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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찬호시모음 3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06. 05:48:00   조회: 288   추천: 6
    여명문학:

    송찬호시모음 30편
    ☆★☆★☆★☆★☆★☆★☆★☆★☆★☆★☆★☆★
    《1》
    2월의 노래

    송찬호

    봄이 오면 들에 나가 이 씨앗을 심겠소
    씨앗의 눈은 가늘고
    단단한 껍질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황인종 이란 씨앗,
    이 씨앗을 봄이 오면 들에 나가
    떡갈나무에서 백 걸음 떨어진 곳에 심겠소.
    거긴 멀리 북방에서
    늑대의 등을 타고 온 봄이
    그 연둣빛 구두로 처음 땅을 밟는 곳이오.

    아직 떡갈나무는 외로이 들판에서
    지팡이를 휘두르며 사나운 바람과 싸우고 있소.
    겨울의 피가 부족하오.
    가시나무에 찔린 자는 모두 눈사람이 되었소.
    밤새 창문은 덜컹거리고
    가여운 입김이 서리어

    가만히 보면 그래도 창문은 나비 유리창.
    ☆★☆★☆★☆★☆★☆★☆★☆★☆★☆★☆★☆★
    《2》
    가을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뛰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
    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신없이 달아나는 가을이었다

    멧돼지 무리는 어제 그제 달밤에 뒹굴던 삼밭이 생각나, 외딴 콩밭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산비알 가을이었다

    내년이면 이 콩밭도 묵정밭이 된다 하였다 허리 구부정한 콩밭 주인은
    이제 산등성이 동그란 백도라지 무덤이 더 좋다 하였다 그리고 올 소출이
    황두 두말 가웃은 된다고 빙그레 웃었다

    그나저나 아직 볕이 좋아 여직 도리깨를 맞이 않은 꼬투리들이 따닥 따닥
    제 깍지를 열어 콩알 몇 날을 있는 힘껏 멀리 쏘아 보내는 가을이었다

    콩새야, 니 여태 거기서 머하고 있노 어여 콩알 주워가지 않구, 다래넝쿨
    위에 앉아 있던 콩새는 자신을 들킨 것이 부끄러워 꼭 콩새만한 가슴만
    두근거리는 가을이었다.
    ☆★☆★☆★☆★☆★☆★☆★☆★☆★☆★☆★☆★
    《3》
    검은머리 동백

    송찬호

    누가 검은머리 동백을 아시는지요
    머리 우에 앉은뱅이 박새를
    얹고 다니는 동백 말이지요
    동백은 한 번도 나무에 오르지 않았다지요
    거친 땅을 돌아다니며,
    떨어져 뒹구는
    노래가 되지 못한 새들을
    그 자리에 올려놓는 거지요
    이따금 파도가 밀려와
    붉게 붉게 그를 때리고 가곤 하지요
    자신의 가슴이 얼마나 빨갛게 멍들었는지
    거울도 안 보고 살아가는 검은 머리 동백
    ☆★☆★☆★☆★☆★☆★☆★☆★☆★☆★☆★☆★
    《4》
    고래의 꿈

    송찬호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
    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

    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
    길고 아름다운 허밍에 귀 기울이곤 한다
    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져버렸어
    그런 커다란 꿈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바다의 목로에 앉아 여전히 고래의 이야기를 한다
    해마들이 진주의 계곡을 발견했대
    농게 가족이 새 펄집으로 이사를 한다더군
    봐, 화분에서 분수가 벌써 이만큼 자랐는걸

    내게는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
    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겠다
    저 아래 물밑을 쏜살같이 흐르는 어뢰의 아이들 손을 잡고 해협을
    달려봐야겠다

    누구나 그러하듯 내게도 오랜 꿈이 있다
    하얗게 물을 뿜어 올리는 화분 하나 등에 얹고
    어린 고래로 돌아오는 꿈
    ☆★☆★☆★☆★☆★☆★☆★☆★☆★☆★☆★☆★
    《5》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이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긴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
    《6》
    구두

    송찬호

    나는 새장을 하나 샀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든 것이다.
    날뛰는 내 발을 집어넣기 위해 만든 작은 감옥이었던 것.

