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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길옥 시 모음 2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6.01. 11:54:33   조회: 156   추천: 1
    여명문학:

    이길옥 시 모음 20편
    ☆★☆★☆★☆★☆★☆★☆★☆★☆★☆★☆★☆★
    《1》
    그리운 밤엔

    이길옥

    못 잊어 그리운 밤엔
    촛불로 어둠을 털어내자.

    그래도 생각나는 그리운 밤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밤이 다 하도록 시라도 쓰자.

    묵묵히 깔려 오는
    고요의 뜰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함은
    내가 그만큼 성숙함이다.

    애타게 그리운 밤엔
    창문을 열어
    별빛이라도 받아드리자.

    정말 철쭉같이 피를 말리면서
    나는 얼마를 생각했던가.

    밤으로 옷을 해 입고
    심장 가까이에 몰리는
    사랑의 물결 때문에
    못 잊어 그리운 밤에는
    조용히 눈감음하고
    그대 혼이라도 곁에 두고 꿈이나 꾸자.
    ☆★☆★☆★☆★☆★☆★☆★☆★☆★☆★☆★☆★
    《2》
    길이 끝나는 곳

    이길옥

    꼬였다 풀리고
    풀렸다 엉킨다.

    흩어졌다 모이고
    뭉쳤다 갈라진다.

    길은 그렇게
    나를 끌고 다니면서
    애를 태우고 논다.

    외길이어도
    가파른 오르막길이어도
    험난한 가시밭길이어도
    선택의 자유를 빼앗긴 길

    우화등선 운명을 뒤집고
    멋대로 데리고 즐기다
    싹둑 잘라 확 내팽개친 길

    화끈거리는 통증 식어
    관심 접은
    그래서 조용히
    조용히 가라앉는 길
    ☆★☆★☆★☆★☆★☆★☆★☆★☆★☆★☆★☆★
    《3》
    내가 사랑하는 것

    이길옥

    삼단 같은 머리에 쪽물들이고
    반달 같은 눈썹
    앵두 같은 입술
    솜털 같은 얼굴에 분 바른다고
    마음까지 예뻐지는 것 아니더라.

    눈(眼)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예쁜 얼굴, 고운 자태 보다
    내가 더 사랑하는 것은
    조금은 빠지더라도
    넉넉한 여유로 자기를 버리는
    따뜻한 품으로 서로를 감싸안는
    용서와 관용,
    봉사와 희생,
    배려와 사랑이 살고 있는
    고운 마음 바로 그것이다.
    ☆★☆★☆★☆★☆★☆★☆★☆★☆★☆★☆★☆★
    《4》
    담쟁이

    이길옥

    햇살에 열 오르면
    살며시 눈을 열고 하늘을 끌어들이는
    가녀린 생명의 숨결을 본다.

    아무도 모르게
    누구도 볼 수 없는 성장의 크기, 거기에
    모든 꿈 걸어놓고
    가파른 벽을 타고 오르는 힘겨운 나날.

    아무리 가파라도
    아무리 높아도
    절대 포기 없는 끈기가 얽혀
    한 폭 고운 그림이 되기도 하고

    벽을 붙잡고
    담을 타고 오르면서
    끈끈한 정으로 가슴을 맞댄 채 서로를 끌어안고
    어떤 시련에서도 고난에서도
    보호막이 되는 희생의 배려를 낳는다.

    가끔 허공을 휘젓기도 하고
    담벼락 이곳저곳 적당한 터를 더듬어
    살며시 손을 짚고 안도하는
    위태한 삶을 엮어가지만
    절대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봉사의 나날
    남을 위한 헌신의 삶을 산다.
    ☆★☆★☆★☆★☆★☆★☆★☆★☆★☆★☆★☆★
    《5》
    당신이라는 이름

    이길옥

    당신이라는 말속으로 들어가
    당신의 뜻을 들여다보니
    도사려 앉은 당신 몸에 서기瑞氣가 서린다.

