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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종기 시 모음 38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4.10.07. 21:31:08   조회: 1289   추천: 316
    여명문학:

    마종기 시 모음 38편
    ☆★☆★☆★☆★☆★☆★☆★☆★☆★☆★☆★☆★
    가을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
    갈대

    마종기

    바람 센 도로변이나 먼 강변에 사는
    생각 없는 갈대들은 왜 키가 같을까.
    몇 개만 키가 크면 바람에 머리 잘려나가고
    몇 개만 작으면 햇살이 없어 말라버리고
    죽는 것 쉽게 전염되는 것까지 알고 있는지,
    서로 머리 맞대고 같이 자라는 갈대.

    긴 갈대는 겸손하게 머리 자주 숙이고
    부자도 가난뱅이도 같은 박자로 춤을 춘다.
    항간의 나쁜 소문이야 허리 속에 감추고
    동서남북 친구들과 같은 키로 키들거리며
    서로 잡아주면서 같이 자는 갈대밭,
    아, 갈대밭, 같이 늙고 싶은 상쾌한 잔치판.
    ☆★☆★☆★☆★☆★☆★☆★☆★☆★☆★☆★☆★
    갈대의 피

    마종기

    내가 갈대를 좋아하는 이유는
    죽은 듯 살아 있고
    살아 있는 듯 몸을 흔들며
    죽어 있기 때문이겠지.

    죽고 사는 것이 같이 잘 섞여서
    죽은 갈대가 산 것과 같이 노래하고
    산 갈대가 죽은 갈대를 안고 춤추네.

    평생 동안 한눈만 팔고 살면서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것 다 가게 하고
    손 흔들어 보내면서 웃고 있네.

    아끼기 때문에 말도 하지 못하고
    팔목 한번, 어깨 한번 만지지도 않는구나.
    만지고 싶어라, 날아가는 흰 갈대꽃!
    매일 흘리는 피도 아무에게 보이지 않네.
    ☆★☆★☆★☆★☆★☆★☆★☆★☆★☆★☆★☆★
    강원도의 돌

    마종기

    나는 수석(水石)을 전연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
    강원도의 돌.
    골짜기마다 안개 같은 물냄새
    매일을 그 물소리로 귀를 닦는
    강원도의 그 돌들,
    참, 이쁘더군.

    세상의 멀고 가까움이 무슨 상관이리.
    물 속에 누워서 한 백년,
    하늘이나 보면서 구름이나 배우고
    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더군.

    참, 이쁘더군.
    말끔한 고국(故國)의 고운 이마,
    십일월에 떠난 강원도의 돌.
    ☆★☆★☆★☆★☆★☆★☆★☆★☆★☆★☆★☆★
    겨울 기도

    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
    겨울 묘지

    마종기

    피붙이의 황량한 묘지 앞에 서면
    생시의 모습이 춥고 애잔해서
    눈 오시는 날에도 가슴 미어지는구나.

    살고 죽는 것이 날아가는 바람 같아
    우리가 서로 섞여서 어디로 간다지만
    그 어려운 계산이 모두 눈이 되어 내려서
    오늘은 긴 눈발 속에 아무도 보이지 않네.

    무슨 소식이라도 들을까 두 손에 눈을 받아도
    소식 한 장 어느새 눈물 방울로 변하고
    귀에 익은 침묵만 세상의 주위를 적시네.

    내 눈이 공연히 시려오는 잿빛 하늘
    눈이 와서 또 쌓여서 비석까지 덮는다.
    움직이는 슬픔이 움직이지 못하는 슬픔을 만나
    깨끗한 무게로 서로를 달래주는구나.

    그렇다. 우리는 도저히 헤어지지 않는다.
    네 숨결은 묘지 근처의 맑고 찬 공기,
    하늘이 더 낮게 내려와 우리는 손을 잡는다.
    어느새 눈이 그치고 바람이 자고 우리가,
    ☆★☆★☆★☆★☆★☆★☆★☆★☆★☆★☆★☆★
    겨울기도

    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
    과수원에서

    마종기

    시끄럽고 뜨거운 한 철을 보내고
    뒤돌아본 결실의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가 내게 말했다.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난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땅은 내게 많은 것을 그냥 주었다.
    봄에는 젊고 싱싱하게 힘을 주었고
    여름에는 엄청난 꽃과 향기의 춤.
    밤낮 없는 환상의 축제를 즐겼다.
    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내 몸의 열매를 다 너에게 주어
    내가 다시 가난하고 가벼워지면
    미미하고 귀한 사연도 밝게 보이겠지.
    그 감격이 내 몸을 맑게 씻어주겠지.
    열매는 음식이 되고, 남은 씨 땅에 지면
    수많은 내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 되는구나.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나기를
    ☆★☆★☆★☆★☆★☆★☆★☆★☆★☆★☆★☆★
    그림 그리기

    마종기

    당신이었군.
    아직도 기다려 준 이.

