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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호시모음 41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8.30. 18:11:57   조회: 188   추천: 7
    여명문학:

    김강호시모음 41편
    ☆★☆★☆★☆★☆★☆★☆★☆★☆★☆★☆★☆★
    《1》
    구절초

    김강호

    한 점 티도 없이
    속살을 드러낸 하늘

    연어빛 바람이 앉아
    들판 가득 산란을 한다





    터지는 정적

    짜릿한
    향내음
    ☆★☆★☆★☆★☆★☆★☆★☆★☆★☆★☆★☆★
    《2》
    그라인더

    김강호

    불의를 보고서는
    견딜 수 없는 운명

    모나고 뒤틀린 세상
    몸바쳐 깎아낼 때

    보아라 뜨겁게 타는
    숭고한 저 불꽃을
    ☆★☆★☆★☆★☆★☆★☆★☆★☆★☆★☆★☆★
    《3》
    그리움

    김강호

    어쩝니까
    밤이 무섭도록
    깊은 병이 도지는 걸
    잠 못 들고 뒤척이다가
    밖으로 뛰어 나가면
    그녀는 꽃등불 되어
    내 앞에 있습니다
    압니다 낮이 밝아도
    그녀 미소만 못하다는 걸
    달빛에 흐드러지게
    웃고 있는 싸리 꽃도
    뜨거운 그녀 가슴에서
    퍼 올린 애정이란 걸
    그리움 싣고 와서
    내게 다 부려 놓고
    빈 수레로 떠나가는
    봄을 불러 보지만
    긴긴 밤 꽃 그늘에는
    아픔만 쌓여갈 뿐……
    그리움도 물이 들어
    낙엽으로 질 즈음
    아무 일 없었듯이
    잊을 수 있을까
    생각의 먼 지평 끝엔
    함박눈이 쌓입니다
    ☆★☆★☆★☆★☆★☆★☆★☆★☆★☆★☆★☆★
    《4》
    단풍

    김강호

    낯익은 손님 되어
    찾아온 가을 땡볕

    깊은 산 허리춤에
    불씨 지펴 놓고 있다

    숨가쁜 절정 한 구비
    달아 오른 화냥년
    ☆★☆★☆★☆★☆★☆★☆★☆★☆★☆★☆★☆★
    《5》
    대패

    김강호

    시퍼렇게 벼르고 있는
    내 가슴을 보세요

    때로는 절규하며
    내 비리도 깎지요

    땀흘려 당길 때마다
    배설되는 모순들
    ☆★☆★☆★☆★☆★☆★☆★☆★☆★☆★☆★☆★
    《6》
    동백꽃

    김강호

    두견새 토한 울음이
    저렇듯 붉었던가

    얼어붙은 세상에
    잉걸불 지펴 놓고

    고행을
    다 마친 봄날
    길손처럼 떠나는 넋
    ☆★☆★☆★☆★☆★☆★☆★☆★☆★☆★☆★☆★
    《7》
    동창회

    김강호

    은물살 차고 오르던 피라미 시절 건져
    화두 지펴 놓고 있을 동학사 입구 향해
    26년 세월 헤치며 꿈꾸듯 가고 있다

    창문에 고개 내밀고 화들짝 핀 백목련 꽃
    그 꽃빛 입고 살아 늘 곱던 선생님 모습
    국어책 갈피마다에 환하게 웃고 계셨지

    닫혔던 세월 동안 날 잊지 않으셨는지
    반갑게 끌어안고 다독이던 따뜻한 품
    계룡산 메아리보다 더 애절하게 울려 울려

    불혹을 갓 넘어선 포근한 가슴끼리
    한 평생 가꾸며 살 추억의 빈 화단에
    잘 여문 이야기 꽃씨 묻어 주고 있구나

    먼 산을 끌어다 놓고 달아나는 소낙비
    파닥이는 녹음의 비늘을 툭툭 털며
    기나긴 이별 행간에 발걸음을 옮긴다

    빗물 젖은 여운 끌고 달리는 차 창 밖으로
    다정한 모습들이 스냅으로 찍혀간다
    찻잔에 뜨던 그리움 그 진한 향내까지
    ☆★☆★☆★☆★☆★☆★☆★☆★☆★☆★☆★☆★
    《8》
    명경대(明鏡臺)
    -단원 그림을 보고

