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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제시모음 21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2.01. 00:54:55   조회: 119   추천: 0
    여명문학:

    김종제시모음 21편
    ☆★☆★☆★☆★☆★☆★☆★☆★☆★☆★☆★☆★
    《1》
    절대로 죽을 수 없는 일

    김종제

    짐승들을
    하루에 5명이나 상대해야했다
    우리나라에서만 20만 명이 넘었다
    1992년 항의집회를 가진 후
    8년 동안
    147명이 이승을 떠났다

    70여 년 지난 오늘
    생존자는 87명이었다
    그 할머니들마저
    빨리 하직하기만을 기다리듯
    일본은 귀를 막고 외면하고 있다
    사과하라는 그 소리가
    지상에서 사라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관속에서라도
    수요모임에 나오겠다는
    절규가 들리지 않는지
    온몸을 내려치는
    얼음 눈발보다 더 절절하지 않는지
    시간이 없다
    저들의 매듭을 끊어주고
    옥쇄에서 풀어줘야 한다

    죽을 수 없는 일이 있으니
    몸을 짓밟고 간 일이다
    참회를 하지 않는 일이다
    제가 하지 않았노라고
    거짓말하는 일이다
    저들이 죽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죽을 수 없는 일이다
    ☆★☆★☆★☆★☆★☆★☆★☆★☆★☆★☆★☆★
    《2》
    1월이라는 섬

    김종제

    그 섬은 늘 우기雨期이거나
    만년설이었으므로
    그 섬에 들어간 사람은
    행방불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섬의 살갗은
    무슨 고대의 짐승처럼
    늘 축축하게 젖은 비늘로 덮여있다고
    소문만 무성했는데
    처음부터 그 섬으로 가는 길이
    애초에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매 번 붉은 해가 떠오르는 곳이
    틀림없이 그 섬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로
    바닷가는 자주 얼어붙었다
    섬이란 어쩌면
    짙은 안개 같은 것이라고
    한 치 앞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얼음의 바다를 건너간 사람들이
    뭍으로 돌아온 것을 본 적이 었었으므로
    섬이 되어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섬은 늘
    무엇이든 다 집어삼킬 듯
    원초적인 눈빛이었다
    ☆★☆★☆★☆★☆★☆★☆★☆★☆★☆★☆★☆★
    《3》
    12월의 무언극

    김종제

    새들이 숲을 버리고 일제히 비상한다
    나무들도 거친 옷을 벗어버리고 뒤를 좇아 비상한다
    깃든 자리를 흩으리지 않은 채 둥지속에 꽃 한 송이씩 물고
    하늘의 어딘가로 푸드득 날아간다
    몇몇 꽃들은 이미 세상의 절벽 끝까지 기어 올라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고 몇몇 나무의 가지들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발 디딘 곳으로부터 나를 풀쩍 뛰어 날아 오르는 것들
    나무에게 있어서 푸르렀던 것들
    꽃에게 있어서 희거나 검거나 붉거나 노랗거나
    숲에게 있어서 날개를 펼쳐 보이며 날아가는 것들
    세상이라는 무대에 몸을 펼쳐 보이는 짓이다
    말 없이 행하는 저 고요한 면벽의 저것들을 소리 없는 언어라고 하자
    저것들을 살아있는 말이라고 하자
    이제 봄이 될 때까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두텁게 얼어붙은 언어가, 말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고
    그 위로 고대에 사라진 상형문자들이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이니
    12월의 저 몸으로 쓰여진 글을 해석하라
    ☆★☆★☆★☆★☆★☆★☆★☆★☆★☆★☆★☆★
    《4》
    그대와 내가