    가위 눌린 꿈 속 헤맬 때
    창백한 미명의
    창 밖에서 우는.
    조금씩 더 번져가는
    단순한 소리의 울림이여.
    촉감이나 몸짓으로
    그대를 사귀지 않았다.

    당신이었군.
    아직도 기다려 준 이.

    가보지 못한 혼백의 나라에서
    몸에 맞는 빈방을 찾으리라.
    공기의 파도를 타는
    확신의 표정.

    꽃잎의 끝이 천천히
    그 색을 버리기 시작한다.
    ☆★☆★☆★☆★☆★☆★☆★☆★☆★☆★☆★☆★


    마종기

    높고 화려했던 등대는 착각이었을까.
    가고 싶은 항구는 찬비에 젖어서 지고
    아직 믿기지는 않지만
    망망한 바다에도 길이 있다는구나.
    같이 늙어 가는 사람아,
    들리냐.

    바닷바람은 속살같이 부드럽고
    잔 물살들 서로 만나 인사 나눌 때
    물안개 덮인 집이 불을 낮추고
    검푸른 바깥이 천천히 밝아왔다.
    같이 저녁을 맞는 사람아,
    들리냐.

    우리들도 처음에는 모두 새로웠다.
    그 놀라운 처음의 새로움을 기억하느냐,
    끊어질 듯 가늘고 가쁜 숨소리 따라
    피 흘리던 만조의 바다가 신선해졌다.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몰랐다.
    거기 누군가 귀를 세우고 듣는다.
    멀리까지 마중 나온 바다의 문 열리고
    이승을 건너서, 집 없는 추위를 지나서
    같은 길 걸어가는 사람아,
    들리냐.
    ☆★☆★☆★☆★☆★☆★☆★☆★☆★☆★☆★☆★
    꿈꾸는 당신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구래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 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속 깊이 숨은 것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 몸의 상처를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
    나무가 있는 풍경

    마종기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
    ☆★☆★☆★☆★☆★☆★☆★☆★☆★☆★☆★☆★
    나비의 꿈

    마종기

    1
    날자.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헤매고 부딪치면서 늙어야지.

    (外國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이삼년 공부하기 알맞지
    십년이 넘으면 外國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

    자주 보는 꿈 속의 나비
    우리가 허송한 시간의 날개로
    바다를 건너는 나비,
    나는 매일 쉬지 않고 날았다.
    節望절망하지 않고 사는 表情표정
    절망하지 않고 들리는 音樂음악.

    2
    그래서 절망하지 않은 몸으로
    비가 오는 날 저녁
    한국의 港口항구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낯선 길에 서 있는 木蓮목련은
    꽃피기 전에 비에 지고
    비 맞은 나비가 되어서라도
    그 날을 만나고 싶다.
    ☆★☆★☆★☆★☆★☆★☆★☆★☆★☆★☆★☆★
    낚시질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中年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
    남은 풍경

    마종기


    새 한 마리 작은 나뭇가지에 앉았습니다.
    나뭇가지 작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새가 날아 가버린 후에도 나뭇가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직 떨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혼자 흐느껴 우는 것 같습니다.
    남아 있는 풍경이 혼자서 어두워집니다.
    ☆★☆★☆★☆★☆★☆★☆★☆★☆★☆★☆★☆★
    담쟁이 꽃

    마종기

    내가 그대를 죄 속에서 만나고
    죄 속으로 이제 돌아가니
    아무리 말이 없어도 꽃은
    깊은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

    죄 없는 땅이 어느 천지에 있던가
    죽은목숨이 몸서리치며 털어 버린
    핏줄의 모든 값이 산불이 되어
    내 몸이 어지럽고 따뜻하구나.

    따뜻하구나, 보지도 못하는 그대의 눈.
    누가 언제 나는 살고 싶다며
    새 가지에 새순을 펼쳐내던가.
    무진한 꽃 만들어 장식하던가
    또 몸풀듯 꽃잎 다 날리고
    헐벗은 몸으로 작은 열매를 키우던가.

