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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선시모음 43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1.02.22. 20:49:08   조회: 30   추천: 0
    여명문학:

    이혜선시모음 43편
    ☆★☆★☆★☆★☆★☆★☆★☆★☆★☆★☆★☆★
    《1》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

    이혜선

    꽃을 보면 눈물난다
    격리병실 창 너머로 찍었다고
    대구에서 그대가 손전화로 보내준 꽃

    언제였던가
    그대와 나란히 저 활짝 핀 벚나무 아래 걷던 날이
    그저 웃고 얘기하며 우리들
    함께 모여 마주 앉아 밥 먹던 꽃피는 시간 아래

    함께 피어서 더 아름다운 수만 송이 수선화
    소복소복 모여 피어나는 제비꽃동무들
    너희들은 코로나를 모르니 마스크가 필요 없구나
    죄 없이 웃고 있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불러들인 인간들의 죄와 탐욕
    마스크 하나로 가려지지 않는 이기심
    용서해다오 수선화야 개나리야

    박쥐야 낙타야 인수공통감염병을 모르는
    너희들아, 죄 없는 이 땅에 오는 새봄아
    나의 죄를 용서해다오
    목숨을 돌려다오, 나날의 작은 기쁨들을 돌려다오
    ☆★☆★☆★☆★☆★☆★☆★☆★☆★☆★☆★☆★
    《2》
    가시연꽃

    이혜선

    내 몸 속 파문이 동개동개
    가시 물결 위에 떠 있다

    연두 빛 물 위에 연두 빛 파문
    보랏빛 물 위에 보라 빛 파문

    둘러보아도 모두 불타버린 가시물결 위에
    그대 그리는 몸짓이 대궁이 속 씨앗으로 자라나
    가시받침 뚫고 나온 진홍빛 심장이 폭죽이다

    촘촘히 제 가슴 찌르는 푸른 잎의 열망
    파문지어 피어나는 화살의 열망

    내 맘 속 깊은 방에 홀로 타는 진홍빛 불꽃 한송이
    초승달 만나러가는 오늘밤은
    가시를 활짝 열어놓는다
    ☆★☆★☆★☆★☆★☆★☆★☆★☆★☆★☆★☆★
    《3》
    호모 모빌리쿠스

    이혜선

    나는 마음 약한 빨간 궁둥이 원숭이
    무리에서 떨어지면 가슴이 콩닥콩닥
    큰 소리로 친구를 불러야 해
    구름 그림자라도 손짓해야 가슴 쓸어내리지

    나는 마음 약한 스마트폰 원숭이
    금방 헤어진 애인이 왜 문자 보내지 않나?
    하루에도 서른 번 넘게 눈 맞춰야 해
    내 손안에 꼭 맞는 폰이 없으면 금방 눈앞이 노래지지

    나는 빨간 눈알 굴리는 인터넷 원숭이
    서핑과 쇼핑 사이
    날마다 클릭클릭, 목뼈가 휘도록 그대가 그리워

    오늘 우리는 커플각서에 도장 꾹 눌러
    감옥 하나 만들었어
    오빠의 목을 꽉 조르고, 엄지 하나로
    그대 심장 속 들락날락, 악마의 앱 속에 나는
    천사의 날개 달고 날아오르지

    오, 지금 이 순간 목뼈가 부러져도
    카르페 디엠!*

    * 현재를 즐겨라: 톰 슐만 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인용

    출처 : 《시문학》 (2011.10월호)

    ☆★☆★☆★☆★☆★☆★☆★☆★☆★☆★☆★☆★
    《4》
    간장사리

    이혜선

    시어머니 제사 파젯날
    베란다 한 구석에 잊은 듯 서 있던 간장 항아리 모셔와
    작은 병에 옮겨 부었다
    20년 다리 오그리고 있던 밑바닥을 주걱으로 긁어내리자
    연갈색 사리들이 주르륵 쏟아진다

    툇마루도 없는 영주땅 우수골 낮은 지붕 아래
    허리 구부리고 날마다 이고 나르던
    체수 작은 몸피보다 더 큰 꽃숭어리들
    알알이 갈색 씨앗 영글어 환한 몸 사리로 누우셨구나

    내외간 살다 보먼 궂은 날도 있것제
    묵은 정을 햇볕삼아 말려가며 살아라
    담 너머 연기도 더러 챙기며 사리 하나 품고 살거라

    먼 길 행상 가는 짚신발 행여나 즌데를 디디올셰라
    명일동 안산에 달하 노피곰 돋아서
    어긔야 멀리곰 비추고 있구나*

    이승 저승 가시울 넘어 맨발로 달려오신
    어머니의 간장사리.
    *백제 가요 ‘정읍사’에서 차용
    ☆★☆★☆★☆★☆★☆★☆★☆★☆★☆★☆★☆★
    《5》
    거미줄 법문

    이혜선

    다보사 큰 법당에 가부좌하고 앉으니
    머리 속에 매미소리
    탱탱한 줄 하나 매어놓는다

    연이어 가로세로
    얽히고 설킨 거미줄 소리소리
    순식간에 빈 머릿속
    매미허물로 가득 찬다

    꿈틀대는 초침 속 결가부좌하고
    꽉 끼는 옷을 벗는다
    몸부림 옷 부림 친다
    팔만 사천 땅 속 시침 분침이 흔들린다 조여든다

    조여 오는 거미줄 속에 앉아
    벗어버린 옷, 텅 빈 안쪽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판사판
    탱탱한 어둠 밧줄 한 쪽 끝을
    확 놓아버리니 거미줄 밖이다.
    ☆★☆★☆★☆★☆★☆★☆★☆★☆★☆★☆★☆★
    《6》
    경칩 무렵

    이혜선

    먼 데 산이마
    아지랑이 앞세우고 다가오네

    엎드린 잔등이에 잔디 풀 돋아나는 소리
    잔뿌리 실 뿌리 더 깊이 발뻗어 물긷는 소리
    쪼로롱 물관부 따라 새물 오르는 소리

    상수리 마른 잎 이불 속에서
    애벌레가 돌아눕는 기착
    발가락 꼼지락대는 기척

    개미굴 안방에 산개미 알 깨어나는 소리
    바위굴 입구 새끼곰들 낑낑, 내다보는 까만 소리들
    잔설 녹은 땅 헤치는 두더지 똥그란 눈망울

