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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규관시모음 3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09. 07:09:31   조회: 92   추천: 1
    여명문학:

    황규관시모음 30편
    ☆★☆★☆★☆★☆★☆★☆★☆★☆★☆★☆★☆★
    《1》
    가난의 변주곡

    황규관

    지금껏 가난하게 살아왔는데
    빚더미 가득한 집 싱크대는 아직도 줄줄 샌다

    나는 그 원인을, 막힌
    배수구에 버린 물이 역류하는 것이라
    추측은 하면서도
    속수무책이다
    역류하는 건 고작 구정물뿐일 테니까

    가난에도 문양이 있는 법이다
    지금 겪는 이 시간은
    어두컴컴하게 막힌 배수구와도 닮았지만
    내 심장은 꺼지지 않은 사랑이
    아직 움켜쥐고 있다

    가지 못한 길이 남아 있는 오늘밤에도
    꽃잎은 바람에 흔들리고
    번민은 목마른 가뭄에도 우북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기쁨이 내게는 있다
    아침마다 꿈에서 울고 가는 새여
    떠나버린 음악이 남긴 상흔에 드는 비용을
    나는 계산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가난한 걸음으로 강가를 걷기로 했다
    혼자만 듣는 신음을 더 앓기로 했다
    ☆★☆★☆★☆★☆★☆★☆★☆★☆★☆★☆★☆★
    《2》
    꽃샘추위

    황규관

    자신을 섣불리 용서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당에 서리가 하얗다
    엊그제 녹았던 진강산 계곡물도
    지금은 깜짝 놀라
    다시 부동자세가 되었다
    죄짓긴 쉬워도
    용서받긴 이렇게 등 시리구나
    들녘의 아지랑이가 세상을 다 보듬는다 해도
    나는 아직 때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 복판에 쇠말뚝을 박은 죄,
    불타고 남은 잿더미 앞에서
    너무 빨리 당신의 이름을 지운 날들을
    더 많이 울어라는 말씀일 게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까지 가까워지던 산이
    오늘은 두어 발짝 멀어졌다
    ☆★☆★☆★☆★☆★☆★☆★☆★☆★☆★☆★☆★
    《3》


    황규관

    안으로 향한 마음이
    더 번득이는 법이다

    마치 먼 우주에서 힘겹게,
    그러나 맑게 와 닿은 별빛처럼
    날이 빛날 때

    어느새 적을 닮은 내가
    먼저 쓰러진다는 얘기,

    피 흘린다는 말은
    나를 베는 고독만큼
    강해진다는 뜻이다

    아침 식전(食前)부터 논두렁 깎다
    땀에 흠뻑 젖은 등처럼

    그 힘으로 펄떡이는 들판처럼
    ☆★☆★☆★☆★☆★☆★☆★☆★☆★☆★☆★☆★
    《4》
    누우의 길

    황규관

    누우의 길은
    풀냄새가 먼저 걸었다.

    빗방울 하나 없이 천지간에 폭염만 가득해
    사자의 목구멍도 바싹 타는데
    누우들은 지평선 너머 초원만 생각했다.

    그러나 몸 가진 것들이 그렇듯
    길이 돌연 소용돌이치는 심연이 될 때
    누군들 잠시 머뭇거리지 않겠는가.

    길은 피를 흘려야 조금 열리는 법
    악어의 아가리에 넓적다리를 주고 나서야
    저 너머 세상이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건
    다른 영혼의 몸이 되어서인데,

    수만 마리 누우떼가 서둘러 건넌 뒤에도
    강물은 여전히 몸부림을 쳤다.
    ☆★☆★☆★☆★☆★☆★☆★☆★☆★☆★☆★☆★
    《5》
    다림질