    처음 그것은 발에 너무 컸다.
    한동안 덜그럭거리는 감옥을 끌고 다녀야 했으니
    감옥은 작아져야 한다.
    새가 날 때 구두를 감추듯.

    새장에 모자나 구름을 집어넣어 본다.
    그러나 그들은 언덕을 잊고 보리이랑을 세지 않으며 날지 않는다.
    새장에는 조그만 먹이통과 구멍이 있다.
    그것이 새장을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새 구두를 샀다.
    그것은 구름 위에 올려져 있다.
    내 구두는 아직 물에 젖지 않은 한 척의 배.

    한때는 속박이었고 또 한때는 제멋대로였던 삶의 한켠에서
    나는 가끔씩 늙고 고집 센 내 발을 위로하는 것이다.
    오래 쓰다 버린 낡은 목욕통 같은 구두를 벗고
    새의 육체 속에 발을 집어넣어 보는 것이다.
    ☆★☆★☆★☆★☆★☆★☆★☆★☆★☆★☆★☆★
    《7》
    꽃밭에서

    송찬호

    탁란의 계절이 돌아와, 먼 산 뻐꾸기 종일 울어대다
    채송화 까만 발톱 깎아주고 맨드라미 부스럼 살펴보다
    누워 있는 아내의 입은 더욱 가물다 혀가 나비처럼 갈라져 있다
    오후 한나절 게으름을 끌고 밭으로 나갔으나 우각의 쟁기에
    발만 다치고 돌아오다
    진작부터 곤궁이 찾아온다 했으나 마중 나가진 못하겠다
    개와 고양이들 지나다니는 무너진 담장도 여태 손보지 않고
    찬란한 저 꽃밭에 아직 생활의 문도 세우지 못했으니

    비는 언제 오나
    얘야, 빨래 걷어야겠다
    바지랑대 끝 뻐꾸기 소리 다 말랐다
    ☆★☆★☆★☆★☆★☆★☆★☆★☆★☆★☆★☆★
    《8》
    나무와 양의 결혼식

    송찬호

    나무와 양이 결혼했다
    둘은 혼인 서약을 상기하기 위해
    언덕에 창을 세우고
    날카롭고 뾰족한 창 끝에 결혼 반지를 끼워 두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나무와 양은 깜짝 놀랐다
    벌써 십년의 결혼 생활이 지나고 있었다
    신혼의 침대에
    하룻밤도 누워보지 못한 채,

    벌써 태어난 어린 나무와 양들도 있었다
    그들을 기르기 위해
    나무는 양의 젖을 짰다
    젖이 나오지 않으면
    나무는 양을 때렸다
    나무와 양은 매일 허둥거렸다
    칼슘 단추는 떨어져 어디로 달아난 거지?
    납 칼라는 왜 그리 자주 때가 묻지?
    어째서 이 나뭇잎을 지폐로 환전할 수 없느냐구요

    오늘은 결혼기념일이에요
    나무와 양의 결혼식
    몸에 검은 타르를 칠하고
    깃털을 붙이고
    새의 둥지 왕관을 썼으니
    오늘은 당신이 나무의 왕이에요
    비록 불에 그을리긴 했지만요.
    ☆★☆★☆★☆★☆★☆★☆★☆★☆★☆★☆★☆★
    《9》
    나비

    송찬호

    나비는 순식간에
    째크나이프처럼
    날개를 접었다 펼쳤다

    도대체 그에게는 삶에서의 도망이란 없다
    다만 꽃에서 꽃으로
    유유히 흘러 다닐 뿐인데,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환한 대낮에
    나비는 꽃에서 지갑을 훔쳐내었다
    ☆★☆★☆★☆★☆★☆★☆★☆★☆★☆★☆★☆★
    《10》
    달아나는 말