    김종제

    소리 소문도 없이
    흔적도 없이 제 몸을 태워
    비밀스레 찾아온 어둠을 쫓아내고
    방 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서
    환하게 밝혀 주니, 촛불이라고 하더라
    비록 재가 될 망정
    말없이 뒤좇아가 자기를 죽이면서
    서로 뜨겁게 껴안으며
    밤새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허기진 가족의 한 끼
    따뜻한 밥을 만드는 것이
    지붕 아래 거적 덮어 쌓아둔,
    잘 마른 장작이라고 하더라
    나를 촛불처럼 태우지 않고서는
    나를 장작처럼 죽이지 않고서는
    내일의 꽃이 다투어 피어
    봄의 마당 안쪽이 아름다울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라
    내일의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서
    마을 뒷산이 푸르게 우거질 것이라고
    절대로 기대하지 말아라
    그대와 내가 허리를 구부려
    담쟁이 넝쿨처럼 누군가 밟고 올라갈
    세상의 층계가 될테니
    그대와 내가
    풍물의 한 바탕 휘모리가 되어
    거친 숨소리로 내고 달아서
    맺힌것 풀고 닫힌 것 열어 줄테니
    아직 피어나지 못한 꽃이라든가
    아직 자라지 못한 나무라든가
    저 하늘 끝까지 닿아서
    어여쁜 새처럼
    둥지를 박차고 훨훨 날아가기를
    ☆★☆★☆★☆★☆★☆★☆★☆★☆★☆★☆★☆★
    《5》
    깊은 맛

    김종제

    모름지기 배추는
    다섯 번은 죽어야
    깊은 맛을 얻을 수 있다는데

    밭에서 잘 자란 놈을
    모가지 잡아채서 쑤욱 뽑아내니
    그 첫 번째요
    도마 위에 올려놓고
    번득이는 칼로 몸통을 동강내니
    그 두 번째요
    커다란 고무다라에
    소금물 뒤집어쓰고 누웠으니
    그 세 번째요
    고춧가루에 마늘에 생강에
    온몸이 붉은 피로 뒤범벅이 되었으니
    그 네 번째요
    마지막으로 독이란 관에 묻혀
    흙 속으로 다시 돌아가니
    그 다섯 번째라

    푸르뎅뎅한 겉절이 같은 것이 아니라
    시큼털털한 묵은지 같은 것이 아니라
    쓴맛에 매운 맛에 단맛까지
    몇 번은 죽어
    깊은 맛을 내는 김치처럼

    우리네도
    몇 번은 죽었다가
    몇 번은 살았다가
    곰삭은 인생이야말로
    깊은 맛을 지니는 것 아닌가

    잘 익은 저 주검을
    손으로 집어
    한 입 먹어주는 것도
    생에 한 발 더 깊이 빠지는 일이겠다
    ☆★☆★☆★☆★☆★☆★☆★☆★☆★☆★☆★☆★
    《6》
    꽃 도시락

    김종제

    이 여름에는 한데 놓아도
    결코 쉬지 않는
    나리꽃, 접시꽃, 투구꽃, 달맞이꽃
    들녘에 가득한 꽃을 따서
    도시락에 담아
    당신에게 보내 드리련다
    내가 보내준 꽃향기를 맡고
    살 떨리도록 피 맺히도록 중독되라고
    내가 전해준 꽃밥 먹고
    꽃처럼 붉은 마음 피어나라고
    꽃보다 고운 눈길 보내달라고
    내가 건네 드린 도시락 받아서
    배고플 때 한 술 드시면
    가슴속에 지녔던 얼음의 꽃이
    구토처럼 터져 나오겠고
    뱃속에 지녔던 곰팡이 꽃이
    밑으로 다 쏟아져 나오겠고
    한 술 더 드시면
    옥에 갇힌 춘향이가
    창살에 걸린 달만 바라보듯이
    구름다리에 못 박힌 황진이가
    바위에 휘돌아 가는 물만 바라보듯이
    꽃 도시락 다 드시고
    임자 같은 나
    한 사람만 기억하라는 것이다
    내게 꽃으로 다가와서
    온종일 나의 주인이 되시라
    살 같은, 피 같은 꽃 드시고
    내 속에서 평생 꽃집 짓고 사시라
    ☆★☆★☆★☆★☆★☆★☆★☆★☆★☆★☆★☆★
    《7》
    낙서

