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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혜영시모음 3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2.01. 00:55:44   조회: 237   추천: 4
    여명문학:

    한혜영시모음 30편
    ☆★☆★☆★☆★☆★☆★☆★☆★☆★☆★☆★☆★
    《1》
    가을 그 깊은 곳으로

    한혜영

    거인처럼 뚜벅뚜벅 가을은 왔다
    와서 높은 데 걸려 있던
    낡은 간판을 사정없이 끌어내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여기저기 세워놓았던
    나무의 이름과 길 이름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숲은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혼란이었다
    벌써 무르팍이 성치 않은 바람들 쩔뚝이며
    내게 길 물어온다
    물론 나는 길을 모른다 단지
    길을 아는 철새들만이
    제 둥지를 버리고 떠날 뿐이다 미련 없이
    ☆★☆★☆★☆★☆★☆★☆★☆★☆★☆★☆★☆★
    《2》
    검정사과농장

    한혜영

    거짓말이라는 매우 나쁜 전염병이 한바탕 농장을 휩쓸고 갔다
    농장주인은 뼈대가 드러나고 등이 굽은 기형의 사과나무 아래
    죽은 새들을 끌어다 묻었고

    가벼운 농담처럼
    꼬리와 날개가 파닥거리는 거짓말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농장주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검정사과농장]이라는 간판을
    당당하게 내걸었고 자석 같은 호기심에 큰손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질서 유지를 강조한 농장주인은 꼬리와 날개를 떼어낸,
    둥글게 잘 다듬어진 거짓말을 의기양양하게 건네주었고
    큰손들은 생전 처음 보는 검정사과라며 흥분을 했다

    이미지처럼 속이기 쉬운 것도 없는 법이지
    농장주인은 우아하게 생긴 고양이 이미지 십여 마리를 슬쩍 풀어놓았고
    이것으로 거짓말 농장의 아름다움은 극대화되었다

    거짓말 장사가 대박을 치자 농장주인은 죽은 박쥐나 두더지를
    가지고 오는 자들과도 암암리에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공급이 끊기게 되자 획기적인 상품으로
    자신의 목을 사과나무에 매달았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일한 거짓말이었다

    출처 : 시집 《검정사과농장》 (2020년 11월)
    ☆★☆★☆★☆★☆★☆★☆★☆★☆★☆★☆★☆★
    《3》
    나쁜 습관

    한혜영

    내 몸에 팽팽하게 붙들려 있던 빗줄기 뚝 끊어진다
    송신탑처럼 서 있던 나 뚜벅뚜벅 숲에 드는데
    젖을 만큼 젖어 있던 나무들 서늘한 활자
    몇 개를 혼란스러운 내 이마 위에 떨구어준다
    너희들은 이렇듯 간단했던 것이로구나
    찾아오면 고스란히 젖어주는 것으로 비의 전령을 맞이하는
    그러나 내 문제는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가볍게 부는 바람이나 비의 가락도
    내가 읽으면 반드시 誤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예리한 칼날' 아니면 '썩은 핏줄' 따위로
    읽어버리는 버릇
    이것을 또 누군가에게 전송하는 나쁜 습관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었는데
    그리운 그 누구는 당연히 수신을 거부하고
    미물들만 시끄럽게 읽어 주는 것이다
    오늘도 기어이 끊어져 버리는 빗줄기
    그 끄트머리를 물고 수 천 마리 풀벌레가 왁자하게
    운다 너무 지독해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내 밀서를
    외로움 아니면 그리움이라고
    친절하게 고쳐서 읽어주는 풀벌레들
    가던 발걸음 우뚝 멈추고
    나 소금발 튀는 것 같은 그 소리를
    다리가 아플 때까지 듣고 또 듣는 것이다
    ☆★☆★☆★☆★☆★☆★☆★☆★☆★☆★☆★☆★
    《4》
    눈뜨는 아침

    한혜영

    따끈따끈한 알 하나를 이불 속에서 만져보네
    삼백육십오알, 알 낳는 암탉 과거는 시간을 먹어 치우고
    시간은 나를 먹어치우고 나는 나를 먹어치우고

    그 힘으로 따끈따끈한 또 하루 시간을 낳았네 생명이란
    참으로 애틋하구나 가만히 알 품고 있으면
    톡톡톡 끊임없이 부리질 하는 소리

    아아, 난 살아 있는 거야 마주 쪼아보는
    생각의 부리 피묻은 날개를 추스르며 껍질을 빠져나오네
    대견스러워라 하루는 이제 온전히 내 것이야 이부자리를
    정리하면서 날개를 파닥여보네 오늘은 날 수 있을까?
    오늘은……
    ☆★☆★☆★☆★☆★☆★☆★☆★☆★☆★☆★☆★
    《5》
    대책 없음

    한혜영

    검고 깡마른 얼굴에 턱수염 거칠어 보이는 사내 하나가
    제 수하를 이끌고 공동어판장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날 때부터
    세운 대책이지만, 대책도 없이 선주들은 돈을 뜯기기 시작했고
    하필이면 이와 때를 같이하여 바다의 赤潮는 한층 짙어졌다

    툴툴거리며 들어오는 배
    붉은 아가미를 가진 어물만 쏟아내는 배는 한동안
    먼바다로 나아가 등푸른 생선을 잡아올 수가
    없을 것이다 그물 찢어질 듯, 자랑…… 자랑…… 끄덕거리며
    돌아올 수가 없는 것이다