    그 빛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그래서 오리무중인 당신이라는 이름 앞에
    가벼운 부유물이었던

    한 번도
    당신의 의중에
    관심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변죽만 겉도는 허깨비였던

    당신이라는 포근한 품안에 둥지 틀지 못하고
    무관심의 퉁퉁 불은 허풍으로
    한기만 구겨 넣는 불량품이었던

    당신이라는 이름의 광원에
    도금이 되며
    등에 짊어진 죄의 무게 내리지 못하는
    보잘 것 없는 미천한 육신
    버리지 않는 당신의 억척 앞에
    퍼뜩 정신 추겨들고 무릎을 꿇는다.
    ☆★☆★☆★☆★☆★☆★☆★☆★☆★☆★☆★☆★
    《6》


    이길옥

    꽃샘추위에 밀리던 봄이
    참고 있던 갑갑함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고 만다.

    양지쪽 언덕을 밟고 오르며
    쑥부쟁이 달래 냉이의 잠을 깨고
    종달새 부리에
    최신 유행가 한 가락 물려준다.

    바람을 얼리어 타고
    꽃눈, 겨울눈을 건들고 논다.

    노곤하고
    나른하게 풀린 몸으로
    공원 벤치에 신세를 지고 있는 할아버지
    무거운 눈꺼풀에
    낮잠도 한 종지 얹어준다.

    웃음을 못 견딘
    개나리 진달래 밭에 들어
    같이 웃어주고

    매화 산수유와 벗하더니
    벚꽃 그늘에서
    화르르화르르 꽃나비가 된다.
    ☆★☆★☆★☆★☆★☆★☆★☆★☆★☆★☆★☆★
    《7》
    봄 앓이

    이길옥

    마음씨가 물컹하여
    조금 큰 목소리에도 눈치 앞세우는
    그래서 늘
    뒷전에서 투덜대기 일쑤이던 친구가
    나를 불러낸다.

    아직
    냉기가 바닥을 훑고 있는 허름한 술집
    삐거덕 관절통을 앓고 있는
    낡은 나무의자에 기대앉은 친구의 눈이 풀려있다.

    찌그러진 양은 잔 밑바닥에 깔린 막걸리
    뜨물 같은 색이
    희끗희끗 탈색되고 있는 친구의 코 밑 수염에 달라붙어
    입을 들썩일 때마다 위기를 넘기고 있다.

    술기운이
    친구의 간덩이에 불을 질러
    무르디무른 성정을 건들자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불만이 일제히 일어서서
    길길이 날뛰며 목소리에 힘을 심는다.

    씨에서 싹이 나듯
    마른 가지 끝에 새싹이 돋아나듯이
    지금
    친구는 막걸리의 위력으로
    나약한 성깔에 새순을 내고 있다.
    ☆★☆★☆★☆★☆★☆★☆★☆★☆★☆★☆★☆★
    《8》
    봄 이야기

    이길옥

    가지에 오른 물이
    꿈을 차고 돋아날 때
    해가 눈 못 뜨는 웃음으로
    부른 배를 움켜쥐는 아침 길을
    돌 지난 막내 놈이
    위태위태
    아지랑이 숲을 헤치며
    봄의 살을 뒤지고 든다.

    엄마의 품속이듯
    훈훈한 바람 속에서
    더러는 상기된 채
    웃음 밭에 넘어지며
    민들레를 건드려보고
    나는 새와 교신도 한다.

    막내 놈의
    위태로운 걸음마에 걸린 봄이
    알몸을 드러내고
    깃발처럼 펄럭이며
    풍금 소리를 내고 있다.
    ☆★☆★☆★☆★☆★☆★☆★☆★☆★☆★☆★☆★
    《9》
    불임의 강

    이길옥

    빗물이 구불구불 S자로 고랑을 내고 흐르며
    나를 부른다.
    따라가자 한다.
    호기심을 데리고 망설이는데
    다른 데서 흘러든 물이 몸을 합쳐 굵어지더니
    제법 힘깨나 쓴다.
    골이 커지고 깊어지는가 싶더니
    바닥의 굵은 자갈을 일으켜 세운다.