    김강호

    태초의 고요를 붓끝에 적신 걸까
    신들린 듯 휘두른
    황천강변 금강절경
    섬약한 질감 속에서 맥박 소리 들려온다


    아프도록 푸른 빛 한 줄기 뽑아 내어
    운림소림수법(雲林疏林樹法) 위에
    힘있게 세운 솔잎
    이 시대 어둠 깊은 곳 송곳으로 파고든다

    죽창보다 날 선 침묵 어리는 연못 앞에
    내 감히 설 수 없어
    돌아서는 명경대여
    단원의 맑은 숨결이 벽공을 울려 간다
    ☆★☆★☆★☆★☆★☆★☆★☆★☆★☆★☆★☆★
    《9》
    명상

    김강호

    적막 보다 깊은 산 속
    외딴집 뜨락 위에
    함박눈 쌓이는 소리
    달빛 젖어 드는 소리
    천 만근 깊은 시름을
    끌고 가는 물소리
    늘 푸른 세월 딛고
    서 있는 적송 가지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바람
    넉넉한 저 여백만큼
    나도나를 비웠으면……
    ☆★☆★☆★☆★☆★☆★☆★☆★☆★☆★☆★☆★
    《10》
    모르지요

    김강호

    흐드러진
    자운영 꽃이
    엎질러진 정인 줄 알고
    그 꽃 빛 담으러
    논배미 나갔다가
    수줍은 달덩이만
    안고 왔는지
    모르지요

    쏟아지는
    별빛에
    어둠이 숭숭 뚫리던 날
    진하게 스며드는
    밤꽃 향 감당 못해
    한 마리 두견새 되어
    울었는지
    모르지요

    남 몰래
    묻어 두었던
    순정의 꽃씨들이
    흙 내음 짙은 세월
    맨발로 걸어나와
    그렁한 눈시울쯤에
    싹 틔울지
    모르지요
    ☆★☆★☆★☆★☆★☆★☆★☆★☆★☆★☆★☆★
    《11》
    민들레

    김강호


    어지러운 세상에서 중심을 바로잡고
    어둠을 밝히겠다고 불씨를 품고 와서
    불의의 복판을 향해 그어대고 있구나

    홀씨
    너는 아마 전생에 독립투사였나 보다
    마지막 남은 생을 조국 위해 바치겠다며
    폭탄을 가슴에 품고 열도로 날아가는…

    대궁
    애비 되어 살아가는 길 저토록 힘드는가
    속엣것 다 뽑아 올려 꽃으로 피워놓고
    기진한 생을 버티다 풀썩 주저앉느니


    남편과 자식 위해 너덜해진 삶이었다
    비바람 폭풍우에 쓴맛 토해내다가
    종갓집 토담 아래서 그림자 된 며느리

    뿌리
    척박한 곳 어딘들 못 살 이유 있겠는가
    주린 날의 긴 허기를 콧노래로 달래며
    조선의 질긴 뚝심을 땅속 깊이 내렸다
    ☆★☆★☆★☆★☆★☆★☆★☆★☆★☆★☆★☆★
    《12》
    백지 1