    송찬호

    곡마단의 말이
    곡마단의 파란 말이
    산 너머 골짜기 양치류 여자를 사랑했다

    곡마단 파란 말은
    등에 포도주 잔을 태우고
    원형 공연장을 돌았다
    포도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공연이 끝나면 파란 말은
    불덩이처럼 여자에게 달려가곤 했다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파란 말 귓속에 한 움큼씩 데이지꽃이 피었다

    곡마단 파란 말은 양치류 여자에게
    함께 떠나자고 졸랐다
    파란 말이 철푸덕 싸놓은
    말똥이 이 말을 엿들었다

    곡마단 파란 말은
    사는 게 모두가 곡예라면서
    높은 허공 외줄을 타는 여자라도
    공 속에 들어있는 여자라도 사랑하겠노라 다짐했다

    곡마단 파란 말이
    불덩이처럼 달려갔다
    캄캄한 밤을 데리고 검은 침대를 등에 태우고
    어느 때인지 양치류 밭엔 말이 자고 간 흔적만 남았다

    곡마단 천막 극장은 뭉게구름 같아서
    언제 떠날 줄 모르지
    곡마단이 떠나면
    철푸덕 싸놓은 말똥의 운명은 이제 누가 알리
    ☆★☆★☆★☆★☆★☆★☆★☆★☆★☆★☆★☆★
    《11》
    돌지 않는 풍차

    송찬호

    그는 일생을 노래의 풍차를 돌리는
    바람의 건달로 살았네
    그는 때때로 이렇게 말했네
    풍차가 돌면 노래가 되고
    풍차가 멈추면 괴물이 되는 거라고

    그는 젊어서도 사랑과 혁명의 노래로
    풍차를 돌리지는 못했네
    풍차의 엉덩이나
    허리를 만지고 가는
    바람의 건달로 살면서

    바람 부는 언덕에서 덜컹거리는 노래의 풍차는 쉼 없이 돌았네
    그는 병들고 지쳐 망가져가는 풍차에게
    이렇게 말했네
    멈추지 말게,
    여기서 멈추면
    삶은 곧 괴물이 되는 거라네

    그러나 생은 때로 휴식이 있어 아름다운 것
    돌지 않는 풍차,
    그의 노래는 끝났네
    바람은 벌써 그의 심장을 꺼내 가고
    그의 지갑에는 피 한 방울 남아있지 않네
    ☆★☆★☆★☆★☆★☆★☆★☆★☆★☆★☆★☆★
    《12》
    동백

    송찬호

    어쩌자고 저 사람들
    배를 끌고
    산으로 갈까요
    홍어는 썩고 썩어
    술은 벌써 동이 났는데

    짜디짠 소금 가마를 싣고
    벌거숭이 갯망둥이를 데리고
    어쩌자고 저 사람들
    거친 풀과 나무로
    길을 엮으며
    산으로 산으로 들까요

    어느 바닷가,
    꽃 이름이 그랬던가요
    꽃 보러 가는 길
    산경으로 가는 길

    사람들
    울며 노래하며
    산으로 노를 젓지요
    홍어는 썩고 썩어
    내륙의 봄도 벌써 갔는데

    어쩌자고 저 사람들
    산경 가자 할까요
    길에서 주워
    돌탑에 올린 돌 하나
    그게 목 부러진 동백이었는데
    ☆★☆★☆★☆★☆★☆★☆★☆★☆★☆★☆★☆★
    《13》
    모란이 피네

    송찬호

    외로운 홀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코만 베어 온 것 아니냐
    머리만 떼어 온 것 아니냐,
    이리 투정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긴긴 오뉴월 한낮
    마지막 벙그는 종소리를
    당신께 보여 주려고,

