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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제순 시 모음 16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1.19. 02:27:27   조회: 425   추천: 10
    여명문학:

    최제순 시 모음 16편
    ☆★☆★☆★☆★☆★☆★☆★☆★☆★☆★☆★☆★
    《1》
    가야 할 텐데


    최제순

    꽃피고 새 울어
    슬픈 눈물 흐르기 전에
    내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야 할 텐데

    낙엽이 되기 전에
    앙상한 가지가 되기 전에
    내 살 곳을 찾아가야 할 텐데

    내 머무를 곳은 어디인가
    내가 머물러야 할 곳은 어디인가
    비 맺힌 하늘 아래 서성이는 발걸음이네

    구름 타고 갈까
    바람 타고 갈까
    행여 무지개라도 떠오면 타고 갈 텐데

    갈곳 없어 머무른 곳이 내 살 곳이네
    하늘만 보고 걷는 곳이
    내가 사는 곳이라네
    ☆★☆★☆★☆★☆★☆★☆★☆★☆★☆★☆★☆★
    《2》
    거리

    최제순

    밤이 지나면
    전남 신안의 진 흙탕길보다는
    3.8선 가까운 동두천의 길이

    미군이 활보하는 동두천의 길보다는
    서울과 가까운 의정부 길이

    차가 숨막힐 듯한 의정부의 길보다는
    청와대가 있고 서울역이 있는
    서울의 거리가 더 못하다

    파헤쳐진 보도블럭 위에서는
    말라비틀어진 화환 꽃 한 송이
    발에 체여 굴러다니고

    여의도 의원 회관 복도에는
    외국산 담배꽁초랑
    깨진 화분 조각이 뒹굴고 있으니

    아침이다 라며
    파란 하늘만 보면 뭘 해

    억장 무너질 가슴
    아쉬움뿐인데

    차라리
    차라리
    내 마음 비단 같진 않지만

    내 마음의 길을 만들고
    썩어 가는 두발로 걷는 게 났겠지
    ☆★☆★☆★☆★☆★☆★☆★☆★☆★☆★☆★☆★
    《3》
    故鄕

    최제순

    고향에 가고 싶다
    친구들 다 떠나버렸지만

    백사장 모래알 반짝 반짝이며
    기다리는 사람 없다지만
    마파람 불어오는 고향에
    정말 가고 싶다

    봄이 되면
    풀 냄새 가득한 들녘에서
    화사한 진달래꽃을 보고

    여름이면
    밀짚모자 눌러 쓴 채
    노랑참외를 먹을 수 있던
    고향에 가고 싶다

    가을이면 노란 들녘에서
    참새 떼 가득 어깨에 실은
    허수아비 방긋 웃어주고

    겨울이면
    함박눈 송이송이 맞으며
    고드름 따먹던 고향에 가고 싶다

    산도 내가 어릴 적 그대로일
    고향에 정말 가고 싶다
    ☆★☆★☆★☆★☆★☆★☆★☆★☆★☆★☆★☆★
    《4》
    고향에 가거든

    최제순

    내 고향에 가거든
    이씨네 왕대밭 시누 대밭은
    그대로 있는지

    연 날리면 나도 모르게 서 있던
    땅께 바위는 그대로 있는지

    보고 오시오

    하룻밤 귀뚜라미소리 듣지 않아도 좋으니
    달은 그 달이며 해는 그대로 뜨는지
    물어라도 보고 오시오

    풀 냄새 가득 안고 방죽에 가서
    훌랑 벗고 매곡은 하지 않아도 좋으니

    물꼬에 붕어는 펄쩍펄짝 살 수 있는지
    수풀에 여치 소리 찌르륵 찌르륵 들리는지

    돌담길 거닐며
    알아보고 오시구려

    ☆★☆★☆★☆★☆★☆★☆★☆★☆★☆★☆★☆★
    《5》
    그리운 사랑

    최제순

    그리운 사랑마다
    구름이 되게 하소서

    그리울 때마다
    파랑새가 되게 하소서

    아름다운 눈과
    그리워하는 가슴으로
    멀리서 그리워만 하게 하소서

    고통에서 벗어나
    오직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그대와 함께
    살아가게 하소서

    아름다운 추억마다
    저 하늘에 달이 되어
    그대의 발길
    비춰주게 하소서
    ☆★☆★☆★☆★☆★☆★☆★☆★☆★☆★☆★☆★
    《6》
    기다림