    황규관

    일요일 밤마다 다림질을 하는 건
    순전히 다음날 출근을 위한 일이지만
    그래도 더러는 지겨워서 게으름도 피우지만
    바지나 셔츠의 구김은
    아내가 세탁기로 빨래를 한 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밥 버는 일, 새처럼 쓰린 걸 물고 와서
    아이들 앞에 달게 내놓는 일이 결국은
    계통 없는 구김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요일 밤마다 쭈그려앉아 하는 다림질은
    지난 시간의 굴욕을 황급히 손사래치며
    반듯하게, 아무렇지 않게 펴는 일이다
    물을 뿌리고 안감이 접히지 않도록
    뜨거운 다리미를 지그시 눌러 미는 일은
    또 한주일 동안 접혀질 구김을 미리 길들이기 위해
    남몰래 치르는 비겁한 의식인 것이다
    구김을 품는 만큼 들리는 물소리를 지워버리는 일이다
    그 구김 사이, 먼저 것과 최근 것 사이
    만난 사람과 만날 사람 사이
    우글대는 거짓과 번민에 뜨거워지지도 못하면서
    옷이 싸구려라 다림질이 힘들다고 짜증만 낸다
    일요일 밤에 나는 그렇게 타락해간다
    아무도 모르게 작아져간다
    ☆★☆★☆★☆★☆★☆★☆★☆★☆★☆★☆★☆★
    《6》
    마침표 하나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
    ☆★☆★☆★☆★☆★☆★☆★☆★☆★☆★☆★☆★
    《7》
    먼지

    황규관

    우리는 먼지가 만들어낸 존재다
    연애라는 먼지 햇볕이라는 먼지
    굽은 등에 들러붙은 모멸 섞인 시선이라는 먼지

    그래서 먼지를 마시고
    먼지를 세고 먼지 가득한 가방을
    들고 먼지투성이인 현관문을 나선다
    당신과 잠깐 나눠 가졌던 입술도
    다 먼지처럼 사라져버렸다

    뜨거움도 식으면 먼지가 되고
    세상이 정전되어 털썩 주저앉을 때
    허공을 날아다니는 것도 먼지다

    그러니까 칠 년이나 산 집에
    먼지만 가득하다 상심하지 말아다오

    밤새 곤히 자고 일어나면
    우리가 남긴 것도 뿌연 먼지뿐
    아무것도 아닌 먼지 탈탈 털어 보면
    바람 따라 눈앞에서 사라지는 먼지

    그게 바로 우리의 부분들이고
    또 돌아가게 될 미래다
    하늘을 떠가는 뭉게구름,
    불타는 별이다

    당신 옷깃에 묻은 먼지가 바로 나다
    ☆★☆★☆★☆★☆★☆★☆★☆★☆★☆★☆★☆★
    《8》
    묘비명

    황규관

    출근 마지막 날 책상 정리를 하다가
    명함첩에 다 끼워 넣지 못한 명함 더미를
    손에 가득 쥐고 되살펴본다

    어느 술자리였는지 남은 불씨 때문에
    담배 연기가 죽지 않은 재떨이 근처였는지
    넥타이 색깔이 무엇이었는지
    결국 이해관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각난 시간을 누더기 삼은 심정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명함 속 이름이
    전화번호가, 회사 이름이
    마치 모르는 자의 묘비명 같다

    거래 없이 존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을
    새삼스레 역류하는 위액처럼 씹으면서
    나 또한 실체 없는 유령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웃고 악수하고 돌아선 뒤에
    누군가의 서랍에 처박힌 명함 한 장에 지나지 않음을

    결국 이탈하지 못한 채 자리만 바꿔 앉으려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고르면서
    아무 반성이 없다
    어떤 통증도 없다

    몸마저 증발한 꽃처럼
    심장이 사라진 눈빛처럼
    ☆★☆★☆★☆★☆★☆★☆★☆★☆★☆★☆★☆★
    《9》
    발을 씻으며

    황규관

    사람이 만든다는 제법 엄숙한 길을
    언제부턴가 깊이 불신하게 되었다
    흐르는 물에 후끈거리는 발을 씻으며
    엄지발톱에 낀 양말의 보풀까지 떼어내며
    이 고단한 발이 길이었고
    이렇게 발을 씻는 순간에 지워지는 것도
    또한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때로는 종달새 울음 같은 사랑을 위해
    언젠가는 가슴에서 들끓는 대지를
    험한 세상에 부려놓으려 길이,
    되었다가 미처 그것을 놓지 못한 발
    그러니까 씻겨내려가는 건 먼지나 땀이 아니라
    세상에 여태 남겨진 나의 흔적들이다
    지상에서 가장 큰 경외가
    당신의 발을 씻겨주는 일이라는 건
    두 발이 저지른 길을 대신 지워주는 의례여서 그렇다
    사람이 만든 길을 지우지 못해
    풀꽃도 짐승의 숨결도 사라져가고 있는데
    산모퉁이도 으깨어져 신음하고 있는데
    오늘도 오래 걸었으니 발을 씻자
    흐르는 물이 길을, 씻자
    ☆★☆★☆★☆★☆★☆★☆★☆★☆★☆★☆★☆★
    《10》