    누구에겐가 밀려가며 사는 것도
    눈물겨운 우리의 내력이다.
    나와 그대의 숨어있는 뒷일도
    꽃잎 타고 가는 저 생애의 내력이다.
    ☆★☆★☆★☆★☆★☆★☆★☆★☆★☆★☆★☆★
    당신의 심장에서 메아리까지

    마종기

    우리들의 슬픔은
    그늘이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사랑,
    옛날에 옷 벗은 우리들의 상처도
    메아리다.

    오늘은 그늘에서
    비가 잠을 잔다.
    잠 속에서도
    우리들의 몸 속이 젖는 소리.

    젖은 나이의 보도 위에
    우리들의 낙엽이 흙이 된다.
    내 심장에서 흙까지
    오래 울리는 당신의 메아리까지
    ☆★☆★☆★☆★☆★☆★☆★☆★☆★☆★☆★☆★
    떠다니는 노래

    마종기

    허둥대며 지나가는 출근길에서
    가로수 하나를 점찍어두었다가
    저문 어느 날 그 나무 위에
    새 둥지 하나를 만들어놓아야지.
    살다가 어지럽고 힘겨울 때면
    가벼운 새가 되어 쉬어가야지.
    옆에 사는 새들이 놀라지 않게
    몸짓도 없애고 소리도 죽이고,
    떠다니는 영혼이 아는 척하면
    그 추운 마음도 쉬어가게 해야지.

    둥지의 문들 열어놓고 무엇을 할까.
    얼굴에 묻어 있는 바람이나 씻어줄까.
    조건을 달지 않으면 모두가 가볍군.
    우리들의 난감한 사연도 쉽게 만나서
    당신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해도
    이제는 아프지도 않은지 웃고 있구나.
    ☆★☆★☆★☆★☆★☆★☆★☆★☆★☆★☆★☆★
    맑은 날의 얼굴

    마종기

    그만한 고통도 경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하늘나라를 기웃거릴 수 있겠냐구?
    그만한 절망도 경험해 보지 않고, 누구에게
    영원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할 수 있겠냐구?
    벼랑 끝에 서 있는 무섭고 외로운 시간 없이
    어떻게 사랑의 진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
    말이나 글로는 갈 수 없는 먼 길의 끝의 평화,
    네 간절하고 가난한 믿음이 우리를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
    하늘을 보니 네 얼굴이 넓게 떠 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몇 개로 보인다.
    너 같이 착하고 맑은 하늘에
    네 얼굴 자꾸 넓게 퍼진다.
    눈부신 천 개의 색깔, 네 얼굴에 퍼진다.
    ☆★☆★☆★☆★☆★☆★☆★☆★☆★☆★☆★☆★
    메아리

    마종기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 숲의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물이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인지.
    멀리서 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 같은 형상으로 춤을 추면서
    안개가 안개를 걷으며 웃는다.
    그래서 온 아침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우리를 껴안는
    눈부신 물의 메아리
    ☆★☆★☆★☆★☆★☆★☆★☆★☆★☆★☆★☆★
    물빛

    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
    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생전에 맺혀있던 여한도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앙금들을
    한 개씩 씻어내다보면,
    결국에는 욕심 다 벗은 깨끗한 물이 될까요

    정말로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
    당신을 비춰 보여 주세요
    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나는 허황스러운 몸짓을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당신과 오래 같이 살고 싶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내 온몸과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될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송두리째 가진다는 뜻을 알 것 같습니까
    부디 당신은 그 물을 떠서 손도 씻고 목도 축이세요
    당신의 피곤했던 한 세월의 목마름도
    조금은 가셔지겠지요

    그러면 나는 당신의 몸 안에서 당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어서 물이 된 것이
    전혀 쓸쓸한 일이 아닌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아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 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
    방문객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
    변명

    마종기

    흐르는 물은
    외롭지 않은 줄 알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몸을 흔들며
    예식의 춤과 노래로 빛나던 물길,
    사는 것은 이건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가볍게 보아온 세상의 흐름과 가버림.
    오늘에야 내가 물이 되어
    물의 얼굴을 보게 되다니.