    얼음 풀린 냇물 건너
    그대 사는 마을, 더 가까이 보이네 들리네
    그대 하마 내 앞에 다가서는 향기
    그 소리.
    ☆★☆★☆★☆★☆★☆★☆★☆★☆★☆★☆★☆★
    《7》
    그 마당 북소리 울리면
    -도라산 역에서

    이혜선

    그리워서 도라산
    돌아오는 산

    50년을 돌아서
    마음
    안에 철조망을 천만 번 돌아서
    오늘에야 도라산 역에서
    손 마주 잡으려네

    고려국 부마된 경순왕이
    서라벌 그리워 눈물 흘리던 곳
    남녘 부모형제 그리는 마음
    북녘 고향산천 그리는 마음
    예나 이제나
    그리워서 도라산, 돌아오는 산

    삭은 철모 틈새 고개 내민 제비꽃
    화석되어 박힌 가슴
    철조망 지뢰밭 총알 박힌 허리띠 다 벗어버리고
    철철철 흘러내리는 백두산 장백폭포
    쉬지 않는 물소리, 불소리

    뻗어가노라 대∼한민국
    이제야 맥을 이어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민족의 대동맥
    뻗어가노라

    넓고 맑은 민족의 하늘마당 펼쳐서
    물소리 불소리 흘러내리면
    내일은 큰 잔치
    남북 한마당
    우주 한마당

    그 마당 북소리 울리면,

    출처 : 《지구문학》 테마시 (2002. 2. 9.)
    ☆★☆★☆★☆★☆★☆★☆★☆★☆★☆★☆★☆★
    《8》
    날마다가 봄날

    이혜선

    돋아나는 새풀에게
    길가에 핀 민들레에게
    마냥 웃음 흘리고 다녀도
    실없다 하지 않고 품어주는

    귀 맑은 햇살이랑
    세상에서 가장 청맑고 빛나는
    웃음오리

    평생 퍼낼 수 있는
    종신보험통장에 저축해놓았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
    날마다가 봄날

    그냥 실실
    그냥 빙그레
    그냥 활짝 웃음이 나오는
    날마다가 봄날
    ☆★☆★☆★☆★☆★☆★☆★☆★☆★☆★☆★☆★
    《9》
    늙은 독수리 일기

    이혜선

    아직도 나는 돈키호테
    뱃살 뒤뚱거리지만, 눈도 희미하지만

    풍차거인에게 싸움 걸고
    둘시네아 여신을 섬기는 멋진 기사

    저 산 너머 바다 건너 그대 사는 곳이 궁금해
    잎 지는 가을밤엔 낡은 신발 끈 졸라매고
    아득한 얼음나라 그대 눈동자먼 하늘 별을 헤이는

    ‘보다 아름다운 것을 위해서라면 파괴하지 못할 규칙이란 없다.’*
    힘차게 문 두드리는 귀 먹은 운명을 향하여
    ‘신세계’를 향하여

    닿을 수 없는 별에 손을 뻗고
    가질 수 없는 봉오리 위해 밤마다
    가슴 깃털 스스로 뽑아내는 늙은 독수리

    꽃이여
    아직 피어나지 않은 그대여

    끝끝내 피어날 수 없다 해도

    새 부리와 발톱을 위해 기꺼이 바위에 몸을 던지는
    나는 늙은 돈키호테

    *베토벤의 말
    ☆★☆★☆★☆★☆★☆★☆★☆★☆★☆★☆★☆★
    《10》
    다랑논 식구들

    이혜선

    의좋은 형제들처럼
    층층이 포개져 손에 손을 잡고 누워 있는 겨울 다랑논
    그 옆으로 총총 어깨 겯고 앉아있는 마을의 지붕들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넘쳐나는
    세상에 가득한 평화와 사랑의 눈발이
    마을을 포옥 덮어주고 있습니다

    오늘도 하루해가 저물었습니다
    여늬때와 다르지 않은 빛과 그림자의,

    기쁨에 빛나기도 하고
    슬픔에 눈물 흘리기도 하는,
    종종걸음치는 신발들의,
    하루치의 삶을 살아내었습니다

    바닷가 파도 거센 마을에 엎드려
    잡은 손 놓지 않는 다랑논 같은 시간
    그 다랑논에 엎드려 김매는 흰 수건의 뒷모습 안아주고 싶은
    오늘 하루도 안식 속에 저물어가는,
    다랑논 식구들의,
    ☆★☆★☆★☆★☆★☆★☆★☆★☆★☆★☆★☆★
    《11》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이혜선

    엄마, 사랑해
    나는 목청을 높여 말할 수 있지만
    듣지 못하는 엄마라고
    말을 할 수 없는 엄마라고,
    한 번도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어요

    안 보이는 구석으로 엄마를 피해 나다녀서 미안해요

    그러나 내게는 간절한 소원 하나 있어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엄마가 딸이 되고 내가 엄마 되어
    엄마가 내게 해준 사랑만큼 내 딸을 키우고 싶어
    엄마를 부끄러워해서 마음 아프게 한 그만큼
    내 마음도 아프고 싶어
    언제나 내 눈 속에 가득 담긴
    세상에서 오직 내 목소리만 알아듣는 엄마, 우리 엄마

    엄마, 사랑해!
    ☆★☆★☆★☆★☆★☆★☆★☆★☆★☆★☆★☆★
    《12》
    디오게네스달팽이

    이혜선

    지하철 계단에서 그 사람을 만났다
    어깨에 걸머멘, 몸보다 큰 통가방
    터진 지퍼 틈새로 삐죽이 내다보는
    철 지난 얼굴

    나선형 등껍질 속에 몸 오그려 넣고
    더듬이 곧추세워 더듬더듬 기어가는 달팽이
    맨몸 찰싹 땅에 붙여 기어가는 민달팽이

    지하철 계단에 끈끈한 점액 묻혀가며
    이루지 못한 꿈 부스러기 흘려가며
    길 없는 길 기어오르는 디오게네스달팽이

    잊고 있던 내 마음 속 그사람을 만났다

    햇빛 한 줄기 찾아
    천지가 내집인 달팽이
    느려도 늦지 않은 달팽이*

    *정목스님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에서 차용

    출처 : 《애지》(2016년 겨울호)
    ☆★☆★☆★☆★☆★☆★☆★☆★☆★☆★☆★☆★
    《13》
    마량포구 금빛 화살을 던진다

    이혜선

    남도의 이월은 바다로부터 온다

    햇님 입술 닿을 때마다
    살짝살짝 알몸 비틀며 간지러??? 타는 신호느이 바다
    부드러운 젖가슴 다 열고 길게 누워
    맨살로 안아주길 기다리는 다수운 뻘밭
    양지 언덕 나실나실 피어나는 나싱개 향기

