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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기시모음 45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5. 13:44:55   조회: 626   추천: 30
    여명문학:

    구재기시모음 45편
    ☆★☆★☆★☆★☆★☆★☆★☆★☆★☆★☆★☆★
    《1》
    5월

    구재기

    1
    산빛은
    저물녘에 이우르고
    산기슭
    외딴 초가
    연기는
    줄줄이 피어오르는데
    노승(老僧) 한 분
    산사(山寺)를 뒤로하여
    바람 끝에
    하롱하롱
    오동꽃
    송이송이

    2
    빗방울에 씻기고 씻기어
    마침내 튕겨져 나온
    햇살 무리들아
    허리를 구부리고
    무슨 금맥(金脈)이라도 찾으려는가
    하늘 끝 어디쯤서
    뺨 부비고 눈부시게 살이 올라
    저기, 저,
    젖가슴 철철 넘치는 청보리빛
    눈물 찬 꽃봉오리야
    ☆★☆★☆★☆★☆★☆★☆★☆★☆★☆★☆★☆★
    《2》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구재기


    지난밤의 긴 어둠
    비바람 심히 몰아치면서, 나무는
    제 몸을 마구 흔들며 높이 소리하더니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더 푸르다
    감당하지 못할 이파리들을 털어 버린 까닭이다
    맑은 날 과분한 이파리를 매달고는
    참회는 어둠 속에서 가능한 것
    분에 넘치는 이파리를 떨어뜨렸다
    제 몸의 무게만큼 감당하기 위해서
    가끔은 저렇게 남모르게 흔들어 대는 나무
    나도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어둠을 틈 타 참회의 눈을 하고
    부끄러움처럼 비어있는 천정(天頂)을 바라보며
    내게 주어진 무게만을 감당하고 싶다
    홀가분하게 아침 햇살에 눈부시고 싶다
    대둔산 구름다리를 건너며
    흔들리며 웃는 게 눈부실 수 있다
    가끔씩 온몸을 흔들리며
    무게로 채워진 바위
    그 무게를 버려가며 사는 게 삶이다
    지난날들의 모자가 아직 씌워져 남아있는
    푸념의 확인, 구름다리 밑의 아찔한 거리로
    가끔은 징검징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3》
    가을 하늘

    구재기

    울타리 밑에서 호박은 핑크빛으로 늙어갔다
    마른 넝쿨손이 울타리목을 잡은 게 필사적이었다
    은행잎이 노라니 익어가는 언덕길 끝은
    푸르디 높은 하늘
    어디서, 쩡쩌엉쩡, 대낮의 장끼가 울어댔다
    하루가 소리 없이 빨리도 지나가지만
    다가오는 먼 그림 속 빛깔들이
    바람 속에서 다투어가고 있었다
    ☆★☆★☆★☆★☆★☆★☆★☆★☆★☆★☆★☆★
    《4》
    가족

    구재기

    설거지를 하시는
    어머니의 물 묻은 두 손이
    오늘따라 무척 거칠게 보였다

    어제는 5일 장날
    배추 몇 포기 머리에 이고 가서는
    푼돈을 만지시고 돌아오시더니
    오늘은 또 그 푼돈을 쪼개어
    꽁치 한 마리 식탁에 올리시고는
    이 세상의 오직 하나, 외아들
    홍역으로 잃은 입맛을 찾으셨다

    문득 하늘로 먼저 가신
    아버지가 생각나는 것일까?
    밖은 가을이라 수확이 한창인데
    어머니는 아들 몰래
    눈물을 떨어뜨려 손등을 적시셨다

    아들 하나 기둥 같던
    쓸쓸한 우리 가족의 머언 옛날
    ☆★☆★☆★☆★☆★☆★☆★☆★☆★☆★☆★☆★
    《5》
    갈대

    구재기

    나는
    세상을 향해
    적당히 미치려 하는데

    세상은
    여전히 나에게
    꼿꼿이 서라고만 한다
    ☆★☆★☆★☆★☆★☆★☆★☆★☆★☆★☆★☆★
    《6》
    거울

    구재기

    나를
    만날 수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서로 무척이나 닮았더라도
    서로 간에 어떤 복을
    얼마만큼이나 주고받을 수 있겠는가

    자세히 생각하고
    깊이 믿고 즐거운
    마음을 내어
    내가 나에 의하여
    마음을 빚어낼 수 있다면
    헤아리고 일컬을 것이 어찌 있겠는가

    밝음으로 어둠을 드러내고,
    어둠으로 밝음을 나타내는 동안
    본래 땅이 있으므로
    씨 뿌리면 꽃이 피어나는 것
    본디 바람 없는 곳에서는
    작은 잎 하나 하늘거릴 수 없다

    오고 가는 길
    인연하는 일이란, 무의식으로
    나를 풀어낼 수 있는
    확실한 의식, 어슴한 빛이 되는 것
    나의 두 눈에는 항상
    내 얼굴보다 너의 얼굴이 먼저 보인다
    ☆★☆★☆★☆★☆★☆★☆★☆★☆★☆★☆★☆★
    《7》
    그림자