    김종제

    담벼락 같은 세상에
    누가 아무렇게나 갈겨 쓴
    글 같은 것들
    너를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제멋대로 그려 놓은
    기호나 부호 같은 것들
    아무도 해석할 수 없게 써 놓은
    암호 같은 것들
    눈앞에
    저렇게 가득히 서 있는 것들
    나무 빼곡하게 들어선 숲 같은 것들
    물 가득 흐르는 강 같은 것들
    그 위로 날아가는 새들
    그 속으로 헤엄치는 물고기들
    지상에 누가 함부로 풀어놓은 것들
    예고도 없이 흩날리는 눈발 같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뜨고 지는 일월(日月)이나
    변함 없는 천지 같은 것들
    지울 수 없게
    아로새긴 연비(聯臂) 같은 것들
    두 다리로 걸어가는 것들
    네 다리로 달려가는 것들
    대지를 돌아다니며 낙서하는 것들
    동굴 같은 세상에
    너를 갖고 싶다고 원한다는
    말 대신에
    손으로 발로 마음으로
    그려 놓은 무늬 같은 것들
    ☆★☆★☆★☆★☆★☆★☆★☆★☆★☆★☆★☆★
    《8》
    떡국 한 그릇

    김종제

    정월 한낮의 햇살이
    떡국 한 그릇이다
    며칠째 굶은 숲이, 계곡이
    어른에게 세배 드리고
    덕담 몇 마디 들었는지
    배가 부르고 눈이 감겼다
    한 술 잘 얻어먹었다고
    새파란 풀 돋아나고
    물 흘러가는 소리가 상쾌하다
    오늘이 흥겨운 설날이라
    한 솥 끓인 떡국
    이 산하에 골고루 나눠주는데
    한 살 더 먹었다고
    까불거리는 시누대가 정겹다
    까치가 고개를 바짝 치켜든다
    따스한 언덕에 기댄
    소나무는 벌써 졸고 있고
    한 그릇 더 먹은 바위는
    불룩한 배 드러낸 채
    매고 가도 모르게 잠들었다
    계곡에는 오랜만에 만난
    며느리 같은 물들이
    떡국 한 그릇 먹는다고
    부엌처럼 시끄럽다
    솥 다 비운 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며칠 내로 꽃소식 듣겠다
    ☆★☆★☆★☆★☆★☆★☆★☆★☆★☆★☆★☆★
    《9》
    만삭(滿朔)

    김종제

    뱃속이 만삭이다
    허공으로 두둥실 뜬 달이든
    땅속에서 부풀어오른 씨앗이든
    나뭇가지에 돋아난 새순이든
    그속에 꿈틀거리는 목숨이 있으므로
    이제 곧 울음 터뜨릴 일만 남은 것이다
    양수가 터지듯이
    보름달빛이 쏟아지고
    흙을 가르며 꽃대가 올라오고
    껍질을 뚫고 잎이 펼쳐지고 있다
    빈곳 없이 가득 들어찼으므로
    안에서 밀쳐내고
    밖에서 끌어당기고
    벌거벗고 나온 저 희망찬 몸짓에
    눈이 부시다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또 만삭이었을 때
    장독대위에 물 한 그릇 떠놓고
    보름달에게 빌었다고 하고
    열매처럼 속이 단단해지라고
    움처럼 해마다 새로워지라고 하셨다고
    ☆★☆★☆★☆★☆★☆★☆★☆★☆★☆★☆★☆★
    《10》