    매생이 감태 파래미역
    김발 걷어올리는 아낙네 재바른 손길
    구수한 사투리로 어기여차
    그물노래 뱃사나이 그을린 힘줄

    공중을 나는 새의 깃털에
    땅 속 깊이 잠든 뿌리에
    금빛 화살을 던진다

    파릇파릇
    나실나실
    수런수런
    손 잡으로 온다

    남도의 이월은 바람으로부터 온다.
    ☆★☆★☆★☆★☆★☆★☆★☆★☆★☆★☆★☆★
    《14》
    마지막 사제동행師弟同行

    -단원고 희생자를 애도하며


    이혜선

    1.
    오늘은 사제동행 산행날이야
    너희들과 함께 가는 길은 언제나
    내겐 기쁨의 시간이지
    얘들아, 땀 흘리며 오르자
    즐겁게 노래하며 호연지기를 기르자

    2.
    배가 기울었다 물이 들어찬다
    구명조끼 입어라, 나는 필요 없다
    빨리 갑판으로!
    비상구로!
    너희들 다 나가고 마지막에 나가마


    배에 남은 아이들아, 두려워 말아라
    마지막 순간이 온다해도
    사제동행 산행날처럼, 함께 달리던 2인3각경기 그 운동장에서처럼
    너희 손을 놓지 않으마
    너희를 두고 나 혼자 살기 원치 않는다


    이 순간 떨면서 꼭 잡은 손
    그곳이 어디든 우리 손을 놓지 말고 함께 가자
    우리는 하늘에서 새로운 꽃을 피울 꽃송이들이다
    부모 형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다시 피어날 것이다
    영원히 반짝이는 별이 될 것이다
    ☆★☆★☆★☆★☆★☆★☆★☆★☆★☆★☆★☆★
    《15》
    문무왕의 후예들께
    - 천안함 영웅들께 바칩니다

    이혜선

    차디찬 바다 속 꽉 막힌 격실 안에
    숨 막히는 그대 생각
    TV를 봐도 신문을 읽어도
    온 국민 마음은 함께 숨이 막혀
    잠자리에 누워도 그대들 애띈 무궁화,
    피지 못한 꽃송이가 둥둥 따라 다녔어요

    ‘조국을 지키다 산화하신 님'을 부르는 아픔은
    60년 전 한국전쟁 영웅들께 바친 노래로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2010년 3월 26일 저녁 9시 22분
    평화를 깨뜨리는 순간의 폭발

    시시각각 초침소리에
    심장이 오그라들고 삭아 내리는 69시간을 지나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는 애끓는 애원을,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는 조국의 마지막 명령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온 그대
    아니,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거룩한 조국을, 서해를, 동해와 남해를
    죽어서도 떠나지 않고 지키려고
    기꺼이 수중릉에 묻힌 문무왕의 후예들
    영원히 조국수호 임무를 수행중인 미더운 대한의 아들!

    자상한 남편이며 아버지
    효성 깊은 아들이며 다정한 애인
    함께 멋진 앞날을 꿈꾸던 형제며 친구
    꿈도 많았던 46명의 우리 아들들

    그대들은 바다사나이
    문무왕이 조국통일을 완수하였듯이
    그대의 숭고한 희생이 영원히 이 나라를 지켜내어
    반드시 조국통일을 완수할 것입니다
    남은 우리들이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어요

    사랑하는 어머니여 아내여, 이제 눈물을 거두셔요
    우리는 자랑스런 문무왕의 후예
    평화와 자유를 위해
    통일과 번영을 위해
    언제나 푸른 청춘의 바다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영원히 그대 곁에, 조국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끝끝내 지켜드릴 것입니다
    지켜드리겠습니다.
    ☆★☆★☆★☆★☆★☆★☆★☆★☆★☆★☆★☆★
    《16》
    물과 시

    이혜선

    너를 만나러간다
    꽃 한 송이 피우러
    너를 만나러간다
    나무 한 그루 심으러

    너를 배우러간다
    너의 아름다움을
    너를 배우러간다
    너의 다양함을

    너를 만나 꽃을 피우고
    나무를 심어 숲을 이루고 싶다
    너를 배워 아름다움을 알고
    너를 배워 만물과 교우하고 싶다
    ☆★☆★☆★☆★☆★☆★☆★☆★☆★☆★☆★☆★
    《17》
    미륵사 절터

    이혜선

    깨져 이끼 낀 기왓장 위에 앉아
    오래 놀던 적막이
    바람을 깨운다
    설핏 깨어난 구름
    목이 긴 망초꽃 간질이며 노는 햇살 옆구리에
    부처님
    그림자 하나 떨구고 간다, 어제처럼

    출처 : 《문학 선》 (2016년 봄호)
    ☆★☆★☆★☆★☆★☆★☆★☆★☆★☆★☆★☆★
    《18》
    백제 고분

    이혜선

    제 7호분, 제 10호분
    이름표 대신 번호표 달고
    무리지어 누워 있다

    둥근 봉분 언저리 그 발치께에
    보라색 제비꽃
    파랗게 입술 질려 눈짓한다

    등허리엔
    말라가는 쑥대풀 무등태우고
    능침 쪽으로 허리 굽힌
    키 큰 소나무들 읍을 받으며

    언제쯤일까, 이름 찾을 그날을 기다린다

    손잡아 깨워줄 발자국소리,
    오늘도 기다리는 긴 하루

    한가람 물결 위에 천 칠백 년 해그림자 진다.
    ☆★☆★☆★☆★☆★☆★☆★☆★☆★☆★☆★☆★
    《19》
    불이 금줄

    이혜선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 비가 오면
    우유니 소금호수에 하늘이 알몸으로 내려온다
    소금호수가 하늘을 받아 안아 몸을 포갠다