    구재기

    세상의
    맑은 곳일수록
    햇살 밝은 날일수록

    내 삶의
    무게만큼
    내려놓고 싶다
    ☆★☆★☆★☆★☆★☆★☆★☆★☆★☆★☆★☆★
    《8》
    금강金剛으로 향하며

    구재기

    금강으로 향하여
    바다를 달린다
    하얗게 일어서는 뱃길

    발을 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자는 오라
    흙탕물을 밟지 않은
    전투화를 벗어 던지고
    달릴 수 있는 자는
    모두 이곳으로 오라, 오라

    금강으로 가는 길
    하늘의 모든 구름이 쏟아 부은
    온갖 설움과 슬픔과 원망을 딛고
    너와 나는 비로소
    한 마음 한 몸이 될지니

    두터운 옷을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달릴 수 있는 자는
    모두 이 뱃길로 오라
    이 푸른 알몸의 바다로 오라

    청정의 창해
    햇살이란 햇살들이
    이곳에서는 애시당초
    심해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것

    푸른 물낯을 터전으로 하고
    금강의 그림자를 얼싸안을 수 있는
    너른 가슴인 자는
    이 뱃길에 온몸으로 뛰어 들어라

    금강으로 향하여
    뱃길을 간다
    청정의 순한 길
    모진 두 손을 씻으며 닦으며
    금강과 한 몸 되려
    하얗게 일어서는 창해의 햇살로
    뱃길을 빚으며 간다
    ☆★☆★☆★☆★☆★☆★☆★☆★☆★☆★☆★☆★
    《9》
    길 고양이

    구재기

    목마르면 물을 마시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한가로우면 햇볕 따스한 곳에 앉아
    구름 지나는 그림자와 함께 놀고
    고단하면 앉은자리
    그대로 잠을 잔다
    그러면서 길 고양이는
    길을 간다
    길 고양이가 가는 길은
    알고 모르는 데에 있지 않다
    마시고 먹고 앉아 놀고
    잠을 자는 곳이 전부 길이다
    이따금 길 위에서 운다
    배고파서 울고 목마름에 울고
    고단하여 앉을 자리를 찾으며 울고
    걸어가면서도 운다
    그러나 울더라도
    콧물 눈물을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그런 슬픔의 울음이 아니다
    부모나 주인을 가진 적 없는
    그래서 뭔지도 모르는 길고 양이는
    칭얼대며 우는 것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른다
    길 위에서 오가며 울어댄다
    길 고양이는, 그러나 단 한 번도
    길을 잃은 적이 없다 .
    ☆★☆★☆★☆★☆★☆★☆★☆★☆★☆★☆★☆★
    《10》
    길을 가는 데는

    구재기

    길을 가는 데는
    굽이가 있어야 한다
    빠른 걸음을 좀더 더디게 할 수 있는
    가로질러 갈 걸 돌아갈 수 있는
    바로 곁이 아니라
    좀더 멀리할 수 있는
    더딤이 있어야 한다

    큰 강을 건너는 데에는
    다리가 없어야 한다
    먼 건너를 가까웁게, 성큼성큼
    너른 물을 좁으막히, 넝큼넝큼
    바로 건너가 아니라
    아득한 저만큼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

    옛길을 그리워하는 사람아
    너와 내가 걷던,
    빠른 걸음을 부끄러워 할 때쯤
    너와 나는 분명한 이별이었나니
    스러졌어도 남아 있어야 할 노래도 없이
    먼 길 따라 가쁜 숨결 따라
    헉헉헉헉 숨 차 오르는 지름길로 다가서서는
    끝내 눈물이었음을 이제는 알겠는가

    길을 가는 데는 언덕이 있어야 한다
    함께 걸어야 할 너와 내가
    산길 굽이굽이 함께 올라가야 할
    무엇보다도 충분히 걷고 걸어야 할
    아무리 길눈이 어두워도 함께, 찾아보기 쉽게
    이 세상의 언덕을 넉넉히 챙겨 놓아야 한다
    ☆★☆★☆★☆★☆★☆★☆★☆★☆★☆★☆★☆★
    《11》
    꽃샘추위

    구재기

    꽃밭에 얼굴을 부비며
    빈 꽃가지를 흔들며
    또 그렇게 지나야 하는 겨울,
    그 비바람을 막을 수는 없다.

    조금씩 조금씩 뒤안길을
    보듬어 스스럼 열며
    꽃철을 맞아 사위어져 가는……

    최후의 만찬.
    ☆★☆★☆★☆★☆★☆★☆★☆★☆★☆★☆★☆★
    《12》
    내일

    구재기

    오늘의 바람도
    자정을 넘으면
    내일로 가댄다

    겨울 숲은 언제나
    눈부시게 부서질
    가슴만을 만난다
    ☆★☆★☆★☆★☆★☆★☆★☆★☆★☆★☆★☆★
    《13》
    눈엽嫩葉

    구재기

    물은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골짜기 작은 물도
    바다에 이르는 큰물도 모두 흐른다
    삽 한 자루가 길을 돌려놓아도
    위에서 아래로
    타고난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우듬지의 끝
    온기를 가득 품은 바람이 흐른다
    된서리에 시달리던 하늘이
    검은 구름을 벗기 시작하고
    가느스름 열리는 눈길이 탁 트여
    눈물지을 만큼 자꾸만 슬퍼져 간다

