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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4.10.07. 21:31:25   조회: 875   추천: 247
    여명문학: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
    가시나무
    김성우

    반지동 금강 3길 가로수 사이로
    달빛 찌르는 가시나무 한 그루 서 있다

    스스로 외로운 가시나무
    저 혼자 꿈꾼다
    사람들이 알게 되면
    푸르고 뾰족한 이 사랑 알게 되면
    맨살로 달려와 안아 줄 거야

    가끔은 키 작은 소녀들이 달려와
    가시 하나 꺾어서는
    오동통한 고동 속살 빼내어
    입술 사이로 가져가지
    그때마다 가시나무
    두근거리며 달콤한 입맞춤 기대하지만

    소녀들 고동 속살만 빼먹고는
    달빛 사이로 달아나 버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찾아오는 사람들
    한번씩은 이 가시나무에 찔려
    재수 더럽다는 듯
    침 뱉고 지나간다
    2004.4.10
    ☆★☆★☆★☆★☆★☆★☆★☆★☆★☆★
    일기예보

    김성우

    오늘은 전국적으로 대기가 건조하겠으니
    갈증으로 인한 메마름 등 화재예방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서쪽 섬 지방에서 탈출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밤부터 차차 비가 내리겠습니다
    공격적인 피부에 치명적인
    이번 바람은 내부로 뿌리를 내려
    사람들을 설레게 하면서 새벽나무들의
    내부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고독을 지키고 싶은
    시청자들께서는 혼자만의
    방에서 나오지 마시고
    세이맞고를 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번 비가 봄비임을 감안하시어
    내면을 감추어 왔던 옷가지들은
    모두 벗고 맨살로 비를 맞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 비의 강수량은 열정에서
    청춘 밀리미터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상 캐스터 김문학이었습니다

    ☆★☆★☆★☆★☆★☆★☆★☆★☆★☆★
    달빛 산책

    김성우

    나즈막한 목소리로 불러주오

    조그만 어깨 위로 달빛이 쌓여
    간절한 이름 하나 흘러내리고

    그 이름 따라 나 홀로 걸어갈 때
    나즈막한 목소리로 불러주오

    집집마다 꼭꼭 닫힌 대문들이
    사람 하나 없는 저녁 길
    가로등 불빛만이 길게 드리우고

    흐르는 그리움 걸어갈 제

    나즈막한 목소리로 불러주오
    그림자라도 불러주오

    2004.4.16
    ☆★☆★☆★☆★☆★☆★☆★☆★☆★☆★
    곱사등이

    김성우

    그 길가로 해바라기가 만발하면서
    내 눈 속에서도
    해바라기 하나 자라고 있었습니다
    낮게 자라는 풀들을 업신여기며
    허공에 떠다니는 입술이
    번들거리며 자라고 있었습니다

    단단하게 자란 깨알같은 씨앗들이
    저 혼자 기름진 먼지가 되어
    내 등에 차가운 종양 하나 만들었습니다
    악취가 나는 종양 하나 만들었습니다

    해바라기 같이 자라는 종양이
    이제 내 몸마저 휘게 하고
    악취를 피해 저만치 돌아앉은
    사람들의 얼굴 바라봅니다

    씨앗 같은 눈물 속에서 바라봅니다

    풀들이 낮게 누운 그리운 길

    더 낮은 곳 보라고 등이 굽었습니다
    더 낮아지라고
    달빛보다 무거운 혹
    굽은 등위에 지고서 걸어갑니다
    2004.4.18
    ☆★☆★☆★☆★☆★☆★☆★☆★☆★☆★
    나무야 일어서야지

    김성우

    상처를 말리면서 따라온 노을을 딛고
    이제 일어서야지 나무야
    일어서서 남아 있는 길
    마저 걸어가야지
    몸 속을 후벼파는 바람
    어둠 속에 누워있는 벌판으로
    혼자서 가야 할 길
    조용히 걸어가야지
    움직이지 않는 기억은 남겨두고서
    노을 위에 떨어진
    푸른 잎들도 남겨두고서
    어두운 길
    달빛을 따라 움직여야지
    뿌리의 흔적을 따라
    흐르는 생명을 따라
    나무야 이제 일어서야지
    노을을 밟고 걸어가야지

