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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성 시 모음 55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4.10.07. 21:31:41   조회: 848   추천: 203
    여명문학:

    김예성 시 모음 55편
    ☆★☆★☆★☆★☆★☆★☆★☆★☆★☆★☆★☆★
    《1》
    가난3

    김예성

    떡을 만들기 위해
    쑥을 버무리시던 어머니의 손은
    이미 떡이 되어 있었다

    끼니를 죽으로만 때우는 시절
    떡 하나 먹고 싶어도
    목숨은 더 배고프고
    뜬눈으로 잠들곤 했다.

    떡을 만들기 위해
    쑥을 버무리시던 어머니의 손이라도
    바라보면
    내 배는 마냥 불러왔다.
    ☆★☆★☆★☆★☆★☆★☆★☆★☆★☆★☆★☆★
    《2》
    가난7

    김예성

    밭갈 소가 없어서
    소 대신 쟁기질을 했다

    아버지는 큰 소
    나는 작은 소였다.

    어깨에 멍에를 메고
    입은 소거품을 물고
    하루내 밭을 갈았다

    닳아 없어지지 않는 가난,
    생각하니
    등뼈가 휘어져 있었다.

    ☆★☆★☆★☆★☆★☆★☆★☆★☆★☆★☆★☆★
    《3》
    가시

    김예성

    목에 걸린 가시를 뽑으려고
    물 한 그릇을 다 마신다
    물은 가시를 피해
    물 가운데로 달아난다
    놀란 가슴 두드리며
    다시 김치 한 가닥을 통째로 삼킨다
    가시 옆에 앉아있던
    고춧가루가 일어서서 외친다
    가시는 사라져라
    맑게 개인 목구멍에
    햇살이 걸어간다.

    ☆★☆★☆★☆★☆★☆★☆★☆★☆★☆★☆★☆★
    《4》


    가을 바다

    김예성

    파도 꽃이 노을 속에 핀다
    꽃잎 맑은 저 빛

    젖은 물 포기 한 잎 벗겨지면
    하얀 속살 다듬는
    물결 소리

    백사장엔 젊은 두 사람
    뜨겁게 탄다

    물빛 쏟아지는 가을 바다
    저 눈부신 사랑

    ☆★☆★☆★☆★☆★☆★☆★☆★☆★☆★☆★☆★
    《5》
    강물이어서

    김예성

    헤엄치는 강물이어서
    빠져도 좋은 강물이어서
    알몸으로 머무는 강물이어서
    편안하네

    사내의 끈적끈적한 눈물
    짠하고 시린 사연
    몸에 금이 쩍쩍 간
    사내의 가뭄
    햇덩일 그만 잊어 버리네
    강물 앞에서.
    ☆★☆★☆★☆★☆★☆★☆★☆★☆★☆★☆★☆★
    《6》
    거짓말

    김예성

    세상일이 바쁘다는 핑계가 많아
    맨 발로 돌아와 웃음 짓는다고
    침묵하는 골방에서 뜬눈으로 울음 운다고
    치마 끝 주름진 엉덩이가 펴지겠나
    걸려 넘어진 서러운 마음이 풀리겠나
    철 든 손놀림을 어깨 위로 옮기면서
    변명하듯 속삭인다
    당신을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팔 수 있어

    피식 웃었다.
    ☆★☆★☆★☆★☆★☆★☆★☆★☆★☆★☆★☆★
    《7》
    걸레

    김예성

    아파트 5층 계단을 닦는다
    기쁨으로 걸터앉는 당신을 볼 수 있을까

    창문 사이로 쉬어 가는 햇살
    얼굴이 고와 쉬 지나가는 여인
    느낌이 좋아, 바람과 살며시 손 잡아본다

    별스런 일 아니야 반질반질하게 닦는 것은,
    계단 위에 버리고 간 휴지들을 손에 담아서
    세상은 아름답고 빛이라는 걸
    가슴 가볍게 누르고 흔들어준다

    뿌듯한 마음 한복판, 땀방울로 물드는 하루
    내일이 돌아올 계단의 숨결을 지키는 건
    나의 발걸음이다.

    ☆★☆★☆★☆★☆★☆★☆★☆★☆★☆★☆★☆★
    《8》



    김예성

    바람이 어지럽혀도
    만나는 인연, 헤어지는 사랑 쓸어 담아
    가슴 속 깊이 간직해 두시오

    달빛 거니는 마당
    그 안으로 내리는 행복한 나뭇잎
    밟지 않아도 조심히
    심리길 꽉 짜서
    가방속에 접어 두었다가
    훗날 펼쳐 볼 추억 만들어 보시오

    지금은 삶의 순종에 흥분 할 때요
    흥건히 땀내나게 걸어 보라고
    여유없이 미끌미끌한 고갯길
    쉰 하나
    세월은 밟고 가는게 아니고
    살펴서 어깨에 올려놓아 보시오


