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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희시모음 21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31. 06:11:38   조회: 196   추천: 8
    여명문학:

    박남희시모음 21편
    ☆★☆★☆★☆★☆★☆★☆★☆★☆★☆★☆★☆★
    《1》
    고집

    박남희

    풀잎 위의 빗방울이 고집을 피우고 있다
    아래로 뛰어내릴 마음이 없다는 듯
    대롱대롱 매달려 화사한 햇빛을 끌어 모으고 있다

    빗방울 속의 햇빛이 고집을 피우고 있다
    언젠가 무지개를 피워 올리겠다는 듯
    제 안의 색을 감추고 물방울 속에 꼭꼭 숨어있다

    햇빛의 몸 속에 숨어있는 색이 고집을 피우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색을 나누어주겠다는 듯
    햇빛을 뚫고 빗방울의 장력을 뚫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빗방울을 매달고 있던 풀잎이 고집을 피우고 있다
    빗방울 투명한 눈망울이 제 것이나 되는 양
    부릅뜬 눈 속에 빗방울을 끝끝내 눈물처럼 말아 쥐고 있다

    그 아래
    고집을 버린 것들이 풀잎의 뿌리를 키우고 있다
    기꺼이 썩는 것과 스미는 것이 봄을 밀어 올리고 있다

    고집은 늘 아래가 두렵고
    고집을 버린 것들은 항상 위가 허전하다
    ☆★☆★☆★☆★☆★☆★☆★☆★☆★☆★☆★☆★
    《2》
    깡통미학

    박남희

    깡통은 비어있으므로 행복해진다
    그 안에 소리를 더 많이 가둘 수 있으므로
    소리의 아빠와 소리의 엄마가 사랑을 해서
    소리를 낳고……
    마음대로 찌그러질 수 있으므로, 찌그러져도
    흉보지 않으므로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깡통은
    비어있을 때 비로소 깡통이 된다
    그 속에서 깡통의 자의식이 무럭무럭 자라고
    자라서 모든 쓸데없는 것들의 비어있음을
    자유롭게 확인하고 손뼉을 치며
    마음껏 소리지르는 깡통 곁에 서 있는 나는
    왠지 귀가 멍멍하다
    ☆★☆★☆★☆★☆★☆★☆★☆★☆★☆★☆★☆★
    《3》
    꽃에 집중하다

    박남희

    몸보다, 이파리보다, 꽃에 집중하는 나무
    거멓게 말라 터진 몸뚱이는 내버려두고,
    오로지 꽃 피우는 데만 몰입하는 벚나무

    푸른 잎 생략하고, 치장도 생략하고
    꽃에만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수만 개, 방울을 맺고,
    보듬어 키우다가

    팡팡팡 펑펑펑 절정에서 터트린
    저 함성, 저 폭발, 저 만개, 저 아수라,
    마침내 두둥실 떠오른
    ☆★☆★☆★☆★☆★☆★☆★☆★☆★☆★☆★☆★
    《4》
    나무의 내력

    박남희

    신은 흙을 창조하고 그 위에 나무를 창조하였다
    나무는 흙 속에 뿌리를 박고 흙이 전해주는
    육체의 소리를 들었다
    흙은 나무에게 나무가 알지 못하는 나무의 내력을 이야기해주었다

    본래 나무는 종鐘이었다
    밖으로 나오려는 울음을 감추기 위해
    무수한 고통의 이파리들을 푸드덕거리던 종이었다

    그러다가 종은 제 안의 울음을 견디지 못하고
    역사책이 되었다 그 때부터 나무는
    흘러가는 모든 것들을 몸 안에 가두고
    시간의 물관부 사이에
    나란히 배열시키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책 속의 역사는 수시로 요동했다
    그리하여 나무는
    모든 흔들리는 것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흔들리는 모든 것들을
    이 땅의 중심에 붙잡아 놓기 위해
    흙 속에 뿌리를 내렸다

    나무의 뿌리는 본질적으로 불온했다
    뿌리는 흙 밖으로 제 몸을 뻗어
    흙이 들려주었던 제 안의 이야기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메아리는
    그렇게 생겨났다
    ☆★☆★☆★☆★☆★☆★☆★☆★☆★☆★☆★☆★
    《5》
    나뭇가지의 질문법