    소금호수 위를 걸어가는 검은 사람 흰 사람
    모두 덩달아 옷을 벗고
    알몸 하늘의 비밀문 안에 들어선다

    본래 하늘과 땅은 하나였다
    너와 나 사이 갈라놓고 소금 뿌린 금줄은
    내 안에 있었다,
    별이 되지 못하는 내가 어리석었다

    소금사막 한가운데 잉카가와시 섬
    하늘 위에 솟아올라
    둥둥 속옷가지 다 벗었다
    무거운 인줄을 다 버렸다,

    소금호수 하늘을 받아 안아 몸을 포개는
    황홀한 입맞춤.
    ☆★☆★☆★☆★☆★☆★☆★☆★☆★☆★☆★☆★
    《20》
    빈젖 요양원

    이혜선

    장미요양원의 꽃씨할머니
    열 명이나 되는 새끼들이 아귀같이 빨아먹었다

    새싹 밀어올리느라 젖먹던 힘까지 다 써버린 흰 뿌리,
    쭈그러진 껍질만 우주의 절벽에 매달려 있다
    누군가 손으로 누르기만 해도 바스락
    그마저 무너져 내리는, 매미허물이다

    시든 장미꽃잎에 비 한 줄금 지나가고
    따슨 햇살 비낀 오후 한나절

    절벽 가에 나란히 앉아 서로서로
    지나온 허공 더듬어 보는 껍질들의 시간
    말라버린 빈젖만이 앞가슴에 쭈글쭈글,
    덜렁덜렁 흔들리고 있다
    막 돋기 시작하는 아이들 잇바디,
    깨물던 그 아픔을 기억할 때만 흐물흐물한 잇몸
    드러나도록 웃어보는
    빈젖동네, 빈젖요양원

    소행성 B-612 어린왕자의 장미원에는
    요양병원은 꿈에도 모르는 새 장미꽃만 핀다
    ☆★☆★☆★☆★☆★☆★☆★☆★☆★☆★☆★☆★
    《21》
    사리 하나 품으려고
    ―불타는 崇禮門에 듣는다

    이혜선

    사리 하나 품어
    가르쳐야 할 사람 그리도 많아
    답답한 내 마음 들끓고 들끓어
    화마를 불러들였다

    ‘崇禮門’ 현판 높이 달고 서울 한가운데 서 있어도
    세상은
    갈수록 예의 잃어버린 사람들만 가득차

    불의 혓바닥에 육신을 내맡기고
    燒身供養하는 내모습
    불에 타서 쓰러지는 내모습
    세상 사람들아 보아라
    홍익인간의 후예들아 똑똑히 보아라

    무너져 내리는 내 몸 속에, 검게 타버린 내 심장부에
    무지개빛 영롱한
    사리 하나 찾아 보아라

    이제 이 나라에 비로소 예가 부활하리라
    두 손 모아 내게 절하는,
    나의 부활을 비는 애타는 아이들 마음속에
    안타까운 겨레 마음속에
    나는 다시 살아난다
    어짊과 의리와 예의와 지혜, 믿음이 되살아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상을 다 비추는 사리 하나 품고
    다시금 세계에 우뚝 솟을,
    예와 덕을 숭상하는 겨레여!
    이제부터 시작이다

    불타는 나의 심장을 기억해다오.
    ☆★☆★☆★☆★☆★☆★☆★☆★☆★☆★☆★☆★
    《22》
    새싹 비빔밥을 먹다

    이혜선

    무우싹 냉이싹 겨자싹
    고추장에 썩썩 비벼 발그레 물 오른 봄싹들
    큰 숟갈 둠뿍 떠서 한 입 가득 넘긴다

    내 몸 들녘 가득 푸른 새싹들 솟아난다
    동그란 젖무덤에 볍씨가 싹트고
    봄 오른 입술엔 파릇파릇 냉이가
    등줄기엔 쭉쭉 뻗은 소나무가 자라난다

    어느새 팔다리엔 자운영이 돋아나네
    봐!
    온몸 구석구석 살이 트기 시작했어
    어느새 푸른 물결 넘실대고 있잖아

    새싹비빕밥을 자꾸자꾸 먹으면
    우리 사는 푸른 지구‘
    맑은 물 맑은 공기 잘 썩은 흙으로 다시 태어날 거야
    연분홍 봄싹 피어날 거야
    ☆★☆★☆★☆★☆★☆★☆★☆★☆★☆★☆★☆★
    《23》
    새싹이 돋는 이유

    이혜선

    오늘도 나는
    들판으로 나간다
    맨몸 빈 마음으로
    들판에 누워 그대 기다린다
    그대 하늘빛
    별빛으로 내려와
    야윈 입술 긴 손가락
    닿는 곳마다
    내 알몸 구석구석 살이 트고
    뼈 속 깊이 길이 열린다
    새싹 돋아난다
    상처 아문 붉은 꽃
    꽃이 진 자리마다 새파란
    새싹 돋아난다.
    ☆★☆★☆★☆★☆★☆★☆★☆★☆★☆★☆★☆★
    《24》
    새우젓사랑

    이혜선

    소금물 속에 녹아
    살과 뼈 다 내주고
    까만 눈만 뜨고 기다리는 새우
    새우 몸을 받아 안아
    제 살과 뼈 함께 녹여
    흔적 없이 사라지는 소금
    둘이 무르녹아 사라진 뒤에
    둥근 항아리 가득 태어나는 새로운 우주

    출처 : 《시와 소금》 (2016년 여름호)
    ☆★☆★☆★☆★☆★☆★☆★☆★☆★☆★☆★☆★
    《25》
    색色을 먹고 공空을 낳다 1

    이혜선

    절골 자연 휴양림에
    생강나무 층층나무 산딸나무 어깨 겯고 서 있다

    해돋이 봄 하늘이 달려와 뻥튀기판이 되었다
    햇살이 나무를 뻥튀기하더니
    노란 생강나무 꽃이 피었다
    층층나무 산 딸나무에 차례로 하얀 꽃이 피었다