    꽃모서리까지 환하게
    펼쳐 놓는 모란 보자기
    ☆★☆★☆★☆★☆★☆★☆★☆★☆★☆★☆★☆★
    《14》
    문 앞에서

    송찬호

    대가리를 꼿꼿히 치켜든 독 오른 뱀 앞에
    개구리 홀로 얼어붙은 듯 가부좌를 틀고 있다
    비늘 돋친 이 독한 세상마저 잊어버리려는 듯
    투명한 눈을 반쯤 내려감은 채
    마른번개 널름거리는 캄캄한 아가리 속 꿈틀 거리는 욕망이여,
    온몸 징그러운 무늬의 삶이여 예서 길이 끝나는구나
    벼랑 끝에 서고 보니길 없는 깊은 세상이 더 가까워 보이는구나
    마지막 한 걸음, 뒤에서 등을 밀어
    그래, 가자 가자

    신 한 켤레 놓여 있는 물가
    멀리, 깁고 기운 물갈퀴 하나
    또 한세상 힘겹게 건너고 있다
    ☆★☆★☆★☆★☆★☆★☆★☆★☆★☆★☆★☆★
    《15》
    바구니

    송찬호

    언제나 하늘은 빈 바구니로 내려왔다
    바구니가 비었으니 아직 살아 있나보다
    여인은 다시 밥 바구니를 하늘로 올려보냈다
    아, 뭉클한 밥 바구니가 한 입에 하늘로 꺼져 들어가곤 하였다
    옷을 넣어 보내면 금방 피고름 빨래가 되어 내려왔다
    여인의 몸도 점점 꺼져 들어갔다
    기약 없는 세월은 물같이 흘렀고 그 물가에서
    여인은 시름없이 빨래를 하였다
    물은 날마다 더럽혀져 갔다
    그 물이 흘러가는 어디선가 다시 근심 많은 여인들이
    더럽혀진 물로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빈바구니 속에서 아이는 끊임없이 울었다
    여인은 바구니처럼 웅크리고 앉아 꼼짝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자라 여인을 버리고
    다시 이 지상을 떠날 때까지
    날마다 바구니 가득 그렇게 오르고 싶었던 하늘
    오, 저 밑 버림받은 세상에는
    몸 움푹움푹 패인 빈 바구니 같은 늙은 여인들만 남아 뒹굴고 있다
    ☆★☆★☆★☆★☆★☆★☆★☆★☆★☆★☆★☆★
    《16》
    복사꽃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
    《17》
    봄날

    송찬호

    봄날 우리는 돼지를 몰고 냇가에 가기로 했었네.
    아니라네 그 돼지 발병을 했다 해서
    자기의 엉덩짝살 몇 근 베어 보낸다 했네.
    우린 냇가에 철판을 걸고 고기를 얹어 놓았네.
    뜨거운 철판 위에 봄볕이 지글거렸네 정말 봄이었네.
    내를 건너 하얀 무명 단장의 나비가 너울거리며 찾아왔네.
    그날따라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더없이 향기로웠네.

    이제, 우리들 나이 불혹이 됐네 젊은 시절은 갔네.
    눈을 씻지만, 책이 어두워 보인다네.
    술도 탁해졌다네.
    이제 젊은 시절은 갔네.
    한때는 문자로 세상을 일으키려 한 적 있었네.
    아직도 마비되지 않고 있는 건 흐르는 저 냇물뿐이네.
    아무려면, 이 구수한 고기 냄새에 콧병이나 고치고 갔으면 좋겠네.