    박남희

    세상이 온통 의문으로 가득 찰 때
    뾰족한 것으로 허공을 찔러대기보다는
    조용히 이파리를 매달 것

    그 이파리로 얼굴 붉히고
    그 이파리가 울다가
    그 이파리로 어디론가 굴러가
    다보록한 흙에게 썩는 법을 배울것

    그리하여 제 이파리 모두 떨구고
    허공이 온통 맑은 날
    공중에 오래된 바람소리 풀어놓고
    눈물같이 여린 초승달 하나 낳아놓을 것

    그리고는 안으로 안으로
    의문의 강을 풀어내어
    나이테의 두께를 늘려갈 것

    그런 후에는
    바람 밑에 숨겨두었던 뿌리에게 넌지시
    물의 안부를 물어볼 것
    ☆★☆★☆★☆★☆★☆★☆★☆★☆★☆★☆★☆★
    《6》
    나팔꽃의 경계

    박남희

    나팔꽃이
    오래된 담장을 타고 기어올라간다
    흘끗, 태양을 쳐다보다가
    말을 아끼고
    꽃봉오리 하나를 새로 피웠다

    흙과 담장 사이, 담장과 하늘 사이
    나팔꽃은 문득
    나팔을 불어대고 싶은 마음, 꾹 누르고
    꽃을 하나씩 피운다

    새가 흔들고 간 쥐똥나무 아래
    거미가 새롭게 경계를 세운다

    끝없이 흔들리고 싶은
    나팔꽃의 경계는 어디인가

    바람이 나팔꽃을 흔드는 것은
    너무 오랜 습관 같아 불안하고
    새가 나팔꽃을 흔드는 것은 돌연,
    나팔꽃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것 같아
    불안하다

    새와 바람 사이,
    바람과 쥐똥나무 사이에서
    나팔꽃은 문득,
    말을 아낀다
    ☆★☆★☆★☆★☆★☆★☆★☆★☆★☆★☆★☆★
    《7》
    낮달

    박남희

    기억의 반대쪽으로 나를 버려줘
    기억이 나를 아주 잊어버리게

    희미한 게 나는 좋아
    빛으로 빛을 지우는 법을 알고 부터
    희미한 게 좋아졌어

    어둠에 들어서야 내가 밝아지는
    알 수 없는 나의 정체성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어

    밝은 빛으로 나를 지우지만
    아주 지워질 수 없는 내가 남아있다는 것이
    난 너무 좋아

    어둠의 눈으로 보든 빛의 눈으로 보든
    나는 나니까
    내 곁에 눈이 밝은 새 한 마리 띄워놓아도
    나는 두렵지 않아

    난 이미 광활한 우주 속에서 아주 밝은 빛을
    견디고 살아남은 어둠의 사생아이니까

    눈부신 빛들을 내 주위에서 지우고
    그 곳에 다시 짙은 어둠을 깔아놓아도
    내가 그곳에서 밝게 빛나는 것이
    내 몫이 아닌 것을 이미 난 알아

    빛에서든 어둠에서든 희미하든 또렷하든
    변할 수 없는 것은
    어떤 손이 나를 붙들고 있다는 사실이야

    빛으로부터 탈출해 어둠에 들었던 나를
    또 다시 빛의 손으로 잡아당기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저 손의 아이러니가 궁금해

    내 모습은 비록 희미해도 지금 내 몸에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흐르고 있어
    프레디가 죽어서도 목청껏 부르던
    저 공중의 노래

    바람이 어디를 향하건, 그건 내게 아무 상관이 없어*
    외로울 땐 빛의 반대쪽으로 나를 버려줘
    어둠이 나를 아주 잊을 수 없게

    *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부른 노래
    <보헤미안 렙소디>의 가사
    “Any way the wind blows doesn't really matter to me”를 인용.
    ☆★☆★☆★☆★☆★☆★☆★☆★☆★☆★☆★☆★
    《8》
    달력 산부인과

    박남희

    달력에는 네모난 문이 여러 개 있다
    바람이 불면 펄럭이는 문과 문 사이
    우리네 근대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달력 산부인과,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6.25 근처에서
    죽은 아이들을 낳고
    4.19와 5.18 근처에서
    손에 돌멩이를 움켜 쥔
    이상한 아이들을 낳았다

    달력이 한 번씩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사생아를 낳고, 기형아가 태어나는
    이상한 산부인과
    누구는 그 애들의 아버지가 가난이라고도 하고
    미친 별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모른다