    한참을 주저하다가
    꿈틀거리는 물길에 끌려
    아래로, 아래로 휩쓸린다.
    비비 꼬이며 뒤틀리는 것도 보고
    어지럽게 휘몰아치다 맥 풀리는 것도 보고

    더하고 보태어 굵어질 대로 부푼 강
    굽은 허리 쭉 펴고
    콘크리트벽으로 숨통이 막혀 있는 강
    풀 한 포기 뿌리 내리지 못하는 곳에
    같이 가보자 하던
    함께 흘러보자 하던 물의 한숨

    뛰어오르던 피라미
    떼 지어 꼬리 치던 송사리 모두
    불임으로 대가 끊기고 있는 강의 끝자락까지
    끌어낸 이유에 녹조가 낀다.
    ☆★☆★☆★☆★☆★☆★☆★☆★☆★☆★☆★☆★
    《10》
    사랑 그 안

    이길옥

    새끼손가락 걸고
    엄지로 도장 찍으며
    절대로,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던
    찰떡같은 맹세를 들춰봤다.

    더러는 하나가 되어
    면도날로도 비집을 틈이 없는데
    더러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틈을 두고
    위기의 급물살에 휩쓸려
    단정의 강폭을 넓히고 있었다.

    사랑이 방전된
    텅 빈 가슴에 들어찬 냉기로
    오들오들 떨거나

    사랑이 익어 터져 넘치는 온기로
    노골노골하게 데워지거나

    사랑의 안을 살짝 들여다봤다.

    그 안에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사연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
    《11》
    사랑의 크기

    이길옥

    티격태격
    부딪쳐 소리 날 때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한 이불 속에서도 등 돌려
    눈치 볼 때
    사라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 사랑이
    아파 누워있을 때
    손톱만큼 보이더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그가 저승행 이삿짐에 실릴 때
    그때
    크게 너무 크게
    나를 덮쳐왔습니다.
    ☆★☆★☆★☆★☆★☆★☆★☆★☆★☆★☆★☆★
    《12》
    사실을 견디는 법

    이길옥

    머리카락이 검은색을 버리면서부터
    시어머니의 꼬장꼬장한 성정에서 자라던 가시가
    더 날카롭게 끝을 세워 세를 넓힌다.

    좀체 수그러들 줄 모르는 망령이 도지고
    탱탱하게 부푼 오기가 부아를 끓이면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과 초조함
    불안감이 안절부절못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걸리면
    체면에 똥물 뒤집어쓰기 딱 알맞은 착각인데
    기를 꺾지 않은 것은 노망기 발동이거나
    자식을 배경한 배짱의 몸부림인데

    성미 괴팍한 며느리라도 들였더라면
    밥상에서 밀려나 찬밥으로도 감지덕지
    울컥 눈물 쏟아 감사해도 문밖 신세임이 뻔한데

    아직
    공자님 말씀이 삼강오륜 낡은 책장에 남아 색이 빠진 채
    눈치 앞세워
    두 손 싹싹 빌며 무릎 꿇고 애걸하는 데에 마음이 약해져
    감정 끌고 가 눈 한 번 찔끔 감아주고
    노인네 성정에 뛰어들어 남은 삶의 끈을 풀고
    나의 내일을 들여다본다.

    죽어주는 게 맘 편하여
    공자님께 문안드린다.
    ☆★☆★☆★☆★☆★☆★☆★☆★☆★☆★☆★☆★
    《13》
    색안경을 쓰는 때

    이길옥

    바로 보기가 부끄럽거나
    마주 대하는 게 떳떳하지 못한
    그래서 늘 고개가 무거운 자의 눈에
    불안하고 초조한 빛이 핏기 잃을 때

    부담스런 관계 사이에 끼어
    마음 졸이며 안절부절못하는 속내가
    표정 관리가 서툴러 진땀을 뺄 때

    긴장할수록 굳어지는 얼굴 근육이
    서서히 일그러질 때

    이럴 때
    필요한 게 색안경이다.

