백재성시모음 61편 김용호2018.02.25.56414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53614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50015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8114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52420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73421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70523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61621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54117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84421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51538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57719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64617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52017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53415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44913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9123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9227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8017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53918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50916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6520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8320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63741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78019
    127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65520
    126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72022
    125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83443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6826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9224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40429
    121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82037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101528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24935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91537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03950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41865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751114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666213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631123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156428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940224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770364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307192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510319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993199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696209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241206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93445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82261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731352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363399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353457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76102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97244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115149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267269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82144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245239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509227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321148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811298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033117
    89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232273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240206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96183
    86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589220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124183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116213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99163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224194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230290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63229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053218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61515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131258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205144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568329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209212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84184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611322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598189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633331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866342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316428
    67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396219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2061272
    65 이운룡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03.01.2577350
    64 호호석시모음 29편 김용호2014.03.01.1945187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060166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2031307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7017748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136576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634653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228677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39371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831384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48300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661269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103272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189562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928386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95253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607360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928531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83349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74277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3001366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704282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222334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344238
    41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70221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225235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428289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90282
    37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428282
    36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417294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73266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326331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467334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546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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