    ☆★☆★☆★☆★☆★☆★☆★☆★☆★☆★☆★☆★
    《9》
    꽃 편지 사월

    김예성

    꽃으로 만나자 약속했는데
    사월이 꽃편지로 날아 왔다
    편지를 펴는 순간
    그대는 손짓하며 꽃길로 들어섰다
    사람이 아니었다, 꽃송이었다

    우리는 서로 꽃밭의 향기를 손수건에 받아 목에 두르고
    꽃잎 맑은 호숫가에 기대어 속삭이자 했다
    물결의 입맞춤 위에서
    햇살이 반짝이면 연인이 된다 말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활짝 핀 연인
    연인이 꽂힌 사월의 꽃병은 만발이었다
    얇은 입 둥글게 붉어
    더 둥근 얼굴로 환했다

    하늘이 내려 왔다
    구름 우산이 빛으로 펴지는데
    꽃병은 연인의 이야기를 하나씩 뽑아
    길가 풀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
    《10》
    꽃길

    김예성

    꽃길을 걸어갑니다
    사람들도 반쯤 피어 걸어갑니다
    발걸음 가볍고
    코끝으로 웃는 모습이 환합니다
    맑은 눈 맞춤의 날갯짓
    한 마리 방울새가 땅에 내려와
    사람들이 흘린 애기를 주워 먹고
    꽃향기로 날아갑니다
    빛나는 꽃길 위에
    하늘이 쌓입니다.
    ☆★☆★☆★☆★☆★☆★☆★☆★☆★☆★☆★☆★
    《11》
    나무

    김예성

    이 세상에
    슬프지 않은 사람 없으니
    아프지 않은 사람 없으니
    꽃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 없으니
    나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없으니
    배고파 울다 지쳐 보지 않은 사람 없으니
    기다리다 해 저물어 개똥밭에 넘어져 보지 않은 사람 없으니
    허물어진 제 그림자 흔들어
    일어나라고 허공에 외쳐 보지 않은 사람 없으니
    나무야
    반짝이는 게 어디 별 뿐이더냐
    풀잎 위의 반딧불 뿐이더냐
    가슴 속에 빛나는
    뜨거운 사랑의 숨소리 뿐이더냐
    머뭇거리지 마라
    어서 일어나 잎을 피워라.
    ☆★☆★☆★☆★☆★☆★☆★☆★☆★☆★☆★☆★
    《12》
    나의 새

    김예성

    새여! 노래하라
    나는 행복을 꿈꾸려니
    아침이면 장미꽂 피어
    창가는 붉고

    사랑은 내 앞에 서 있는 당신을
    바라봄으로서 하루가 시작된다.

    마음 문 열어 젖히고
    감싸안을 당신을 생각하면 기쁘다
    뜨거운 입맞춤이여

    온몸 적시는 새의 노래여
    새날의 햇살처럼
    방안 가득 사랑으로 퍼져라
    나, 무지개 빛 꿈을 안고
    그대 곁에 있으려니.
    ☆★☆★☆★☆★☆★☆★☆★☆★☆★☆★☆★☆★
    《13》
    낙엽

    김예성

    나무를 잊고
    햇살을 비우고
    빈손으로 산다
    마음의 빈손
    팔랑, 들켜버린 손가락 발가락
    단풍으로
    땅위에 누워있는 식구들을 만난다
    다들 빨갛게 물든 배꼽을 내놓는다
    팔다리 손머리 사는 연습이 똑같았지
    그런데 이웃사촌이 논 살 때는 왜 배가 아팠을까
    눈물보다 맑은 사랑이야기는 가문의 빛이었어
    활짝 핀 들국화 옆
    값없이 사라질 생이 아니야
    헐값에 떨어진 잎이 아니길 바래.
    ☆★☆★☆★☆★☆★☆★☆★☆★☆★☆★☆★☆★
    《14》
    낮잠이었습니다

    김예성

    형제는 피를 나눕니다
    친구는 혀를 나눕니다
    이웃은 얘기를 나눕니다
    달밤에는 눈을 나누고
    새벽에는 입술을 나누고
    아침에는 귀를 나눕니다
    또 이름없이 살다간 사람들 이름을 나눕니다
    돈 없이 살다 이사간 친구들을 나눕니다
    배부른 자동차로 사람을 나눕니다
    나누다가 한번 불러봅니다
    나누다가 눈을 뜹니다
    낮잠이었습니다.
    ☆★☆★☆★☆★☆★☆★☆★☆★☆★☆★☆★☆★
    《15》
    노랑나비
    김예성