    당당하지 못함을 숨기고 감출 때
    맞서서 대적할 능력이 부족할 때
    부끄러움이 홍수 나 자존심이 뭉개질 때

    그럴 때
    필요한 게 색안경이다.

    폼 잡고 뽐내며
    멋과 풍류라 깝죽거릴 때
    필요한 게 아니다.
    ☆★☆★☆★☆★☆★☆★☆★☆★☆★☆★☆★☆★
    《14》
    슬픔의 각도

    이길옥

    찬바람이 옷깃을 들추고 들어와
    닭살 돋은 살갗에 추위를 꿴 바늘로
    한 땀 한 땀 배고픔을 박음질한다.
    아픔에 찔린 허기가
    움찔움찔 몸서리칠 때마다 움츠러들던 가난이
    겨울 삭정이 끝에 걸려 파르르 떨고
    불기 바닥난 연탄재 구멍마다 박혀 사는 눈치가
    냉기에 맥 풀린다.
    얼음장 깔린 아랫목에서 궁색이 알을 품는다.
    꿈이 냉동되고
    희망이 결빙되고
    기대마저 얼어버린 이 한파
    기우는 경사각의 크기로 빨리지는 속도에 휩쓸린
    슬픔의 발자국이 냉각되고 마는
    해빙의 기미까지 먹어치운 소화력의 한랭전선에서
    기력을 잃고 쓰러져 있는 서러운 가난을 일으켜
    따뜻한 오기 후끈하게 불어넣고
    빳빳하게 각을 세워줄 버팀목 어디 없을까
    풀리지 않는 냉기의 회오리 복판에서
    허기로 단련된 슬픔이 고개를 들고
    서서히 수직으로 일어선다.
    더는 당하기 싫은 자존심이 힘줄에 기를 박고
    발목 잡힌 빈곤을 뒤집는 비지땀이 끈끈하다.
    꺾었던 소망에 눌려 서럽게 흐느끼던 슬픔이
    어깨뼈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고 직각을 이룬다.
    번쩍
    빛 하나 배고픔에 꽂힌다.
    ☆★☆★☆★☆★☆★☆★☆★☆★☆★☆★☆★☆★
    《15》
    시련의 뿌리

    이길옥

    아궁이에 불씨가 자리를 비운 뒤
    수시로 구들장을 드나들던 한기의 체온에
    방안의 신경이 얼어 있다.
    신경이 떨어뜨린 추위의 비늘이
    온몸에 닭살로 달라붙어
    오싹한 몸서리를 끌어낸다.

    가난의 뼈가 살을 털어내며
    앙상한 핏대만 세우고
    살맛이 빠져나간 허술한 집안에다
    메케한 곰팡이 냄새를 질펀하게 깔며
    꼿꼿이 일어선다.

    일어서는 오기에 살기가 묻어있다.
    한사코 붙어다니는 가난의 명줄이
    숨통을 조일 때마다

    한기의 기세가 바늘 끝으로 아픔을 쑤시고
    핏기 가신 얼굴에 피는 검버섯에
    지친 하루의 피로가 자리 잡는다.

    죽어라 기를 쓰고
    온몸 으스러져라 육신 던져도
    주린 배를 넘나드는 허기 다스리지 못함으로
    산을 넘는 해 잡지 못해 진이 빠진다.
    ☆★☆★☆★☆★☆★☆★☆★☆★☆★☆★☆★☆★
    《16》
    예감

    이길옥

    아무래도 이상하다.

    불길한 예감이 고개를 들어
    심장을 파고든다.

    조마조마함이
    발바닥을 간질이고
    초조함이 신경에 끼어들어
    자꾸 걸리적거린다.

    분명
    좋지 않을 조짐이다.

    틀림없이
    걱정거리가 으스스한 한기를 몰고 올
    낌새가 보인다.

    마음이 안정을 잃고
    근심에 가위눌리고 있다.

    이런 날은
    몸 사리고
    눈치를 불러다 얼리며
    쥐죽은 듯 그늘 뒤에 숨어
    화를 뿌리째 뽑아올 기미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봐야 한다.