    ??아직 더 올 사람이 있는가, 저 나비
    십리 밖 복사꽃 마을 친구 부르러 가 아직 소식이 없네.
    냇물에 지는 복사꽃 사태가 그 소식이네.
    봄날 우린 냇가에 갔었네, 그날 왁자지껄
    돼지 멱따는 소린 들리지 않았네.
    복사꽃 흐르는 물에 술잔만 띄우고 돌아왔네.
    ☆★☆★☆★☆★☆★☆★☆★☆★☆★☆★☆★☆★
    《18》
    봄밤

    송찬호

    낡은 봉고를 끌고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어물전을 펴는
    친구가 근 일 년 만에 밤늦게 찾아왔다
    해마다 봄이면 저 뒤란 감나무에 두견이 놈이 찾아와서
    몇 날 며칠을 밤새도록 피를 토하고 울다 가곤 하지
    그러면 가지마다 이렇게 애틋한 감잎이 돋아나는데
    이 감잎차가 바로 그 두견이 혓바닥을 뜯어 우려낸 차라네
    나같이 쓰라린 인간
    속을 다스리는 데 아주 그만이지
    친구도 고개를 끄덕였다
    옳아, 그 쓰린 삶을 다스려낸다는 거!
    눈썹이 하얘지도록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 새벽 일찍
    그 친구는 상주장으로 훌쩍 떠나갔다
    문 가에 고등어 몇 마리 슬며시 내려놓고
    ☆★☆★☆★☆★☆★☆★☆★☆★☆★☆★☆★☆★
    《19》
    빵에 대하여

    송찬호

    고운 설탕 가루 반짝이는 빵 속은 밝고 따스합니다
    우리들의 체온으로 만든 우리들의 빵입니다
    말랑말랑한 공기가 지붕처럼 둥글게 부풀고 있습니다
    빵 속에는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있습니다
    그 속에는 먹을 것 입을 것 없는 게 없습니다
    식구들이 하염없이 웃고 있습니다
    웃는 표정이 더욱 푸짐해 보입니다
    그러나 손을 내밀 수 없습니다 소리쳐도 들리지 않을 겁니다
    여기의 추위를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런지요
    나는 그들의 식구가 아닙니다

    마지막 성냥을 켰습니다 방이었습니다
    옷 몇 가지로 불빛을 가린 작은 방이었습니다
    한 여자가 웅크리고 누워 있었습니다
    품 속 깊이 자궁 하나 묻고 한 여자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가난에 성욕마저 빼앗긴 추운 밤이었습니다
    허기로 몸 일으켜 세우고
    마지막 성냥을 켜들고
    깊은 밤 한 여자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
    《20》
    산꼭대기의 집

    송찬호

    산꼭대기에 집을 짓겠어요
    얼음 벽돌을 쌓고
    서릿발 창문을 달고
    폭풍과 눈보라로 지붕을 덮겠어요

    산꼭대기에 연못도 파겠어요
    비탄의 눈물로 연못을 채우겠어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두레박줄을 끊겠어요
    선녀와 나무꾼도 이제 사절이에요

    산꼭대기에 등대도 세우겠어요
    물론 바다는 너무 멀어 보이지도 않겠지요
    산골짜기에 난파되어 처박힌 배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겠어요

    산꼭대기 마구간에서는
    늙은 말이 자서전을 쓸 거예요
    말구유와 말안장과 말채찍이 밤새 구술하는 이야기들을 받아 적을 거예요
    보나마나 옆에 있는 말의 그림자는 잠에 곯아떨어져 있겠지요

    언젠가는 심판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산꼭대기에 올라와서
    그 집의 죄를 물을 거예요
    먼저 벽의 얼룩을 지적하겠지요
    그럼 재투성이 거울은 어디다 숨겨야 할까요?
    아마 그는 밀과 귀리의 낟알 개수까지 모두 헤아리려 할 거예요

    산꼭대기의 집이 완공되면
    맨 처음 피워 올린 연기를
    신에게 바치겠어요

    미래에 펼쳐질 삶을 우린 이미 보았잖아요
    양귀비꽃은 이미 그걸 기록했고
    앵무새의 입으로 말해졌잖아요
    굴뚝으로 날아갈 연기가 분명 내 눈을 태울 것일 테니까요
    ☆★☆★☆★☆★☆★☆★☆★☆★☆★☆★☆★☆★
    《21》
    살구꽃