    숲 속에 해종일 하늘바라기선 나도
    나무 옆에 빈 손 들고 서서
    나무가 되었다

    꽃의 염색채를 안고
    온몸 물관부 잔가지 흔든다
    뿌리를 거꾸로 허방을 쓸어본다

    함박눈 내려 쌓이는 겨울이면
    새벽마다 동그란 이슬방울이 내려와
    하얀 허방꽃을 피운다

    열매도 뿌리도 떨어진 이파리도
    모두 허방꽃으로 피어난다.
    ☆★☆★☆★☆★☆★☆★☆★☆★☆★☆★☆★☆★
    《26》
    수탄장

    이혜선

    오늘은 너를 만나러 수탄장愁嘆場*에 가는 날이다
    소나무 아래 늘어서 있는 너의 옷자락이 어서 오라 나부낀다

    바람 불어오는 쪽을 등지고
    저만큼 떨어져서 네가 서고
    너를 스쳐오는 바람을 맞으며 철조망 앞에 내가 선다
    나의 병균이 바람에라도 실려 네게로 갈까 염려해서다

    너를 어루만지고 내게로 불어오는 향그런 내음을
    크게 들이마신다, 뭉그러진 코로

    내 딸아, 싸늘한 바람의 손 아니라
    따스한 네 손을 잡고 싶다
    네 복숭아볼에 내 볼을 부비고 싶다, 살과 살이 닿고 싶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허공을 붙잡는다, 너의 꽃잎을 안는다
    내 입술이 네 뺨에 닿기 전에 뭉그러지고 비뚤어져 버린다

    내 딸아, 비뚤어진 입술로 나는
    네 이름을 똑똑히 부를 수 없다
    진물 흐르는 이 손으로 너를 안을 수는 더더욱 없다

    붙잡았던 하늘을 놓고, 꽃잎을 놓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는 너를 바람에게 맡기고
    빈손으로 나는
    돌, 아, 선, 다,
    겉보기엔 담담한 모습으로, 돌아보지 않고 잰걸음으로,
    수탄장을 떠난다

    *소록도 수탄장: 환자인 부모와
    미감아 자녀가 한 달에 한 번 만나던 곳
    ☆★☆★☆★☆★☆★☆★☆★☆★☆★☆★☆★☆★
    《27》
    스푸마토 기법으로

    이혜선

    스며들고 싶다,
    그대 속으로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던
    스푸마토sfumato 기법으로
    우리 사이 강강한 벽을 지우고
    붉고 흰 바이러스 마스크를 지우고 사뿐히,
    색색깔의 다리를 건너고 싶다
    캄캄한 별이 빛나는 밤
    아침노을 저녁안개
    아다지오 향기로
    오, 전생의 풀꽃 한 송이
    세상의 모든 그대 속으로
    ☆★☆★☆★☆★☆★☆★☆★☆★☆★☆★☆★☆★
    《28》
    아라홍련
    꿈 밖의 꿈

    이혜선

    찰진 아라가야 깊고 깊은 진흙 속에 내 몸을 묻고
    그대 오실 날만 헤며 기다렸지요
    그리 길었던가요
    내 속에 그댈 품고 잠든 날들이,

    꽃잎 하나에 일백 년 삼만 육천 오백 날
    또 꽃잎 하나엔 일 만 시간, 일 억 시간, 잠 속에서도 행복했어요
    열 두 겹 날개 열어 노란 암술 위에 살며시 닿아 깨워줄 그대
    입술, 기다리던 그 시간들이,

    칠백 년 쉬임없이 쇳물 피워올린 아라가야 꽃불 속에 나 비로소
    눈 뜨는 오늘, 이 순간을 바라 캄캄 시린 어둠 밝히며
    숨을 멈추었지요
    하늘 품는 꿈 밖의 꿈을 꾸었지요

    그대 앞에 바치는 찰진 진흙마음, 해를 품은 아라낭자의 사랑
    천년만년 굽히지 않는 푸른 받침대, 연분홍 연연한 봉오리로
    나 이제 꿈 밖에서 다시 꿈꾸어 올리오리다
    그대와 나, 우리 아이들이 달려갈 영원한 아라가야 새하늘 새땅을,

    *함안 성산산성(城山山城)안에 있는 연못에서 수습된
    700년 전 고려시대 연씨가 발아하여 피운 연꽃
    ☆★☆★☆★☆★☆★☆★☆★☆★☆★☆★☆★☆★
    《29》
    아버지

    이혜선

    아버지
    어젯밤 당신 꿈을 꾸었습니다.
    언제나처럼 한 쪽 어깨가 약간 올라간,
    지게를 많이 져서 구부정한 등을 기울이고
    물끄러미, 할 말 있는 듯 없는 듯 제 얼굴을
    건너다보는 그 눈길 앞에서 저는 그만 목이 메었습니다


    옹이 박힌 그 손에 곡괭이를 잡으시고
    파고 또 파도 깊이 모를 허방 같은 삶의
    밭이랑을 허비시며
    우리 오남매 넉넉히 품어 안아 키워 주신 아버지

    이제 홀로 고향집에 남아서
    날개짓 배워 다 날아가 버린 빈 둥지 지키시며
    ‘그래, 바쁘지?
    내 다아 안다.‘
    보고 싶어도 안으로만 삼키고 먼산바라기 되시는 당신은
    세상살이 상처 입은 마음 기대어 울고 싶은
    고향집 울타리
    땡볕도 천둥도 막아 주는 마을 앞 둥구나무

    아버지
    이제 저희가 그 둥구나무 될게요
    시원한 그늘에 돗자리 펴고 장기 한 판 두시면서
    너털웃음 크게 한 번 웃어 보세요
    주름살 골골마다 그리움 배어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
    ☆★☆★☆★☆★☆★☆★☆★☆★☆★☆★☆★☆★
    《30》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천사들

    이혜선

    1951년 4월 13일 지구의 반대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위기에 처한 한국을 위한 파병 출정식
    약한 나라의 서러움을 아는 따뜻한 마음으로
    머나 먼, 이름도 모르는 나라의 평화를 지켜주기 위한 출정식