    기죽어야 한다.
    ☆★☆★☆★☆★☆★☆★☆★☆★☆★☆★☆★☆★
    《17》
    이별이라는 것

    이길옥

    어머니께서
    더는 견딜 수 없는 통증을 뽀드득
    어금니로 으깨며
    죽음의 문턱에서
    뼈만 남은 손으로 나를 움켜잡고
    이별이란
    아주 떠나는 것이라 했다.
    관계 끊고
    눈에서 멀어지다
    기억에서 아주 지워지는 것이라 했다.

    어머니께서
    눈을 감으시기 전 차분한 목소리로
    이제 떠난다 하시며 잊으라 하셨다.
    가슴에 묻어두면 아픔만 덧난다며
    마음에서 아예 뽑아버리라 하셨다.
    그래야 생각에서 이탈한다 하셨다.
    그것이 이별이라 하셨다.

    어머니께서
    내 곁에서 영영 떠나시던 날
    그날
    나는 이별이 무엇인가 확실히 알았다.
    ☆★☆★☆★☆★☆★☆★☆★☆★☆★☆★☆★☆★
    《18》
    잠깐

    이길옥

    무릎 관절이 낡아
    삐거덕 녹슨 마찰음으로 앓고 있다.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린 탓이다.

    꾸벅 다리를 저는 사이
    세월이 젊음을 업고 번개를 탔나 보다.

    내가 왔다 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자취가 빼곡히 들어차 숨 가빠한다.

    촌음이라 했던가.

    무릎 관절이 다 닳는 동안이
    잠깐이었다니

    눈 깜짝한 사이였다니
    ☆★☆★☆★☆★☆★☆★☆★☆★☆★☆★☆★☆★
    《19》
    죽 떠먹은 자리

    이길옥

    통 큰 놈들이 쥔 수저의 크기에 입이 쫙 벌어진
    졸장부의 간이
    좁쌀 뒤에서 두려움의 위협으로 쪽팔리고 있다.

    수저의 용량에 기가 죽은 간이다.

    왕창 떠서
    양에 철철 넘쳐야 기분이 풀리는
    허리띠 구멍으로 들락거리던 욕심이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트림을 한다.

    트림에서 구린내 진동한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진리 같은 경전에 중독된
    두둑한 배짱이
    눈먼 먹잇감 앞에서 침을 흘리고 있다.

    지천으로 널려있는 먹거리에 도가 튼
    간 큰놈들의 먹성에 감히 누가 대적을 하겠는가?

    큰 수저로 듬뿍 떠낸 자리가 금방 아문다.

    좀팽이의 간이 그냥 눈을 감고 만다.

    ☆★☆★☆★☆★☆★☆★☆★☆★☆★☆★☆★☆★
    《20》
    친구

    이길옥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 남남이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알고부터
    당신이 나를 알고부터
    우린 서로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느끼면서
    뜨거운 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이 끝이기를
    끝이 처음이기를
    서로 말이 없으면서도
    그렇게 우리는 정의 늪에서
    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그 불 속에서
    바로
    우린 화끈하게 달아오른 친구였습니다.