    그러나 흐르는 물만으로는 다 대답할 수 없구나.
    엉뚱한 도시의 한쪽을 가로질러
    길 이름도 방향도 모르는 채 흘러가느니
    헤어지고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우리.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마음도 알 것 같으다.
    밤새 깨어 있는 물의 신호등.
    끝내지 않는 물의 말소리도 알 것 같으다.
    ☆★☆★☆★☆★☆★☆★☆★☆★☆★☆★☆★☆★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마종기

    경상도 하회 마을을 방문하러 강둑을 건너고
    강진의 초당에서는 고운 물살 안주 삼아 한 잔 한다는
    친구의 편지에 몇 해 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향기 진한 이탈리아 들꽃을 눈에서 지우고
    해뜨고 해지는 광활한 고원의 비밀도 지우고
    돌침대에서 일어나 길떠나는 작은 성인의 발.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피붙이 같은 새들과 이승의 인연을 오래 나누고
    성도 이름도 포기해버린 야산을 다독거린 후
    신들린 듯 엇싸엇싸 몸의 모든 문을 열어버린다.
    머리 위로는 여러 개의 하늘이 모여 손을 잡는다.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보이지 않는 나라의 숨, 들리지 않는 목소리의 말,
    먼 곳 어렵게 헤치고 온 아늑한 시간 속을 가면서.
    ☆★☆★☆★☆★☆★☆★☆★☆★☆★☆★☆★☆★
    비 오는 나라

    마종기

    하루종일 봄비가 의심하는 세상을 적신다.
    사람이야 언제 어디서고 죽게 마련이지만
    외국의 봄날 흐리게 허물어진
    동생이 저녁까지 봄비 되어 울고 있다.

    비는 내려서 땅에 스며들고
    스며서 땅 사이로 사라지는 침묵.
    해직당한 고국을 그리워하던
    적막 강산이 눈물 사이로 보인다.
    온몸이 젖어서 두 눈을 크게 뜨는 너.
    (혹은, 나.)

    비는 왜 이렇게 소리치며 밤새 오는지.
    빗소리 듣다가 풋잠 잠시 들고
    또 언뜻 잠 깨어 다시 듣는 빗소리
    집 밖의 사방에는 벌써 수상한 미명.
    춥다.
    너도 춥지?
    ☆★☆★☆★☆★☆★☆★☆★☆★☆★☆★☆★☆★
    비 오는 날

    마종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
    산행 2

    마종기

    이른 아침에는 나무도 우는구나
    가는 어깨에 손을 얹기도 전에
    밤새 모인 이슬로 울어버리는구나.
    누가 모든 외로움을 말끔히 씻어주랴.
    아직도 잔잔히 떨고 있는 지난날,
    잠시 쉬는 자세로 주위를 둘러본다.
    앞길을 묻지 않고 떠나온 이번 산행,
    정상이 보이지 않는 것 누구 탓을 하랴.
    등짐을 다시 추슬러 떠날 준비를 한다.
    시야가 온통 젖어 있는 길.
    ☆★☆★☆★☆★☆★☆★☆★☆★☆★☆★☆★☆★
    시선

    마종기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
    다른 시선에서는 어두움 내린다
    어떤 시선과 시선은 마주쳐
    자식을 낳았고
    다른 시선과 시선은 서로 만나
    손잡고 보석이 되었다

    다 자란 구름이 헤어질 때
    그 모양과 색깔을 바꾸듯
    숨 죽인 채 달아오른 세상의 시선에
    당신의 살결이 흩어졌다

    어디서 한 마리 새가 운다
    세상의 바깥으로 나가는 저 새의 시선
    시선에 파묻히는 우리들의 추운 손잡기
    ☆★☆★☆★☆★☆★☆★☆★☆★☆★☆★☆★☆★
    어느 날 문득

    마종기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60년 넘긴 질긴 내 그림자가
    팔 잘린 고목 하나를 키워놓았어.
    봄이 되면 어색하게 성긴 잎들을
    눈 시린 가지 끝에 매달기도 하지만
    한세월에 큰 벼락도 몇 개 맞아서
    속살까지 검게 탄 서리 먹은 고목이.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60년 넘은 힘 지친 잉어 한 마리
    물살 빠른 강물 따라 헤엄치고 있었어.
    정말 헤엄을 치는 것이었을까,
    물살에 그냥 떠내려가는 것이었을까.
    결국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못한 채
    잉어 한 마리 눈시울 붉히며 지나갔어.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모두 그랬어, 어디로들 가는지.
    고목이나 잉어는 나를 알아보았을까.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뚝심이 없었던 젊은 하늘에서
    며칠 내 그치지 않는 검은색 빗소리.
    ☆★☆★☆★☆★☆★☆★☆★☆★☆★☆★☆★☆★
    여름 편지

    마종기

    무모한 여름이여.
    꽃들은 여기저기서
    책임도 지지 못할
    임신을 하고,
    풀도, 나무도, 나도
    여름이면 도둑처럼
    지붕 위로 올라갔었다.
    지붕 위의 하늘은
    몇 개쯤이던가.
    애매한 맹세를 은근히
    사방에 흘리면서
    날개 빠른 새가 되어
    사방을 들뜨게 했다.
    아, 정말 들뜨게 했다.
    모든 약속이 아름답게
    향기처럼 우리를 울렸다.