    비린내만 풀풀 날리는 포구

    굴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대책 없어
    얼굴 무거운 선주들 사이에 나도 끼여 있었다
    본래부터가 갈잎 같은 살림이었으므로 가랑가랑
    그만큼의 걱정만 물들인 얼굴 빤히 치켜들고서

    한동안 술렁였고 한동안 혼란스러운 대책을 지나
    마침내 봄 기슭에 생각이 닿자 선주들
    퉁퉁퉁퉁 먼바다를 돌아 만선으로 돌아올 희망에
    기대를 걸고, 까짓 거 다 내어주자고
    지독해질 빈곤에 대해서 유쾌하게 결정을 내렸지만
    나는…… 오, 오! 나는…… 그 동안에 벌써

    가기만 가고 돌아오지는 않는 바다

    그 붉은 물결에 가르랑가르랑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가뭇없이 떠밀려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
    《6》
    도강渡江을 거부하는 밤

    한혜영

    여전한 선착장이었습니다
    제 설움에 출렁이는 거룻배 한 척
    마침 渡江하기 알맞은 어둠이 찾아왔으므로
    밤의 사공은 지겹게도 똑같은 리듬으로
    더듬더듬 나타났습니다
    숱해 건너본 강의 지리에 익숙한
    그는 평소의 습관처럼 척하니
    노 한 짝을 뱃전에 걸쳐놓습니다
    순간 삐그르르 기울어지는 배, 잠깐
    중심을 잃었을 뿐이라고 사공은 끌어당기지만
    배는 순식간에 밑창을 드러내고 엎어집니다
    등이나 한바탕 긁어봐요!
    신경질 적으로 물이 차 오르는 소리
    끝내 渡江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공은
    홀라당 엎어져버린 배의 밑창이나
    난감하게 바라보다가 낡은 노를 곧추세워
    끄덕끄덕 쓸쓸함이 짙은 아내의 등판이나
    할 수 없이 거슬러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
    《7》
    도둑고양이

    한혜영

    언제부터 배가 부른 도둑고양이
    탯줄 같은 어둠을 끌고 천천히
    지나가는데 붉은 실뭉치 몇 개가
    투시됩니다 제 운명을 도통 모르는
    괭이새끼들 저희들 목숨이 어떤
    무늬로 짜여질지 어미가 끌고 가는
    어둠의 질량을 전혀 모르고 굴러갑니다
    딸년 팔자는 에미를 닮는 것이여
    엄니 동굴 속에 내가 웅크렸을 때
    자꾸 열리는 문을 굳게 닫아걸며
    탯줄 잘라버리고 싶은 유혹에
    사뭇 시달릴 때 엄니는 이미
    이승서 가장 짙은 안개를 깔아
    해산자리를 봤던 것입니다
    오리무중, 오리무중……
    막막한 아침이 밤보다 길었던가요?
    슬픔을 밴 도둑고양이
    사랑을 훔치러 빵을 훔치러
    밀치던 문소리가 너무 커서 화들짝
    놀라 달아나던 안개 속에서 그토록
    질기다는 사슬을 생각했습니다
    이승과 저승 사이 출렁이는
    탯줄 저 위험한 구름다리
    엄니는 시방 대물려 줄
    팔자를 또 다시 준비하고 계십니다
    지겹고도 우우 두려운……
    ☆★☆★☆★☆★☆★☆★☆★☆★☆★☆★☆★☆★
    《8》
    똥끝

    한혜영

    임종이 가까워지면 제일 먼저 활짝 열리는 것이
    항문이라고 하네 열고 채우기를 반복했던
    둥근 괄약근의 열쇠를 찾을 수 없는
    세상 바깥으로, 아주 던져버리는 일이라 하네
    어머니의 똥끝은 왜 그리 자주 탔는지
    다급한 일 겨우겨우 해결을 보고 나면
    어느 틈에 불씨 되살아나 바짝바짝 타들어 갔던
    '당신의 항문을 페쇄 합니다'
    의사는 매정하게도 각께를 땅땅! 쳐버렸다네
    캄캄한 절망 곳곳을 다 뒤져가며 癌, 癌, 癌
    전부 캐내고 말거라고. 날카로운 불면 끝으로
    후벼 파낸 것들을 들고 달려갔지만 턱 하니
    가로막는 각께 앞에서 울부짖다가 도리 없이
    급하게 벽을 뚫어서 만든 인공 문으로
    울컥울컥, 그 서러운 것들을 내놓았다네
    둥근 손잡이도 자존심도 없이 활짝 열려있던
    무시로 죽음이 들락거렸던 인공항문
    그 중심에 기정사실로 꽂혀있던
    저승의 빨대는 참말로 입심 한 번 무서웠네
    누구나 산다는 것은 똥끝 태우는 연속이겠지만
    어쩌다 똥끝을 다 태워먹고 자신의 몸 속에 갇혀
    전전긍긍하며 절규했던 아아 내 어머니!
    똥끝이 땅 끝과 같다는 말을 그때 나는 깨달았네
    ☆★☆★☆★☆★☆★☆★☆★☆★☆★☆★☆★☆★
    《9》
    뜨거운 상상