    생각하면 모두가
    일어서고 사라져온 것들
    매 순간 거듭하면서 흐르고
    까마득하다 보면 다시 보이는 것들
    나라거나 내 것이라거나 젖어 들다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마구 부추겨지는데

    큰 나무 땅속뿌리에도
    물 흐름은 여전하고 있는가
    완전히 소멸된 경지가
    열반에 들어서야 이루어가듯
    바야흐로 지상에는, 함초롬히
    두 눈 크게 뜨는 눈엽의 세상

    출처 : 계간 《시사사》 (2022년 여름호)
    ☆★☆★☆★☆★☆★☆★☆★☆★☆★☆★☆★☆★
    《14》
    돌부처

    구재기

    팔다리는 물론
    귀, 입, 턱까지 문드러진
    돌부처 하나

    길가에 홀로 서 있다·
    그러나 안쓰러워하지 말라

    돌부처는 지금
    본래 제 모습으로
    하나씩 몸을 버리며
    독경 중이시다
    ☆★☆★☆★☆★☆★☆★☆★☆★☆★☆★☆★☆★
    《15》
    돼지가 웃었다

    구재기

    살아서는 하늘을 볼 수 없는
    돼지는 하늘 한 번 보기가
    평생 소원이었는지라
    목숨을 버려서야 목욕재계하고
    온몸을 뉘인 채
    비로소 하늘을 보았다

    돼지는 입만 슬쩍 벌리고 헤헤헤 웃었다

    살아생전 웃을 일 전혀 없었던
    돼지는 몸통마저 버린 채
    머리만으로 높은 상에 올라앉으니
    사람들은 저승 갈 노자까지
    입에 물려주며
    두 손 모아 큰절을 하였다

    돼지는 소리 없이 크게 흐흐흐 웃어댔다
    ☆★☆★☆★☆★☆★☆★☆★☆★☆★☆★☆★☆★
    《16》
    드러냄에 대하여

    구재기

    새들은 굳이
    아침만을 요란스레 울었다
    어둠이 깨지는
    슬픔 때문이었다
    우리 어머니 장암에 걸려
    수술대에 올라
    눈부신 불빛에
    감추어진 내장이 드러나던 날
    나도 울고, 누이도 울고
    그리고, 아버지까지도
    슬피 울었다
    어둠이 찢긴 밝음 아래
    가리워진 모든 것
    속속들이 드러날 때마다
    새들은 어김없이 울어댔고
    내 또한 덩달아
    모든 걸 드러낸다는 것에
    굳이 아침만을 두려워해야 했다
    ☆★☆★☆★☆★☆★☆★☆★☆★☆★☆★☆★☆★
    《17》
    등불

    구재기

    밝히지 않고서는
    기도나 염불만으로는
    길을 갈 수 없고

    길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

    출처 : 《문학과 창작》 (2021 여름호)
    ☆★☆★☆★☆★☆★☆★☆★☆★☆★☆★☆★☆★
    《18》
    목마르다

    구재기

    우물이 깊을수록
    두레박의 끈은 길다
    심한 목마름에
    한 두레박의 물을 길어 올려도
    목마름을 위해서는
    한 모금의 물만 필요할 뿐

    하늘의 구름 사이
    밝은 달이 우물에 빠지면
    그때마다 나는 급히 목마르다
    서둘러 두레박을 내리지만
    끈이 긴 두레박의 물은
    쉽게 내 입술에 닿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아
    그대가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리 들려주어도, 쉽게
    나의 목마름은 가시지 않는다
    차라리 깊이 빠져드는
    한 덩이 달이 되고 싶다
    ☆★☆★☆★☆★☆★☆★☆★☆★☆★☆★☆★☆★
    《19》
    무지개

    구재기

    하늘이여
    나는 이 순간
    시인으로 태어나
    비로소
    언어의 사기꾼이
    되고 싶습니다
    ☆★☆★☆★☆★☆★☆★☆★☆★☆★☆★☆★☆★
    《20》
    물소리를 찾다

    구재기

    어둠으로 하여
    침묵이 눈멀게 할 수는 없다
    물소리를 찾는다
    그러나 후곡천*의 물속에는
    작은 달그림자 하나 없다
    소리가 살아있는
    깊은 어둠으로 어둠을 거둘 수는 없다
    어둠 속에서 어둠으로 길을 열어
    무너져 내리는 침묵에 싸인다
    한 걸음도 나아갈래야 나아갈 수 없는
    지금, 자꾸만 어둠을 지어가면서
    물소리를 찾는다
    그러나 한걸음도 옮기지 못한다
    바로 침묵을 눈멀게 하고 깨닫는 길
    그렇다, 이제 그 동안
    지성(知性)처럼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씻어내기로 한다
    차츰차츰 흔들림 없이
    멈춤 없는 물소리를 찾는다
    짙은 어둠으로 세상을 덮고
    본래 뿌리 없는 생각으로부터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침묵으로부터
    부서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튼튼한
    물소리를 찾는다, 찾아 나선다

    어느덧 저 멀리 아침을 맞고 있는
    금강소나무길 후곡천 물소리
    ☆★☆★☆★☆★☆★☆★☆★☆★☆★☆★☆★☆★
    《21》
    박꽃을 보다