    송찬호

    살구꽃이 잠깐 피었다 졌다
    살구꽃 무늬 양산을 활짝 폈다가
    사지는 않고
    그냥 가격만 물어보고
    슬그머니 접어 내려놓듯이

    정말 우리는 살구꽃이 잠깐이라는 걸 안다
    봄의 절정인 어느 날
    활짝 핀 살구꽃이 벌들과
    혼인 비행을 떠나버리면,

    남은 살구나무는 꽃이 없어도
    그게 누구네 나무라는 걸 눈을 감고도 훤히 알듯이
    재봉틀 소리나는 곳이 살구나무 수선 집이고
    종일 망치 소리나는 곳이 살구나무
    철공소라는 걸 멀리서도 알고 있듯이

    살구나무와 연애 한번 하지 않아도
    살구나무가 입은 속옷이
    연분홍 빤쓰라는 걸
    속으로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
    《22》
    술 매혹될 수밖에 없는

    송찬호

    항아리에 말을 가득 부었다.
    항아리 속에서 말들이 소용돌이친다
    가장자리에 닿지 않으려, 그렇게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려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말은 항아리를 끌어올리다
    그대 매혹의 입술로 나는 다시 한번 죽음을 불러낼 것이다.
    죽음은 옷 입혀질 것이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죽음은 다시 어느 한 생애의 집이 될 것이다.

    뒤엎어진 잔이 기억을 되찾는다
    한때는 복면이었고 어느 땐가는 부재자였던 그대
    지금은 그대 입술에 감옥이 모여 있으니

    말, 닿으면 부패하는 감옥이 되는 그러나 매혹될 수밖에 없는

    다시 잔을 비운다 모든 말들이 그들이 발생한 곳으로 되돌아간다.
    터질 듯한 매혹의 거품 입술들만 남기고.
    ☆★☆★☆★☆★☆★☆★☆★☆★☆★☆★☆★☆★
    《23》
    어떤 노래

    송찬호

    어떤 노래여, 내게 노 저어 오라
    나는 물과 결혼하였다
    내 결혼 예복은 물고기에게 잠시 빌린 것
    두 개의 물기둥 사이에 나는
    경건하게 거꾸로 세워져 있으니
    노 저어 오라, 노래의 아름다움은
    물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배를 뒤집어엎는 일
    나는 온갖 것을 모두 마시고 싶었지
    나는 어두운 심해 속에 입으로 그물을 던졌지
    나는 그 깊은 곳에서 잔을 건져 올렸다
    두 손을 오므려 한 잔을 떠올린다
    오, 나의 신부여
    이 술의 거품을 탄생시키는
    나는 대양 속에서 오직 하나 그 푸른 잔을 찾았다
    어떤 노래여,
    내게 노 저어 오라
    물의 웅덩이를 이미 깊게 파 놓았으니
    그 잔을 채울 수 있는 건 오로지 익사자의 꿈
    ☆★☆★☆★☆★☆★☆★☆★☆★☆★☆★☆★☆★
    《24》
    이곳에 숨어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송찬호

    이곳에 숨어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병이 깊어 이제 짐승이 다 되었습니다
    병든 세계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황홀합니다
    이름 모를 꽃과 새들 나무와 숲들 병든 세계에 끌려 헤매다 보면
    때로 약 먹는 일조차 잊고 지내곤 한답니다
    가만, 땅에 엎드려 뒤 대고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종종 세상의 시험에 실패하고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번씩 세상에 나아가 실파하고 약을 먹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그리우면 당신들의 세상 가까이 내려갔다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지난번 보내 주신 약 꾸러미 신문 한 다발 잘 받아 보았습니다
    앞으로 소식 주지 마십시오
    병이 깊을 대로 깊어 이제 약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병든 세계를 헤매다 보면
    어느덧 사람들 속에 가 있게 될 것이니까요
    ☆★☆★☆★☆★☆★☆★☆★☆★☆★☆★☆★☆★
    《25》
    장미