    한혜영

    누구는 이름만 들어도 플로리다 플로리다
    황홀하다고 밀봉된 꿀단지 어루만지듯
    은근하게 발음을 내었지만 실은
    옛날엔 여기가 바다였다고……
    헌데도 나는 왠지 나는 거인의 등짝 위에다가
    살림을 차린 것만 같네 뜨겁게 달아오른
    사내의 몸뚱이를 휘까닥 뒤집으면 고 밑에
    땀 쫑알쫑알 흘리며 숨어 있던
    계집의 얼굴 하나가 배시시 웃으면
    드러날 것 같아 진주에 산호
    악세서리를 주렁주렁 걸친 계집
    요 비릿한 바람의 지느러미 만 봐도
    바다였던 것은 확실한데……
    뜨거워 뜨거워 정염의 플로리다는
    훅훅 거리며 꽃을 피운다네
    사철 들썩이는 대지 지칠 줄 모르는
    사내 발바닥이 마이애미쯤 된다고 치고
    간지럼이나 한바탕 먹여볼까?
    큭큭거리다가 이 몸 은근슬쩍
    달아오르는 뜨거운 상상
    ☆★☆★☆★☆★☆★☆★☆★☆★☆★☆★☆★☆★
    《10》
    말의 재활용

    한혜영

    쓰고 남은 말을 쌓아두는 야적장이 있다면
    나는 삼백육십오일 창고에 갇힐 거야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송전탑처럼 가시가 돋친
    부러진 삽날처럼 뒹구는
    쏙쏙 알맹이만 발라먹은 게 껍질 같은
    레게머리처럼 가닥가닥 배배 비틀어 꼰
    반쯤 타다가 말았거나 지금도 불타는
    뇌관 시퍼렇게 터지지 않은
    말을 수선하는 일로 식음을 전폐할 거야
    날마다
    용접봉에 불꽃 튀기며 말을 수선할 거야
    알록달록하게 페인트칠도 하고
    달랑달랑 예쁜 고리도 매달아준 뒤
    이 재활용품 말을
    내 나머지 인생 한쪽에 쌓아놓고
    인심 좋게 나눠줄 거야
    지지든지 볶든지 그대 인생에
    약간의 영양가를 끼치면 좋겠다고
    ☆★☆★☆★☆★☆★☆★☆★☆★☆★☆★☆★☆★
    《11》
    바늘쌈지이거나 고슴도치이거나

    한혜영

    혼자는 오지 않고
    우울과 불안을 데리고 오는 비는

    내 심장에 바늘을 하나하나 꽂아 넣습니다

    순식간에 완성된 바늘쌈지는
    내 마음을 통통거리며 굴러다닙니다

    어쩌면 동물원에서
    만난 적이 있는 바늘쌈지지만

    나는 기억을 살리려 들지 않고

    바늘 한 개를 얻는 대로
    옆구리가 뜯어진
    나를 수리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여운 듯도 하고
    괴로운 듯도 한
    동물의 울음소리를 빨리 틀어막고 싶은 것이지요

    빗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나는 마침내
    내 마음에서 통통거리는 것이
    바늘쌈지인지 고슴도치인지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아니,
    나는 바늘쌈지이거나
    고슴도치이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되어 창가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출처 : 시집 《검정사과농장》 (2020년 11월)
    ☆★☆★☆★☆★☆★☆★☆★☆★☆★☆★☆★☆★
    《12》
    밤하늘

    한혜영

    저 검은 서류는 아무도 위조하지 못한다
    매일 바꾸는 인감도장 오늘밤은
    수만 개발을 거느린 돈 벌레 같다
    어둠 걸쭉해지자마자 성냥불 탁탁!
    튀는 걸로 봐서 미련한 도적놈
    몇이나 벌써 붙은 모양이다마는

    나는 굳이 애쓰지 않으련다
    수많은 위조 꾼들의 최후가 어떤 건지
    맨발로 끌려가던 아버지가
    다급하게 주신 말씀 아니더라도
    지독하게 난해한 저 문서를
    해독한 능력이란 도저히 없는 것이다

    백지 위에 인생들은 그렇듯이
    쉽게 읽히는가 카피에 표절
    시비가 끊이지 않는 생들

    고백하건대 나 역시 도적이었다
    어머니의 인생을 카피한 딸년

    그 형편없는 이력을 모르는 채
    기웃거리는 눈들 있다면 은근하게
    귀뜸이라도 해주고 싶은 것이다
    절대로 위조하지 마라
    내 영혼은 해독불가능의 그믐밤
    미궁으로 가는 버전에든 지
    이미 오래였다고
    ☆★☆★☆★☆★☆★☆★☆★☆★☆★☆★☆★☆★
    《13》
    보리수 밑을 그냥 지나치다

    한혜영

    가로등 너는 아득한 전생에
    보리수나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뜨거운 발등 앞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석가를 물끄러미 굽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다
    고요히 흘러 넘치는 그의 뇌수를
    딱 한 방울 맛본 힘으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지 모를 일이다

    가로등 황금열매가 실하게 익어 가는 밤
    설령 네가 그 날의 보리수였다고 해도
    기대하지는 마라
    이 시대에 누가 네 앞에 가부좌를 틀고
    부처가 되려고 하겠느냐?
    너를 붙들고 오열하다가 발등
    왈칵 더럽히는 석가들이 있을 뿐,
    어쩌다 심각한 표정으로 혼자 가는 중생
    있다손 치더라도
    그는 전생에 너를 몰라보고 끄덕끄덕
    보리수 밑을 찾아가는 중일 것이다
    ☆★☆★☆★☆★☆★☆★☆★☆★☆★☆★☆★☆★
    《14》
    뻥이야