    구재기

    창밖의 달빛이
    거실 가득 들어온다
    달은 비추면서 항상 고요하고,
    고요하면서 항상 비춘다
    비추고 고요함은 분명 다른데
    달은 어이하여 오직 하나일까
    문득 몸을 풀어 창밖으로 나간다
    빈 하늘을 우러러
    달을 만난다
    달은 작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다
    모날 수도 있고
    둥글 수도 있다
    하나가 아닌 둘이 된다
    달이 허허로이 밝아
    스스로 고요를 비추니
    애써 마음 둘 일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펜스 위로 기어오른 박덩굴에
    하얀 박꽃이
    두어 송이 매달려 피어 있다
    어떻게 옮겨도
    몸은 변할 수 없다
    ☆★☆★☆★☆★☆★☆★☆★☆★☆★☆★☆★☆★
    《22》
    보물

    구재기

    박물관에서
    속 찬 그릇 하나
    본 적이 없다

    빈 그릇들

    모두
    천 년을 살아온
    보물들이라 했다
    ☆★☆★☆★☆★☆★☆★☆★☆★☆★☆★☆★☆★
    《23》
    보석에 대하여

    구재기

    유리칼로 유리를 잘랐다
    단단한 유리가
    어떤 몸부림처럼 소리하며 둘로 잘려나갔다

    유리를 자른 단단한 것이
    금강석이라 했다

    금강석은 보석이라 했다
    처음 만났을 때
    우리의 사랑이 보석이라 했다
    그 보석이 결국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다

    잘려진 유리가 유리창에 끼워졌을 때
    안과 밖이 생겼다 안과 밖에서
    우리의 사랑이 마구 울었다

    바람이 겨울로 가고 있었다
    ☆★☆★☆★☆★☆★☆★☆★☆★☆★☆★☆★☆★
    《24》
    보시布施

    구재기

    수덕사 주차장 출구 옆
    율무 흑미 수수 콩 팥 조 기장 검은깨
    좌판에 날아와
    지나는 관광객을 슬슬 살피며
    서둘러 허기를 채우고 있는
    새 한 마리
    할머니는 온몸을 낮추어
    두 눈을 감은 채
    묵도에 깊이 빠져 있다

    정오 무렵, 햇살 눈부신
    ☆★☆★☆★☆★☆★☆★☆★☆★☆★☆★☆★☆★
    《25》
    비를 맞으며

    구재기

    마른 땅에 비가 내렸다
    흘러내릴까 했는데 나무 밑에서
    빗물은 이내 땅속에 스며들었다.
    지금쯤 빗물은 아직 한 번 본 적도 없는
    지상의 사랑 이야기를
    나무 뿌리들에 속삭여주고 있을 것이다.

    아, 아, 나도 빗물이고 싶다.
    여자의 마른 몸에 빗물로 스며
    가슴의 뿌리를 적시면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내 사랑을 속삭여주고 싶다.
    그렇게 또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
    ☆★☆★☆★☆★☆★☆★☆★☆★☆★☆★☆★☆★
    《26》
    빈 하늘

    구재기

    조금은
    가난하게 살고 싶다
    가난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어 있다는 것
    나의 사랑도
    그렇게 비어 있고 싶다

    비어 있는 곳을 찾아
    자꾸만 채우며 살아가고 싶다

    하늘은 늘 가난하다
    그래서 곧잘 구름 벗어 비어 있다
    비어 있을 때마다
    더욱 푸르러지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더욱 더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걸 보다가
    나는 그만 좌르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
    《27》
    삼월 삼짇날

    구재기

    어찌 강남에 간 제비뿐이랴
    연한 쑥 탕을 끓여 빈 배를 채우고
    아낙들은 냇가에 몰려와 머리를 감으려
    첫선 보인 나비 딸라 점을 치는데
    깊어 가는 하늘은 어둠뿐이다
    공장에 간 딸아이의 소식은 없고
    산에 가득 진달래꽃 피어
    산허리에 그득 새빨간 진달래꽃 피어
    괜스리 꽃전을 만들어 씹어보지만
    텅 빈 들녘을 바라보면
    어쩐지 마음만 바빠지는 삼월 삼짇날
    보리는 아직 일러
    이삭조차 보이지 아니하고
    중두리에 담가 놓은 씨나락
    소금물 가림에 둥둥 뜨니 배 더욱 고프구나
    아낙들은 눈으로 피라미떼 몰며
    냇물에 흥건히 흐르는 햇살을 건져
    연신 머리를 적신다
    ☆★☆★☆★☆★☆★☆★☆★☆★☆★☆★☆★☆★
    《28》
    소나기가 지나간 뒤

    구재기

    지렁이 한 마리
    한길로 나와
    말라 죽어 있었는데

    한참 후에
    되돌아와 보니
    사라지고 없어졌다

    바람이
    우듬지에
    한참이나 지났는데

    바람은 떨어진 잎에
    머물지 아니하고
    보이지도 아니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애초부터
    지상에 남겨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
    《29》
    소리에 갇히다