    황규관

    이게 다 밥 때문이다.
    이런 핑계는 우리가 왜소해졌기 때문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 아래서
    참 맑은 하늘을 보며
    해방이란 폭발인지 초월인지, 아니면 망각인지
    내가 내 맥을 짚어보았다
    웃고 울고 사랑하고
    그리운 동무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
    우리를 영영 떠날지도 모르지만
    아들아, 밥은 그냥 뜨거운 거다
    더럽거나 존엄하거나 유상이든 무상이든
    밥을 뜰 때 다른 시간이
    우리의 몸이 되는 것
    정신도 영혼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이게 다 밥 때문이다
    더 먹어라, 벌써 비운 그릇에
    한 숟가락 덜어주는 건
    연민이나 희생이 아니다
    밥은 사유재산이 아니니
    내 몸을 푹 떠서 네 앞에 놓을 뿐
    밥을 먹었으면 밥이 될 줄도 알아야지
    나무 아래서 걸어 나오니
    아직도 지평선이 붉게 젖어 있다

    출처 : 《실천문학》 (2011)
    ☆★☆★☆★☆★☆★☆★☆★☆★☆★☆★☆★☆★
    《11》
    벼랑의 시간

    황규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벼랑으로 가고 있어요
    누구는 안개 탓을 하고, 보이지 않아도 갈 수밖에 없는 게
    마치 타고난 운명이라는 듯 말하기도 합니다
    나침반을 꺼내 방향을 찾을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그 나침반은 우리 것이 아니니까요
    우리가 떠나온 곳에서는 아직 강물이 흐르고 있는지
    허공은 멀리 가는 기러기의 마음처럼 뛰고 있는지
    그런 것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다 버리고 온 것들이니까요
    이제는 이유도 모르겠어요 빌딩은 높아가고
    도로는 계속 달리는 중이지요 밤은 낮이 되었고
    낮은 다시 낮으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무한히 리필되고 있는 중이죠
    지나온 길은 가려지거나 없어지거나
    진열대에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벼랑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거기를 꼭 가야 하니까요
    가끔은 희열이 그리고 어젯밤엔 고독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와 자해 소동을 벌였지만
    해가 뜨면 현관문은 자동으로 열립니다
    그렇게 설계된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
    우리는 짐승 같은 가슴을 다독이며 벼랑으로 가고 있어요
    멈추어서 뒤돌아보기도 하고
    오후가 되면 길가의 꽃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겨울나무처럼 가지가 부러진 채로 가고 있습니다
    비둘기의 그림자처럼
    절름발이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벼랑이 될지도 모르는 길을요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 이미 벼랑에 도착했을 수 있겠지만,
    이제는 벼랑을 모른 척하고
    살 수 없는 시간입니다
    벼랑이 되어야 굴러 떨어지는 돌멩이처럼 웃을 수 있는
    벼랑의 시간입니다

    출처 : 계간 《문학동네》 (2020년 봄호)
    ☆★☆★☆★☆★☆★☆★☆★☆★☆★☆★☆★☆★
    《12》
    변두리가 되어가다

    황규관

    십년을 한 곳에서 살기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낯가리는 내게도 인사하는 이웃이 생겼고
    살구꽃처럼 이사를 왔다가
    내가 퇴근 후 주점에서 술 마시는 동안에
    멀리 가 버린 이들도 있다
    다만 아이들 머리통 크는 것을 바라보며
    밥을 먹었단 말이 맞을 것 같다
    마음에 생기는 울타리를 깨버리잔 생각에 골똘하다
    그릴 수 있는 몸의 동선(動線)이 협소해진 건
    도대체 언제 일어난 일일까
    혼자 볕을 쬐며 걷는 길옆에
    피어난 민들레를 보며 쓸쓸했으나
    굽이져 흐르는 안양천 냇물이나
    출근길 느티나무 그늘 같은 것, 혹은
    종아리가 단단한 미용실 원장의 웃음만
    무연히 바라볼 수 있게 된 거다
    비밀을 만드는 심장의 울음이
    문득 사라져버린 일상이
    세상을 닮았다는 느낌이지만
    내가 변두리 마을이 되어가는 이 풍경에
    울다가 웃다가 하는 일이 가끔 있다
    ☆★☆★☆★☆★☆★☆★☆★☆★☆★☆★☆★☆★
    《13》
    병산서원 배롱 나무