    김강호

    무수한 생각들이
    분수처럼 솟을 거야

    형형색색 물감들이
    단숨에 번질 거야

    날마다 은밀한 꿈을
    채색하는 화가의 집


    백지 2

    김강호

    검게 물든 지상의
    욕망을 덮기 위해
    하늘은 뼈를 깎아
    눈꽃을 뿌리고 있네

    설원을
    뚫고 솟아나는
    죽순 같은
    죄목



    백지 3

    김강호

    저 순수
    닿을 수 없어
    바라만 보고 있네

    휘파람새 소리에
    차 오르는
    푸른 속살

    하늘을
    가두어 놓고
    안으로만 창을 낸 곳
    ☆★☆★☆★☆★☆★☆★☆★☆★☆★☆★☆★☆★
    《13》
    벙어리 새

    김강호

    온 종일
    피워 놓은
    선홍빛 생각들이
    자운영 꽃밭에서
    타오르나 봅니다
    온 몸에 열꽃이 도져
    쓰러질 女人 같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빛 그리움이
    내 좁은 가슴팍에
    종소리로 번집니다
    긴 밤을 꼬박 세워도
    멎을 줄 모릅니다

    봄을 자꾸
    토해내는
    그녀 곁에 다가가서
    벙어리 새가되어
    노래를 부릅니다
    나 홀로 부르다 지쳐
    죽어도 좋을
    노래를
    ☆★☆★☆★☆★☆★☆★☆★☆★☆★☆★☆★☆★
    《14》
    보리밥을 앞에 두고

    김강호

    설 잠 깬 아침해가 개울을 건널 때쯤
    종달새 잔치 집 가듯 지저귀며 달아나고
    목이 긴 보리밭에는 키질하던 짧은 바람

    목 쉰 소달구지에 차 오르던 초저녁별과
    송사리 빛 유년이 담겨있던 검정 고무신
    가난한 내 마음의 강 나룻배에 실려왔네

    평생을 드나들며 허리마저 굽어버린
    청솔 연기 맵던 부엌 어머니를 생각하네
    알알이 눈물만 같아 쳐다만 보는 보리밥
    ☆★☆★☆★☆★☆★☆★☆★☆★☆★☆★☆★☆★
    《15》
    봉숭아

    김강호

    장독 곁 볼그랗게
    피어있는 누이 웃음

    한가위 보름달에
    정분이 무르익었다

    알밤만 톡 떨어져도
    바라지는 저 순정
    ☆★☆★☆★☆★☆★☆★☆★☆★☆★☆★☆★☆★
    《16》
    사과

    김강호

    포근한 그 품에서
    햇살을 먹고 자라

    달콤한 농도만큼
    사랑이 익을 무렵

    탐욕에 눈 먼 사내가
    한 생애를
    똑,
    따갔다
    ☆★☆★☆★☆★☆★☆★☆★☆★☆★☆★☆★☆★
    《17》
    사월에

    김강호

    내 안에
    차 오르는
    폭탄 같은
    너의 생각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봄을 향해
    던졌다