    구재기

    한동안 걸음하다
    멈춰선 자리
    착각에 빠져버린 듯
    네가 눈을 뜨면, 이미
    나는 내 안에 갇혀 버린다
    서 있는 자리 그대로 굳어버린
    산녘의 느티나무 한 그루 밑에
    남아있는 것은 한낮의
    옹크려버린 그림자뿐이다
    먼 데서 가느다라니 밀려오는
    저, 종소리, 종 - 소 - 리
    봄눈 녹아내리는 맑은 봄물에
    가둘 수 없는 시간을 지나
    고개 밑으로 여울이 턱져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곳
    네가 가고 나면 그림자도 없다
    눈앞에 탁, 트이는 빛도
    쉽사리 어둠이 되기도 한다
    물결에 원을 그리듯
    내 둘레를 종소리가 맴을 돈다
    이제 헤엄쳐서 건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림자도 없이 서 있는 자리
    나는 나의 착각 속에
    내 안에 그대로
    갇혀버린다
    ☆★☆★☆★☆★☆★☆★☆★☆★☆★☆★☆★☆★
    《30》
    소주에 대하여

    구재기

    우리는 소주를 좋아했다.
    입술을 제 빛으로 촉촉이 적시고
    맑음을 가진
    소주와 같은 사랑을 했다.

    남들처럼 입술에 거품을 물고
    배부르게 사랑하는 걸 싫어했다.

    우리의 사랑은 가난해서 좋았다.
    가난을 만날 때마다 슬픔이 자주 일었다.

    가난은 서로 나눌 슬픔이 있다는 것

    우리는 슬픔을 나누기 위해
    곧잘 사랑을 마셨다.

    사람들처럼 거품을 물지 않고
    우리는 맑은 사랑으로 입술을 적시며
    슬픔으로 가까이 슬픔을 길러
    더욱 더 가난하게 소주를 마셨다.
    ☆★☆★☆★☆★☆★☆★☆★☆★☆★☆★☆★☆★
    《31》
    속 찬 배추

    구재기

    속 찬 배추가
    속이 차는 게 아니라 실상은
    속 차지 못한 어리디 어린 손이
    멋모르고 밖으로 밀쳐 나오려는 걸
    어머니가 갓난아이를 포대기로 감싸듯
    겉으로 얼싸 안아주는 것이다
    긴 바람 매운 비를 알 리 없는 어린 속잎
    갓난아기 손가락 같은 노오란 어린잎이
    품안을 벗어나 밖으로 밀치며 나오다 보면
    어린잎도 자라나서 손톱이 굵어지고
    그제서는 이미 손등은 겉잎처럼 누렇게 들뜨고
    진기마저 다 빠뜨린 채 말라가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배추 속잎을 필사적으로 얼싸안는 것이다
    마른 배추잎이
    그렇게 왜 살아왔는가를
    왜 그렇게 살아와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다가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나면
    어느 새 배추는 지상에 뿌리를 박고
    푸른 하늘을 우러르며
    한 포기 속 찬 배추가 되는 것이다
    ☆★☆★☆★☆★☆★☆★☆★☆★☆★☆★☆★☆★
    《32》
    아침 일곱시 반

    구재기

    커피를 마시며 곧 헤어질
    오늘 하루의 아내와 만난다
    하나 된 인연으로
    얼굴을 익히며 몸과 마음으로
    천 년을 움직이고도 남을
    쓰디 쓴 기쁨의 이별을 준비한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을 가야 할 시간
    자신 있게 떠나 보내고 나면
    의심하는 것 보다 서로를
    믿는 것이 그렇게도 쉬운 일이구나

    잠들기 전 혹은 잠에서 깨어 나서야
    든 눈으로 마주하는 데는 겨우 서너 시간
    하루 이십 사 삼.사를 위하여 눈물 없이 맞아야 할
    아침 일곱 시 반

    출근 전 아내와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신앙 같은
    이별의 만남을 다짐한다.
    ☆★☆★☆★☆★☆★☆★☆★☆★☆★☆★☆★☆★
    《33》
    오늘이고 싶다

    구재기

    매양 오늘 같이
    사랑에 취하고 싶다
    바람이 불고
    간간히 소나기 내리듯
    그렇게 사랑을 나누고 싶다
    산등성이로 이는 구름 속에 묻혀
    지상의 어느 누구도 바라볼 수 없는
    하늘의 자리를 마련하고
    햇살처럼 찬연히, 뜨거웁게
    온 몸을 달구고 싶다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해도
    오늘 같이
    오늘의 사랑은 오늘이고 싶다
    ☆★☆★☆★☆★☆★☆★☆★☆★☆★☆★☆★☆★
    《34》
    우리는 매일 물을 마신다

    구재기

    우리는
    매일 물을 마신다

    그러나 과연
    맛으로 마시는가
    아니면 그냥 마시는가

    소리가 들리면
    바람소리인지
    짐승 우는 소리인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인지