    한혜영

    무료하고 따분한 마을에 그가 나타났었지요
    시커먼 砲를 끌고 전사처럼 당당하게 그가 찾아오면
    패색 짙은 전투에서 지원군이라도 만난 것처럼
    감격에 찬 동네 조무래기들 까만 얼굴로 우르르 몰려들었지요
    강냉이, 누룽지, 보리쌀 외에 탄약이 될만한 것들
    겨우겨우 끌고 나와 벌이는 가난한 전투였지만
    나는 맨손으로 나와 용감하게 진두지휘를 했습니다
    砲에 얼굴 바짝 들이대고 비장하게
    때를 기다리면 귀 막고 뒷걸음질쳐 달아났던
    오합지졸 병사들 슬금슬금 다시 모여들었지요
    불꽃 위로 삐거덕대며 무겁게 돌아가던,
    최초로 만난 지구 앞에서 나는 팔짱을 깊이 끼고
    심각한 지휘관답게 골똘한 의문에 잠기곤 했습니다
    뻥! 한 방이면 갑절로 불어나는 보리쌀을
    우리엄마는 어째서 한 됫박도 못 내놓는 것인지
    울 아버지도 뻥 아저씨 같은 전사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빙글빙글 돌던 머릿속은 팽창을 거듭했고 아이들
    역시 그럴 지경이 되었겠지요 부풀다…… 부풀다……
    마침내 뻥이야! 지축을 흔들던 놀라운 폭발음
    공갈처럼 어른이 된 아이들 이렇게 뿔뿔이 흩어졌던 것입니다
    우우, 과연 위력적인 그 세월의 砲라니요
    ☆★☆★☆★☆★☆★☆★☆★☆★☆★☆★☆★☆★
    《15》
    삽질하는 새

    한혜영

    어린 새가 이제 막 배급을 받아
    반짝이는 삽날을 잠시 살피다가
    연습삼아 가볍게 몇 번 놀려본다
    끄떡도 없는 허공
    삽날에 붙어있는 약간의
    불안을 탁탁 털어 버린 새는
    화르르 날아올라 단단한 허공에
    힘껏 첫 삽을 찔러 넣는다

    이것으로 노동은 시작된 것이다
    붉게 빛나는 저 부리
    구리수저 하나가
    몽땅 닳아 없어질 때까지
    우주 하나가
    온전히 허물어져 내릴 때까지
    고단하게 계속될 저 삽질

    어린 새는 그것도 모르면서
    용감하게 첫 삽을 꽂은 것이다
    ☆★☆★☆★☆★☆★☆★☆★☆★☆★☆★☆★☆★
    《16》
    아름다운 음모

    한혜영

    플라스틱으로 만든 오리 한 쌍
    최대한 다정한 모습으로 연출한
    사랑과 사랑 사이에 거미줄이 쳐 있다
    참으로 지겨운 금실
    움직이지 않는 사랑은 얼마나 지루한가
    날개 죽지 속으로 파고 들어와
    시도 때도 없이 날아봐
    날아봐 근지럽게 긁어대는 바람
    참으로 근사한 유혹을,
    그 아리따운 갈등을 너희가 짐작이나 하겠느냐
    쉰내 나는 권태의 팔을 슬며시 끌러내고
    돌아누워 내통하는 왼편의 사랑,
    목숨걸고 간통을 꿈꾸는 여자들의
    가벼운 기름 주머니를 보아낼 수 있겠느냐
    본시 제 영혼에 깃들인 숙명처럼
    날개 가득 혼란을 펄럭이며 먼 강물로
    어둠 박차고 밤마다 떠나는 천둥오리
    그 위험하고도 아슬아슬했던 날개의 배반이
    얼마쯤의 생을 흥분시켰는지 알 수 없으리
    사흘 밤낮을 비바람이 두들기고
    지나가도 끄덕 없는 저 거미줄
    차갑고 딱딱한 플라스틱 몸뚱이 안에는
    아름다운 음모가 숨어있지 않아
    오리 한 쌍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시시해졌다
    ☆★☆★☆★☆★☆★☆★☆★☆★☆★☆★☆★☆★
    《17》
    아무리 숨었어도

    한혜영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 햇살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걸
    땅속 깊이 꼭꼭 숨은
    암만 작은 씨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낼걸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바람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걸
    나뭇가지 깊은 곳에
    꼭꼭 숨은 잎새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잎새
    파릇파릇 피워낼걸
    ☆★☆★☆★☆★☆★☆★☆★☆★☆★☆★☆★☆★
    《18》
    어떤 첼리스트의 노동

    한혜영

    연주자는 꽃잎을 불러모으거나
    깃털을 불러모으는 마술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므로 음악을 감상하는 일이란
    깃털로 만든 이불을 덮고 누워
    꽃잎에서 추출한 향기를 맡는 것처럼
    우아하고 고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다가 방금 전에서야 연주자들 역시
    노동자라는 사실을 어이없이 깨달은 것이에요
    탄맥(炭脈)을 찾아 끝도 없이 내려가는
    광부(鑛夫)라는 거, 삽 한 자루가
    전 재산인 저 첼리스트를 보란 말이지요
    땀 뚝뚝 흘려대며 필사적으로 놀려대는
    저 삽질
    어지간해서는 가슴 더워지지 않는
    뭇 영혼에게 땔감 대주는 일이란 얼마나
    고단하고 숨막히는 작업인가요
    진작 땔감 떨어진 무쇠난로처럼
    싸늘하게 식어 말없이 웅크리고 앉아있던
    내 가슴에 석탄 한 삽을 막 집어넣고 돌아서는
    첼리스트의 등허리가 그사이 부쩍 휘었군요
    ☆★☆★☆★☆★☆★☆★☆★☆★☆★☆★☆★☆★
    《19》
    어머니와 장롱

