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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시 모음 10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0.25. 02:05:40   조회: 143   추천: 3
    여명문학:

    고은영 시 모음 10편
    ☆★☆★☆★☆★☆★☆★☆★☆★☆★☆★☆★☆★
    《1》
    7월에게

    고은영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
    그것들은 거리에서 들판에서
    혹은 바다에서 시골에서 도심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깨우고 있다
    어느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 앞에
    그 미세한 숨결 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사랑
    무형의 얼굴로 현존하는 그것들은
    때때로 묵시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나는 그것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안녕, 잘 있었니?"
    ☆★☆★☆★☆★☆★☆★☆★☆★☆★☆★☆★☆★
    《2》
    8월처럼 살고 싶다네

    고은영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3》
    기억의 날개를 접으면서

    고은영

    인생아
    인제 그만 아프자.
    너무 힘들어
    지치면 어찌하느냐 ?
    더러는 기억의 눈금으로
    망각의 봇짐을 싸고
    지금쯤 황혼 서녘에
    떼 지어 무리로 나는 기러기 따라
    이사를 떠날 지어다.
    사랑아
    미워하지 않으마.
    달아나지 마라.
    달이 차 기운다 하면
    너를 그리워한들 소용없는 짓
    갈잎에 혼돈하던
    서러운 이별쯤은
    덤덤하게 보내기도 하며
    눈물의 흔적마다 맑아
    우울한 거문고 애끓는 노래하면
    눈물아
    그만 날 놓아다오.
    이제 되었다.
    거식증에 걸려
    자주 너에 배가 부르면
    고칠 수 없는 중병이 든단다.
    ☆★☆★☆★☆★☆★☆★☆★☆★☆★☆★☆★☆★
    《4》
    내 사랑 나의 친구여

    고은영

    내 사랑, 나의 친구여
    오늘따라 눈물 나게 그대가 그립다.
    잊힌 것들을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만날 때
    서로에게 잊힌다는 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대도 흐르고
    나도 흘러가는 일

    다만, 우리의 만남도
    과거가 되기 위해
    시간 위를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대와 만남이
    생애 한번 맺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얼마나 아름다운 인연인가

    우리가 각각
    주검의 문턱까지 함께 걸어 갈
    소중한 관계로 남아야 하기에
    오늘 따라 나는 그대가
    눈물이 날만큼 그립다
    내 사랑, 나의 친구여
    ☆★☆★☆★☆★☆★☆★☆★☆★☆★☆★☆★☆★
    《5》
    멍울 진 그리움

    고은영

    바람이 불면
    작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린다
    영혼이 흔들린다
    때론 가시에 찔린 옹이마다
    피맺힌 이슬 꽃이 핀다

    빈 동공 너머에 수평선처럼 먼 곳
    눈길이 닿는 그곳엔
    항상 네가 있다
    영원한 보고픔의 소리로 다가와
    미소짓고 서성이는 네가 있다

    마음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기억 저편에서
    차마 고백 할 수 없는 아픔으로
    군데군데 멍울 져 강물같이 흐르는
    추억 속 모든 그리움으로
    네가 거기에 있다
    ☆★☆★☆★☆★☆★☆★☆★☆★☆★☆★☆★☆★
    《6》
    새벽을 걷는 봄비

    고은영

    절망을 맛보지 않은 자는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한 때 나의 절망은 위험 수위를 넘었고
    미치광이처럼 광폭하게 내게로 달려들었다

    이 도봉산 언저리에
    산 안개 뿌연 장막의 심연으로
    봄 비가 추적추적 밤을 적신다
    몇 개의 가로등만 구획을 가르고
    점점이 고독한 빛들은 흩어진 채 출렁인다

    아, 빗줄기
    그리움에 흠씬 젖은 리듬은
    어김없이 새벽 침묵을 깨트리고
    피를 토하듯
    그리운 이름들을 호명하고 있다
    ☆★☆★☆★☆★☆★☆★☆★☆★☆★☆★☆★☆★
    《7》
    외로움의 정체에 대하여

    고은영

    밤마다 심장 가르는
    끈적이는 서글픈
    정체불명의 바람 같은 것

    낯선 거리에 휩쓸리는
    초라한 추위를 동반하여
    늘 무위로 끝나는 방황

    불면의 얼굴로 다가와
    동공을 비워내고
    폐부 깊숙이 통증을 수반하는

    너! 그래, 그건
    늘 덜 맞는 옷처럼 이질감 주는
    외로움 그것이었구나
    ☆★☆★☆★☆★☆★☆★☆★☆★☆★☆★☆★☆★
    《8》
    욕망에 대하여