    오랜 세월
    영원히 우린 친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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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 최영미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12.05.1894
    249 1월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2.05.1601
    248 구재기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12.05.1663
    247 공석진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12.05.1603
    246 문인수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11.16.1605
    245 이향아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11.16.1514
    244 이문조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11.16.1582
    243 전혜령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9.18.1922
    242 하영순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9.18.1832
    241 노정혜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9.18.1712
    240 김윤진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1345
    239 손택수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9.08.10.1513
    238 이규리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8.10.1483
    237 주명옥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8.10.1352
    236 최봄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8.10.1442
    235 박인걸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8.10.1482
    234 친구에 대한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8.10.1502
    233 윤의섭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8.10.1371
    232 문태준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8.10.1551
    231 강연호 시 모음 47편 김용호2019.07.25.1551
    230 김수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7.25.1321
    229 김인숙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7.25.1351
    228 박광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7.25.1383
    227 서유주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7.25.1531
    226 최영애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7.25.1251
    225 주일례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9.07.25.1252
    224 신미항 시 모음 40편 김용호2019.07.25.1171
    223 안광수 시 모음 61편 김용호2019.07.25.1121
    222 박종영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7.25.1121
    221 박남준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9.07.25.1032
    220 정용철시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1745
    219 김지순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9.06.01.1573
    218 이문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1783
    217 김동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493
    216 김재진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1763
    215 이성지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6.01.1725
    214 김명인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522
    213 이길옥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6.01.1561
    212 윤기명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334
    211 이명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6.01.1524
    210 김덕성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9.06.01.1581
    209 찔레꽃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9.06.01.1662
    208 이기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1632
    207 임은숙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6.01.1463
    206 김석환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6.01.1693
    205 류인순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9.05.15.3065
    204 안경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3123
    203 이병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9.05.15.3005
    202 김정래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9.05.15.2625
    201 정미화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2.17.4008
    200 정연화시모음 75편 김용호2019.02.17.3025
    199 오광수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9.02.17.3035
    198 정일근시모음 15편 김용호2019.02.17.2895
    197 지소영시모음 35편 김용호2019.02.17.2614
    196 박고은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9.01.01.4034
    195 곽승란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9.01.01.2565
    194 양성우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2544
    193 함민복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9.01.01.2885
    192 강문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9.01.01.2315
    191 이윤학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9.01.01.2784
    190 서명옥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8.11.10.3686
    189 박소정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1.10.3394
    188 한효상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11.10.3076
    187 첫눈 시모음 35편 김용호2018.11.04.2894
    186 고은영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8.10.25.2836
    185 권규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385
    184 김현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2569
    183 김설화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495
    182 김영국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265
    181 나태주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10.25.2845
    180 목필균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2385
    179 문정희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10.25.2493
    178 박옥화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10.25.2273
    177 박현희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10.25.2314
    176 신경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10.25.2623
    175 김재환 글 모음 13편 김용호2018.05.24.42635
    174 이용미 글 모음 6편 김용호2018.05.24.35214
    173 김민소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5.24.40215
    172 윤보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5.24.3898
    171 안국훈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5.24.3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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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7 윤재석 글 모음 14편 김용호2018.05.24.29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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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 임숙현 시 모음 71편 김용호2018.04.22.10838
    160 조경희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4.22.5357
    159 배혜경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4.22.46811
    158 최영복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8.04.22.5078
    157 양광모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8.02.25.54113
    156 배은미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42710
    155 류경희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8.02.25.4237