    한혜영

    난데없이 잘못 배달되어온 자장면 같았겠지요
    어머니는 턱 하니 앞에 놓인
    죽음의 그릇을 황당하게 들여다만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다 되도록 천천히 뒤적거리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건들면 건들수록 불어나는 면발,
    치렁치렁 창문에 매달리는 두려움을 걷어올리는 순간
    어머니는 비로소 자신의 머리맡을 지루하게 지켜오던
    자개장롱이 허공 중으로 옮겨진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빛 바랜 입술로 철없이 벙긋거리는 문짝 위에
    목단 서너 송이, 어머니는 평생 한 통속이었을 꽃가지
    사이사이 벙어리 새들과 난감하게 눈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나들이 옷 한 벌 꺼낼 수 없어 내내 헛손질했을
    장롱문짝서 흩어졌던 꽃잎 한 조각을 물고 오늘밤은
    벙어리 새가 문득 내 손바닥 위에 내려와 앉은 것입니다
    어머니 그릇 미처 비우기도 전에 또 한 차례 탕탕!
    현관문이 야속하게도 울었던가요? 처음으로 입을 뗄 듯
    주먹 안에 갇힌 새가 울먹울먹 푸푸거리다 날아간 저 편
    뜻밖에도 날마다 표류하던 장롱이 돌아온 것입니다
    차압딱지 한 장은 물론 뒤쪽에 붉을 테지요
    유난히도 손때가 반들거리는 북두칠성 그 문고리를
    힘껏 잡아당겨 그때 그 캄캄하게
    뒤엉켰을 어머니의 절망을 들여다보는 중인 것입니다
    ☆★☆★☆★☆★☆★☆★☆★☆★☆★☆★☆★☆★
    《20》
    예스터데이

    한혜영

    휘청휘청 돌아가는 연못
    낡은 턴테이블 앞에 쭈그려 앉습니다
    예스터데이~ 흐느끼는 물풀 위로
    한 떼의 시간이 꼬리를 끌며 지나갑니다
    촌스런 전나무도 이런 팝송 하나쯤은
    알고 있다는 듯 고갤 끄덕거리고
    오렌지는 아까보다 조금 더 붉어지는데
    난데없이 튀어 오르는 판! 금이 간
    청춘 위에서 깨어진 노래 알갱이들이
    딸꾹 딸꾹 튀다가 구르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복제되는 비틀즈
    파장과 파장 사이 떠오르는 수천 개
    입술이 복화술을 쓰듯 오물거리기 시작합니다
    뒤죽박죽 엉키는 세월, 시린 물 속으로
    곤두박인 나무그림자에 매달린 여자 하나가
    어제의 한 고비를 넘지 못해 마구 휘둘립니다
    펄럭이던 지느러미 위험하던 시절의
    판… 판을 꺼야하는데……
    후미진 구석에 앉아 가슴으로 적갈색
    커피를 폭폭 끓여대며 짝사랑했던 더벅머리
    그 날의 디제이는 긴 긴 외출 중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
    《21》
    옛집에 갔네

    한혜영

    손목 잡아끌었던 것은 비였을까
    모르겠네 날개 젖으며 옛집까지
    날아간 이유를 모르겠네 깡마른
    백일홍나무 한 그루 비 맞으며
    달려나와 손잡아 주었지만
    다른 것들의 안부는 애써 묻지 않았네
    새떼들 자작자작 껌 씹는 소리
    떨어지는 전깃줄 아래 왜소병 앓는
    소철과 눈 짧게 마주쳤을 뿐,
    등 돌리자 옛집 그 커다란 등치가
    칭얼거리며 주춤주춤 따라 나섰네
    안 돼……
    마침 누에고치 같은 집안에 불
    환하게 들어오고 새 주인이 된
    여자 애벌레처럼 예쁘게 꼬물거렸네
    차갑던 몸을 더듬어 빠르게 도는 피
    금세 붉어지는 옛집의 볼을 툭
    건들고 등 돌렸네 눈물 그렁그렁한
    옛집이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네
    이때 홀연히 나를 빠져나가는 나비
    한 마리 먼 후일 날개 지치도록 젖어
    찾아왔을 때 깜빡 밝아지는 전구처럼
    내 몸이 환해졌네 어느 날 문득
    그리워서 찾아올 지구
    우리의 행성이 눈물겹도록 따스했네
    ☆★☆★☆★☆★☆★☆★☆★☆★☆★☆★☆★☆★
    《22》
    오후 2시의 항변

    한혜영

    수화기 안으로 개미처럼 기어들려다
    흘끗, 지구 저편을 본다 거기는 지금
    새벽 3시 모두들 이빨을 갈며 자고 있으리라
    너덜너덜 헤진 잠의 마대를 걸치고
    고단한 수행자답게 꿈의 사막을 가고 있으리
    흔들의자에서 두어 번 몸을 끄떡거리다
    창가로 가 블라인드 사이로 바깥을 훔쳐본다
    메일박스 위에는 아직도
    무너지지 않은 공산주의의 붉은 상징처럼
    깃발 하나 완강하게 꽂혀 있다
    그가 보낸 傳令은 아직까지 오지 않았군
    오후 2시의 갈피 사이에
    아직 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부사를 끼워 넣으며
    흔들의자로 되돌아온다
    둥글게, 점점 작게 몸을 말아 올린다
    어머니 자궁 속
    그 날로 온전히 돌아가는 연습을 한다
    나 다시 태어날 거야 지금껏 만들어온
    인연의 족보를 쫙쫙 찢어버리고 다시 만들어야지
    전화도 잘하고 편지도 잘하는 거시기들만 골라서
    찢어진 족보 속에서
    그대들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당신도
    바로 거기에 끼어 있다
    ☆★☆★☆★☆★☆★☆★☆★☆★☆★☆★☆★☆★
    《23》
    완벽한 믿음