    아저씨는 노랑나비 두 마리를 경운기에 태워
    논 길 밭길을 지나간다.
    가다가 한 마리는 논두렁에 내려 주고
    한 마리는 밭두렁에 내려 주고
    아저씨와 경운기는 두 손 흔들며 들로 사라진다.
    그 자리 보리싹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일어서고
    들꽃들도 기꺼이 가슴을 풀어
    향기를 쏟아주는 하루
    나비 두 마리는 꽃을 따기보다
    꽃의 열매를 남겨야 한다고
    날개 치며 논밭을 들어 올린다
    ☆★☆★☆★☆★☆★☆★☆★☆★☆★☆★☆★☆★
    《16》
    농부

    김예성

    농부는
    땅 많고 넓어야 행복하다 말하지 않는다
    논밭에 씨 뿌려 싹이 터 자라면
    입히고 가꿔 열매를 거둘 때 기뻐한다

    한 알씩
    씨앗이 땅에 뿌려져 몸 박히기까지
    산야는 들썩인다

    농부 앞에서 잘난 척 하지 마라
    뼈의 숨소리 들으며
    움튼 새싹 자라게 하라

    때로 나쁜 계절이
    서둘러 농부의 낯을 피해 훼방해도
    날마다 숨죽여 참고 견디면서
    물을 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꾼다

    아무리 배고파도 씨앗은 먹지 않는다는
    농부는 거둬들인 맑은 열매를 바라보며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성공한 사람보다 존경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리, 소리친다.
    ☆★☆★☆★☆★☆★☆★☆★☆★☆★☆★☆★☆★
    《17》
    달맞이꽃

    김예성


    누가 나를 쏘는가
    쓰린 눈물을 밟는가
    아픈 가슴을 대못
    치는가
    어제 구부러진 허리의
    옆구리를 기웃거리는 바람과
    흐린 달빛의 울부짖음은
    이제 끝나는가
    깨끗이 나를 찌르고
    속 시원히 나를 자르고
    넘치지 않는 알몸으로 피게 해 주오
    밤마다 사람 냄새만
    기다리는 꽃.
    ☆★☆★☆★☆★☆★☆★☆★☆★☆★☆★☆★☆★
    《18》
    달밤에

    김예성

    달빛에 치어죽은 사람 보았을 리 없다고
    중얼거리는 사내

    목숨 피워 세월의 강물은 시퍼렇게 살아서
    흘러가야만 한다고

    젖은 가슴뼈 건져내어 된살 입히고
    뜨거운 심장을 박아야 한다고

    입술 터지게
    쏟아놓는 말

    확, 세상 열어제치고
    달밤에 체조해야지.
    ☆★☆★☆★☆★☆★☆★☆★☆★☆★☆★☆★☆★
    《19》
    달팽이

    김예성

    살아온 방식이 다른 어머니
    요즘 살아가는 생활이 색다른 아들 사이에 갇혀
    나는 자유롭지 못한 울음을 터뜨린다
    내 눈물 덮어줄 면회 온
    이웃집 아저씨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어머니의 자식으로
    아들의 아버지로
    턱수염을 깎지 못해 어설프고 부끄럽지만
    어머니 살을 잇고
    아들의 뼈를 박는 일이
    나의 일이라고 말씀 올린다
    아프지 않다
    서럽지 않다
    팔다리 열심히 움직여
    넓은 들 다 차지하리.
    ☆★☆★☆★☆★☆★☆★☆★☆★☆★☆★☆★☆★
    《20》
    맨발

    김예성

    언제나 사는 일이 뜨거워
    맨발의 눈물은 부끄럽지 않아

    이슬 위에
    아픈 눈망울 떼어놓았어도
    발바닥은 두꺼워지고
    빛의 가슴을 향해 달음질한다

    하던 일 멈출 수 없어요
    잡은 손놓을 수 없지요

    맨발은 산 너머 산을 향해 차갑게 뛰고
    마음은 뜨거워

    삶은 오묘한 것
    반갑고 자랑스러워
    맨발에 걸린 가시 그물도.
    ☆★☆★☆★☆★☆★☆★☆★☆★☆★☆★☆★☆★
    《21》
    목구멍의 가시

    김예성


    우물 속에 하늘이 고여
    뜬구름 걷히면 하늘을 떠서
    단숨에 맛을 본다

    입안에 물맛 같은 사람
    시린 사랑은 못 하겠다는
    여인의 눈물이 목에 걸린다

    세월은 그렇게
    목구멍의 가시가 되었다.
    ☆★☆★☆★☆★☆★☆★☆★☆★☆★☆★☆★☆★
    《22》
    목련꽃

    김예성

    달빛 걷는 청춘의 밤은 촉촉하다

    잠시 뽐내는 몸짓
    저지른 입맞춤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첫 사랑 눈뜨는 꽃잎을.
    ☆★☆★☆★☆★☆★☆★☆★☆★☆★☆★☆★☆★
    《23》
    바람