    황규관

    키 큰 배롱 나무에는 꽃 한 송이 없어
    해가 일찍 졌다
    맨몸으로 세상을 산다는 건
    엎드려 제 안을 보며 산다는 뜻일까
    강기슭 언 살얼음 위로
    마른 바람이 불고
    머뭇거리면 어둠 속에 가둬버리겠다는 듯
    산그 림자가 길어졌다
    맨발로 만대루 올라서
    生의 냉기에 화들짝 놀란 뒤 길 떠났을 때
    입교당 뒤편 배롱 나무가 어스름에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누구든 빛나는 풍경을 가슴에 담아두고 싶겠지만
    저 배롱 나무처럼 풍경이 되어 사는 일이
    스스로 빛을 뿜는 일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내 생전에, 아마 한 生을 다 지불해도
    입교당 뒤편 키 큰 배롱 나무가 될 수 없겠지만
    나는 마냥 가슴이 저리고
    한번은, 단 한순간만은 세상도 버리고 싶어졌다.
    ☆★☆★☆★☆★☆★☆★☆★☆★☆★☆★☆★☆★
    《14》
    비루한 사랑

    황규관

    이제 애통한 사랑은 싫다
    하릴없이 그늘 우거진 길가를 거닐 때
    목적 없는 시간이 내게 허락될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하다
    붉은 덩굴장미에서 떨어지지 않는 내 눈길
    순간 뜨거운 색에 혼미해지는 정신이
    너무 두려워졌다
    당신의 절망과 광기를 안아 줄 힘이 없다면
    오랜만의 느린 발걸음도 꽃무더기도 단지 기만일 뿐
    그러나 이제는 세상에게 사기당하고 싶다
    속아 사는 일, 그게 행복이란 말이지?
    날 받아주지 않는 당신의 지독한 절망을
    나는 언제 몸으로 아플 수 있을까
    그런 다음 사랑의 체위는 완성되는 것
    오늘은 딱 한걸음만
    당신 쪽으로 기울어졌다, 비루한 사랑아
    ☆★☆★☆★☆★☆★☆★☆★☆★☆★☆★☆★☆★
    《15》
    사랑하는 일이

    황규관

    사랑하는 일이
    견디기 힘든 무게가 될 때
    저무는 나무에 가을비 내린다.
    뒤돌아보면 뼈저린 후회만 내 가슴 때리고
    결빙의 고통에
    일렁이던 물결 사르르 몸 닫는 시간을
    스스로 헐벗고 통과할 수 있다면
    두고 떠날 수 없는 것은 없다.
    가을비 내리는 나무와 뺨 부빈 후,
    통곡도 흙먼지도 두고 가듯
    사랑이여, 내 육신 거둘 때
    세월에 누더기가 된 너의 무게도 벗으리라.
    비록 내 몸이 되지 못해
    내 한 생애 가둔 감옥이었다 해도
    그건 단지 내 몫이므로.
    사랑하는 일이
    견딜 수 없는 절망이 될 때
    저무는 나뭇가지 끝에
    투명한 빗방울 맺힌다.
    ☆★☆★☆★☆★☆★☆★☆★☆★☆★☆★☆★☆★
    《16》
    살구꽃 필 때

    황규관

    내 생이 딱 한번 빛날 때
    살구꽃 필 때
    애인의 젖가슴을 처음 만지던 순간보다
    국민학교 하교길
    어머니 품 일 안 나가고
    전태일 문학상 당선 소식이 달팽이관을 울리던 때보다
    둘째 아이 낳던 그 새벽녘보다
    내 생이 하얀 도화지 위의 물감 한 방울처럼
    현기증 나게 눈부실 때
    살구꽃 필 때
    그 아래서 번민도 잡념도 어떤 정신도 없이
    눈감는 때
    단단한 장딴지의 교만이 한풀 꺾이는 때
    나이 한 살 더 먹는 때
    살구꽃 필 때
    진 살구꽃
    땅 위에 마악 당도한 때
    ☆★☆★☆★☆★☆★☆★☆★☆★☆★☆★☆★☆★
    《17》
    석유는 독배다