    폭발한
    나뭇가지에
    낭자하게
    퍼지는 꽃
    ☆★☆★☆★☆★☆★☆★☆★☆★☆★☆★☆★☆★
    《18》
    산 나리꽃

    김강호

    숫처녀
    수줍은 듯
    숨어 핀 산 나리꽃

    뻐꾸기
    울 때마다
    주근깨만 늘어간다

    시뻘건
    알몸뚱이로
    달려드는 저 땡볕
    ☆★☆★☆★☆★☆★☆★☆★☆★☆★☆★☆★☆★
    《19》
    선운사

    김강호

    매서운 눈발 사이로
    비늘처럼 내리는 햇살

    해탈의 경지쯤에서
    묵도하는 나무 위로

    법어를 담담히 풀며
    풍경소리 번져간다

    더 혹독한 날을 별러
    불 댕겨 놓으려는지

    탱탱하게 차 오르는
    동백꽃 망울들이

    시퍼런 독기 품은 채
    잎새 뒤에 숨어 있다

    스님의 묵언이
    시나브로 다가가서

    감나무 휘어지도록
    마알간 불을 켠다

    선운사 낮은 길 따라
    속내 드러낸 겨울
    ☆★☆★☆★☆★☆★☆★☆★☆★☆★☆★☆★☆★
    《20》


    김강호

    오선에 떠오르는
    그리움은 도돌이표

    온음에 갇혔던
    싱그런 모습들이

    뜨거운 봇물로 터져
    알레그로(allegro)로 흐르네

    돌체(dolce) 선율 타고
    플롯을 빠져나온 그녀

    은빛 해조음 떼어
    마디마디 수 놓다가

    라일락 향기를 입고
    잠시 멈춰 서 있네

    반음이 서로 만나
    한음이 되는 순간

    산 같은 절정 구비
    포르테(forte)로 치솟다가

    난 바다 한 점 섬되어
    잠드는 음표의 여인
    ☆★☆★☆★☆★☆★☆★☆★☆★☆★☆★☆★☆★
    《21》
    소나기

    김강호

    햇살이 빠져나간
    텅빈 잿빛 들판

    자꾸만 더 무겁게
    하늘이 내려앉고

    뻐꾸기 울음소리 몇 점
    실개천에 떨어진다

    오디가 새빨갛게
    달아 오른 호밀 밭

    숨가쁘게 흔들리던
    가장자리 젖히며

    구렁이 같은 바람이
    알몸으로 달아난다

    흐느끼듯 들려 오는
    풀피리 소리 따라

    봉긋한 언덕 너머로
    점점 작아지는 여인

    벼른 듯 검푸른 빗줄기가
    섬 마을 덮고 있다
    ☆★☆★☆★☆★☆★☆★☆★☆★☆★☆★☆★☆★
    《22》
    얌채

    김강호

    목놓아 우는 언니
    입안에 든 껌 꺼내어
    제 입에 쏘옥 넣고
    능청스레 씹는 막내딸
    그 모습
    힐끔 보다가
    참던 웃음 터트려.
    ☆★☆★☆★☆★☆★☆★☆★☆★☆★☆★☆★☆★
    《23》
    어떤 풍경

    김강호

    남정네를 슬그머니
    뒷문으로 배웅한 과부

    "저놈의 딱따구리 새벽부터 지랄이야?"

    담 넘어
    넌지시 보던 박꽃
    히죽히죽 웃는 소리
    ☆★☆★☆★☆★☆★☆★☆★☆★☆★☆★☆★☆★
    《24》
    왈츠

    김강호

    햇살을
    뽑아 올린
    산비탈 보리밭에

    부드러운 바람이
    음표를 놓고 간다

    종달새
    울음소리가
    신록 보다
    푸른 날


    생각의
    이랑마다
    일어나는 그리움을

    잠깐사이 날아와서
    흩어놓고 가는 나비

    울 곁엔
    그녀를 닮은
    산나리가
    피고 있다
    ☆★☆★☆★☆★☆★☆★☆★☆★☆★☆★☆★☆★
    《25》
    외딴집 봄 풍경

    김강호

    마당에
    모여 앉아
    도란대는
    아지랑이

    뒤 텃밭엔
    취기에 젖어
    볼이 붉은
    복사꽃

    흰나비
    유채꽃밭 가더니
    노랑나비
    되어 왔네
    ☆★☆★☆★☆★☆★☆★☆★☆★☆★☆★☆★☆★
    《26》
    외할머니 5

    김강호

    메아리가
    모여 사는
    무주군 식암 마을

    풋 봄을
    손톱만큼
    키워 올린 두릅나무

    햇살이
    품고 있었던
    할머니 정 향긋했네

    곱게 여문
    산초 열매
    쏟아진 자리마다

    투명한
    내 눈물이
    알알이 맺혀드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기억의 슬픈 삽화(揷畵)
    ☆★☆★☆★☆★☆★☆★☆★☆★☆★☆★☆★☆★
    《27》
    우체통 있는 풍경