    한혜영

    우리는 언제나 빵빵! 거리며 살지
    빵을 굽다가
    인생 전체를 태워버리기도 하고
    빵을 아끼다가
    곰팡이가 피는 시간에 절망하면서

    빵이 시키는 일이라면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우리는 빵 나라의 착한 벌레
    저녁마다 빵을 뜯으며 내일의 빵을 걱정하네
    우리의 배를 빵빵하게 채워줄
    빵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면서
    빵이 우리를 잡아먹는다는 의심은 하지도 않지

    참으로 완벽한 믿음이야
    영원히 발효를 멈추지 않는
    빵이라는 종교
    ☆★☆★☆★☆★☆★☆★☆★☆★☆★☆★☆★☆★
    《24》
    위험을 평정하다

    한혜영

    어린아이가 핏불 테리어한테 물렸다고 한다
    개의 눈에서는 위험이 철철 흘렀다고

    거리엔 위험이 지나치게 많다
    위험해, 위험해
    두 팔 벌리며 막는 표지판도 그렇지만

    빨리 달리는 것들의 위험
    그런 속도를 막으려고 꽝꽝 얼린 거리
    곳곳에 스며든 어둠,
    그 캄캄함에 악어처럼 감추고 있는 것들

    위험은 위험이 목적이어서
    어디에서든 호들갑스러워야 한다
    사이렌소리가 나야 하고
    경광등이 번쩍거려야 하고

    위험은 바깥을 조금 더 선호하지만
    안도 위험이 살기엔 더 없는 조건이다
    기회만 있으면 귀신처럼 달라붙는
    불과
    물과
    추락


    도마에 올라간 소문은 얼마나 무서운가
    위험해서 위험한 위험……

    그러나 세상의 어떤 위험도
    살아 있다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는 없다

    출처 : 시집 《검정사과농장》 (2020년 11월)
    ☆★☆★☆★☆★☆★☆★☆★☆★☆★☆★☆★☆★
    《25》
    입동

    한혜영

    몸집에 비해 유난히 가느다란 다리로
    삐뚤빼똘 궁둥이를 놀려대며 걸어가는
    저런 닭들
    어디서나 흔히 봤다
    재래식 시장 혹은 유원지 화장실
    늘어진 네 박자로 삐뚤빼똘 걸어가다
    한 목청 쑥 뽑아 올리던 늙은 닭들
    비로소 자유롭게 궁둥이 흔들어대며
    떠나가는 닭들을 본 적이 아주 많다
    깃 세울 일도
    볏 세울 일도 더는 없는
    털 반쯤이나 듬성듬성 빠져버린
    저 닭!
    저 붉은 털을 가진 단풍나무 뒤를
    삐뚤빼똘 따라와서
    나 오늘아침 입동에 당도한다
    무수한 닭들
    지나가다 한번쯤은 서성였을
    ☆★☆★☆★☆★☆★☆★☆★☆★☆★☆★☆★☆★
    《26》
    표정을 읽다

    한혜영

    한때 당신은
    천 개도 넘는 표정의 샘플을 갖고 있었어요
    필요할 때마다 척척 끄집어내어 썼으니까
    어떤 역할이든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었지요
    기쁘고, 슬프고 화가 나는 표정 외에도
    당신의 안면은 부드럽고 섬세한 밀랍이어서
    이 시대의 몇 안 되는 표정의 장인이었습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다는 배우들이
    당신에게로 가서 얼굴을
    빌려 간다는 소문까지도 떠돌았지만,
    당신 표정의 가짓수는 빠르게 줄어들었지요
    처음으로 사라진 건 웃음이었고
    마지막으로 사라진 건 분노였습니다
    누구는 경제가 당신을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누구는 사랑 때문이라고 수군댔지만,
    살아 있음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요
    당신의 표정을 오랫동안 관리해왔던
    감정의 줄이 툭툭 끊겨나가자
    사방으로 금이 간
    탈바가지 한 개가 고작이었습니다
    ☆★☆★☆★☆★☆★☆★☆★☆★☆★☆★☆★☆★
    《27》
    퓨즈가 나간 숲

    한혜영

    퓨즈가 나간 숲은 깜깜하다
    나무 꼭대기 새집조차 어둡다
    길이란 길은 모두 지워지고
    온전한 것이 있다면 푸르던 기억에
    항거하는 단단한 그리움이다
    한 계절 사랑의 불 환하게 밝혔던
    나무들 열매들 그리고 새들,
    그 사랑의 흔적을 죄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물론 그냥 상처다
    이 겨울의 어둠 아니 한줄기 빛을 참고,
    그래 빛이야말로 얼마나 많은 것들에게
    상처가 되었나 눈부신, 찬란한, 아름다운 따위의
    형용사와 눈이 맞아 저지른 빛의 횡포,
    가지마다 넘치는 축복인 양 위선의 잎새
    덕지덕지 발라주며 오늘의 상처를 마련했었다
    누구라도 헛발 자주 내딛고 나뒹굴던 시절,
    쌈짓돈 마냥 숨겨둔 사랑의 잎새 하나만 있어도
    가슴은 이리 훗훗한 그리움이다
    어딘가에 한 뭉치 퓨즈가 분명 있을 것이다
    계절과 계절의 끈을 잇고 명치끝을 꾸욱 누르면
    혼곤한 잠의 머리 절레절레 흔들며 숲은 그 날처럼
    홀연히 일어날 것이다
    때문에 새들은 이 겨울 떠나지 않고
    하늘 받들어 빈 숲을 지키고 있다