    황규관

    낡은 트럭이 무거운 짐에 허덕이며 지나갈 때
    사람 가득 한 마을버스가 힘쓰느라 부릉거릴 때
    그 매캐한, 역겨운 현기증부터
    서울은 내게 가르쳐줬다
    그게 그렇게 싫어 아이 손잡고
    꽃 피는 거, 콩 싹 돋는 거 바라보다
    다시 울며 되돌아온 게 사년 전이다
    그래서 나는 석유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아니고 거시기가 아니고
    지구의 밑바닥에서 쿨렁이는 핏줄기가 아니고
    나를 죽이는, 내 아이의 뼈를 꺾는
    毒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내 핏줄에도 석유가 돈다고 몸서리쳤는데
    그걸, 세상에, 미국의 전투기가 미사일이 입증하고 있다
    검은 피에 눈멀어 붉은 피를 뿌리고 있다
    피 묻은 전투복이 남루를 찢고
    一家의 담벼락을 깨고 부수고 있다
    아, 소용돌이치는 현기증이여
    눈 큰 아이가 팔 두짝 다 잃고 넋으로 울 때
    죽은 남자를 끌어안고 아내 또래의 여인이 통곡할 때
    탱크의 굉음이여 자동화기 총탄의 빗줄기여
    토마호크의 불기둥이여
    몸 밖으로 튕겨져 나온 흰 뼈마디여
    석유는, 석유는 독배다
    미치광이다 마약이다
    몸 안에 깨진 얼음더미를 쑤셔넣는 흉기다
    그걸 내가 타고 입고 등 지지고 있으니
    밥 술 뜨고 있으니
    이라크여 절규여,
    자욱한 모래바람이여!
    ☆★☆★☆★☆★☆★☆★☆★☆★☆★☆★☆★☆★
    《18》
    쓰러진 나무에 대한 경배

    황규관

    세상을 같잖게 보고 나서부터
    내 안엔 녹슨 철근더미만 무성했다
    휘어지지 않는 게, 말하자면 내 이념이어서
    당신이 나를 떠나고 나자
    내 삶의 절반이 망가져 버렸다
    후회되는 사랑은
    항상 몹쓸 흔적만 남기는 법인데
    이제, 어디를 향해 무릎을 꺾을 것인가
    폭풍우 그치자 처참하게 드러누운 나무 한 그루에
    잠시 진저리를 치는 아침,
    나무는 무엇을 위해 제 삶을 바쳤던 걸까
    모든 게 지나고 나면 덧없다지만
    덧없는 것을 위해 제 삶을 던지는 일도
    눈부실 수 있다는 것을 나무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몰아치는 폭풍우를 전신으로 맞다
    휘어질 만큼 휘어져 뿌리가 뽑혀질 때,
    그 때가 나무의 영원이었을까
    내 안에 노란 나비떼가 모였다
    ☆★☆★☆★☆★☆★☆★☆★☆★☆★☆★☆★☆★
    《19》
    아침 똥

    황규관

    어젯밤에 술 취해 고성아침에 싸는 똥은
    어젯밤의 내 내력이다
    그러니까 몸뚱이의 무늬다
    무얼 먹었는지
    무슨 말을 가졌는지
    싸웠는지 하하 즐거웠는지
    남김없이 보여준다
    사랑과 폐허, 그리고 원망과 주저 등을
    몸은 끙, 한마디로 말한다
    쌓아두지 않는 게 몸의 운명인데
    내가 지금껏 한 고백들, 선언들, 다짐들은
    모두 무언가에 짓눌려 뱉어진 것이다
    그리고 내 업이 되어버렸다
    지금껏 그걸 모르고 살았는데
    오늘 아침에도 똥은
    아무 형식도 없이 쏟아진다

    신음을 질렀던
    핏대도 아프게 쏟아진다
    귀 기울여보면
    대체 무엇이 이보다 더 냄새나는 말인가
    이 세상에
    햇빛이 가닿은 우주 안에
    ☆★☆★☆★☆★☆★☆★☆★☆★☆★☆★☆★☆★
    《20》
    아픈세상

    황규관

    없는 사람에게는 늘 아픔이 있다.

    먹구름 잔뜩 품은 하늘이
    언제나 천둥을 만들어내듯

    지상의 눈동자에 휘두를
    번개를 깊이 품고 있듯

    가난한 사람에게는 사랑도
    아픔이거나 깊은 흉터다.

    허리에 침을 꽂고 엎드려 있는데
    먹고살기도 힘든데

    안아픈 데가 없다는
    중년 여자의 서글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픔을 낫겠다고 약도 먹고
    침도 맞는 거겠지만
    아픔은 항상 어디선가 샘솟는다.