    송찬호

    나는 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
    그게 무럭무럭 자라
    담장의 장미처럼
    붉게 타오르기를 바랐으나

    천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만 훌쩍 커
    하늘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헐거운 思慕의 거미줄을 쳐놓고
    거미 애비가 되어
    아침 이슬을 모으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으로 울면서 돌아온다면
    가시를 신부 삼아
    내 그대의 여윈 목에
    맑은 이슬 꿰어 걸어주리라
    ☆★☆★☆★☆★☆★☆★☆★☆★☆★☆★☆★☆★
    《26》
    출정의 노래

    송찬호

    새호리기가 상수리나무에 날아와 전쟁 소식을 알렸다
    이제 다시 출정이라네
    상수리나무 뿌리가
    오랜 잠에 든 옛 병사를 흔들어 깨웠다

    옛 병사는 유일한 재산이었던
    먼지와 재라는 이름의,
    노새를 팔아
    칼과 활을 준비하여 출정의 길을 떠났다

    도중에 우물가의 처녀한테서
    용기의 샘물을 얻어 마셨다
    산과 들을 지나 행군을 거듭할수록
    그 옛날의 날래고 두려움을 모르던 용사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그런데 목이 왠지 허전했다
    한쪽 팔이 보이지 않았다
    전투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무릎에서 피가 흘렀다
    수많은 대열의 한가운데 있었는데도 옛 병사는 고적했다

    전장이 가까워졌다
    잘린 머리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부러진 칼과 화살이 허공에 여기저기 박혀 있었다

    드디어 옛 병사는 보았다
    폐허와 파괴가 두 진영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는 것을
    옛 병사의 피가 끓어올랐다
    없는 팔로 칼을 빼어들었다
    없는 목소리로 함성을 질렀다
    목 없는 옛 병사가 전투 한복판으로 달려들어갔다
    ☆★☆★☆★☆★☆★☆★☆★☆★☆★☆★☆★☆★
    《27》
    코스모스

    송찬호

    지난 팔월 아라비아 상인이 찾아와
    코스모스 가을 신상품을 소개하고 돌아갔다
    여전히 가늘고 긴 꽃대와 석청 냄새가 나는 꽃은
    밀교에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다

    헌데 나는 모가지가 가는 꽃에 대해서는 오래 바라보다
    반짝이는 조약돌 하나 얹어두는 버릇이 있다 코스모스가 꼭 그러하다
    가을 운동회 날 같은 아침 조무래기 아이들 몇 세워놓고
    쉼 없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저 근육 없는 무용을 보아라

    이제 가까스로 궁티의 한 때를 벗어났다 생각되는 인생의 오후,
    돌아보면 젊은 날은 아름답다 코스모스 면사무소 첫 출근날
    첫 일과가 하늘 아래 오지의 꽃밭을 다 세는 일이었던,
    스물한 살 지방행정서기보

    바람의 터번이 다 풀렸고 나 가을이 길어간다
    대체 저 깊고 푸른 가을 하늘의 통점은 어디인가
    나는 오늘 멀리 돌아다니던, 생활의 관절
    모두 빠져나간 무릎 조용히 불러 앞세우고
    코스모스 길 따라 뼈주사 한 대 맞으러 간다
    ☆★☆★☆★☆★☆★☆★☆★☆★☆★☆★☆★☆★
    《28》
    튤립

    송찬호

    먼데 나팔이 울리고 누군가 2층 창문을 열고 외쳤다
    경찰이 오고 있다!
    그때 우리는 노랑이나 빨강 두건을 쓰고
    튤립 당을 결성하여
    막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벌어진 일은 그대가 알고 있는 것과 같다
    백만 송이 대지의 등불이 꺼졌다
    삶이 무미하다는 걸 보여주듯
    소금이 오는 길이 끊어지듯
    설탕과 담배도 국경을 넘어 달아나 버렸다