    김강호

    웃자란 호밀 밭을 바람이 끌고 왔다
    목청 고운 새소리에 오디가 익어 가고
    긴긴밤 썼던 편지는 별빛에 물씬 젖었다

    키 낮은 담을 둘러 꽃들이 흐드러진 날
    자지러진 해조음이 섬돌을 덮을 때쯤
    언덕길 갈 숲 사이로 우체부가 지워졌다

    기다리다 지쳐서 등 굽은 우체통은
    오늘도 주린 채 저 홀로 늙어간다
    은결 빛 파도 소리만 들락거리는 외로운 섬
    ☆★☆★☆★☆★☆★☆★☆★☆★☆★☆★☆★☆★
    《28》
    유월장미

    김강호

    비릿한 땡볕 아래
    가슴 붉은 장미들이

    피터진 유월 하늘
    혼을 앗아 피고 있다

    잎마다
    깃발이 되어
    내지르는 저 함성
    ☆★☆★☆★☆★☆★☆★☆★☆★☆★☆★☆★☆★
    《29》
    은행나무 사랑

    김강호

    어머니는
    그 큰 나무에
    초록사랑 피우셨네
    감미로운 햇살 끌어
    둥지로 엮어 놓고
    뜨거운 눈물줄기로
    내 마음
    닦아 주셨네

    철없이
    반항하던
    유년의 소리들이
    비상을 하고 싶어
    그 품을 빠져나와
    몇 번을 푸득 거리다
    되돌아가
    안겼었네

    비바람
    파고(波高)를 넘어
    숨가쁘게 달려온 삶이
    부질없는 세월에
    노랗게 물이 들어
    꿈꾸듯 파문을 놓네
    영원보다
    더 길게……
    ☆★☆★☆★☆★☆★☆★☆★☆★☆★☆★☆★☆★
    《30》
    이별 없는 길

    김강호

    소쩍새 울음소리 달무리로 번져갈 때
    빛 바랜 꿈 한 토막 잉걸에 묻어 놓고
    이별이 없는 길 찾아 낙타처럼 떠난다
    아프게 커 오르는 찔레 같은 그리움이
    자르면 자를수록 무성하게 우거져
    상념의 뜰 넘치도록 흰꽃 피워 놓고 있다
    별들을 다 담아도 차지 않던 텅빈 가슴
    은빛고요 한 굽이 살포시 밀어내며
    수줍던 그대 미소가 빛으로 차 오른다
    잊을 것 다 잊기 위해 배 띄운 애증의 강
    지느러미 흔들며 상흔이 헤엄쳐간 뒤
    강 위엔 나 혼자인데 내 안에 또 있는 그대
    앞으로 저어갈수록 되살아나는 과거
    태워서 잊혀진다면 단숨에 떼어 내어
    불붙는 저 단풍 숲에 던져 버리고 말 것을
    만남보다 수없이 긴 이별의 길 걷다가
    석류 빛 저녁놀이 인생 곱게 물들인 날
    산마루 억새꽃이듯 서면
    그 날 정녕 잊혀질까
    ☆★☆★☆★☆★☆★☆★☆★☆★☆★☆★☆★☆★
    《31》
    자물통