    아니, 아파서 산다.
    청춘은 불로 지진 사랑이 식지 않은 분화구가 되어
    더러는 아픔을 빛나게 증명하듯 사는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아프고 아파서 아픔이 웃을 때까지 천천히 가는 길이다.
    ☆★☆★☆★☆★☆★☆★☆★☆★☆★☆★☆★☆★
    《21》
    어머니의 성모상

    황규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대낮에도 어두운 고향집에 가면
    방 한쪽에 성모상과 촛불이 서 있다
    가만 보면 살짝 팔짱을 껴보고 싶은 여인 같은데
    어머니는 무슨 기도를 하시려고
    방에다 성모상까지 모셔놔야 했을까
    대한성서공회간 공동번역성서도 더듬더듬 읽는 양반이
    끝내 말이 되지 못한 사연 같은 걸
    아직도 품고 사신다는 얘기 같아
    마당에 넌 빨간 고추만 바라보곤 했다
    나는 신(神)을 부수며 살았고
    어머니는 그걸 받아들인 것이다
    당신의 말하기 힘든 시절이
    유전되고 증식된다는 걸
    때로는 벗어나려 몸부림도 쳤다는 걸
    어머니는 알고 계신다는 생각에
    나는 그 앞에만 앉으면 유순해진다
    어느 날은 세상에게, 장대비 쏟아지던 길 위에서
    그만 무릎 꿇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성모상 앞이 아니라면 절대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다시 마음을 뿌드득 움켜쥐어 보기도 했는데
    나는 아직껏 입술 달싹이는 어머니의 기도를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
    《22》
    유토피아

    황규관

    내 유토피아는,

    일몰에 마음 다쳐 세상 헤메다
    생에 거덜난 후
    집 앞에서 머뭇거릴 때
    내 어머니 맨발로 달려나와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새끼
    얼싸안고 내 등 쓸며 우시던
    한때는 지긋지긋하게 싫었던
    우리집 앞마당
    ☆★☆★☆★☆★☆★☆★☆★☆★☆★☆★☆★☆★
    《23》
    잎사귀 질 때

    황규관

    사랑은, 가지를 떠난
    잎사귀 한 장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처를 버렸으므로
    혼돈을 택했으므로
    솟구치는 기쁨이여 고독이여
    먼 별에까지 미치는 파문이여
    당신을 안았을 때
    내 심장은 어떤 언어로 이글거렸을까
    결국 나락에 눕게 되겠지만
    그곳에 이르는 먼 여정이 축복이든 저주이든
    내 生은
    바람 한 자락에도 나부낄 것 같았다
    그러나 당신을 향한 내 폭발은 자꾸 유예시키고 싶었다
    잔해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보석은 있겠지만
    위험수위 직전의 목마름으로
    내 껍데기를 다 태우고 싶었던 것이다
    잎사귀 한 장 드디어 저 끝에 다다라도
    그 짧았던 시간이 내게는 영원일 것이므로
    사랑은, 당신의 배경으로 흐르는
    물줄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이지 않는 욕망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당신을, 당신을 탐하다가
    마음의 벽돌만 산산이 깨지고 나서
    ☆★☆★☆★☆★☆★☆★☆★☆★☆★☆★☆★☆★
    《24》
    제비

    황규관

    간혹 지금은 사라진 제비가 생각날 때가 있다
    지면 위를 스치듯 재빠르게 날던 모습이라든가
    진흙으로 만든 집에서 어미를 반기며 붉은 목구멍을 내밀던
    새끼들의 재잘거림을 말이다
    십리는 떨어진 강안의 배추밭에서
    어머니가 품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던 저물녘은
    내 목숨을 환하게 하던 순간이기도 했는데
    제비는 멀리 쫓겨나 버리고
    나도 잔인한 세상속으로 나왔다

    오늘은 막 날기 시작한 제비들을 차가운 바다에
    빠뜨려 죽인지 딱 5년이 되는 날이다
    ☆★☆★☆★☆★☆★☆★☆★☆★☆★☆★☆★☆★
    《25》
    죄 안에 길이 있다

    황규관

    애가 둘인데
    나는 아직 길을 모른다.

    어두워져
    세상에 내뿜는 집집의 불빛을 보면
    여지껏 바깥이구나.

    마음이 쩌∼∼억 금간다.

    죄짓고 참회하고 죄짓고 참회하고
    여기까지 왔다.
    지은 죄가 긍정되는 삶을
    한 번 살아보고 싶은데.

    어제 지은 죄로
    봄볕마저 내게는 채찍이다.