    네모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영화가 시작되기 전 을숙도에서
    부러진 갈대들 사이로 새들이 세상을 뜨고*
    또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직 세상을 뜰 수 없는 아이들이
    자궁 속 비디오 방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웅크리고 있다, 출생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도 그 산부인과는 성업 중이다
    최신 정보에 의하면
    앞으로 태어날 복제아기부터
    사이버 아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곳을 알고 있다고 한다

    나는 오늘 달력 한 장을 떼어냈다
    떨어져 나간 달력 속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에서 인용
    ----------------------
    출처 : 《시와 사상》 (2005년 가을호)
    ☆★☆★☆★☆★☆★☆★☆★☆★☆★☆★☆★☆★
    《9》
    둘레를 지우는 일

    박남희

    반짝인다는 것은 둘레를 지우는 일일까

    눈물은 글썽여 제 둘레를 지우고
    바람은 반짝이는 것들의 몸 속 빛을 풀어
    그 둘레를 지운다

    너를 처음 본 순간,
    세상의 둘레가 온통 허물어져
    모든 것이 캄캄하게 보이던 그 날,

    내 눈의 둘레는 한없이 허물어져
    너는 한 떨기 백합이었다가, 돌연
    제 속살에 마음번지는 능소화였다가
    그 자리에 덩그러니 한 채
    글썽이는 속 깊은 우물을 남겨놓았다

    글썽이는 우물과
    그 속에서 깊어지는 별 사이의 거리가
    내가 너를 바라보던 아득한 사랑의 거리였을까

    사랑은 종종 완강한 꽃의 둘레를 헐어
    새벽하늘 개밥바라기별보다 더 크게 글썽이는
    우물 한 채를 보여준다
    ☆★☆★☆★☆★☆★☆★☆★☆★☆★☆★☆★☆★
    《10》
    마음의 거리

    박남희

    흘러내리는 것은 흘러내리게 그냥 둔다
    잠시 노을이라고 생각했다가 눈물이라고 생각했다가
    폭포라고 생각했다가 꽃이라고 생각했다가
    분주한 것들은 분주한 대로 그냥 둔다
    이곳은 마음의 거리이므로,

    무엇이면 어떠랴
    잠시 글썽이며 중력이 보여주는 마술
    꽃이 그랬다, 잠시 허리가 휘었다

    닥쳐올 이별이래도
    구름이 흘러내리면 비가 된다
    비는 지상이 숨겨놓은 모든 싹들을
    불온한 손으로 적발한다,
    적발해서 위태로운 쪽으로 풀어놓는다

    그리움도 이왕이면 강이 되거라
    철없이 지느러미를 거슬러 오르는 강

    한 때 내 사춘기도 이곳으로 흘러내린 적이 있다
    까만 머리 깃 분홍 볼을 타고
    어디론가 까닭 없이 뛰어가던 햇빛을 본 적이 있다
    그러다 종종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었다
    이곳에는 늘 햇빛이 눈부셨으므로

    나는 또 어느새 너를 생각하며 이곳에 와 있다
    오래 붙잡혀 있던 마음 하나 놓아주려
    가만히 들꽃을 만진다 새를 풀어놓는다
    너는 내게 너무 눈부셨으므로,

    네가 없는 그곳으로
    반짝이며 강이 흘러간 적이 있다

    출처 : 계간 《문학과 사람》 (2020년 가을호)
    ☆★☆★☆★☆★☆★☆★☆★☆★☆★☆★☆★☆★
    《11》
    멍요일

    박남희

    오늘은 멍요일이다
    어젯밤 말 안 듣는 아들을 심하게 때리고
    내 가슴에도 멍이 들었다
    오늘 아침 아들 종아리에 난 멍자국을 들고
    파주 낙원공원묘지 아버지 산소를 찾아간다
    그동안 나를 키우시며 멍들었을
    아버지의 멍자국을 만져보러 간다

    무덤 위에는 어느새 풀들이 무성하다
    바람은 무덤위의 풀을 흔들고
    자꾸 내 마음을 흔들어 댄다

    바람 속에 까칠한 멍자국이 보인다
    세상에서 흔들리는 너무 많은 것들에게
    더 이상 흔들리지 말라고 붙잡다가 생긴
    멍자국을 가지고, 저 바람은 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아버지의 무덤은
    당신의 멍을 하늘로 밀어올리며
    푸르게 푸르게 무성하다

    나는 가지고 간 아들의 멍자국을
    아버지 무덤에 가만히 대어본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푸른 멍이
    반갑다고 반갑다고 서로 몸을 비비는지
    감촉이 까실까실하다
    ☆★☆★☆★☆★☆★☆★☆★☆★☆★☆★☆★☆★
    《12》
    무성할 때는 초록을 몰랐다