    21일간의 항해를 거쳐서 도착한 대한민국 부산 땅
    253번 싸워서 253번의 승리를 거둔 용감한 용사들
    적은 월급을 쪼개 모아 보화고아원 만들고
    전쟁통에 어미 잃은 아이들 품어서 재워준 천사들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친 121명의 전사자를 이 땅에 묻고
    겨우 목숨 건진 이들이 돌아갔을 때
    그들의 조국은 혁명으로 공산국가가 되었다
    공산주의와 싸웠다고 참전용사들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고문당하고,
    숨어서 겨우 핍박받는 목숨만 이어왔다 70여년을,
    부유했던 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어
    그 중에서도 가장 비참하게 사는 강뉴부대 천사들

    2016년 “따뜻한 하루”가 찾았을 때 220분,
    2년 만에 이제 170분만 남아서
    지금도 아리랑을, 부산의 이름을 부르는,
    돌보는 이 없는 병상에서 뼈만 앙상한,
    병상에서도 코리아를 걱정하는 노병들

    세계평화의, 대한민국 평화의 진정한 사도,
    저 혼자 잘 살게 되었다고
    까맣게 잊고 있던 고마운 역사
    우리가 찾아가 보살펴야 할,
    자손 대대로 은혜 갚아야 할 천사, 에티오피아 강뉴부대여!
    ☆★☆★☆★☆★☆★☆★☆★☆★☆★☆★☆★☆★
    《31》
    연가

    이혜선

    가진 것 모두 그대에게 드렸네
    텅 빈 나는
    더 큰 자유를 얻었네
    그대 울안에서 스스로 그대를 따르리
    그대 그림자 되어
    아름다운 꿈을 따르리

    우리 서로 구슬그물이리
    네 빛이 내게로 오고
    내 빛이 네게로 가서
    아름다운
    무지개세상 낳으리
    ☆★☆★☆★☆★☆★☆★☆★☆★☆★☆★☆★☆★
    《32》
    우리는 친구야
    아베 고보의 ‘친구들’을 보고

    이혜선

    등뒤에서 날 노리고 있는 열 두 겹 톱날 올가미
    눈앞에선 언제나 웃고 있는 그 얼굴
    얇은 피부가면 안쪽에서 속삭인다
    ‘널 사랑해’

    사방에서 목 조이는 검은 햇살바퀴들
    눈앞에 다가올 땐 검은 미소짓는다
    얇은 가면 살짝 구기며 귓가에 속삭인다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심장 조이는 달콤한 그 한 마디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달콤한 그 향기
    가까이 올 땐 언제나
    ‘우리는 친구야’

    검은 햇살바퀴에 깔려
    검은 향기에 취해 파열하는 심장
    눈앞에선 언제나 미소 짓는
    그 얼굴, 얼굴, 얼굴들의 올가미


    * 아베 고보의 <친구들> 소설<침입자>: 가족이라고,
    친구라고 하면서 침입하여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고,
    앞에서는 웃는 얼굴, 돌아서면 올가미가 되는
    표리부동의 현대인을 풍자해본 작품이다.

    출처 : 《문학과 창작》 (2016년 봄호)
    ☆★☆★☆★☆★☆★☆★☆★☆★☆★☆★☆★☆★
    《33》
    운문호일雲門好日1

    이혜선

    새해 새 아침에 떠놓은
    정화수

    벌겋게 달군 부젓가락으로
    해의 심장을 찔렀다

    물의
    심장이 불타오른다
    ☆★☆★☆★☆★☆★☆★☆★☆★☆★☆★☆★☆★
    《34》
    이팝꽃 필 무렵

    이혜선

    6.25 전쟁 이듬해 초여름, 아직 보리가 익기 전
    세상에서 가장 넘기 힘들다는 보릿고개
    아이들은 그 고갯마루에 올라 소나무 껍질을 벗겨 우려낸
    멀건 송기죽으로 배를 채웠다

    여기 저기 시체가 썩어 해골 되어 누어 잇는
    그 산을 헤매다가 주운, 제 키보다 긴 녹슨 총 하나

    장난감이 없던 시절,
    동네 아이들 빙 둘러서서 좋아라 흔들어대며
    여지저기 서로 만져보다 누군가 당긴 방아쇠에 뻥!
    돌이의 밥통이 터졌다
    길바닥에 하얀 밥알들이 쏟아져 나왔다

    돌이 엄마가 절미단지에 쌀 한 술씩 모아서
    생일밥 해준 그 이밥이,
    길에서 죽은 귀신이라 제 집에 못 들어가고
    상여집에 누었다가 산으로 간 돌이의 밥통에서,
    이제는 배가 불러 이밥이 터져나는 아이들 앞에,

    이팝꽃도 모르고는 아이들 앞에,
    올해도 산에 들에 지천으로 이팝꽃 핀다.
    ☆★☆★☆★☆★☆★☆★☆★☆★☆★☆★☆★☆★
    《35》
    인드라 구슬그물

    이혜선

    충주박물관 불교전시실에서
    호랑이 안고 있는 나한상을 보았다
    귀가 크고 눈썹이 길게 늘어진 나한님이
    아기호랑이를 무릎 위에 앉혀 포옥 안고 있었다

    두 몸이 한 몸인 양 잠차지게 안고 있었다
    얼굴 표정은 알 수 없도록 닮아 있는 돌덩이다
    가부좌한 무릎 위에 앉아
    편히 쉬는 아기 호랑이 모습도
    알아볼 수 없도록 닳아 있다

    마치 불어오는 바람에 뜰 앞 감나무잎이 날아내렸다
    감잎 아래 흙집으로
    개미들이 먹이를 가득 물고 드나들었다
    먹잇감을 무거운 등에 진 개미 행렬 속에 언뜻
    내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나한님의 긴 눈썹이 휘날렸다
    두툼한 손으로 내 등을 쓸어주었다
    잠차지게 포옥 안아주었다
    ☆★☆★☆★☆★☆★☆★☆★☆★☆★☆★☆★☆★
    《36》
    저승꽃 수술하다