    아무래도 길은
    죄 안에 있는 것 같다.
    ☆★☆★☆★☆★☆★☆★☆★☆★☆★☆★☆★☆★
    《26》
    지하철 2호선

    황규관

    삶이 이렇게 찌뿌듯한지 예전에는 몰랐다
    남 몰래 품는 음욕도
    세상의 완강한 벽에 남기는 외로운 손톱자국인가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몹쓸 무엇이 되는 시간을 견디는 일,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쓰린 빈속을 낱낱이 통과하는 일인 것 같다
    신림역 지나야
    휘황한 불빛이 분탕질한 하늘이라도 볼 텐데
    오늘은 더 속이 아프고
    빼앗긴 옛집이 생각난다
    추억에게 위로 받는 건 정말 진부해졌다
    마치 두려움에 날지 못하는 어린 새처럼
    저 아득한 밑바닥을 보며
    그치지 않는 현기증을 앓는 나더러
    어서 오라고 어서 오라고 저만치서
    당신의 환영이 마음의 현을 뜯는다
    지하철 2호선, 이미 한 몸이 되어버린
    지옥의 귀퉁이에서
    아직 나는 사랑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참으로 어리석은 일인가, 아닌가.
    ☆★☆★☆★☆★☆★☆★☆★☆★☆★☆★☆★☆★
    《27》
    집을 나간 아내에게

    황규관

    당신과 내가 멀어지니 이렇게 좋군
    아이들을 위해
    가장 가깝게 뜨겁게 살았을 적에
    세상은 얼마나 징그러웠었나
    조금만 더 멀어지면
    아니 이렇게 마지막을 느끼면서
    가만히 어루만질 거리마저 생기고 나니
    장미꽃이 유독 붉군
    생각해봐 우리는 지금껏 색맹이었어
    딸애의 피아노를 위해
    다달이 갚아야 할 대출금 이자를 위해
    혹은(무엇보다도 하잖은)과한 내 술욕심 때문에
    함께 꽃잎 한 장 바라보지 못했다는 게
    정말 말이나 되나?
    이렇게 멀어지니 좋군, 참 좋아
    우리 너무 가깝게 뜨겁게 살아왔어
    당신이 정말 내 곁을 떠난대도
    사랑이라는 거 좀 유치한 행복이라는 거 대신
    그냥 웃을 수 있다는 뜻은 말야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지
    늦진 않았지만,
    이제야 당신이 생각나고
    생각나는 당신이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는 일
    그리고 마지막을 몸으로 느끼는 일이
    이렇게 좋군 나마저 달라지는군
    ☆★☆★☆★☆★☆★☆★☆★☆★☆★☆★☆★☆★
    《28》
    철산동 우체국

    황규관
     
    내가 너에게 편지 부치러 갈 때
    한가한 우체국 입구에 나와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인사하던 우체국장 아저씨
    꼭 나의 비밀을 아는 것 같았다
    그럴 때면 나는 뚱뚱한 우체국 아가씨가 볼까봐
    얼른 편지를 부치고,
    그리고 얼마나 후회했던가
    내 뜨거운 편지가
    지구를 삼천댓 바퀴 돌다 도착했으면 싶었다
    사랑한다는 구절에 세월의 곰팡이가 슨 채
    이쁘게 늙은 너의 손주 손에 배달되어
    노인대학 야유회 간 너를 기다리든지, 아니면
    먼지가 더께로 낀 너의 창문을 기웃거리다
    수취인 불명이 찍혀
    바람이 내 무덤 앞 넓적바위에
    일몰 직전 햇살처럼 쓸쓸히 반송해주길
    나는 정말 얼마나 꿈꾸었던가
    셔터가 내려진 철산3동 우체국
    어둠속에서 넋없이 바라보다 돌아선 날
    내 방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오십억 광년쯤 떨어진 별에 들렀다 갈
    편지를, 너에게 쓰기로 했다.
    ☆★☆★☆★☆★☆★☆★☆★☆★☆★☆★☆★☆★
    《29》
    콩나물국