    김종제

    흙의 대문을 열고
    나무가 올라온다
    나무의 미닫이문을 열고
    꽃이 올라온다
    꽃의 창문을 열고
    향기가 퍼져나간다
    몇 번
    달이 차고 기울었으므로
    자물쇠 풀어지고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에는
    숨겨진 문이 있다는 것인데
    어제 적신 빗발이나
    오늘 쌓인 눈발이나
    어디서 왔겠는가
    저 위의 어느 문이
    비로소 열린 것이다
    당신도 한 열 달
    뱃속에 만삭으로 품고 있다가
    마침내 때가 되었다고
    문밖으로 건네주었으니
    그 목숨이
    또 문을 열고
    새벽 같은 문을 만들고 있다
    ☆★☆★☆★☆★☆★☆★☆★☆★☆★☆★☆★☆★
    《11》
    물맛

    김종제

    절 집에 놀러갔다가
    주인이 잠시 출가한 사이에
    어찌나 목이 마르던지
    물 한 바가지 훔쳐먹는데
    그 맛이 기막히더라

    누구는
    웬 호들갑이냐 하면서
    물맛이 뭐 다 그렇지 하겠지만
    집마다 맛이 다른 게
    앞마당에 파놓은
    깊고깊은 우물이더라

    그래도
    물맛을 제대로 못 찾았다면
    예배당에 한 번 가봐라
    입구에서부터
    잔 건네주면서 물 따라주는데
    그 맛이 또 별미더라

    따지고 보면
    짠 소금기의 바닷물 싫어서
    제 태어난 계곡으로 되돌아오는
    연어나
    들녘에 내린 간밤의 빗물에
    불쑥 돋아난 붓꽃 같은 것들도
    물맛을 온몸으로 깨우친 거더라

    생에서 기쁨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물맛 제대로 아는 것이더라
    ☆★☆★☆★☆★☆★☆★☆★☆★☆★☆★☆★☆★
    《12》
    발바닥

    김종제

    내 그림자에 멱살 잡혀
    질질 끌려오는 발!
    아니 수레에 올려놓은 짐처럼
    나를 헉헉 밀고 가는 발!
    존재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라지고 없는 듯한
    경계에 서 있는 발!
    나보다 먼저 달아나면서
    나를 놓쳐버린 저 발을
    콱, 밟으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춘삼월에도 눈이 펄펄 내린다
    슬슬 비도 내려 세상이 질퍽하다
    발을 몸 속에 집어넣고
    지렁이처럼 끌고 가자
    배나 등을 눕혀 낮게 엎드려 가자
    지워지는 발바닥으로만 가자
    두려움 없이 드러누운 길이여
    혹시라도 나를 밟고 가라
    다시 일어난다는 믿음을 가지게
    다리 없이, 하늘과 멀어지거나
    발 없이 땅과 가까워지거나
    문밖으로 노출된 생이
    진흙으로 새긴 문신만 남았다
    결코 되물릴 수 없는 발바닥이
    바닥의 끝에 닿았다
    ☆★☆★☆★☆★☆★☆★☆★☆★☆★☆★☆★☆★
    《13》
    벚꽃 그녀에게

    김종제

    누군가를 저렇게 간절히 원하다가
    상사병으로 밤새 앓아 누워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적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원망하다가
    눈물 하루종일 가득 흘려
    깊은 강물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목 빼고 기다리다가
    검은머리 한 세월
    파뿌리 흰머리가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못 잊어 그리워하다가
    붉은 목숨 내놓고
    앞만 보고 행진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찾아다니며
    사막의 빙하의 길
    오래 걸어 신 다 닳아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단 며칠이라도 얼굴 보여주려고
    이 세상 태어나기를 원한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몸 눕혀 불길로 공양해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목숨 바쳐
    순교자의 흰 피를 뿌려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말없는 눈빛으로 다가가
    속 깊은 우물이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천년 만년 바람 불고 눈비가 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절대적인 꿈과 희망이 되어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전율이 감도는
    노래와 춤이 되어 본 적이 있느냐
    어제 벚꽃, 그녀에게
    숨김없이 옷을 다 벗고
    사랑한다고 고백해 본 적이 있느냐
    ☆★☆★☆★☆★☆★☆★☆★☆★☆★☆★☆★☆★
    《14》
    스승