    출처 :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1996)
    ☆★☆★☆★☆★☆★☆★☆★☆★☆★☆★☆★☆★
    《28》
    한밤에 끓이는 커피

    한혜영

    물이 끓어오르면서 주전자
    늑대울음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도 저렇게 울었던 것 같습니다
    갈 데 없어 서러운 늑대처럼
    사랑을 잃은 그도 저렇듯
    우~ 우우 소리를 냈었지요

    못질해 두었던 시간의 가슴을
    열어봅니다 푸르디푸른 별빛!
    천 개의 얼음발로 벼랑을 타고 있습니다
    아슬아슬 놓였던 발자국마다
    일어서는 은빛! 비틀거리는
    늑대 가슴엔 아직도 한 개의 달이
    우~ 우우 핏빛입니다

    미친 바람이었을 테지요
    그 원통한 울림대
    밑바닥까지 쑤~욱 손을 집어넣고
    응고직전의 슬픔 휘휘 저어댔던

    회한이 나의 五臟에서 그의 울음을
    꾸역꾸역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검푸른 늑대울음과 합성된
    그의 울음, 하늘도 덩달아
    울컥울컥 달빛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비가 와야 하는 이유 - 한혜영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우울했다
    오랫동안 친해왔던 신경통의 안부가 궁금하고
    낙숫물 급하게 흘러내리던
    혈관 구석구석의 안부도 궁금했다
    젖는데 익숙한 것들은 못 견딜 노릇이다
    위험수위에 닿을 듯 닿을 듯
    흥건한 슬픔의 참맛을 아는
    마음의 안팎을 햇볕에 내어 말린다는 것
    은 고문이다
    지느러미를 단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매끄럽게 슬픔 속을 빠져 다니며
    물비늘 일구고 형형색색
    금침을 놓는 추억이 있어 아직은
    행복한 날

    비가 와야 하는 이유는
    신경통을 앓고 싶어서다
    ☆★☆★☆★☆★☆★☆★☆★☆★☆★☆★☆★☆★
    《29》
    핸드폰

    한혜영

    핸드폰 한 대씩은 새들도 갖고 있지.
    지붕 위 새 한 마리 어딘가로 전화 걸면
    그 소식 반갑게 받은 짝꿍 하나 날아오고.

    어쩌면 새가 먼저 핸드폰을 썼을 거야.
    전화선도 필요 없고 수화기도 필요 없고
    저 하늘 푸른 숫자판 부리 하나면 간단한 걸.

    삐룩삐룩 여보세요 또로로롱 사랑해요.
    우리 동네 아침 시간 혼선되는 새소리들
    그래도 끼리끼리는 척척 듣고 통화하네.
    ☆★☆★☆★☆★☆★☆★☆★☆★☆★☆★☆★☆★
    《30》
    홍녀