    김예성

    바람 난 바람들이
    때도 없이
    날 끌어안는다

    바람 난 바람꽃들이
    벼랑 끝에 매달려서
    치마를 벗는다

    눈 시린 풍경
    내 허한 가슴이 마구 떨린다.
    ☆★☆★☆★☆★☆★☆★☆★☆★☆★☆★☆★☆★
    《24》
    바람 불지만

    김예성

    바람이 거세게 목을 조인다
    소나무의 아랫도리가 헐렁해진다
    머리가 어지러운 솔방울들 눈을 감고
    솔향기 따먹고 살던 청개구리는
    강물을 향해 버선발로 뛰어내린다
    물기저귀를 차고 달음질하던 피라미 치어 떼
    하던 짓 뚝, 멈춘다
    바람 불어 허리 휘어지는 일 많지만
    저들의 질서 앞에 돌을 던진 자들은
    당장 무릎을 끓어야 한다
    엎드려 반성하며 가슴 적셔야 한다.
    ☆★☆★☆★☆★☆★☆★☆★☆★☆★☆★☆★☆★
    《25》
    백합화

    김예성


    낮은 눈빛으로
    당신의 키를 높일 수 있을까요
    마음을 소유할 수 있을까요
    부드러운 몸짓 오래 담을 수 있을까요
    가진 것 내려놓고
    또 갖고 싶어 하는
    당신의 입술에 말을 걸고
    바람을 피우고
    사내는 머뭇거리고 싶은데…
    그러나
    무슨 염치로
    당신의 향기를 묻힐 수 있을까요
    무슨 권리로
    당신 몸에 손댈 수 있을까요
    ☆★☆★☆★☆★☆★☆★☆★☆★☆★☆★☆★☆★
    《26》
    봄날에

    김예성

    봄날 낮 시간들이 꽃밭에 뛰어들어
    창문을 물들이네

    연인의 입술이
    꽃향기 묻혀
    햇살을 쪽쪽 발아들이네

    쌍쌍이 노래 부르는
    저기, 강물로 넘쳐버린 봄날엔
    이제
    서로 사랑할 일만 남았네.

    ☆★☆★☆★☆★☆★☆★☆★☆★☆★☆★☆★☆★
    《27》

    불꽃

    김예성


    그립다 말 한 사람이 그리움에 잊혀갔고
    서럽다 말 한 사람이 서러움에 울어 갔고
    말없다 말 한 사람이 말없이 사라졌는데
    지난날이나 지금이나 그 자리에서 찾을 수 없이
    나에게 꼿꼿한 교훈을 심어준 사람이
    강물소리로 흘러갔는데
    눈물을 불사르는 불꽃이여
    나홀로 슬픔을 밭 갈고
    두려움에 떨며
    버릴 것 많은 오늘과
    할 일 많은 내일을 위해 울고 있는
    나를 태워주오.

    ☆★☆★☆★☆★☆★☆★☆★☆★☆★☆★☆★☆★
    《28》
    비둘기 날려보내고

    김예성

    상수리나무 아래서 비둘기를

    먹이에 정신이 팔린 비둘기를
    호기심에 순간 덮친 손에
    날개가 잡혔다
    비둘기의 체중과 체온을 느끼는 순간
    역류하는 놀라움
    눈 하나가 먼 비둘기다
    그러면 그렇지
    그래서 나를 피하지 못하였구나
    두 눈 부릅뜨고도 코 베어가는 세상에
    눈 하나로 산다는 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편견과 편애로 좌충우돌하는
    우리의 사회는
    얼마나 무서운가

    비둘기를 날려보내고서야
    공원이 훤하게 보인다
    친구가 보고 싶다

    밭에서 쟁기질하는
    친구가 보고 싶다

    담배 연기로 구름을 만들어
    산을 넘어가고

    술 한 잔 걸치면
    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로
    떠나는 사람

    얼굴은 모가 났지만
    마음은 항시 다림질하여
    구김살 없는 사람

    제기 잘 차고
    짚풀 공도 잘 차는
    초등학교 친구

    만나면 함께
    송아지처럼 뛰고 싶다
    초원을 달리고 싶다
    ☆★☆★☆★☆★☆★☆★☆★☆★☆★☆★☆★☆★
    《29》
    비둘기에 대한 일기

    김예성

    구름에 걸려 넘어진 비둘기는 다리를 다쳤다
    절뚝절뚝 하늘 모퉁이를 걸으며
    허공에 박힌 날개를 뽑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살아가는 방식이 좀 색다르게 보일 테지만
    독특하며 괜찮지 않느냐고 얼버무린다
    몸만 빠져나와서
    남겨 둔 마음이 고아가 된 것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맑은 하늘이 있기에 안심이 된다고 했다
    그리운 날들을 하늘에 묻어두고
    다시 싹트는 날개로 살아가는 삶이
    작은 행복이라 했다.
    개미집을 건드렸더니