    이혜선

    둥근 능침을 둘러싼 곡장曲墻 앞에
    말과 양들을 거느리고
    문인석文人石으로 서 있는 그 남자

    왼쪽 뺨에, 어깨에 검으스레
    검버섯 피었다

    아직은 저승 가면 안 되는데
    영원히 저승 가면 안 되는데

    영월땅 멀고 먼 지아비만 바라보는
    슬픈 정순왕후님 가슴애피
    지켜드려야 하는데,

    레이저수술로 깨끗이
    지워줘야겠다, 그남자 얼굴에 저승꽃
    ☆★☆★☆★☆★☆★☆★☆★☆★☆★☆★☆★☆★
    《37》
    적멸을 쪼다

    이혜선

    도토리 깍지 속에 숨어 있는
    고요함을 주우러
    오대산 적멸보궁 올랐더니

    발 시린 딱따구리 한 마리
    이 뭣고, 이 뭣고
    마른 나무둥치만 쪼고 있었네

    도토리도 다람쥐고 보이지 않고
    마음 숨긴 물소리만
    만져보고 돌아왔네

    솔바람 소리만
    만져보고 왔네.
    ☆★☆★☆★☆★☆★☆★☆★☆★☆★☆★☆★☆★
    《38》
    조선 된장 항아리

    이혜선

    고갱의 빈 의자에서 타히티의 여인들이
    큰 젖무덤으로 걸어나와
    조선의 항아리
    둥근 엉덩이 속으로 들어간다

    할머니와 손자들의 이야기가 소복소복 쌓이는
    1월의 밤에
    만삭의 항아리가 숨구멍을 크게 벌린다
    오뉴월에 빨아들인 타히티의 태양 빛이
    드높은 조선의 가을하늘빛이
    대지의 젖가슴 속에서 마구 뒤섞인다

    배불뚝이 오지항아리 속 된장 고추장이
    뽀글뽀글 익어간다
    새봄의 항아리 온 몸에
    흑갈색 난초 한 포기 피어난다
    ☆★☆★☆★☆★☆★☆★☆★☆★☆★☆★☆★☆★
    《39》
    지구를 떠나서

    이혜선

    빗물에 깎여내려 동글동글한
    석회석 산 모고테를 만나러 간다
    모난 마음밭 갈아엎고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달팽이가 기어가고
    물고기가 하늘 날아다닌다
    해마와 악어가 나란히
    사이좋게 놀고 있는 동굴 천정
    사람은 혁명을 그려놓고 해골로 남아 있다*
    (내 해골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뜨겁게 빛나는 해 아래서는
    날개 짓 멈춘 독수리가 바람 타고 낮게 떠있다
    접어둔 날개를 꺼내어 나도
    둥근 구름을 둥글둥글 돌아본다

    쿠바 비날레스 인디오 마을
    느릿느릿 굴러가는 거울의 바퀴를 만나러 간다
    모난 마음밭 갈아엎고
    다시 돌아오는 여기, 나를 만나러 간다

    지구를 떠나서

    * 인디오동굴과 둥근 산의 한쪽 면에 그려진 벽화
    ☆★☆★☆★☆★☆★☆★☆★☆★☆★☆★☆★☆★
    《40》
    지구를 만들다

    이혜선

    미사리 한강 가에 가서 흙을 떠 왔다
    아른아른 봄 햇살이 함께 따라왔다
    하얀 스티로폼 상자에 햇살거름 섞어 담았다
    집 하나 만들었다
    매운 고추 방울토마토 상추를 심고 잘 눌러주었다
    물을 훔뻑 주었다
    우리 모두 묵은 신발을 벗고 새싹이 트는 봄밤
    발바닥이 간질간질, 물관부가 스멀스멀 열린다
    봄햇살 깃털 달고 날아오른다
    심장이 벌떡벌떡 뛰는 새 지구를 만들었다.
    ☆★☆★☆★☆★☆★☆★☆★☆★☆★☆★☆★☆★
    《41》
    코이 법칙

    이혜선

    코이라는 비단잉어는
    어항에서 키우면 8센티미터밖에 안자란다

    냇물에 풀어놓으면
    무한정 커진다

    마치 너의 꿈나무처럼,

    출처 : 《문학예술》 (2016년 여름호)
    ☆★☆★☆★☆★☆★☆★☆★☆★☆★☆★☆★☆★
    《42》
    콩나물시루 속 심헤어

    이혜선

    1.
    작은 콩알 속에 잠 든 씨눈이
    싹터 줄기를 세우기까지
    시루 속에서 몸 비틀며 밀어 올리는 연둣빛 시간

    이따금씩 물 부어주면 온 몸 불리고 싹을 틔워서
    마침내 까만 껍질 찢어지는 붉은 꽃송이

    2.
    캄캄한 콩나물시루 속 심해어
    하루 서너 번 주는 물을 통째로 꿀걱 삼키고
    젖은 몸 불리는 사코파린크스
    통방울눈으로 위만 바라보며 선선에 들어
    조금씩 줄기 밀어 올리는 바렐아이

    작은 콩나물시루 속 세상을 키운다
    수심 1km 아래 푸른 바다에서
    연한 싹 한 줄기 끌어올린다
    빛을 쏘아 올린다.

    *심해어들은 깊은 바다 속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수심 1km 아래서는 스스로 빛을 낸다
    ☆★☆★☆★☆★☆★☆★☆★☆★☆★☆★☆★☆★
    《43》
    풀치에게