    김종제

    캄캄한 어둠에
    한 줄기 빛을 던져주어
    꽃도 나무도 눈을 번쩍 떴으니
    새벽, 당신이 스승이다
    얼어붙은 땅속에
    숨쉬고 맥박 뛰는 소리를 던져주어
    온갖 무덤의 귀가 활짝 열렸으니
    봄, 당신이 스승이다
    정수리를 죽비로 내려치며
    한순간 깨달음을 주는 것은
    말없이 다가오므로
    스쳐가는 바람처럼 놓치지 않으려면
    온몸으로 부딪혀 배워야 하는 법
    흘러가는 강물과
    타오르는 횃불과
    허공에 떠 움직이지 않고
    바닥을 응시하는 새와
    제 태어난 곳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고 죽어가는 물고기도
    감사하고 고마운 스승이다
    죄 많은 우리들 대신에
    십자가에 사지를 못박히는 일과
    생을 가엾게 여기고
    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하는 일이란
    세상 똑바로 쳐다보라고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
    《15》
    어리 연꽃

    김종제

    진흙의 연못 속에서
    한 시절 보내신 어머니
    머리에 빗질할 틈이 있었겠느냐
    치마저고리 가다듬을 새 있었겠느냐
    일천구백에서 이천까지 오가며
    등에 쇠를 지고 머리에 바위를 이고
    손으로 가시 많은 나무를 잡아끌며
    부서진 다리를
    목만 내밀고 물 건너 왔는데
    비는 가슴을 치고 바람은 얼굴을 때리고
    날은 죽어라 하고 어두워지는데
    가위로 함부로 찢어놓은 생을
    달빛 한 점으로 들고 계셨다고 한다
    이놈의 세상은 또
    흙탕물 속에서 꽃 필까 두려워서
    눈감게 하고 입 틀어막고
    귓가에 지저귀는 새 소리만 들려주는데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도 못하시고 아침부터 챙기시는
    그때 어머니가
    손이고 발이고 젖가슴까지
    어디서고 잘도 견디고 참아낸
    어리연이었음을 뉘가 알았겠느냐
    어머니 그 속에 나 있었을 때도
    어리연꽃 피면 그렇게 좋아했다고
    ☆★☆★☆★☆★☆★☆★☆★☆★☆★☆★☆★☆★
    《16》
    이발을 하면서

    김종제

    늙은 어머니의 손에
    가위와 빗을 들게 한 날은
    먼 길 떠나는 삭발처럼
    내가 새로 태어나는 날이다
    배를 열고 머리부터 내밀었던
    생의 첫날에 어머니는
    또 얼마나 내 머리카락을 치셨는지
    고통을 다 베어뜨린 민둥산 같았겠다
    어머니의 손에 삭뚝 잘려나간
    한 줌 머리카락을 보니
    저것이 가슴을 치는 번뇌 같아서
    하늘은 그렇게 불현듯 어두워지고
    비는 속절없이 그렇게 내렸던 것이다
    내 스스로 머리 친 날이
    며칠이나 되었을까 되짚어보니
    해 가까이 장발로 지낸 적도 있었다
    그땐 왜 잡풀 같은
    머리카락을 소중히 여겼는지
    무성하게 돋아난 마음 같은 것이라고
    어머니, 절집의 주지처럼
    무심하게 듬성듬성 베어내신다
    터럭 하나 없이
    살갗 다 드러내고 싶다고
    맨살로 부딪혀 번뜩이며 살아야겠다고
    어머니에게 머리 내민 날
    서늘한 비바람이 온몸을 적셨다
    ☆★☆★☆★☆★☆★☆★☆★☆★☆★☆★☆★☆★
    《17》
    채식주의자

