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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가 된 시 16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05.10.16. 12:56:19   조회: 2787   추천: 257
    여명문학:

    노래가 된 시 16편

    ★★★★★★★★★★★★★★★★★★★★1
    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람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2

    그 집 앞

    이은상

    오가며 그 집앞을 지나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 자리에 서졌습니다

    오늘도 비 내리는 가을 저녁을
    외로이 이 집 앞을 지나는 마음
    잊으려 옛날 일을 잊어버리려
    불빛에 빗줄기를 세며 갑니다
    ★★★★★★★★★★★★★★★★★★★★3
    사랑

    이은상

    탈 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디 마소
    타고 다시 타서
    재 될 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쓸 곳이 없소이다

    반 타고 꺼질진대
    아예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 타고
    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대 재 그것조차
    마저 탐이 옳소이다
    ★★★★★★★★★★★★★★★★★★★★4
    멀리 있기

    유안진

    멀리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갈 뿐입니다


    멀리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일 뿐입니다

    멀어서 슬프고
    슬퍼서 흠도 티도 없는 사랑이여

    죽기까지 나
    향기 높은 꽃이게 하여요

    죽어서도 나
    빛나는 별이게 하여요
    ★★★★★★★★★★★★★★★★★★★★5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6
    가을편지

    고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7
    기다리는 마음

    김민부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 소리 물레 소리에 눈물 흘렸네

    봉덕사에 종 울리면 날 불러주오
    저 바다에 바람 불면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파도 소리 물새 소리에 눈물 흘렸네
    ★★★★★★★★★★★★★★★★★★★★8

    세노야

    고은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슬픈 일이면 내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받네
    ★★★★★★★★★★★★★★★★★★★★9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휫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 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10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11

    가고파

    이은상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린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라
    내 마음 색동옷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자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 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령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이나 깨끗이도 깨끗이.
    ★★★★★★★★★★★★★★★★★★★★12
    바다에 누워

    박혜수

    내 하나의 목숨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본다
    설익은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 간다
    일만의 눈초리가 가라앉고
    포물의 흘러 움직이는 속에
    뭇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시퍼렇게 흘러간다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가 될까
    물살의 퍼져감은
    만상을 안고 가듯 아물거린다
    마음도,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이 실려 간다
    나는 무심히 바다에 누웠다
    어쩌면 꽃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외로이 바다에 누워
    이승의 끝이랴 싶다
    ★★★★★★★★★★★★★★★★★★★★13
    명태

    양명문

    검푸른 바다 바닷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던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고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14

    수선화

    김동명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닯은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엾은 넋은 아닐까.

    부칠 곳 없는 정열은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 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이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


    이병기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 머리의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오
    잠자코 호올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
    소금인형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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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 최봄샘 시 모음 9편 김용호2014.10.07.861132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016244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846207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839203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906354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873247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954124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135311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976185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196157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78311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275177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123314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637326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07226
    67 이양우 시 모음 48편 김용호2014.07.05.2838200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24208
    65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19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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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854151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744293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461720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21557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057638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725658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058678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426353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05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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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노래가 된 시 16편 김용호2005.10.16.2787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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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19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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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3974263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687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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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2828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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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03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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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1960299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19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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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7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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