    무 씨앗을 심다가
    호미 날이 개미집을 건드렸다
    개미들은 그야말로
    개미떼, 눈에 쌍불을 켜고 벌떼같이 달려드는데
    어쩌면 녀석들은
    사생결단, 무섭게 심장을 들이대며
    같이 죽자고,
    아 단 번에 생명을 던진단 말인가
    힘깨나 쓴다는 내 오른팔 바르르 떤다
    박치기를 엎치기를 잘 한다고 자랑했는데
    남의 영역을 함부로 손대면 안 될 일이다
    눈 감고 용서를 빌고 또 돌아 볼 일이다
    아니면 땅문서를 개미들에게 넘겨주면 위로가 될까
    미안해서 납작 엎드리는데
    하늘에서 번개가 일고
    소나기가 개미 가슴을 밟고 지나간다
    나는 죽어 마땅한 놈이다.
    ☆★☆★☆★☆★☆★☆★☆★☆★☆★☆★☆★☆★
    《30》
    비둘기의 아침나절에
    김예성

    비둘기가 마당에 내려와
    땅바닥에 엎드린다.
    한 알 먹이 앞에서도 늘 무릎을 꿇는
    저 겸손한 자세를 보라
    돌멩이는 입을 다물고
    얇게 눈을 뜨는 가랑잎 사이에서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겸허하려는 연습을 백 번 한다.
    나도 거칠한 입 속을 뒤집어
    햇빛에 소독하고 말린다.
    이젠 됐다
    마당 한 구석 그늘로 서 있던
    아침나절에 하늘로 떠난다.

    ☆★☆★☆★☆★☆★☆★☆★☆★☆★☆★☆★☆★
    《31》


    비켜 앉은 강물 속에

    김예성

    고기떼 그들은 새로운 기법으로
    갈대 흔들리는 남쪽으로 창문을 내고
    세상이 환히 흐르도록 물결을 끼워
    보인다 환호한다

    강가에는 물 속의 내용들이 잠시
    떠올랐다가 가라앉을 뿐
    사랑하지 않아도 오는 바람
    사랑해도 떠나는 바람들의 발자국

    사람들이 등 돌리며 눈을 흘겨도
    강물 속에는 별이 빛나고
    흰옷 입은 밤이 아침까지
    바다를 향해 넓게 깊어가고 있다
    ☆★☆★☆★☆★☆★☆★☆★☆★☆★☆★☆★☆★
    《32》
    사연

    김예성

    강물처럼 흘러간 사랑

    바람으로 돌아 온 사람

    구름 위에 떠 있는 그림자

    푸른 숲에 숨어버린 사연

    속절없는 그 사람

    그리움으로 접어 올린

    사연 깊은 뽀얀 살.

    ☆★☆★☆★☆★☆★☆★☆★☆★☆★☆★☆★☆★
    《33》
    산속이 좋다는 생각

    김예성

    속상한 일로 산골짝에 틀어박혀
    마주친 나무에 주먹질을 해댄다.
    뒤에서 욕 할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 눈 흘기고 혀 내밀어 삐죽이다 말겠지

    산 속이 참 좋다는 생각을 걸치고
    죽은 듯 나의 그림자
    속 터진 말 주워 담느라 제 몸을 버린다.
    훗날 산새소리 목에 걸고
    나와 함께 산 속에 조용히 묻힐 몸

    솔방울 같은 바람이 가려운 속살을 긁어준다
    핏대 세운 마음가라 앉혔으니
    이제 내려가란다.
    산 속이 참 좋더라, 가슴속 채우고
    오후 다섯 시의 햇빛을 깔고 앉은 칡덩굴로
    열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는 방향
    옹달샘 가에 만발한 풀벌레소리 다치지 않게
    바스락, 내려가란다.
    ☆★☆★☆★☆★☆★☆★☆★☆★☆★☆★☆★☆★
    《34》
    새벽 기도

    김예성

    당신 앞에서
    생각하는 몸짓 서툴지만
    하나되고 싶은 뜨거운 마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단신의 생명으로 지어주신
    두 손과 청결한 가슴

    그렇습니다. 이 시간
    당신만을 섬길 수 있다는 믿음은
    맑고 아름답고 깨끗합니다.

    어둠 속에서 당신의 숨소리
    바람처럼 다가와
    별빛으로 피어나는 새벽

    당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새 촉촉이 젖어버린
    하늘 빛 이슬
    맑은 사랑을.
    ☆★☆★☆★☆★☆★☆★☆★☆★☆★☆★☆★☆★
    《35》
    서로가 서로에게

    김예성

    왼쪽 눈이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오른쪽 눈이 말없이 그 눈물 닦아줍니다
    왼손이 오무렸다 펼 수 없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오른 손이 부드럽게 매만지고 그 아픔 싸매어 줍니다
    왼팔이 미친 듯 방황할 때도 있습니다
    오른 팔이 지팡이 되어 먼 데까지 붙잡아 줍니다
    심장이 난간에 서 있을 때도 있습니다
    순간 정신이 몸을 일으켜 가슴을 흔들고
    생명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온 몸을 짭니다
    온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한방울 진한 사랑이 되어줄 때
    인생은 뜨거워집니다
    ☆★☆★☆★☆★☆★☆★☆★☆★☆★☆★☆★☆★
    《36》