    김강호

    아무 키나 넣는다고
    열리는 게 아냐

    서로가 오밀조밀한
    속살로 하나가 될 때

    사무침
    그 긴 여정이
    철커덕 풀리는 거야
    ☆★☆★☆★☆★☆★☆★☆★☆★☆★☆★☆★☆★
    《32》
    절경

    김강호

    연잎에
    고인 저녁놀
    바람이
    엎질렀네

    달무리가
    뎅그렁
    파문을
    놓는 하늘

    물빛이
    쏟아질까 봐
    비켜 가는
    외기러기
    ☆★☆★☆★☆★☆★☆★☆★☆★☆★☆★☆★☆★
    《33》
    절정

    김강호

    하나 둘
    다투어서
    봄 하늘
    비집고 나와

    소금 보다
    흰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매화

    잠깐 새
    천지를 덮네
    황홀해라
    꽃 잔치
    ☆★☆★☆★☆★☆★☆★☆★☆★☆★☆★☆★☆★
    《34》


    김강호

    징-징-징-
    감긴 서러움
    남 몰래 묻었다가

    깊은 번뇌
    풀어내는
    저 울림 누가 알아

    속 창시
    다 비워내고
    등 맞아 우는 아픔을
    ☆★☆★☆★☆★☆★☆★☆★☆★☆★☆★☆★☆★
    《35》
    찔레꽃

    김강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차 오르는
    그리움을

    목 쉰
    산비둘기가
    퍼내어
    흩뿌리는 산

    구구국 꾸국 구구국 꾸국

    찔레꽃만
    피어나네
    ☆★☆★☆★☆★☆★☆★☆★☆★☆★☆★☆★☆★
    《36》
    처형

    김강호

    처형이 다녀간 뒤
    작약꽃 향 그윽하다
    새벽햇살 함초롬히
    꽃잎에 실렸다가
    내 심상 텃밭 사이로
    정을 듬뿍 쏟아놨다
    처형이 다녀간 뒤
    가을이 깊어졌다
    길어낼 수 없는 여운
    끝 모를 우물 속으로
    낙엽에 얹힌 별들이
    미끄러져 들어갔다
    처형이 다녀간 뒤
    플릇 소리가 남아 있다
    함박눈 쌓인 창가
    푸른 달빛 여울목쯤
    애절한 저음에 실려
    내가 떠서 가고 있다
    두 손을 모아보면
    고일 듯한 그리움이
    달빛 풀린 봄길 따라
    숨죽이며 흘러간다
    밤새워 우는 소쩍새
    홍역 하는 진달래꽃
    ☆★☆★☆★☆★☆★☆★☆★☆★☆★☆★☆★☆★
    《37》
    첼로가 있는 풍경

    김강호

    긴긴날 어둠에 갇혀 몸부림을 치던 사내
    구겨진 인생 복판에 절명시를 쓰는 듯
    저음의 목소리 삼키며 마른 어깨로 울었다

    자유를 해체하는 소름 돋는 검은 손이
    투쟁의 목덜미를 드세게 움켜쥔 채
    외마디 비명마저도 혼절시켜 놓았다

    고통의 생을 접고 첼로 속에 들어앉아
    보석보다 영롱한 음색 뽑는 류샤오보
    무너진 광장 복판쯤 판타지가 일었다
    ☆★☆★☆★☆★☆★☆★☆★☆★☆★☆★☆★☆★
    《38》
    초생달

    김강호

    그리움 문턱쯤에
    고개를
    내밀고서

    뒤척이는 나를 보자
    흠칫 놀라
    돌아서내

    눈물을 다 쏟아내고
    눈썹만 남은
    내 사랑
    ☆★☆★☆★☆★☆★☆★☆★☆★☆★☆★☆★☆★
    《39》
    테레사 수녀의 별
    -목각(木刻)을 하며

    김강호

    내일의 행복 위해
    그려보는 삶의 구도(構圖)
    팽팽한 고뇌의 줄
    햇발에 퉁겨 놓고
    사유의
    푸른 숲에서
    꿈 한 그루 베어낸다

    칼끝에서 일어서는
    나무의 숨결이
    내 인생 나이테를
    돌아와 채질 할 때
    무너진 세상 뒤에서
    토해내는 죄목들……

    갈바람 나래 마저
    잠시 접은 침묵의 시간
    땀 젖은 목판에
    한 여인이 눕고 있다
    빈자의
    체온을 안고
    뒤척이는 별이 되어
    ☆★☆★☆★☆★☆★☆★☆★☆★☆★☆★☆★☆★
    《40》


    김강호

    비수보다 날 선 혀를 가두고 있는 겨울
    입술이 파르르 떨고 있다

    철컥 잠근 입술쯤 단숨에 밀어낼 수 있지만
    혀는 가부좌한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혹한이 짓누르고 있는 동안
    혀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마침내 입덧이 도진 날
    아지랑이를 울컥 토하며 입술이 열렸다