    이혜선

    ‘풀치’라고 네 눈을 마주하고 불러보면

    풀잎에 내리는 아침이슬, 또르르 구르며
    흔들리는 모습

    가는 허리 요리조리 장난치는
    깊은 바다 눈빛, 그 피리소리

    오뉴월 물 오른 풀밭을 맨발로 걸어가면
    발바닥 간질이며 바닷속 말을 걸어오는
    새로 돋는 은빛 풀잎내음

    ‘풀치’라고 네 눈을 마주하고 불러보면

    긴 허리, 물장구치는 지느러미
    맑은 물방울 뽀글뽀글
    세상 바다 다 가진 아기풀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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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7 한혜영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2.01.740
    316 김종제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2.01.450
    315 고형렬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2.01.480
    314 류시호시모음 10편 김용호2020.12.01.481
    313 최완탁시모음 12편 김용호2020.12.01.581
    312 임숙희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2.01.712
    311 김이듬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1.09.660
    310 이태수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1.09.440
    309 이남일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1.09.540
    308 김현태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1.09.791
    307 전동균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1.09.670
    306 정유찬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1.09.721
    305 김영미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1.09.470
    304 황규관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1.09.561
    303 김영숙시모음 12편 김용호2020.11.09.731
    302 정일근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1.09.510
    301 정세훈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1.06.700
    300 오정방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1.06.720
    299 송찬호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1.06.781
    298 조용미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1.06.331
    297 장세희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1.06.470
    296 김광섭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1.06.511
    295 정성수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1.06.451
    294 신현림시모음 45편 김용호2020.10.31.720
    293 김영춘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0.31.711
    292 김명숙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0.31.792
    291 송수권시모음 40편 김용호2020.10.31.691
    290 박남희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0.31.811
    289 박명숙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0.31.840
    288 김진곤시모음 22편 김용호2020.10.31.721
    287 송정림시모음 15편 김용호2020.10.20.831
    286 정현종시모음 65편 김용호2020.10.20.941
    285 최춘자시모음 25편 김용호2020.10.20.861
    284 허석주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0.20.811
    283 박소란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0.20.901
    282 이성복시모음 45편 김용호2020.10.20.801
    281 박서영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0.20.811
    280 김경미시모음 50편 김용호2020.10.20.1191
    279 최영희시모음 61편 김용호2020.10.20.931
    278 김기택시모음 55편 김용호2020.10.20.761
    277 양애희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0.20.761
    276 문매자시모음 6편 김용호2020.10.20.691
    275 서지월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0.20.821
    274 이수익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0.20.851
    273 서미숙시모음 11편 김용호2020.10.20.761
    272 박성우시모음 20편 김용호2020.08.30.1342
    271 김명희시모음 25편 김용호2020.08.30.1071
    270 김강호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30.952
    269 이재무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20.1291
    268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20.08.20.1281
    267 오규원 시 모음 35편 김용호2020.03.20.3115
    266 현미정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3.20.1905
    265 문성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3.20.2034
    264 송미숙시모음 10편 김용호2020.03.20.1934
    263 봄비시모음 89편 김용호2020.03.20.2444
    262 최정란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2556
    261 이정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2.15.2396
    260 정해정 시 모음 15편 김용호2020.02.15.2124
    259 최문자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2.15.2193
    258 고재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20.02.15.6054
    257 길상호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5276
    256 최승자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2.15.2045
    255 나해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1.07.2114
    254 윤수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1.07.2084
    253 박소향 시 모음 55편 김용호2020.01.07.2234
    252 문효치 시 모음 21편 김용호2020.01.07.2005
    251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2138
    250 최영미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12.05.2624
    249 1월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2.05.2954
    248 구재기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12.05.2054
    247 공석진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2166
    246 문인수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11.16.2055
    245 이향아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1.16.2057
    244 이문조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11.16.1895
    243 전혜령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9.18.2443
    242 하영순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9.18.2403
    241 노정혜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9.18.2274
    240 김윤진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2487
    239 손택수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9.08.10.1985
    238 이규리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8.10.2006
    237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1894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1943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2173
    234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2294
    233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1841
    232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31214
    231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2323
    230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1774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1933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1853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2052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1973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1772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1741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1711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1541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1532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2236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004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2415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864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2404
    215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2176
    214 김명인시모음 65편 김용호2019.06.01.2067
    213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2025
    212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734
    211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1924
    210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2101
    209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2142
    208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2142
    207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2043
    206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144
    205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3595
    204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3683
    203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35213
    202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30515
    201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44610
    200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36112
    199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38212
    198 오순남시모음 20편 김용호2019.02.17.3439
    197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3044
    196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4575
    195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3115
    194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3106
    193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3445
    192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2855
    191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3384
    190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4129
    189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3905
    188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3696
    187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3294
    186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3336
    185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996
    184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1012
    183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965
    182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065
    181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3637
    180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2889
    179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084
    178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2644
    177 박현희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854
    176 신경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10.25.3174
    175 김재환 글 모음 13편 김용호2018.05.24.49637
    174 이용미 글 모음 6편 김용호2018.05.24.41117
    173 김민소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5.24.45415
    172 윤보영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5.24.45612
    171 안국훈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5.24.50524
    170 임영준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8.05.24.4795
    169 안성란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8.05.24.45210
    168 남궁선순 글 모음 5편 김용호2018.05.24.3373
    167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4311
    166 임두환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217
    165 송영수 글 모음 4편 김용호2018.05.24.3239
    164 신팔복 글 모음 18편 김용호2018.05.24.3206
    163 한숙자 글 모음 23편 김용호2018.05.24.3286
    162 김상영 글 모음 8편 김용호2018.05.24.2989
    161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16869
    160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5977
    159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51713
    158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58019
    157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62413
    156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56713
    155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4688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5138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47216
    152 백재성 시 모음 11편 김용호2018.02.25.4229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4068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39412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3828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41314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58413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54312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46512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43112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65915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4089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43510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48411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43510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40412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36310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38216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39711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38712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44212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40910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57316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0317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53914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55913
    127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55815
    126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56915
    125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72019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76419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0218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30823
    121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70026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78021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06825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81329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94543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18656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587107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355204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531111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1999315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821179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654278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090178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171309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727185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408196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146185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830338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256237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577252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197337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1904321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73492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139232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1820139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136175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489136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132228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341198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194135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433277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922105
    89 구연배 시 모음 36편 김용호2014.10.07.1125253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075191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174176
    86 이병율 시 모음 43편 김용호2014.10.07.1368213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963172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976159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079155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003179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116247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978216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961209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046362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994248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121135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397318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13203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337179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471317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435182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458322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768334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152273
    67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099208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966221
    65 이운룡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03.01.2443341
    64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846181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967155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883297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762737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870566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354647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027666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214699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605374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199294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540260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2942265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3855539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771374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264246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430310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773458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461340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220266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825342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483274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026323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14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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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043228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187281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643273
    37 윤동주 시모음 스무편 김용호 2004.12.29.316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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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132259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197320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144322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333343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007327
    30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330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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