    궁색한 여름이여.
    우리가 믿은 하늘은
    구름처럼 희고
    트럼펫 소리는 높고 낮게
    춤을 추었다.
    그리고 우리는 잤다.
    잠속에 내린 소낙비가
    여름을 적시고
    피부에 남은 물기가
    차갑게 외면할 때까지
    우리는 바람을 타고 있었다.

    파랑새도 굴뚝새도
    돌아가야 할 길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우리는 그해부터
    늙기 시작했다.
    ☆★☆★☆★☆★☆★☆★☆★☆★☆★☆★☆★☆★
    열매

    마종기

    비엔나 오페른 링의 시월 저녁.
    걸어가는 가늘고 낮은 바람 사이로
    한 나그네가 다른 나그네를 알아본다.

    철새도 아닌 새들까지 다 어디로
    부산하게 떼지어 날아 가버리는 시간,
    아무 이야기라도 눈자위를 적시고 마는
    낯모를 골목길을 오래 헤매면서도
    나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느덧 꽃과 나비의 세월 다 지나고
    마지막 떠나는 새들에게 먹히기 위해
    더 진한 색깔로 하나씩 열매를 장식하는
    그림자도 지워버린 나무의 지혜여
    천하가 도도히 헛것으로 향해 간다는
    음침한 소문 속에서도 열매를 익힌다.

    혹은 환갑을 한두 해 남긴 김광규 시인이
    혼자 장바구니 든 채 고개 숙이고 걸어가는
    오페른 링의 길고 미지근한 저녁 미소가
    내게는 하나도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열매의 땀방울이여,
    욕심을 버리려고 몸을 터는 이 계절의 나무,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될 수 없고
    보이는 몸은 영원한 몸이 될 수가 없다.
    ☆★☆★☆★☆★☆★☆★☆★☆★☆★☆★☆★☆★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어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
    이 세상의 긴 江

    마종기

    며칠 동안 혼자, 긴 강이 흐르는 기슭에서 지냈다.
    티브이도, 라디오도 없었고, 문학도 미술도 음악도 없었다.
    있는 것은 모두 살아 있었다.
    음악이 물과 바위 사이에 살아 있었고,
    풀잎 이슬 만나는 다른 이슬의 입술에 미술이 살고 있었다.
    땅바닥을 더듬는 벌레의 가는 촉수에 사는 시, 소설은
    그 벌레의 깊고 여유 있는 여정에 살고 있었다.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나뭇잎이, 구름이, 새와 작은 동물이 쉬지 않고 움직였고,
    빗물이 밤벌레의 울음이, 낮의 햇빛과 밤의 달빛과 강의 물빛과
    그 모든 것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이는 세상이 내 몸 주위에서 나를 밀어내며 내 몸을 움직여 주었다.
    나는 몸을 송두리째 내어놓고 무성한 나뭇잎의 호흡법을 흉내내어 숨쉬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내 살까지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숨쉬는 몸이, 불안한 내 머리의 복잡한 명령을 떠나자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깨가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지고, 나무 열매가 거미줄 속에 숨고,
    갑옷의 곤충이 깃을 흔들어내는 사랑 노래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였다. 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크고 작은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고,
    살고 죽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내게는 어려운 결심이었다.
    며칠 후 인적없는 강기슭을 떠나며 작별 인사를 하자 강은
    말없이 내게 다가와 맑고 긴 강물빛 몇 개를 내 가슴에 넣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강이 되었다.
    ☆★☆★☆★☆★☆★☆★☆★☆★☆★☆★☆★☆★
    이름 부르기

    마종기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검은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아
    운문의 목소리로 이름 불러대면
    어느 틈에 비슷한 새 한 마리 날아와
    시치미떼고 옆가지에 앉았다.
    가까이서 날개로 바람도 만들었다.