    김예성

    숲 속에는 바람이 살고
    바람 속에는 그림자가 숨었습니다.
    내 어린 그림자 어디 있느냐고, 찾는
    구름이 이사를 떠나고, 또 한
    구름이 산봉우리에 걸려 넘어집니다.
    이삿짐은 터져 동쪽으로 쏟아지고
    하늘을 맨발로 걷어찬
    왕매미 울음이 뚝 그치면
    가까이 선 여름 해가
    붉은 치마는 걸어 올리는 숲,
    더는 참지 못해
    활짝 벗는 노을.
    ☆★☆★☆★☆★☆★☆★☆★☆★☆★☆★☆★☆★
    《37》
    슬픈 바다

    김예성

    바다는 눈물이고 슬픔이어도
    울지 못한다

    가슴 속
    사무침을 말못해
    물결로나 철썩일 뿐인지

    바람도 구름도
    그 길 넘지 못하고
    홀로 떠서 흐른다.
    ☆★☆★☆★☆★☆★☆★☆★☆★☆★☆★☆★☆★
    《38》
    어항

    김예성


    꽃붕어 꼬리에서
    꽃이 핀다
    꼬리에 꽃봉우리가 있었다니

    꽃붕어 귀에 달린
    열매가 빛난다
    귀에도 가을이 숨어 있었다니

    평생을 걸어 다닌 어항
    물결을 위한
    물을 씻고 반죽하고

    다시 손을 몸속에 넣어 뜨거워지는
    네모난 세상을 치유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하다.
    ☆★☆★☆★☆★☆★☆★☆★☆★☆★☆★☆★☆★
    《39》
    여보는

    김예성

    아내의 살갗이다

    마음이 고왔을까
    나 슬플 적
    가슴 떨며 한 잎 눈물 되어주다

    여보는,
    입술 반쪽도
    벗어주다.
    ☆★☆★☆★☆★☆★☆★☆★☆★☆★☆★☆★☆★
    《40》
    오늘의 기도

    김예성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때 되면 사방을 문 닫고
    열 손가락 유희를 마치게 하소서

    세상 욕심, 가슴앓이, 신음, 고통

    훌훌 털어 버리게 하시고

    가진 것 없어 홀가분하고
    버릴 것 없어 맑은 날 되게 하소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밤
    잠시 눈감고 울게 하소서.

    ☆★☆★☆★☆★☆★☆★☆★☆★☆★☆★☆★☆★
    《41》

    외로움은 싫어요

    김예성

    눈을 감아요
    부신 햇살 반짝이는 추억
    내 가슴에 살아있어요

    눈을 떠 봐요
    잃어버린 사랑 그 빈 세월
    이별로 잊는 아픈 만큼
    더 이상은 안 보여요

    그러나 외로움은 싫어요
    그리움이 밀물져 올수록
    가까이 갈 수 없는 거리를
    온종일 걸어가요

    그렇게 안타까운 세상을 안고 사는
    손 시린 시간들
    이제는 잊고 살아요
    ☆★☆★☆★☆★☆★☆★☆★☆★☆★☆★☆★☆★
    《42》

    우산

    김예성


    우산과 약속을 했다
    비 오는 날 느티나무 아래서 만나자고
    서로 팔을 펴서 절대 오므리지 말고
    햇빛을 껴안자고 입술을 모았다
    바람을 적시고 젖은 옷을 말리며
    속살을 씻자고 눈을 떴다
    그림자도 입을 열기 시작하면 고운말을 하는데
    사랑을 뽑아대는 빗줄기,
    이 세상에서 이만한 그림물감이 어디 있겠는가
    시냇물 위를 흘러가며 그리움을 그려가자고
    우산과 약속했다.
    ☆★☆★☆★☆★☆★☆★☆★☆★☆★☆★☆★☆★
    《43》
    은행나무 아랫도리

    김예성

    은행나무는 가난하다
    가지에 햇살을 심어 보지만
    매일 가난하다
    찬바람 안고
    시든 잎에 하늘을 뿌릴 때
    사정없이 소나기가 볼 일을 볼 때
    우산도 없지만
    가난한 은행나무 아랫도리
    벗을 것 없어 오히려 시원하다.
    ☆★☆★☆★☆★☆★☆★☆★☆★☆★☆★☆★☆★
    《44》
    일과

    김예성

    시간의 부스러기를 쓸다가
    허리 펴고
    바람이 떠드는 소릴 듣는다
    이픈 뼈.
    시린 속모를 일이라고 푸념하다가
    사람이 보기 싫어
    눈을 감다가도 뜨는 마음이 더 싫다
    그러나 나의 손. 치던 망치와
    녹슨 못으로
    여전히 그 소리 뽑아야 한다는 것