    김종제

    집이라고는
    평생 가져본 적 없다고
    노숙의 그가 가진 도시락은
    들녘이고 산자락이었다
    그래서 그의 밥에는
    냉이와 쑥과 시금치가 담겨있고
    반찬은
    부추와 상추와 쑥갓으로 가득했다
    육신을 얻었기에
    살과 뼈를 가진 것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새들도 물고기도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고 했다
    제 철 도시락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겨울 어떤 날 하루는
    푸릇푸릇한 오이만 먹었고
    붉은 당근만 먹었고
    호박도 양파도 즐겨 먹었다고
    그래서 마침내
    그의 몸에서 언젠가는
    싱싱한 채소가 자랄 것이라고
    빙그레 웃는 저 채식주의자가
    늘 봄날 같다
    ☆★☆★☆★☆★☆★☆★☆★☆★☆★☆★☆★☆★
    《18》
    춘삼월

    김종제

    얼음의 가슴 녹이고
    콸콸, 물 흘러간다는 삼월이다
    무덤의 손 뿌리치고
    푸릇푸릇, 풀잎 돋아난다는 삼월이다
    눈 맞아서
    꽃망울이 팍, 터진다는 삼월이다
    입 맞아서
    고치가 확, 벌어진다는 삼월이다
    알 속에 들어있던 세상이
    반쪽으로 짝, 갈라진다는 삼월이다
    상자 속에 들어있던 우주가
    뚜껑이 탁, 열린다는 삼월이다
    닫힌 문이 열려서
    갈 곳 잃은 넋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것이 춘삼월이다
    어두운 집에 갇혀있다가
    신나게 날개 펼치고
    훨훨, 날아가는 것이 춘삼월이다
    목이 잠겨 한 마디 못하다가
    일순간에 한 소리로
    쾅쾅, 터져나오는 것이 춘삼월이다
    저 아래 물속에서부터 소용돌이쳐 올라
    가슴에 콱, 박히는 것이
    저 위 불속에서부터 굴러떨어져
    등에 콱, 박히는 것이
    꽃 피는 춘삼월이다
    ☆★☆★☆★☆★☆★☆★☆★☆★☆★☆★☆★☆★
    《19》
    태 혹은 배꼽

    김종제

    불현듯 밖으로 나와
    불의 칼로
    소금의 가위로
    묶인 줄 잘라내기 전에
    한 생生을 낳기 위해
    깊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온몸의 살이 벗겨지는
    어떤 어류의 목숨이
    그곳에 숨어 있었다
    한 생生을 묻기 위해
    깊은 바다의 해저에 내려앉아
    온몸의 무게를 벗어 던진
    어떤 갑각류의 생명이
    그곳에 숨어 있었다
    태胎가 있어
    나로 하여금 지붕처럼
    가볍게 하늘을 들어 올렸다
    나로 하여금 기둥처럼
    땅에서 우뚝 바로 설 수 있었다
    어두워지는 낮의 세상에서도
    밝아오는 밤의 세상에서도
    별의 달의
    중심을 밟고 있으라고
    태를 끊고
    오롯이 항아리 같은
    몸의 한가운데 배꼽을 만들었다
    배꼽이 둥굴다
    그곳에 무덤이 들어있다
    중심이 둥굴다
    그곳에 우주가 들어앉았다
    ☆★☆★☆★☆★☆★☆★☆★☆★☆★☆★☆★☆★
    《20》
    항아리 눈