    154 김성림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4677
    153 안희선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2.25.42216
    152 백재성 시 모음 11편 김용호2018.02.25.3679
    151 이세송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8.02.25.3508
    150 정재석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8.02.25.34712
    149 이정화 시 모음 7편 김용호2018.02.25.3348
    148 김영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25.37112
    147 이성부 시 모음 9편 김용호2018.02.07.52011
    146 이종승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8.02.07.49012
    145 김민자 시 모음 6편 김용호2018.02.07.40612
    144 최명운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7.38712
    143 김홍성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7.48212
    142 서동안 시 모음 19편 김용호2018.02.07.3579
    141 조은주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8.02.05.38310
    140 장석주 시 모음 31편 김용호2018.02.05.37710
    139 임우성 시 모음 49편 김용호2018.02.05.38810
    138 박재성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8.02.05.36112
    137 전덕기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8.02.05.30710
    136 십자가시모음 35편 김용호2018.02.05.34114
    135 차영일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8.02.05.34310
    134 한정원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2.05.3439
    133 박희종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2.05.40010
    132 최규영 시 모음 17편 김용호2018.02.05.36010
    131 이정순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8.01.19.53316
    130 최한식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8.01.19.55315
    129 이경순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8.01.19.47914
    128 손숙자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8.01.19.50913
    127 최제순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8.01.19.51213
    126 조미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8.01.19.51212
    125 이정애 시 모음 56편 김용호2018.01.09.67414
    12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김용호2017.12.31.70416
    123 정재영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7.12.26.64618
    122 도지현 시 모음 82편 김용호2017.11.20.125621
    121 10월시 모음 45편 김용호2017.09.17.66124
    120 9월시 모음 59편 김용호2017.09.17.68221
    119 기도시모음 65편 김용호2017.09.12.79424
    118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9.02.75428
    117 조미경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7.02.05.89143
    116 이필종 시모음 35편 김용호2016.12.13.111955
    115 이점순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5.12.31.2542104
    114 전근표 시 모음 85편 김용호2015.06.12.2306204
    113 최학 시 모음 10편 김용호2015.06.12.1480108
    112 임경숙 시 모음 90편 김용호2015.02.15.1859303
    111 임경숙 시 모음 53편 김용호2015.01.25.1764176
    110 12월시모음 73편 김용호2014.12.07.1605272
    109 홍해리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10.1904173
    108 복효근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922302
    107 강해산 시 모음 60편 김용호2014.11.10.1677183
    106 이시영 시 모음 35편 김용호2014.11.10.1360196
    105 안현심 시 모음 21편 김용호2014.11.10.1107183
    104 신동엽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1.10.1745331
    103 오태인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1.10.1188236
    102 박경리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1.01.1474250
    101 이효녕 시 모음 65편 김용호2014.11.01.1113336
    100 오세영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1.01.1606320
    99 이정록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23.169292
    98 이은상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23.1085224
    97 정채봉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23.1733134
    96 성진명 시 모음 45편 김용호2014.10.23.1083173
    95 우덕희 시 모음 22편 김용호2014.10.23.1435136
    94 황인숙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23.1084225
    93 곽재규 시 모음 34편 김용호2014.10.23.1261195
    92 이병주 시 모음 50편 김용호2014.10.07.1133133
    91 오세철 시 모음 87편 김용호2014.10.07.1269274
    90 김동원 시 모음 79편 김용호2014.10.07.874105
    89 구연배 시 모음 36편 김용호2014.10.07.1049250
    88 김영화 시 모음 30편 김용호2014.10.07.1014186
    87 선미숙 시 모음 70편 김용호2014.10.07.1118170
    86 이병율 시 모음 43편 김용호2014.10.07.1283211
    85 박현숙 시 모음 15편 김용호2014.10.07.906171
    84 이승하 시 모음 16편 김용호2014.10.07.867154
    83 김옥자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10.07.1020155
    82 문병란 시 모음 33편 김용호2014.10.07.945139
    81 김명우 시 모음 열 다섯편 김용호2014.10.07.1067244
    80 한선미 시 모음 열 한편 김용호2014.10.07.907209
    79 김예성 시 모음 55편 김용호2014.10.07.906204
    78 전병윤 시 모음 81편 김용호2014.10.07.970357
    77 김성우 시 모음 열 두 편 김용호2014.10.07.940247
    76 김옥준 시 모음 75편 김용호2014.10.07.1048129
    75 마종기 시 모음 38편 김용호2014.10.07.1320316
    74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050190
    73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265172
    72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321313
    71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362180
    70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358320
    69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711331
    68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83231
    67 이양우 시 모음 51편 김용호2014.07.05.2992204
    66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95210
    65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2231339
    64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734172
    63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918154
    62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814296
    61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640725
    60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95562
    59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174645
    58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882663
    57 홍윤숙 시 모음 23편 김용호2006.05.27.4137690
    56 이외수 시 모음 34편 김용호2006.04.22.2514374
    55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131292
    54 김수미 시 모음 41편 김용호2005.10.16.2458258
    53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2878265
    52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3724525
    51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670373
    50 김후란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08.20.2184244
    49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347301
    48 피천득 시 모음 23편 [1]김용호2005.07.29.3454450
    47 양현주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6.18.2391338
    46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4123265
    45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761339
    44 이현옥 시 모음 85편 김용호2005.01.25.2383269
    43 김소월 시 모음 31편 [2] 김용호 2005.01.05.687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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