    고은영

    사람들은 수평이 아니라 수직을 꿈꾼다
    수평으로 뻗는 가지를 치면서
    오로지 수직만을 달리는
    무서운 욕망의 직립(直立)
    그것은 고집일 수밖에 없는 슬픔
    눈을 뜨면 모든 길들은 희미해지고
    욕망이 존재하는 한 오랜 불만처럼
    다시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이상한 일이다 욕망은 왜 아픔을 동반하고
    슬픔과의 동침을 원하는 것인가
    그리하여 무수한 절망을 출산하는 것인가
    ☆★☆★☆★☆★☆★☆★☆★☆★☆★☆★☆★☆★
    《9》
    인생

    고은영

    왜 절망이 없겠느냐
    왜 아픔이 없겠느냐
    왜 고통이 없으며
    왜 상처가 없겠느냐
    사람인 까닭이라

    삶이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수많은 절망과 상처와
    깊은 고독과 외로움의
    아픔을 달래 가는 것

    덧난 상처를 싸매고
    그래도 시간을 휘적이며
    모든 절망을 건너고
    소박하고 참된 진실에 다가서는 것

    사람다운 따뜻한 가슴을 그리고
    선한 눈을 회복하고
    마음 빈곳마다 눈물로 키운
    착한 심성과 고운 배려로
    인생의 모든 노여움을 불식시키고

    누구나
    아름다운 황혼에 다다르기를
    소망하는 것
    ☆★☆★☆★☆★☆★☆★☆★☆★☆★☆★☆★☆★
    《10》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고은영

    겨우내 고체로 굳었던 심중에
    눈 흘기고 돌아선 추위는
    지각변동을 일으켜 이제
    눈물로 영혼을 씻어 내립니다

    감성 그 덩어리에서 솟아오른
    향기 풀어 천지를 진동하므로
    오라 하지 않아도 임 그리운 사랑은
    싸리 꽃 마냥 봉오리 맺고

    칼날처럼 모난 구석마다
    부드럽게 휘감아 오는 훈풍 타
    수줍은 순결의 속살 드리운
    희디흰 소복으로 맞고픈 내 임

    풀빛 울음 울어 눕던 자리마다
    고운 임 형상 더듬던 꿈자리로
    캄캄한 밤길을 돌아 촛불 하밝히고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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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 심성보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989186
    70 박재삼 시 모음 27편 김용호2014.10.07.1208160
    69 반칠환 시 모음 20편 김용호2014.10.07.1193311
    68 황지우 시 모음 41편 김용호2014.10.07.1291178
    67 조지훈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4.10.07.2178315
    66 임 보 시 모음 김용호2014.07.05.1652327
    65 이생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14.07.05.2019227
    64 이양우 시 모음 48편 김용호2014.07.05.2862202
    63 허소라 시 모음 열편 김용호2014.03.01.1834208
    62 이운룡 시 모음 34편 [1]김용호2014.03.01.1979334
    61 허호석 시 모음 23편 김용호2014.03.01.1677169
    60 김지향 시 모음 61 ∼ 131까지 김용호2014.03.01.1865154
    59 김지향 시 모음 1 ∼ 60편 김용호2014.03.01.1762294
    58 강은교 시 모음 40편 김용호2006.08.09.6479723
    57 천상병 시 모음 20편 김용호2006.08.09.5732557
    56 나희덕 시 모음 30편 김용호2006.08.09.5073640
    55 박두진 시 모음 37편 김용호2006.08.09.574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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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함석헌 시 모음 9편 김용호2005.10.16.306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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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노래가 된 시 34편 김용호2005.10.16.2808259
    49 고은 시 모음 59편 김용호2005.08.20.3542523
    48 김용택 시 모음 29편 김용호2005.08.20.260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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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기형도 시 모음 21편 김용호2005.08.20.220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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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이육사 시 모음 17편 김용호2005.03.12.3991263
    42 박병순 시 모음 20편 양력 김용호2005.01.31.269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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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김소월 시 모음 30편 [2] 김용호 2005.01.05.6750318
    39 김춘수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3009224
    38 김영랑 시 모음 25편 김용호 2005.01.05.2631206
    37 이형기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2840224
    36 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용호 2005.01.05.3929274
    35 신석정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5.01.05.2323268
    34 윤동주 시모음 스무편 김용호 2004.12.29.2937225
    33 천양희 시 모음 77편 김용호 2004.12.29.2047279
    32 허영자 시 모음 18편 김용호 2004.12.29.1919255
    31 황금찬 시 모음 34편 김용호 2004.12.29.1975299
    30 양현근 시 모음 21편 김용호 2004.12.29.1937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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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78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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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이해인 시 모음 28편 김용호 2004.03.12.4046286
    18 박노해 시 모음/15편 김용호 2004.03.12.254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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