    과연
    깨달으며 듣는가

    물을 마시며
    바람을 따라, 우리가
    낙원을 꿈꾸고 있을 때

    물속의 돌은
    움직이지 않으며
    스스로 소리하지 않지만

    돌에게는
    들리는 것도
    마시는 것도 없지만

    우리는 또,
    매일 물을 마신다
    ☆★☆★☆★☆★☆★☆★☆★☆★☆★☆★☆★☆★
    《35》
    으름 넝쿨 꽃

    구재기

    이월스무아흐렛날
    면사무소 호적계에 들러서
    꾀죄죄 때가 묻은 호적을 살펴보면
    일곱 살 때 장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붉은 줄이 있지
    돌 안에 백일해로 죽은 두 형의 붉은 줄이 있지
    다섯 누이가 시집가서 남긴 붉은 줄이 있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은 호적의 붉은 줄 속으로
    용하게 자라서 담자색으로 피어나는 으름넝쿨꽃
    지금은 어머니와 두 형의 혼을 모아 쭉쭉 뻗어나가고
    시집간 다섯 누이의 웃음 속에서
    다시 뻗쳐 탱자나무숲으로 나가는 으름넝쿨꽃
    오히려 칭칭 탱자나무를 감고 뻗쳐나가는
    담자색 으름넝쿨꽃
    ☆★☆★☆★☆★☆★☆★☆★☆★☆★☆★☆★☆★
    《36》
    잡초 뽑기

    구재기

    별나게 울어대는 까치 한 마리를 보고
    이른 아침 골아실 돌밭에 앉아
    잡초를 뽑아내는 것일까, 아버지는
    허이연 뿌리째 뽑혀지는 잡초를 볼 때마다
    훌훌 옷의 먼지라도 털어내듯
    땅을 마다하고
    모조리 도시로 떠나버린
    자식들의 생각을 되살려낸다
    어느 잡초더미에서 작물로 자라
    연약한 목을 내밀고 있을까
    때로는 손끝이 바르르 떨리기도 하지만
    하나의 잡초가 뽑힐 때마다
    그만큼 넓어지는 視野
    돌밭 둔덕에 학처럼 앉아
    마지막 힘을 더하여 날개를 퍼득이며
    세상의 구석구석 모든 잡초를 뽑아낸다, 아버지는
    ☆★☆★☆★☆★☆★☆★☆★☆★☆★☆★☆★☆★
    《37》
    잡초
    - 둑길行

    구재기

    밤새도록
    폭풍우가 몰아쳤는데도
    자고 일어나 나아가 보니
    둑길의 잡초들이 살아 있었다
    아, 아침 햇살 속에서
    진땀을 흘리며
    하이야니 저런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
    《38》
    저수지에서

    구재기

    물결이 흔들리자
    모든 게 사라지는가 싶더니
    모든 게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결이 조용해지면서부터였다

    조용해진다는 것은
    제 몸을 스스로 낮춘다는 것
    저수지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고
    맑은 물밑까지
    훤히 보이는가 싶다가

    항상 높이 존재할 수 있는 하늘이
    조용한 물 속에
    몸을 내릴 줄 안다는 것을
    머리 숙여 하늘을 우러르며
    처음 알았다
    ☆★☆★☆★☆★☆★☆★☆★☆★☆★☆★☆★☆★
    《39》
    좋은 일

    구재기

    슬픔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기다릴 수 있는 슬픔을 가진다는 것은
    더욱 좋은 일입니다
    막차는 이미 떠나고
    차마 돌려지지 않는
    발걸음을 무겁게 돌리면서
    눈물 한 종재기라도 흘릴 수 있는
    사랑을 가졌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오늘의 날은 이미 깊이 저물어
    또 다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곳에
    내일이 있다는 것은
    조금은 더디게 만날 사랑이 있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입니다
    ☆★☆★☆★☆★☆★☆★☆★☆★☆★☆★☆★☆★
    《40》
    주름진 사과

    구재기

    주름진 사과를 깎는다
    칼날을 드밀어도 주름에는
    쉽사리 칼날을 허락하지 않는다
    골 진 부드러움이
    탱탱한 피부보다도 강하다 했던가
    긴 세월 동안 아버지는
    얼굴에 주름을 얶어 놓으셨다
    아버지의 얼굴에
    무디어진
    나의 칼날

    주름진
    사과가 더 달다
    온몸을 감싸주시던
    아버지의 품이 그립다
    ☆★☆★☆★☆★☆★☆★☆★☆★☆★☆★☆★☆★
    《41》
    태산목꽃 피던 날

    구재기

    태산목 하얀 꽃을
    그리도 덩달아 좋아하더니
    무슨 까닭으로 돌아간 것일까요
    아침에 불던 맑은 바람처럼
    눈부신 햇살 품은 이슬처럼
    잘 웃던 웃음조차
    함께 사라져버린 오후
    텅 빈 뜨락에 서서
    태산목꽃 홀로 피고 있으니
    차라리 그 향기에나 묻혀야겠네요
    장지문으로 다가서는
    한낮의 허기진 구름 무리
    웃다 울다 지쳐버린 눈물 자죽 처럼
    메말라 붙어버린 가슴속 아픔을
    한 올 한 올 꺼내 보아도 되겠지만
    이제는 정말
    싸늘히 아름다워지던
    뒷모습이나 그려볼 수밖에 없네요
    향기 아슴아슴 피워 올리는 태산목
    꽃잎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면
    젖은 눈조차 감은 채로
    저절로 자라나는 슬픔이나
    아낄 대로 아껴가며 살아야겠네요
    ☆★☆★☆★☆★☆★☆★☆★☆★☆★☆★☆★☆★
    《42》
    햇빛 사냥