    봄의 탯줄을 물고 대지로 나온 혀가
    화려한 문양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노도의 등줄기 타고 어둠을 무너뜨리는
    화려한 혀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하늘만한 방패로도 막을 수 없는 혀의 창궐이
    번개보다 빠르게 불 지짐을 놓았다

    마른 가슴에 달라붙은 혀들이
    봄물을 연신 길어 올리고 있었다
    ☆★☆★☆★☆★☆★☆★☆★☆★☆★☆★☆★☆★
    《41》
    후리지아

    김강호

    귀여운
    막내딸
    앙증스런 웃음 같은

    자잘한
    햇살들이
    화병에 피고 있다

    진한 향
    간직하고 싶은
    내 마음은 꽃 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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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7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2806
    226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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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3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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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2715
    220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2837
    219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33513
    218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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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215813
    159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69314
    158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63615
    157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70547
    156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117020
    155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70737
    154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56511
    153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60510
    152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58321
    151 백재성시모음 61편 김용호2018.02.25.54613
    150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52713
    149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48414
    148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46213
    147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50219
    146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71919
    145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69017
    144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60018
    143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52915
    142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82920
    141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50232
    140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56518
    139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63215
    138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50916
    137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52214
    136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43512
    135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48322
    134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48026
    133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47116
    132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52617
    131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50114
    130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65319
    129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67019
    128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62635
    127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75818
    126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64019
    125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69521
    124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81342
    123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85824
    122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78222
    121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38827
    120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80935
    119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98526
    118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22933
    117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90134
    116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02948
    115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40663
    114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729112
    113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655212
    112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622122
    111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148427
    110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932223
    109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748363
    108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284191
    107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480318
    106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982198
    105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682207
    104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231205
    103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987444
    102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368260
    101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714351
    100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340398
    99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321454
    98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853101
    97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287241
    96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2104147
    95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252261
    94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564141
    93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234237
    92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498225
    91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300144
    90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794296
    89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012114
    88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214271
    87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223204
    86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277181
    85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574218
    84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105180
    83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099209
    82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185161
    81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201192
    80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217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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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039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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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09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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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910385
    49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385251
    48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591358
    47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3917530
    46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560347
    45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362276
    44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985365
    43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685281
    42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214332
    41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328237
    40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959218
    39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213234
    38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420288
    37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875281
    36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413280
    35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408292
    34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253265
    33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314330
    32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445330
    31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538350
    30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209335
    29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599300
    28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164362
    27 홍수희시모음 70편 김용호 2004.07.07.3249389
    26 조병화님 시모음 22편 김용호 2004.07.02.3098279
    25 이정하 시 모음 51편 김용호 2004.07.02.2842298
    24 신달자시모음 69편 수정 김용호 2004.07.02.3244321
    23 서정윤시모음 41편 김용호 2004.03.12.2949288
    22 김용호시모음 75편 김용호2004.03.12.4337245
    21 이해인 시 모음 28편 김용호 2004.03.12.4564303
    20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3044315
    19 류시화시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2914274
    18 정두리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4.03.12.3325226
    17 도종환 시 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3498401
    16 정호승 시 모음 39편 김용호 2004.03.12.3031379
    15 유치환 시 모음 45편 김용호 2004.03.12.3484403
    14 한용운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03.12.3056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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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용혜원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3707340
    11 안도현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44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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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김시습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4.02.24.2917470
    7 박목월 시 모음 30편 김용호 2004.02.24.2425259
    6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3144494
    5 서정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 2004.02.09.3109464
    4 노천명 시 모음 23편 김용호 2004.02.08.2312419
    3 정지용 시 모음 24편 김용호 2004.02.08.2198351
    2 김현승 시 모음 35편 김용호 2004.02.03.5381544
    1 주옥같은시어모음 김용호 2004.02.03.2930412
    0 여명 문학 회칙  여명문학2004.01.25.19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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