    ☆★☆★☆★☆★☆★☆★☆★☆★☆★☆★☆★☆★
    《45》


    일기 예보

    김예성

    헛간에 서 있는 마른 바람
    키 작아도 숨어있는 바람

    한 뼘의 공간을 딛고 올라
    처마 끝을 서성거리는 바람

    그대로 많은 말을 잃고
    아픔으로 침묵하고

    그대는 너무 외로워
    비를 부르고

    ☆★☆★☆★☆★☆★☆★☆★☆★☆★☆★☆★☆★
    《46》
    작은 삶으로

    김예성

    이렇게 살아요
    아픈 가슴 싸매주면서
    나 때문에
    갈 길 물러 선 사람
    늦지 않게 먼저 길 가라고
    손 저으며 조심히 비켜서지요

    그렇게 여물어요
    뒷걸음치는 사람이라는 소리 들어도
    그의 마음 다칠라 입 다물고
    비틀거리는 발걸음이지만 묶어
    말없이 나를 세워가지요

    늘 그래요
    찰지게 만들어진 회초리가
    찰싹 등에 내려앉아
    진물이 나도 괜찮아요.
    ☆★☆★☆★☆★☆★☆★☆★☆★☆★☆★☆★☆★
    《47》
    좋은날

    김예성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처럼 엎드려 운다
    시시한 일에도
    쉽게 간을 빼 주고
    흥분한다
    잘게 잘게 잘린 바람
    목구멍에 털어 넣고
    배 고프다 물 마시는 바보다
    하늘이 활짝 열려 햇살 좋은
    오후의 외출
    모르면 몰라도
    반듯한 풍경 이마에 두르고
    그 사람과 손 잡을 것 같다
    가난하게 돌아선
    미운 사람과 포옹할 것 같다
    하하하
    쓸개 빼 주고 오늘밤
    잠자리도 할 것 같다.
    ☆★☆★☆★☆★☆★☆★☆★☆★☆★☆★☆★☆★
    《48》
    진안 예찬

    김예성

    진안 고을에는
    인심 좋은 사람들 모여 산다

    옥토에
    씨 박히듯

    푸르고 따뜻한 날
    남과 북 동과 서의 가슴을 풀어헤친
    사거리의 팽팽한 젖줄로
    햇살을 짠다

    고추 맛
    인삼 맛
    손곱게 쏭쏭 썰어 넣은 너털웃음소리
    출렁이는 기쁨

    아, 기운이 난다
    한세상 보듬어 사는
    진안사람들의 사랑이라고
    내 심장 뜨거워 뒤집어진다.
    ☆★☆★☆★☆★☆★☆★☆★☆★☆★☆★☆★☆★
    《49》
    진안역

    김예성


    진안역을 들렀다
    대합실은 키 작은 휴지들이 자라고 있었다
    때 묻지 않은 아이 둘, 제 이름을 껴안고
    “학천 다리를 지날 때 예쁜 바람소리 들었어?”
    하며
    앞 못 보는 아버지의 손을 끌어 당겨 입을 맞춘다
    아이 둘을 눈물로, 사랑으로 키웠을 아버지의 말씀
    목소리 지그시 눌러 교훈을 한다
    햇살로 이름을 닦아라
    빛내어 얼굴을 높여라
    때린다고 소가 사람 될까
    소리친다고 사람이 곰이 될까
    아버지는 입이 부서져라 말씀을 던졌다
    아이들은 덥석덥석 받아먹으며 잠들었다

    외딴집을 눈가에 묻어 두고 떠나온 지 삼십년
    진안역을 내 마음속에 길게 늘어져 있다.
    ☆★☆★☆★☆★☆★☆★☆★☆★☆★☆★☆★☆★
    《50》


    침묵의 방을 꾸미다

    김예성

    지그시 눈감고 세상을 들고 앉아
    침묵의 방을 꾸민다
    보이는 것은 하늘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땅이다
    말하고 싶은 귀들이 빨랫줄에 걸려있다
    듣고 싶어하는 입들은 어둠에 갇혀있다
    부스럭거리는 저 입들의 고요
    애써 털어 버린 묵언을
    쓸어모은 방에서 나는
    이 밤 내일을 위하여 꽃을
    꽃은 열매를 위하여
    여문 꽃잎 사랑을 물들인다

    ☆★☆★☆★☆★☆★☆★☆★☆★☆★☆★☆★☆★
    《51》
    통 곡

    김예성

    며칠을 끙끙 앓고
    강물 앞에서 내 몸을 꺾는데
    뚝뚝 떨어지는 시선을 거둬 가는 바람이여
    나의 눈물도 거두어가시라
    내게 말라붙은 아픔 문질러 버리시라
    강물도 찢어진 가슴 꿰매느라
    지난밤 한 잠 못 잤을 텐데
    부서진 가슴 뼈째 마르는
    고통 찢어가시라
    내 슬픔 집어 마시라
    ☆★☆★☆★☆★☆★☆★☆★☆★☆★☆★☆★☆★
    《52》
    풀잎