    아직도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 새가 언제부턴가 오지 않는다.
    아무리 이름 불러도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가문 밤에는 잠꼬대되어
    같은 가지에서 자기 새를 찾는 새.

    방안 가득 무거운 편견이 가라앉고
    멀리 늙은 기적 소리가 낯설게
    밤과 밤사이를 뚫다가 사라진다.
    가로등이 하나씩 꺼지는 게 보인다.
    부서진 마음도 보도에 굴러다닌다.
    목소리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었을까.
    이름까지 감추고 모두 혼자가 되었다.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
    전 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
    추운 날의 질문

    마종기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겨울바람에 피부가 터진
    말채 나무가 대답도 없이 웃는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환갑 넘은 바람 몇 개가 일어나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게으른 열매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라며
    낮은 하늘을 흔들어댄다.

    이 추위를 보내면 한 세월이 가고
    하얀 말채 나무 꽃이 온몸을 덮는다니
    그때면 내 뻣속에 감추었던 우수의 철책 거두고
    정처 없던 긴 여행을 마무리해야지.

    늙은 새 한 마리가 날갯짓 멈추고
    얼어버린 하늘을 겨우 넘어가는가,
    하늘이 늙은 새를 안아주고 있는가.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완전하다는 것도 분명하다는 것도
    빈 말채 나무에서는 보이지 않고
    맑고 푸르른 유혹의 발걸음이
    겨울이 끝나는 날처럼 따뜻하구나.
    ☆★☆★☆★☆★☆★☆★☆★☆★☆★☆★☆★☆★
    축제의 꽃

    마종기

    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수술과 암술이
    바람이나 손길을 핑계 삼아
    은근히 몸을 기대며
    살고 있는 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
    따뜻하다.
    임신한 몸이든 아니든
    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
    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깊이 잠들어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
    따뜻하리라.
    잠든 꽃의 눈과 귀는
    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
    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
    애절한 꽃가루가 만발하게
    우리를 적셔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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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3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903
    182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813
    181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2832
    180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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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32710
    110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3269
    109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38510
    108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33810
    107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51716
    106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53815
    105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46614
    104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49513
    103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49213
    102 조미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1.19.46912
    101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65514
    100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69216
    99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63418
    98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21921
    97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64024
    96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66521
    95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75624
    94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73427
    93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88043
    92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06255
    91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501103
    90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270203
    89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456107
    88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1812303
    87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735176
    86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587270
    85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1613171
    84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794301
    83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651183
    82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329196
    81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084183
    80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684331
    79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157236
    78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438247
    77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081334
    76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1544320
    75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65392
    74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058224
    73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1690134
    72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062170
    71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414136
    70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069225
    69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224194
    68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114132
    67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214274
    66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861105
    65 구연배 시 모음 36편 김용호2014.10.07.1022244
    64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996185
    63 선미숙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032160
    62 이병율 시 모음 43편 김용호2014.10.07.1265210
    61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889171
    60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844153
    59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003153
    58 최봄샘 시 모음 9편 김용호2014.10.07.905138
    57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055244
    56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888208
    55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882204
    54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947357
    53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920247
    52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023128
    51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289316
    50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030189
    49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241172
    48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257313
    47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329180
    46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281320
    45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680331
    44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57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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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81209
    41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2105339
    40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712172
    39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904154
    38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798295
    37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541725
    36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73561
    35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120643
    34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831663
    33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102684
    32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487356
    31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102292
    30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437256
    29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2848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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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647373
    26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146244
    25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31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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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732337
    20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352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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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698208
    16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2876227
    15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998277
    14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352271
    13 윤동주 시모음 스무편 김용호 2004.12.29.3008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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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869320
    6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157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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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조병화님 시모음 22편 김용호 2004.07.02.2840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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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달자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7.02.2706304
    0 서정윤 시 모음 26편 김용호 2004.03.12.2555267
    -1 김용호 시 모음 102편 김용호 2004.03.12.39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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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2582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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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도종환 시 모음 40편 [1] 김용호 2004.03.12.2964385
    -7 정호승 시 모음 39편 김용호 2004.03.12.2480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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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원태연님시모음/25편 김용호 2004.03.12.2693326
    -11 용혜원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3419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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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정지용 시 모음 24편 김용호 2004.02.08.1937339
    -21 김현승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2.03.4277516
    -22 주옥같은시어모음 김용호 2004.02.03.2311394
    -23 여명 문학 회칙  여명문학2004.01.25.196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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