    최제순

    꽃이 피면
    오신다더니

    낙엽이 떨어지면
    오신다더니

    첫눈이 내려도
    어니 오시네

    내 기다리는 것은
    구름 뿐

    정히 아니 오시면
    구름 타고 가야겠네

    ☆★☆★☆★☆★☆★☆★☆★☆★☆★☆★☆★☆★
    《7》
    나에게

    최제순

    나에게
    아침은 없었습니다
    솟아오른 해가 보일

    나에게
    아침은 없었습니다.
    행복하게 보일 때가

    나에게
    아침은 없었습니다
    사랑하고픈 생각마저

    나에게
    정녕 아침은 없었습니다
    좋아 해야할 그 사람 이름마저

    나는
    정말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아침을

    ☆★☆★☆★☆★☆★☆★☆★☆★☆★☆★☆★☆★
    《8》
    당신

    최제순

    당신만 사랑하다
    죽을
    나이기에

    당신만을 사랑하다
    생명을 다할
    나이기에

    당신만을 사랑해야 할
    내 영혼이기에

    당신만 사랑합니다

    ☆★☆★☆★☆★☆★☆★☆★☆★☆★☆★☆★☆★
    《9》
    부부에게

    최제순

    아름다운 부부가 되게 하소서

    어렵고 힘이 들 때
    서로 의지하며

    이해와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정되게 하소서

    행복하게 살게 하소서
    희망이 언제나 함께 하게 하소서

    만남의; 소중함으로
    사랑만을 나누는 부부 되게 하소서

    소중한 사랑 속에
    영원한 부부 되게 하소서

    ☆★☆★☆★☆★☆★☆★☆★☆★☆★☆★☆★☆★
    《10》

    사람이 살아야 하는 곳

    최제순

    봄바람 산들산들
    벼뿌리를 유혹해
    한들한들 춤추게 하는 곳

    농부들 바지가랭이 걷어올리고
    논둑에 서서
    희망의 바람을 마실 수 있는 곳

    흙 냄새
    아지랑이 냄새
    물 냄새 코끝에 잠드는 곳

    처마 끝 정성이
    산아래 잠들어
    하늘 마져 안기는 곳

    그런 곳에 사람은 살아야 해

    그리고 푸른 하늘과
    사랑이 잠든
    파도 소리 들리는
    그런 곳이어야 해
    ☆★☆★☆★☆★☆★☆★☆★☆★☆★☆★☆★☆★
    《11》
    사랑이란

    최제순

    사랑이란
    아름다운 사랑을 아름답게
    사랑하는 것이고

    미움이란
    아름다웠던 사람이 미워지는
    것이리라

    미움보다는 사랑이
    아름답고

    사랑보다는 미움이
    시기가 많은 것

    우리가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 있으리
    ☆★☆★☆★☆★☆★☆★☆★☆★☆★☆★☆★☆★
    《12》
    어느 봄날 오후

    최제순

    잎새에 살랑살랑
    이는 바람에
    임의 소식 안겨 있으면
    좋겠다

    구름으로 가린 하늘 저편 뒤에는
    임의 슬픈 소식
    잠겨 있을 테고

    네온사인과 차량 불빛에
    현란한 거리는
    후회스런
    임의 마음을 노래하는 것 같다

    하루도 아닌
    긴긴 날을
    여로에 묻혀 보고픈
    순간도 없이

    그저 하늘 아래 있는
    고통을 맛보며
    자신만을 위로하며
    살뿐이다

    새처럼
    살고싶다며
    행복을
    알고 싶다며
    ☆★☆★☆★☆★☆★☆★☆★☆★☆★☆★☆★☆★
    《13》
    요즘 아이들

    최제순

    요즘 아이들은 비 오는 날
    아무렇지도 않은 우산을
    잘 펴지지 않는다고
    쓰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아이는 불구의 몸으로
    껌팔이에 독학도 하는데

    도시락 준비물
    신발주머닌 어깨에 기운 책가방
    힘들기도 하겠지만

    김치찌개 된장국도 싫어하고
    피자 햄버거는 맛있어 한다

    청바지는 찢어 배꼽 걸치고
    나막신 같은 신 노랑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거리를 활보하는
    참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
    《14》
    가을 비 오는 날

    최제순

    가을 비 측은하게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 정성 가득 담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친 게를
    펴놓고 누구에겐가 술 한잔 권하고 싶다

    사랑해야 할 사람 그리우면 그리울수록
    그리운 사람

    슬픔에 있는 사람 고통에 있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 모두 둘러앉아

    누룩 냄새 풍기는 막걸리를 허연 사발에
    가득 따라 쭈-욱들이 키고 싶다

    비가 멈출 때까지 날이 밝을 때까지

    그리고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다
    내 마음을 이해 할 수 있겠느냐고

    ☆★☆★☆★☆★☆★☆★☆★☆★☆★☆★☆★☆★
    《15》
    어제나 저제나

    최제순

    오늘일까
    기다린 당신

    내일이면 오실까
    기다린 당신

    기다림
    너무 많아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보는 당신

    정녕
    당신은

    어디에서
    오시지를 않을까요

    ☆★☆★☆★☆★☆★☆★☆★☆★☆★☆★☆★☆★
    《16》
    친구

    최제순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내 친구야

    가슴이 찢어져 마중 나간
    정말로 보고 싶은
    그리운 친구야

    사랑이라 아니해도 좋고
    그리워하지 않음이라 해도 좋으니

    사랑하는 친구야
    바람 타고 오렴
    꿈에라도 와 주렴
    그리운 친구야

    내 진정 사랑하는 친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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