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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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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화 시 모음 7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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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2.25. 16:13:52 조회: 691 추천: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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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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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시 모음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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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 바다 스케치
이정화
검푸른 새벽 점점 밝아오는 여명의 시각
창가 너머 바람 소리는 비릿한 갯내음 풍기며
미소짓는 얼굴로 손짓한다
웅크리던 가슴을 펴고 설렘 가득 그리움 가득
이때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을 겨울 스케치에 옮겨본다
바람이 살아 숨쉬는 곳
온몸이 얼어붙을 듯 매서운 칼바람이 휘몰아치고
사람들은 저마다 두꺼운 외투에
고개를 파묻은 채 걸음을 재촉한다
파도와 갈매기의 이중창은
아름다운 선율만큼이나 감동이다
한적한 모래사장도
야생의 갯벌도
스산한 작은 포구도
소나무 숲 사이사이로 비치는 바다 빛도
해안 끝 바람 몰아치는 부두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겨울 바다
이게 바로
겨울 바다가 안겨주는 매력이고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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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리움은 모르스 부호처럼
이정화
아이가 연필로 궁전을 그린다.
아이가 연필로 미래의 도시를 그린다.
아이가 연필로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마치 이집트의 상형 문자 같다.
나의 인생도 한 장의 도화지 위에
깨끗하게 스케치할 수 있다면
나의 사랑도 한 장의 도화지위에
아름답게 그릴 수만 있다면.
그리움은 모르스 부호처럼
영원히 해독할 수 없는 문자 같다.
가을날
쏟아지는 햇살처럼
그리움은 눈부셔 눈물나고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처럼
분주한 일상의 삶 가운데로
나를 밀어 넣고
나는 나를 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아이가 연필로 궁전을 그린다.
내가 물감으로 그리움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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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봄 햇살 가득한 날
이정화
봄은 참 예쁘다
새봄을 알리는 여러 꽃이
제철을 맞은 듯 앞다퉈
그 순한 눈을 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제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 곁을 찾아오는
당신은 요술쟁이다
이 봄, 여물은
그대 마음을 엿보며
새삼 느껴본다
자연은
마음을 전하기에
참 좋은 최고의 선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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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봄 향기
이정화
만물이 생동하는 봄
살랑살랑 바람결이 감미롭고
봄 햇살도 연방 기지개를 켜듯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베란다 작은 정원은
창가에서 은은한 햇빛을 받고
싱그러운 향기 되어 환히 웃으며
설렘으로 가슴속에 파고든다
들녘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로 아우성이고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새순과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들의 속삭임이
사랑 속으로 젖어 들게 하여
늘, 봄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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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름날의 파노라마
이정화
이글거리는
땡볕의 신음성
불쾌한 습도는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된
초라한 내 모습
인적 드문 계곡 찾아
발걸음을 옮겨본다
초록이 무성하니
머릿속까지 전해지는
청량한 바람이
먼저 마중을 나온다
내 마음속까지
금세 초록으로 물들어
지친 일상도 저만치 물러가고
삶은 다시 의욕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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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춤추는 바다
이정화
잿빛 하늘
비릿한 갯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은빛 기러기
쉼 없이 날갯짓하고
하얗게 부서지는 거친 해조음
흰 이를 드려내 해변을 달린다
물결이 비치는
도심 속
황망한 비명은
헤쳐갈 희망을 부른다
하루해가 기울고
파도가 침묵하는 동안
묻힌 희망은
붉은 노을 빛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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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태양의 꽃
이정화
한여름
작렬한 태양 아래
탐스러운 황금 꽃 무리가
널을 뛰듯 출렁인다
노란 꽃망울 터트려
뜨거운 태양을 머금은
여름을
빛나게 하는 꽃이로다
온 누리
뒤덮은 노란 물결은
태양을 우러러 환한 빛으로
그저 바라만 보며
여름, 그 뜨거운 절정을 기다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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