    2004.5.4
    ☆★☆★☆★☆★☆★☆★☆★☆★☆★☆★
    우리는 뻥튀기를 좋아하지만 그냥 두지 않는다

    김성우

    동네마다 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서 뻥튀기 장수 깨알진
    곡식들을 마구 돌려댄다
    뜨거운 불로 달구어 그럴듯한 모양이
    만들어지면 뻥이요 뻥
    몇 배나 거대해진 튀밥들이
    눈부시게 날아다닌다
    우리는 강냉이며 보리 같은 것들을 들고서
    뻥튀기 장수를 찾아가곤 했었다
    맛있게 튀겨주세요
    누렇게 들뜬 이빨사이로 군침을 흘리면서
    좀 더 크게 좀 더 바삭하게 ……
    호주머니 속에 든 굶주림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가 뻥 튀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뻥튀기가 나오면 누구의 것이랄 것 없이
    단단해진 이빨로 부셔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구의 것이든 재빨리 입 속으로
    넣어 버릴 것이다
    아무리 먹어도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럴 때마다 좀더 격렬하게
    아무런 생각 없이 부셔 버린다 빠샥

    ☆★☆★☆★☆★☆★☆★☆★☆★☆★☆★
    나는 그림자로 살아 왔다

    김성우

    깊은 우물 속으론 들어 갈 수 없어
    나의 부피는 자유롭지 절벽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울음처럼
    그렇게 흐르는 거야 표정을
    가질 수는 없는 거야
    무엇인가를 따라서 흐를 뿐이지
    총칼도 두렵지 않아 무엇인가가
    움직이는 한
    나도 따라서 흐를 수 있으니까
    눈물마저 평면 속에 서 있어
    그래서 나는 너의 깊은 우물 속으론
    들어 갈 수가 없는 거야

    ☆★☆★☆★☆★☆★☆★☆★☆★☆★☆★
    하얀 십자가를 누가 달았을까

    김성우
    미완의 25번 국도.
    달빛에 지친 그림자를 끌고 달리다보면
    대방동 어디쯤에 교회당이 들고 있는
    하얀 십자가 하나 보인다.
    저렇게 하얀 십자가를 누가 달았을까.
    달빛에 머리카락 헹구던 예수가 달았을까.
    치수로 삶을 재는 설계도면이 달았을까.
    아니면 텁수룩한 수염의 막노동꾼
    김氏가 무심결에 달아버렸을까.
    가느다란 달빛이 십자가를 바라보며
    하얗게 질리고 있는 25번 국도에서
    언제부터 교회당이
    붉은 십자가에서 자유로워졌을까.

    ☆★☆★☆★☆★☆★☆★☆★☆★☆★☆★
    안개 속에서 江물이 흐른다

    김성우

    두려움같이 퍼지고 있는 겨울
    독감이 우글거리는 늪지에서

    연한 달빛이 무더기로 쓰러지고

    새까맣게 달려드는 새벽마다
    나는 흐른다 분명하지 않는 사랑을
    더욱 더 분명하게 보기 위하여
    저녁마다 나는 흐른다

    누런 눈물들이 떠다니는 地上에서
    바람같이 차가운 江가에서

    그대로 인한 아픔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하의 동굴에서 깊숙하게 올라온
    선명한 이 상처가
    한치 앞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곳 그대가 있음을 말하리라
    2005.1.17.
    ☆★☆★☆★☆★☆★☆★☆★☆★☆★☆★
    칫솔질

    김성우

    욕망의 찌꺼기에서
    발효된 언어는 폐허의 냄새가 난다.

    지하에서는 은밀하게 검은 버섯이 자라고 있다.
    찬란하게 부패한 네온이 누런 어금니 아래에서
    치밀하게 자라온 치석 같은 언어를 빼어들고
    우리는 싸우고 또 싸운다.
    그 치열한 전쟁이 끝날 때마다
    깊숙한 냄새를 이끌고 폐수들이 기어 나온다.