    박남희

    초록이 성글어질 때에서야 초록이 보였다
    초록 사이의 세상도 보였다
    잔잔한 바람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뿌리의 깊이가 느껴졌다
    잎으로도 꽃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초록의 밑이 보였다
    그늘에 놓인 낮은 하늘이 보였다
    하늘 속 구름이 보였다

    무성할 때는 뿌리를 몰랐다
    흙도 몰랐다
    뜻밖에 하늘도 몰랐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채 몸만 무성했다
    몸이 소문인 줄도 몰랐다

    그 소문은 수시로
    바람이 되어 나를 흔들었다

    출처 : 한국동서문학 2019년 봄호
    ☆★☆★☆★☆★☆★☆★☆★☆★☆★☆★☆★☆★
    《13》
    사랑

    박남희

    꽃과 무덤 사이에 길이 있다
    길은 끈적끈적하다
    달빛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가 길을 간다
    끈적끈적한 길을
    끈적끈적하지 않게 간다
    그는 결국 아무데도 달라붙지 않고
    길은 저 혼자 끈적끈적 하다
    달빛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꽃과 무덤 사이
    흔들리는 것들을 향하여
    달빛을 향하여 간다
    길은 흔들리는 것들에게
    늘 끈적끈적하다, 치명적이다
    달빛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껏
    그의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 늘 내가 갈망하는
    그의 먹이이므로
    내 머리에는 항상
    노릇한 달빛이 묻어있으므로
    그래서 늘 어지러우므로,
    ☆★☆★☆★☆★☆★☆★☆★☆★☆★☆★☆★☆★
    《14》
    수평선을 낳는 것들

    박남희

    출렁이는 파도가 수평선을 낳는다
    알 수 없는 물의 핏줄들이 모여서 수평선을 낳는다
    그 아래
    깊이 모를 수심이 모여서 수평선을 낳는다

    멀리 보면 수평선
    가까이 보면 파도

    잊혀졌던 아버지도 끝없이 밀려와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끝내 수평선을 낳는다
    아버지의 주름 속에 감추어진 것은 역사가 아니라 수평선이다

    밤마다 수평선은 요동치며 아이를 잉태하고
    그 아이들은 자라나 수평선이 된다

    시인이 시를 낳고 시가 다시 시인을 낳듯이
    자세히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은 끝과 끝이 맞닿은 수평선이고
    신기하게도 수평선은 출렁이며 끝없이 수평선을 낳는다
    ☆★☆★☆★☆★☆★☆★☆★☆★☆★☆★☆★☆★
    《15》
    어름사니

    박남희

    위험한 노래 위를 걷다 보면 너를 만날까
    네 뒤에 숨어 출렁이는 기억을 만날까
    너의 그림자를 만날까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타고 오르는 거미처럼
    바람이 두고 온 길을 걷다 보면
    뜻밖에도 지워진 기억을 만날까

    노을 위를 걷다 보면 나를 만날까
    얽히고설킨 노을 밖의 길을 만날까
    길이 놓친 달빛을 만날까
    달빛이 버린 꽃을 만날까

    기다리고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데
    기억의 들판이 자꾸 낯선 길을 새로 만들고
    기억이 버린 것들이 무심히 너를 기다리는데
    네가 떠나보낸 나를 기다리는데

    구름아
    바람 위를 걷다 보면 너를 만날까
    너와 함께 무심히 흘러온 나를 만날까
    출렁이는 밧줄이 붙잡고 있는 바람을 따라
    아득한 벼랑 위를 걷다 보면,
    ☆★☆★☆★☆★☆★☆★☆★☆★☆★☆★☆★☆★
    《16》
    울음의 고리

    박남희

    저녁에 이르면 하늘과 바다가 충혈된다
    하늘은 바다를 보고 울고
    바다는 하늘을 보고 운다

    그것은 하늘과 바다가 운 것이 아니다
    하늘 속의 구름이 울고 새가 운 것이고
    바다 속의 물이 울고 물고기가 운 것이다

    그 울음은 한밤을 지나 아침까지 계속된다
    울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저녁이 아침을 향해 밤새 우는 바람에
    아침 하늘이 충혈된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태어날 때 우는 것과