    한혜영

    감 꽃 속으로 드나드는 꿀벌 한 마리를
    무심코 보고 있다가 문득
    석천이 고모 홍녀를 생각합니다
    바람둥이 한 사내를 사랑했던 죄로
    평생을 수절했던 그녀
    열아홉 순진하게 열린 꽃샘 깊숙이
    침을 꽂은 사내는 그 봄 내내 꿀벌처럼
    속삭였을 것입니다 사랑해…… 좋아해……
    그러다 감 꽃 툭 떨어지고 도드라진 젖꼭지
    만 달랑 남겨두고 그 사내 떠나갔겠지만
    홍시 툭툭 지는 긴긴 겨울
    수십 번이 바뀌도록 그녀의 귓속에는
    꿀벌 한 마리 여전히 살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떠나고 진짜 여자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달콤한 밀어
    은근한 말의 오르가슴만으로 그 긴 세월
    나른하게 건너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는가
    하고, 이제는 곶감처럼 늙어버렸을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떠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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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글 목록 2022. 07. 06.  전체글: 339  방문수: 35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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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2013.08.17.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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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6 양애희시모음 21편 김용호2020.10.20.1836
    275 문매자시모음 6편 김용호2020.10.2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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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1 박성우시모음 20편 김용호2020.08.30.2256
    270 김명희시모음 25편 김용호2020.08.30.2444
    269 김강호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30.1877
    268 이재무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20.2694
    267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20.08.20.3804
    266 오규원 시 모음 35편 김용호2020.03.20.6279
    265 현미정시모음 50편 김용호2020.03.20.3828
    264 문성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3.20.29810
    263 송미숙시모음 10편 김용호2020.03.20.2709
    262 봄비시모음 89편 김용호2020.03.20.4888
    261 최정란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44711
    260 이정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2.15.3999
    259 정해정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2.15.3016
    258 최문자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2.15.4416
    257 고재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20.02.15.7477
    256 길상호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60811
    255 최승자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2.15.2807
    254 나해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1.07.2937
    253 윤수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1.07.2777
    252 박소향 시 모음 55편 김용호2020.01.07.3307
    251 문효치 시 모음 21편 김용호2020.01.07.2958
    250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34942
    249 최영미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12.05.3876
    248 1월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2.05.4936
    247 구재기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12.05.2797
    246 공석진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7069
    245 문인수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11.16.3408
    244 이향아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1.16.31412
    243 이문조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11.16.2798
    242 전혜령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9.18.3686
    241 하영순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9.18.3906
    240 노정혜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9.18.3128
    239 김윤진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36211
    238 손택수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9.08.10.2737
    237 이규리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8.10.3519
    236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27320
    235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3328
    234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49313
    233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81316
    232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2684
    231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66018
    230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58417
    229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2447
    228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3336
    227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806
    226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2985
    225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2665
    224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3477
    223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3354
    222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2824
    221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705
    220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827
    219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33513
    218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817
    217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829
    216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5721
    215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837
    214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30310
    213 김명인시모음 65편 김용호2019.06.01.31010
    212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27510
    211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518
    210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2937
    209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4078
    208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3205
    207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6337
    206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32710
    205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3157
    204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44758
    203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5459
    202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49718
    201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48751
    200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55014
    199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44318
    198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69717
    197 오순남시모음 20편 김용호2019.02.17.40497
    196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4277
    195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58011
    194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3799
    193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3789
    192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4719
    191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3857
    190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47310
    189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48512
    188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4538
    187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45110
    186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4307
    185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4108
    184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9310
    183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8720
    182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757
    181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839
    180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59511
    179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43412
    178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4948
    177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3287
    176 박현희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546
    175 신경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10.25.44610
    174 김재환 글 모음 13편 김용호2018.05.24.68643
    173 이용미 글 모음 6편 김용호2018.05.24.50021
    172 김민소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5.24.58221
    171 윤보영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5.24.56618
    170 안국훈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5.24.72430
    169 임영준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8.05.24.57411
    168 안성란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8.05.24.58613
    167 남궁선순 글 모음 5편 김용호2018.05.24.4225
    166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43514
    165 임두환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47810
    164 송영수 글 모음 4편 김용호2018.05.24.42015
    163 신팔복 글 모음 18편 김용호2018.05.24.4599
    162 한숙자 글 모음 23편 김용호2018.05.24.43110
    161 김상영 글 모음 8편 김용호2018.05.24.36214
    160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215813
    159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69314
    158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63615
    157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70547
    156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117020
    155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70737
    154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56411
    153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60410
    152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8321
    151 백재성시모음 61편 김용호2018.02.25.54613
    150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52713
    149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48414
    148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6113
    147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50219
    146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71919
    145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69017
    144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60018
    143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52915
    142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82920
    141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50232
    140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56518
    139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63215
    138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50916
    137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52214
    136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43512
    135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8322
    134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8026
    133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7116
    132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52617
    131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50114
    130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5319
    129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7019
    128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62635
    127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75818
    126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64019
    125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69521
    124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81342
    123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5824
    122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8222
    121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38827
    120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80935
    119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98526
    118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22933
    117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90034
    116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02848
    115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40663
    114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729112
    113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655212
    112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622122
    111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148427
    110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932223
    109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748363
    108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283191
    107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480318
    106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982198
    105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681207
    104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231205
    103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87444
    102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68260
    101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713351
    100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340398
    99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321454
    98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53101
    97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87241
    96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104147
    95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252261
    94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64141
    93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233237
    92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498225
    91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300144
    90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794296
    89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012114
    88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213271
    87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223204
    86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77181
    85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574218
    84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105180
    83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099209
    82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85161
    81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200192
    80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217288
    79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45228
    78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038216
    77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42514
    76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118255
    75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184143
    74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554328
    73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99211
    72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74183
    71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604321
    70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586188
    69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623330
    68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854341
    67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304425
    66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356216
    65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2048271
    64 이운룡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03.01.2563349
    63 호호석시모음 29편 김용호2014.03.01.1932186
    62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050165
    61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2008305
    60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7000747
    59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118574
    58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607652
    57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216676
    56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378709
    55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819383
    54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36298
    53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644267
    52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091271
    51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097560
    50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910385
    49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85251
    48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591358
    47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917530
    46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59347
    45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62276
    44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985365
    43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685281
    42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214332
    41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328237
    40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59218
    39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212234
    38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420288
    37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75281
    36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413280
    35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408292
    34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53265
    33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314330
    32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445330
    31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538350
    30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209335
    29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599300
    28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164362
    27 홍수희시모음 70편 김용호 2004.07.07.3249389
    26 조병화님 시모음 22편 김용호 2004.07.02.3098279
    25 이정하 시 모음 51편 김용호 2004.07.02.2842298
    24 신달자시모음 69편 수정 김용호 2004.07.02.3244321
    23 서정윤시모음 41편 김용호 2004.03.12.2949288
    22 김용호시모음 75편 김용호2004.03.12.4337245
    21 이해인 시 모음 28편 김용호 2004.03.12.4564303
    20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3043315
    19 류시화시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2914274
    18 정두리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4.03.12.3324226
    17 도종환 시 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3498401
    16 정호승 시 모음 39편 김용호 2004.03.12.3030379
    15 유치환 시 모음 45편 김용호 2004.03.12.3484403
    14 한용운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03.12.3056310
    13 원태연님시모음/25편 김용호 2004.03.12.2942336
    12 용혜원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3707340
    11 안도현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4400521
    10 김남조 시 모음 67편 김용호 2004.03.12.4582366
    9 한시 모음 김용호 2004.02.24.3070521
    8 김시습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4.02.24.2917470
    7 박목월 시 모음 30편 김용호 2004.02.24.2424259
    6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3144494
    5 서정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 2004.02.09.3108464
    4 노천명 시 모음 23편 김용호 2004.02.08.2312419
    3 정지용 시 모음 24편 김용호 2004.02.08.2198351
    2 김현승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2.03.538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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