    세면대를 밟고 서 있는 거울 속에
    언제나 나는 혼자다.
    나의 얼굴은 버섯처럼 번들거리고 있다.
    은밀하게 번들거리는 입술을 벌리면 냄새들이
    벌겋게 움직이고 있다.
    저 놈, 지독한 폐수의 냄새를 바르고
    누렇게 서 있는 저 단단한 언어.
    욕망의 찌꺼기가 언제부터 추억처럼
    박혀 있었을까
    하얀 원고지를 짜내어 밤새 칫솔질을 한다.
    인공의 치약이 폐수의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

    ☆★☆★☆★☆★☆★☆★☆★☆★☆★☆★
    라면 끓이는 方法

    김성우

    삶은 라면을 끓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저 열정같이 끓는 냄비 속에
    긴 수도관을 따라서 걸어 온 안개속의 물과
    추억 같은 양념을 넣어 정해진
    시간 안에 라면을 끓여서는 스스로의
    타입에 맞게 배를 채우면 될 일입니다.
    어쩌면 정해진 양의 라면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선 저부터가 그렇습니다.
    내일 해야 할 일은 많을 것 같고
    그러자면 먹어야 할 라면의 양도
    많아야만 되는데 갖고 있는 라면의 양은
    늘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삶은 부족함에서 오는 불안,
    그 알 수 없는 에너지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삶을 끓일 수 있는 원형의
    화력과 같은 것이지요.
    미지근한 물에 저단의 가스불로 라면을
    끓이게 되면 라면의 양이 조금은 많아
    보이게 되겠지만 우리가 먹게 되는 것은
    팅팅 불어있는 비릿한
    밀가루 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불안은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원형의 화력과 같습니다.
    그래도 양이 모자라겠지요.

    ☆★☆★☆★☆★☆★☆★☆★☆★☆★☆★
    겨울

    김성우

    고요하게 걸어가는 담배연기가 집을 짓는다.
    달빛이 방 안으로 들어온 저녁.
    까만 머리카락을 타고 내리는 아내의 손은
    아직 곱기만 한데 나의 눈은 벌써부터
    폐허를 뒤지고 있다.
    언제 마흔이 되어 버렸을까 벌써부터
    조용한 바람이 달빛 속에서 걸어 나오고
    폐허에선 울음소리 낮게 흘렀다.
    비어있는 의자가 스스로
    고요한 공원에서 담배연기 하나 데리고
    그림자가 산책을 하고 있다.
    ☆★☆★☆★☆★☆★☆★☆★☆★☆★☆★
    김성우

    1966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남
    부산 상업고등학교 졸업
    한국 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중퇴
    현 녹산공단 상일 SPC 근무
    창원시 반지동 92-7번지
    개인 문집
    ★ 목마와 숙녀 (1984년)
    ★ 자화상 (1984년)
    ★ 우요일 일기 (1985년)
    ★ 부러진 실에 매달린 어둠 한조각 (1987년)
    ★ 새벽 세시에 대하여 (1993년)
    ★ 여인상 (1995년)
    E-mail: sungyooh@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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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967150
    68 최봄샘 시 모음 9편 김용호2014.10.07.861132
    67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016244
    66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847207
    65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840203
    64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906354
    63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875247
    62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956124
    61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145311
    60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977185
    59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197157
    58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78311
    57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277177
    56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136314
    55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642326
    54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07226
    53 이양우 시 모음 48편 김용호2014.07.05.2843200
    52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24208
    51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1971332
    50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669166
    49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855151
    48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746293
    47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467720
    46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22557
    45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057638
    44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731658
    43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061678
    42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431353
    41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054288
    40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394253
    39 노래가 된 시 16편 김용호2005.10.16.2787257
    38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3529522
    37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580369
    36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106243
    35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197299
    34 피천득 시 모음 23편 [1]김용호2005.07.29.3348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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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3978263
    31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688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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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김소월 시 모음 30편 [2] 김용호 2005.01.05.673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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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620204
    26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2830224
    25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911274
    24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313268
    23 윤동주 시모음 스무편 김용호 2004.12.29.2922225
    22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035278
    21 허영자 시 모음 18편 김용호 2004.12.29.1908255
    20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1961299
    19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1920312
    18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095334
    17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770316
    16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090279
    15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1907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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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서정윤 시 모음 26편 김용호 2004.03.12.2453264
    9 김용호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4.03.12.389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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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253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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