    구재기

    사과나무에서 사과알로 미처 다 익지 않은 것은
    햇빛 사냥을 시작한다

    멍석 위에 동그마니 앉아
    하늘을 닮아 가는 연습을 하다가

    바람 한 줄기를 만나면
    바람에 실린 햇빛까지도 사냥한다

    청청청청 가을 하늘이 살아서
    죄 없는 지상의 자리

    넉넉한 햇빛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로
    붉은 기억의 흔적으로 남기기 위하여
    미처 다 익지 않은 사과 알들은
    멍석에 동그마니 앉아
    햇빛 사냥을 한다
    ☆★☆★☆★☆★☆★☆★☆★☆★☆★☆★☆★☆★
    《43》
    헌책방을 찾아서

    구재기

    헌책방에 들려
    누군가 읽다가 버려 예까지 와버린
    헌 시집 한 권을 샀다
    정가의 오분 의 일도 되지 못한 시집 한 권
    왜 그렇게 싸냐고 물으니
    요즈음 같은 때 시 같은 걸 누가 읽느냐
    한 두어 편 읽다가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
    헌책방 주인이 오히려 이상하게 날 바라보았다
    시내버스 제일 뒷좌석에 앉아
    떱뜨름한 가슴을 열어 시집을 펼쳤다
    누가 그랬을까?
    사랑, 별, 햇살 등이 나오는 시 구절 마다에
    붉은 볼펜으로 굵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집을 처음 펼쳤던 사람에게도
    뜨거움이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그렇구나, 그렇구나
    한때의 뜨거움을 가진 자는 이렇게 버릴 줄도 안다
    그 동안 어떠한 뜨거움도 없이
    얼마나 많은 세월을 탕진하며 미적거려 왔던가
    문득 나의 사랑과 별과 햇살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만 달리는 버스에서 내려
    잊고 살아왔던 내 사랑과 별과 햇살을 찾아
    다시 헌책방을 찾아서 힘차게 내달렸다
    ☆★☆★☆★☆★☆★☆★☆★☆★☆★☆★☆★☆★
    《44》
    휘어진 가지

    구재기

    열매가
    가득 차면
    가지는 절로 휘어진다

    열매를
    다 쏟아내고서야

    휘어진
    가지는 비로소
    똑 바로 돌아간다

    일 년 전
    하던 짓 그대로이다
    ☆★☆★☆★☆★☆★☆★☆★☆★☆★☆★☆★☆★
    《45》
    흔들의자

    구재기

    등을 기대고 앉아 있으면
    세상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이
    이토록 편안할 줄이야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그 물결이
    출렁이면서 바다가 살아있다는 것이
    보인다 도무지 마음이 가지 않은 것들도
    한 번쯤 흔들리고 나면 정이 붙는다
    흔들릴 때마다 하늘이 내려와 앉고
    멀리 보이는 작은 섬들이 치솟다가
    물 속에 잠기기도 한다 한여름
    무더위가 씻은 듯이 사라질 무렵
    흔들리며 살아간다는 것이 안심이 된다