    황규관

    파는 숭숭 썰어 놓고
    마늘은 칼 손잡이로 찧어 넣어야지
    입맛에 따라 고춧가루 한 숟가락 퍼 넣으면
    뜨건 밥 말아 쉰김치 얹어먹기 알맞다
    만취한 다음날은
    술과 세상에 상한 속을 어루만지기 좋지만
    꼭 술탓만이 아니다
    천원어치도 안 될 국 한 그릇이
    그러니까 당신과 내 생활이다
    콩나물국 한 그릇 먹는 일에
    눈물 비치는 일도 더러 있다면
    가난도 절망도 이제 한 식구라는 얘기
    뭔가에 틀어 막힌 몸 안의 길도
    어 시원하다, 단 한마디에 터지는데
    콩나물국
    꼭 돈 없을 때 먹는
    싼 밥상이라 말하지 말자
    이건 당신과 내 사랑이다
    살 더워지는 것

    그래서 다음날 아침 햇빛 속으로
    성큼성큼 길 떠나게 하는 것은
    지상에서 가장 뜨겁고 가난한 밥상에 마주 앉는 일
    내 식으로 말하면
    함께 콩나물국에 밥 말아 먹는 일이다
    내 사랑은 말이다
    ☆★☆★☆★☆★☆★☆★☆★☆★☆★☆★☆★☆★
    《30》
    힘센 체념

    황규관

    봄볕에 섞인 것이
    하늘의 부드러운 손바닥임을 느낄 때
    혹은 화사한 벚꽃 그늘 아래서
    옅은 살 냄새를 맡을 때는
    무언가를 움켜쥐었던 마음의 아귀가
    스르르 풀어진 때다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새의 부리질 같은
    버드나무 새잎이
    일순 냇가의 풍경을 바꿔놓는 것도
    겨우내 딱딱해진 나무 가지가
    자신을 바깥에 내준 순간부터인데
    이제 당신도 가라
    그래야 내가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
    아주 사소한 햇볕 속에서
    다른 세상을 볼 때는
    나마저 체념하겠다 눈감는 때,
    그 힘이 온몸을 휘젓는 순간이다
    당신이라는 흔적이 새롭게 뜨거워져
    내가 풍경이 되는 찰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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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2753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3653
    234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5139
    233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2211
    232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55714
    231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4013
    230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2084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2603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383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2422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2283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2362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2461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2281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082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343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2767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344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145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2016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274
    215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2666
    214 김명인시모음 65편 김용호2019.06.01.2517
    213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2427
    212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074
    211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2344
    210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271
    209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2712
    208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3522
    207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2473
    206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424
    205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4006
    204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4843
    203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43413
    202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37143
    201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49310
    200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40313
    199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60112
    198 오순남시모음 20편 김용호2019.02.17.37452
    197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3344
    196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5125
    195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3355
    194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3336
    193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4175
    192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3365
    191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3905
    190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4399
    189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4176
    188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4136
    187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3684
    186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3686
    185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388
    184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4714
    183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325
    182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3565
    181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4457
    180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469
    179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3654
    178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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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6 신경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10.25.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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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 임영준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8.05.24.5275
    169 안성란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8.05.24.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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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7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7611
    166 임두환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3757
    165 송영수 글 모음 4편 김용호2018.05.24.3809
    164 신팔복 글 모음 18편 김용호2018.05.24.3646
    163 한숙자 글 모음 23편 김용호2018.05.24.3857
    162 김상영 글 모음 8편 김용호2018.05.24.3339
    161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19539
    160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6467
    159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56013
    158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64544
    157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90513
    156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63114
    155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5058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5518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1717
    152 백재성 시 모음 11편 김용호2018.02.25.4849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4658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43012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208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45114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64213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62212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54414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47512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75815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45818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47710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56811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47311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44312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39510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2816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3712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3013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48112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45310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0416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3517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58121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58913
    127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59115
    126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61616
    125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76533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1120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3518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33723
    121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74927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89121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14525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84629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97943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29457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624107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552204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584114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090376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860215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696280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226178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342312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775187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476201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184189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18405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09240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652307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252338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154381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0295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01236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037141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191192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25138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182229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449216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248137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730283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965108
    89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179263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155200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24177
    86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498214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049173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069175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22156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122184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175276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04219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989210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06456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084250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148136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482320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55205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26179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559319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509183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546324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813335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235368
    67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246210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2009267
    65 이운룡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03.01.2506345
    64 호호석시모음 29편 김용호2014.03.01.1895183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005163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962299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921742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055566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515647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157671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29770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774377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01294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583264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031267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029555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861376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13248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541349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859526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08340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09269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943358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594275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173325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249230
    41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07214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141230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374283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10274
    37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315276
    36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329288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14261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264324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326322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484345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151328
    30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494295
    29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12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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