    김종제

    장독대 항아리에도
    눈이 있는 줄 모르시지요
    에잇, 진흙으로 만든 옹이에
    무슨 눈이 있겠느냐고 하시겠지만
    사납게 비바람 불어닥치고
    눈보라 마구 쳐들어오는
    그 모진 세월에
    간신히 목숨 부지하다가
    살 나눌 사람 하나 만나서
    어찌 어찌 집 하나 짓고
    마당 한 편의 볕 잘 드는 뜰에
    편편한 돌을 모아놓고
    한 단 높여 고르게 쌓은 다음에
    독을 얹어놓는데
    된장이며 간장이며 고추장을
    처음으로 담아놓은 옹기
    그것을 항아리 눈이라고 하지요
    그 눈이라는 것이
    그 집에서 가장 오래된
    마음 같은 것 아니겠어요
    벌써 여럿 자식을 뱃속에서 내보내
    또 다른 일가를 이루게 한
    늙은 어머니같이
    오랜 날을 숙성시키고 있는데
    불거지고 갈라진 당신을 닮아서
    우리 집에서 젤로 오래된
    어머니의 눈 같은 것이지요
    ☆★☆★☆★☆★☆★☆★☆★☆★☆★☆★☆★☆★
    《21》
    후천(後天)

    김종제

    비 내리고
    꽃 활짝 핀 다음 날
    햇볕 내리쬐고
    열매 탱탱하게 익은 다음 날
    바람 불고
    나뭇잎 우수수 진 다음날
    눈 퍼붓고
    얼음 꽝꽝 언 다음날
    당신을 만나고
    밤새 끙끙 앓고 난 다음 날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새벽처럼 오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이다
    열매처럼 매달렸다 떨어지는 것이다
    잎처럼 푸르렀다
    단풍 들면서 바닥에 뒹구는 것이다
    허리까지 쑥 파묻혔다가
    발목을 확 잡아당기는 것이다
    눈도 멀고 귀도 먹었는데
    일으켜 세워주는 손길이 있어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문도 열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
    미륵도 없이 그렇게
    몸을 바꾸어
    우리 앞에 매일 나타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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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7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2274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2753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3653
    234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5139
    233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2211
    232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5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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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2084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2603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383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2422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2283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2362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2461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2281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082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343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2767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344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145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2016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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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 임영준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8.05.24.5275
    169 안성란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8.05.24.50710
    168 남궁선순 글 모음 5편 김용호2018.05.24.3763
    167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7611
    166 임두환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757
    165 송영수 글 모음 4편 김용호2018.05.24.3809
    164 신팔복 글 모음 18편 김용호2018.05.24.3646
    163 한숙자 글 모음 23편 김용호2018.05.24.3857
    162 김상영 글 모음 8편 김용호2018.05.24.3339
    161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19539
    160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6467
    159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56013
    158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64544
    157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90513
    156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63114
    155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5058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5518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1717
    152 백재성 시 모음 11편 김용호2018.02.25.4849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4658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43012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208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45114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64213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62212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54414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47512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75815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45818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47710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56811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47311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44312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39510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2816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3712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3013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48112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45310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0416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3517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58121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58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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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6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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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3518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3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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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89121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14525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84629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97943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29457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624107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552204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584114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090376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860215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696280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226178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342312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775187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476201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184189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18405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09240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652307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252338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154381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0295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01236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037141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191192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25138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182229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449216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248137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730283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965108
    89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179263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155200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24177
    86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498214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049173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069175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22156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122184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175276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04219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989210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06456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084250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148136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482320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55205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26179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55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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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921742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055566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515647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157671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29770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774377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01294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583264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031267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029555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861376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13248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541349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859526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08340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09269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943358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594275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173325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249230
    41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07214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141230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374283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10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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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14261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264324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326322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484345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15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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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12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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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이정하 시 모음 51편 김용호 2004.07.02.277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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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이해인 시 모음 28편 김용호 2004.03.12.452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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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박목월 시 모음 30편 김용호 2004.02.24.2379253
    7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3055486
    6 서정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 2004.02.09.3028454
    5 노천명 시 모음 23편 김용호 2004.02.08.2234407
    4 정지용 시 모음 24편 김용호 2004.02.08.2131343
    3 김현승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2.03.4977527
    2 주옥같은시어모음 김용호 2004.02.03.2830403
    1 여명 문학 회칙  여명문학2004.01.25.19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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