    사람이 죽을 때 우는 것은 같은 것이다
    아이는 태어날 때 전 생애를 울어줄
    저만의 하늘과 바다를 가지고 태어난다

    아이가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하늘은 바다를 보고 울고 바다는 하늘을 보고 운다
    눈물은 하늘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하늘로
    끝없이 순환한다

    눈물은 그러는 동안
    제 속에 수많은 울음의 고리를 갖게 된다
    ☆★☆★☆★☆★☆★☆★☆★☆★☆★☆★☆★☆★
    《17》
    유리창의 심리학

    박남희

    깨지고 싶지 않은 유리창은 없다

    유리가 창틀을 붙잡고 있는 건
    깨어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삼손이 자신을 지탱하던 마지막 기둥을 허물어
    장렬하게 전사했듯이

    유리에는 늘
    제 몸을 부수려는 욕망이 숨어있다
    부서진 유리는 천개의 눈을 갖는다
    천개의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은 것이다

    유리는 세상의 수많은 창틀이 붙잡고 있던
    무관심과 안일과 위선을 버리고
    제 안에 감추어둔 목소리를 꺼내어
    쨍그랑,
    관습의 오랜 잠을 깨우고 싶은 것이다

    유리창은 깨어지고 싶은 날
    눈먼 새를 부르며 자유로운 길의 기운을 느낀다
    자신을 향하여 전 속력으로 달려오는 새에게
    날개를 버리고 바람이 되라고 주문을 외운다

    유리창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대기권으로 뛰어드는
    별똥별처럼, 불안한 허공에 한 획을 그어
    스스로 반짝이는 목소리를 얻고 싶은 것이다

    출처 : 《문예연구》(2020 봄호)
    ☆★☆★☆★☆★☆★☆★☆★☆★☆★☆★☆★☆★
    《18》
    이별의 속도

    박남희

    구름과 이별한 빗방울이 전속력으로 뛰어내려
    제 몸을 부수는 것은 목마른 땅의 간절한 눈빛이
    빗방울을 전속력으로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별의 속도는 마음이다
    마음이 버리고 마음이 잡아당긴다
    언뜻 보면 지구는 태양이 버린 마음이고
    달은 지구가 버린 마음이다
    멀어져 가는 지구와 달을 끝내 버릴 수 없어
    다시 끌어당기는
    태양과 지구의 마음을 어쩔 것인가
    사람들은 그것을 인력이라고 부르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사실 사랑이다
    멀어지려는 것을 끌어당기다 보면 어느새 둥근 사랑이 된다
    이별의 속도가 제로가 된다
    ☆★☆★☆★☆★☆★☆★☆★☆★☆★☆★☆★☆★
    《19》
    지울 수 없는 주소

    박남희

    길을 지우면서 눈이 내린다
    눈은 내리면서
    오랜 시간 떠다니던
    공중의 기억도 지워버린다

    길에도 주소가 있다
    시작이라는 주소 혹은
    끝이라는 주소,
    그리움이라는 주소 혹은
    아픔이라는 주소,

    그런 주소들은 문득
    길가의 풀이나 나무로 자라나
    자신만의 표정으로 흔들리고 있다

    누군가 그리운 날,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추억이라는 주소가 어른거리기도 한다

    지금 눈은
    길을 지우고
    제 마음의 상처를 지우기 위해서 내리지만
    눈이 녹으면
    오랜 그리움의 길을 걸어갔던
    낯익은 주소들이
    꼬물거리며 아지랑이로 되살아날 것이다.
    ☆★☆★☆★☆★☆★☆★☆★☆★☆★☆★☆★☆★
    《20》
    처마 끝

    박남희

    사랑의 말은 지상에 있고
    이별의 말은 공중에 있다

    지상이 뜨겁게 밀어올린 말이 구름이 될 때
    구름이 식어져서 비를 내린다

    그대여
    이별을 생각할 때 처마 끝을 보아라
    마른 처마 끝으로 물이 고이고
    이내 글썽해질 때
    물이 아득하게 지나온 공중을 보라

    이별의 말은 공중에 있다
    공중은 어디도 길이고
    어느 곳도 절벽이다
    공중은 글썽 해질 때 뛰어내린다

    무언가 다 말을 하지 못한 공중은
    지상에 닿지 않고 처마 끝에 매달린다
    그리곤 한 방울씩 아프게
    수직의 말을 한다

    수직의 말은 글썽이며 처마 끝에 있고
    그아래
    지느러미를 단
    수평의 말이 멀리 허방을 보고 있다

    구릿빛 지느러미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
    《21》
    화조도 (花鳥圖)