    배 한 척이 수평선 위에 뜨기까지
    얼마동안이나 육지를 밀어내며
    흔들려 나아갔을까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세상에서 혼자서만 편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나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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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0 서지월시모음 20편 김용호2020.10.20.34642
    269 이수익시모음 30편 김용호2020.10.20.51038
    268 서미숙시모음 11편 김용호2020.10.20.34526
    267 박성우시모음 20편 김용호2020.08.30.46330
    266 김명희시모음 25편 김용호2020.08.30.70529
    265 김강호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30.47532
    264 이재무시모음 41편 김용호2020.08.20.66026
    263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20.08.20.95925
    262 오규원 시 모음 35편 김용호2020.03.20.111338
    261 현미정시모음 54편 김용호2020.03.20.59335
    260 문성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3.20.50039
    259 송미숙시모음 10편 김용호2020.03.20.51335
    258 봄비시모음 89편 김용호2020.03.20.94835
    257 최정란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69535
    256 이정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2.15.57834
    255 정해정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2.15.47232
    254 최문자 시 모음 31편 김용호2020.02.15.70128
    253 고재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20.02.15.97230
    252 길상호 시 모음 20편 김용호2020.02.15.80334
    251 최승자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2.15.51828
    250 나해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20.01.07.59332
    249 윤수천 시 모음 25편 김용호2020.01.07.47533
    248 박소향 시 모음 55편 김용호2020.01.07.60031
    247 문효치 시 모음 21편 김용호2020.01.07.53230
    246 강인한시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83270
    245 최영미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12.05.74334
    244 1월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2.05.72026
    243 구재기시모음 45편 김용호2019.12.05.62630
    242 공석진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91931
    241 문인수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11.16.62535
    240 이향아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1.16.57538
    239 이문조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11.16.52532
    238 전혜령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9.18.58835
    237 하영순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9.18.76728
    236 노정혜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9.18.86934
    235 김윤진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62334
    234 손택수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9.08.10.54233
    233 이규리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8.10.55028
    232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469100
    231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57736
    230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789134
    229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108343
    228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46029
    227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89045
    226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856112
    225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50029
    224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89135
    223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61027
    222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48030
    221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47728
    220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56332
    219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73430
    218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60132
    217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49028
    216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56031
    215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84137
    214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51228
    213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64433
    212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42953
    211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64925
    210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54336
    209 김명인시모음 65편 김용호2019.06.01.68641
    208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66146
    207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44334
    206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51136
    205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664105
    204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54036
    203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893148
    202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51643
    201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50938
    200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65691
    199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78652
    198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68954
    197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833128
    196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82947
    195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91054
    194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105869
    193 오순남시모음 20편 김용호2019.02.17.575122
    192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61934
    191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80440
    190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62135
    189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55833
    188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72032
    187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58160
    186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77545
    185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69336
    184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68734
    183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72338
    182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65936
    181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59031
    180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62934
    179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59445
    178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66930
    177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58430
    176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105139
    175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64842
    174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75438
    173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57037
    172 박현희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58032
    171 신경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10.25.65939
    170 김재환 글 모음 13편 김용호2018.05.24.969102
    169 이용미 글 모음 6편 김용호2018.05.24.67252
    168 김민소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5.24.77351
    167 윤보영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5.24.74646
    166 안국훈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5.24.100164
    165 임영준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8.05.24.88950
    164 안성란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8.05.24.96543
    163 남궁선순 글 모음 5편 김용호2018.05.24.57838
    162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59343
    161 임두환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73838
    160 송영수 글 모음 4편 김용호2018.05.24.57843
    159 신팔복 글 모음 18편 김용호2018.05.24.64130
    158 한숙자 글 모음 23편 김용호2018.05.24.64832
    157 김상영 글 모음 8편 김용호2018.05.24.53935
    156 임숙현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04.22.290170
    155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89851
    154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85744
    153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90569
    152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1386131
    151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91863
    150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76836
    149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87737
    148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77347
    147 백재성시모음 61편 김용호2018.02.25.76136
    146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69340
    145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80642
    144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65535
    143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73743
    142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97642
    141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85785
    140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78264
    139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71643
    138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102240
    137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695107
    136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74445
    135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86239
    134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68536
    133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71241
    132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62037
    131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71342
    130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63645
    129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68839
    128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68542
    127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68237
    126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82240
    125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87541
    124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80495
    123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115240
    122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83242
    121 조미하 시 모음 65편 수정김용호2018.01.19.95776
    120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101270
    119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108149
    118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97191
    117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67350
    116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98561
    115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136849
    114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145855
    113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111358
    112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121282
    111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69297
    110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937136
    109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898236
    108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792145
    107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2434452
    106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2153250
    105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959390
    104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2559217
    103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734354
    102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2205224
    101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942230
    100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427228
    99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2196472
    98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549284
    97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2205375
    96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581421
    95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2788494
    94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2055127
    93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478271
    92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3156172
    91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465310
    90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787172
    89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484271
    88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766258
    87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530179
    86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2022325
    85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1223144
    84 구연배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4.10.07.1578306
    83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425238
    82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496217
    81 이병율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07.1785250
    80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1296218
    79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1344242
    78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364193
    77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1555226
    76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453323
    75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1306273
    74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1232241
    73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1322564
    72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1339284
    71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401190
    70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826355
    69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660239
    68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685215
    67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828350
    66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2001210
    65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3008352
    64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2236363
    63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814460
    62 손해일시모음 41편 김용호2014.07.05.3827242
    61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2289300
    60 이운룡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03.01.2879378
    59 호호석시모음 29편 김용호2014.03.01.2308210
    58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2279193
    57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2270329
    56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7311771
    55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6462599
    54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991682
    53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6443702
    52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680741
    51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3030405
    50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566334
    49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962292
    48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3322296
    47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4598612
    46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3198406
    45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628280
    44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798383
    43 피천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5.07.29.4134558
    42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832370
    41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675303
    40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3188409
    39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3138334
    38 김소월 시 모음 31편 김용호 2005.01.05.7629354
    37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592261
    36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177246
    35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421258
    34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4727315
    33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3269306
    32 윤동주님시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3783308
    31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904317
    30 허영자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12.29.2508286
    29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2707359
    28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2689359
    27 김지하 시 모음 52편 김용호 2004.12.29.2807375
    26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2576355
    25 유안진 시 모음 22편 김용호 2004.12.29.2873323
    24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2455391
    23 홍수희시모음 70편 김용호 2004.07.07.3734440
    22 조병화님 시모음 22편 김용호 2004.07.02.341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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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신달자시모음 69편 수정 김용호 2004.07.02.3573345
    19 서정윤시모음 41편 김용호 2004.03.12.3370311
    18 김용호시모음 75편 김용호2004.03.12.4618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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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32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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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정두리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4.03.12.3565252
    13 도종환 시 모음 40편 김용호 2004.03.12.3812425
    12 정호승 시 모음 39편 김용호 2004.03.12.3470409
    11 유치환 시 모음 45편 김용호 2004.03.12.3803433
    10 한용운시모음 29편 김용호 2004.03.12.3329342
    9 원태연님시모음/25편 김용호 2004.03.12.3224367
    8 용혜원님시모음/20편 김용호 2004.03.12.4058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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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박목월 시 모음 30편 김용호 2004.02.24.272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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