    강낭콩 꼬투리 속에서 태어난
    꾀 많은 곰보 소녀는
    일곱 개 이야기 조각을 맞춰
    귀가 커다란 나라의 수수께끼 여왕이 되었다

    수십 년 바다를 떠돌던 사람들이 간간이
    육지에 와 닿는 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꾀 많은 소녀가
    여왕이 된 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우리가 천국에 환멸을 느낄 무렵
    경찰도 마법이 풀렸다
    하여, 그들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돼지로,
    빗자루로, 부지깽이로
    ☆★☆★☆★☆★☆★☆★☆★☆★☆★☆★☆★☆★
    《29》
    푸른 늑대

    송찬호

    푸른 바다를 보고 온 날부터 늑대는 말이 없었다
    늑대는 자신의 영역을 폐쇄하고 더 깊은 산 속을 찾아들어 갔다
    그때부터 먼 산골짜기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가끔씩 이 산 저 산꼭대기에 그 늑대가 출몰하는 것이 보였다
    멀리서 보면, 높다란 파도 끝에 늑대가 우뚝 서 있는 것 같았다
    ☆★☆★☆★☆★☆★☆★☆★☆★☆★☆★☆★☆★
    《30》
    희망

    송찬호

    쇳덩어리는 망치질 횟수를 기억하고 있을까
    망치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내게 그런 조그만 권력이 주어진다면

    희망은 국가와 법을 만들 수 있다
    원한다면 어디든 희망 구역으로 선포할 수 있다
    희망 구역에서 아지랑이처럼 나른하게 솟아오르는 지하 생활자들

    희망은 도처에 우글거린다 사제가 뚱뚱한 식당 주인으로 보이고
    그 식당의 밥찌꺼기를 핥으며
    희망이 어떻게 사육되는가를 보았다

    개새끼, 하고 대들어도 판사는 절망에게 희망을 선고하고
    의사는 절망에게 희망의 진단서를 송부하고
    긴 복도를 걸어오는 희망의 발자국 소리
    문을 노크하는 희망의 인기척 소리
    그 고문 기술자의 가방 속에는 얼마나 많은 희망이 들어 있던가

    한쪽에서는 기계를 세우고 공장을 점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식수와 전기를 끊고 통신마저 차단시켜도
    그래도 희망은 인형 공장 송 사장 편에 있다
    그는 오늘도 모처에 예쁜 인형들을 팔아넘겼다

    이제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군대를 경험한 사람들은 누구나 예비군복을 갖고 있다)
    그 많은 산업예비군 중에서 내게 통지서가 날라왔다
    나는 오늘 전선으로 떠난다 아직 오지 않은 열차를 기다리며
    역 한구석에서 나는 오래 보지 못할,
    영원히 못 볼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 지금 한때 직업과 계급을 혼동해도 좋을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래도 이 거대한 도시에서 먹고 자고 일도 할 수 있는
    이런 방이라도 하나 갖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여자는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며 가랑이를 벌렸다
    하루 일을 마친 사내들이 어둠처럼 그 거리를 향해 몰려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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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2013.08.17.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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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3489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5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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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7326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80025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4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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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26236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92538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05251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42966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758115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686214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637123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167428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950225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782364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337192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545323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004199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712209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252206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2003445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90263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742352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376399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387457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88103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312244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127149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276270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94145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267240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530228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334150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824299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047119
    89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243274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251209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304184
    86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605221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133184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128214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205164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273195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250291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69231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076218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69515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135258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228144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583329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220213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89184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618322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624189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643331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874343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579428
    67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416219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2071272
    65 이운룡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03.01.2596350
    64 호호석시모음 29편 김용호2014.03.01.1953187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081166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2067307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7030749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146577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695654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250677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40671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838384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55301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694269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122274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247562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933386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417253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626360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952531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614349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84277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3011366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718283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227334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355238
    41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82222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238236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431289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913282
    37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434282
    36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478294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90266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343332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477334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557352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228336
    30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62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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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홍수희시모음 70편 김용호 2004.07.07.329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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