    박남희

    꽃은 날개 없이 날아다니는 새이고
    새는 날개로 춤추는 꽃이다
    네가 나를 사랑했다면 너는 새이고 꽃이다

    꽃을 품은 새는 향기로 날아서 천년을 산다
    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길가에 핀 작은 꽃잎들이 흔들리고
    그 위에 앉았던 새는
    천년을 날아서 너에게로 간다

    너는 나에게 새의 울음소리를 내는 꽃이다
    내가 너에게 날개를 이야기 했을 때
    너는 꽃으로 붉게 울었다
    그 때 꽃대가 흔들리고 새가 날아왔다

    나는 지금 꿈꾸듯 한 필의 붓으로 너에게 간다
    나의 몸짓이 농담(濃淡)이 없어 백묘법으로 너를 말하고
    때로는 윤곽을 보여주지 않는 몰골법으로 너를 그려도
    붓의 뒤에 숨은 나의 말은 여전히 한 편의 화조도여서
    잠시 새가 꽃을 떠나거나 꽃이 새를 버리는 일이
    영원한 이별이 아님을 나는 안다

    너를 그릴 때 너는 내게 영원한 날개이고 꽃이지만
    네가 울 때 내 몸은 너와 함께 흔들려
    네 윤곽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럴 떼 나는 너를 달래듯
    구륵법으로 네 윤곽을 먼저 그린다
    그리고 비로소 그 안에 너를 색칠할 수 있다

    네가 꽃의 향기와 날개의 몸짓으로 내게 온 것을
    한 편의 그림으로 어찌 다 말할 수 있으랴만
    내가 붓이 되어 너를 꿈꿀 때 몸은 여전히 황홀한 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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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3388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877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3096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2726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3618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3445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2935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826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999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35914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998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9810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26922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3958
    215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3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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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61611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9622
    152 백재성시모음 61편 김용호2018.02.25.56414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53614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50115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8114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52420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73521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70624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62521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54117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84421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51639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57819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64617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52017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53515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44913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9123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9227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8017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53918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50916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6620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8320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63842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78119
    127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65520
    126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72122
    125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83443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6826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9424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40429
    121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82037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101728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24935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91537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04050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41865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751114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667213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632123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157428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940224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773364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309192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510319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993199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697209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242206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94445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82261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731352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364399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353457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76102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97244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115149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268269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83144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249239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509227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321148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811298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033117
    89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232273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241206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96183
    86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589220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124183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116213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99163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224194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234290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063229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053218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162515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131258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206144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570329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211212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484184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612322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598189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634331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867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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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062166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2035307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7019748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136576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634654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229677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39471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831384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348300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661269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104274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192562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928386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95253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608360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928531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83349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75277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3002366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704282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222334
    42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344238
    41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71221
    40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226235
    39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428289
    38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91282
    37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428282
    36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421294
    35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74266
    34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326331
    33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467334
    32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546352
    31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218336
    30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615301
    29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175365
    28 홍수희시모음 70편 김용호 2004.07.07.3275391
    27 조병화님 시모음 22편 김용호 2004.07.02.3106280
    26 이정하 시 모음 51편 김용호 2004.07.02.2867299
    25 신달자시모음 69편 수정 김용호 2004.07.02.3261322
    24 서정윤시모음 41편 김용호 2004.03.12.2965289
    23 김용호시모음 75편 김용호2004.03.12.4358247
    22 이해인 시 모음 28편 김용호 2004.03.12.4579304
    21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3057316
    20 류시화시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2929275
    19 정두리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4.03.12.3348227
    18 도종환 시 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3516403
    17 정호승 시 모음 39편 김용호 2004.03.12.3049380
    16 유치환 시 모음 45편 김용호 2004.03.12.3500404
    15 한용운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03.12.3078313
    14 원태연님시모음/25편 김용호 2004.03.12.2954338
    13 용혜원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3716342
    12 안도현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44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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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한시 모음 김용호 2004.02.24.3084523
    9 김시습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4.02.24.2989472
    8 박목월 시 모음 30편 김용호 2004.02.24.2438261
    7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3163496
    6 서정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 2004.02.09.3130466
    5 노천명 시 모음 23편 김용호 2004.02.08.2329421
    4 정지용 시 모음 24편 김용호 2004.02.08.2219353
    3 김현승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2.03.5546546
    2 주옥같은시어모음 김용호 2004.02.03.2954414
    1 여명 문학 회칙  여명문학2004.01.25.19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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