    김예성

    나는 오늘, 너의 눈물을 위해 죽는다
    나는 오늘, 너의 슬픔을 위해 산다

    사랑하니까
    나는 오늘, 너의 아픔을 위해 숨는다

    소란은 싫으므로
    잠잠히 바람을 일으키고
    흐르는 물소리는 조용하다

    너를 위해
    나는 여기서 부를 노래를 낳고
    나는 조용히 여름밤 꿈을 키우고

    찬이슬 밀어 올리는
    풀잎으로 남는다.
    ☆★☆★☆★☆★☆★☆★☆★☆★☆★☆★☆★☆★
    《53》

    풍경만큼 나 바쁘다
    김예성
    1
    강물은 갈대숲으로 몸을 낮추고
    갈대는 강바람에게 길을 터주어
    강바람은 물소리 보다 더 낮게 고갤 숙인다.

    2
    허수아비는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햇볕에 맛 들여진 몸
    불같이 타는 들판을 껴안는다.

    3
    나의 그림자는 어디로 갈 것인가
    저만치 서 있는 침묵자들에게
    편지를 쓴다.
    “누구나 내 몸을 밟으라”

    4
    나는 걸어온 날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눈물 쪼개 손톱물들인 날
    목숨 뽑아 한 방울도 남김없이
    챙긴 사람이다

    5
    그렇구나!
    아침사랑 두툼해야
    그대 생각 감아 넘기리.
    아침사랑 뜨거워야
    그대 마음 품어 눕히리.

    ☆★☆★☆★☆★☆★☆★☆★☆★☆★☆★☆★☆★
    《54》

    햇살부부

    김예성

    한 뼘 밖에 서 있으면
    음지의 도랑이 생길까봐
    조심조심 서로를 잡아당긴다

    내가 당신에게 다가가면
    당신은 얼굴이 빨개지고
    당신이 내게로 오면
    내 마음이 빨개진다

    아침햇살 흐르니
    햇살부부로
    사랑 한 가운데 떠 있다.
    ☆★☆★☆★☆★☆★☆★☆★☆★☆★☆★☆★☆★
    《55》
    화단

    김예성

    어린 맨드라미를 심으려고
    먼저
    화단흙을 호미로 파 잘게 부순다
    흙에 박힌 돌멩이는 뽑아 자갈밭으로 돌려 보내고
    잡풀은 걷어 쓰레기장에 앉힌다
    흙을 부드럽게, 거름을 넣어 흔들어주고
    햇빛을 불러
    보는 앞에서
    열 손가락 손맛을 얹어
    조심조심 꽃모를 심는다
    꽃은 신발을 벗고
    화단 위를 뛰어다니고
    4월은
    이쪽저쪽 가벼워진 화단을
    들어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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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59321
    116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68324
    115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68426
    114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83440
    113 이필종 시모음 21편 김용호2016.12.13.100649
    112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448100
    111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160201
    110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427107
    109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1763300
    108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677169
    107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545258
    106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1541166
    105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637299
    104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595179
    103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277194
    102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043181
    101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640329
    100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111233
    99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393245
    98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034331
    97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1481317
    96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58990
    95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014218
    94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1635130
    93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987168
    92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354135
    91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032220
    90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183190
    89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066130
    88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157270
    87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825103
    86 구연배 시 모음 36편 김용호2014.10.07.989242
    85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959183
    84 선미숙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845157
    83 이병율 시 모음 43편 김용호2014.10.07.1222208
    82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854168
    81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812152
    80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976151
    79 최봄샘 시 모음 9편 김용호2014.10.07.870133
    78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024244
    77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860208
    76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848203
    75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917356
    74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885247
    73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967124
    72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180312
    71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989186
    70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208160
    69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93311
    68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291178
    67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178315
    66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652327
    65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19227
    64 이양우 시 모음 48편 김용호2014.07.05.2862202
    63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34208
    62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1979334
    61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677169
    60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865154
    59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762294
    58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479723
    57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32557
    56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073640
    55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746658
    54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069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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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064289
    51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400253
    50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2808259
    49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3542523
    48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60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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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20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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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3990263
    42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69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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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김소월 시 모음 30편 [2] 김용호 2005.01.05.67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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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928274
    35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323268
    34 윤동주 시모음 스무편 김용호 2004.12.29.2937225
    33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047279
    32 허영자 시 모음 18편 김용호 2004.12.29.1919255
    31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1975299
    30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1937313
    29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109335
    28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78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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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2118478
    3 서정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 2004.02.09.245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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