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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열 시 모음 26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7.12.31. 17:13:44   조회: 634   추천: 15
    여명문학:

    김수열 시 모음 26편
    ☆★☆★☆★☆★☆★☆★☆★☆★☆★☆★☆★☆★
    《1》
    가슴에 머문 가을 향기

    김수열
    노오란 망사치마
    반쯤 열린 옷고름 사이
    포얀 유방
    가을바람 스치면
    송글송글 맺힌 이슬
    국화 향 피어오른다.

    그리워 가보면
    물안개 자욱함
    곱게 물든 그대 입술
    곱기도 하여라.

    그립다.
    만지면 간지럽다던 바람
    뜨락 오동잎에 달아 놓고
    어느새 저만치 물든 사연
    만지면
    터져 버린 홍시처럼
    익어갈 가을의 깊이가
    그립다……
    ☆★☆★☆★☆★☆★☆★☆★☆★☆★☆★☆★☆★
    《2》
    가을 사랑

    김수열

    많이도 울었습니다.
    여름내 살붙이 눈물을
    이제는 버려야 하는 시간
    메마른 잎만 딩굴고
    잔 바람에도 떨어져야 하는
    힘없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애달픈 나이테 하나
    남몰래 감추고
    이제는 많이도 지쳤습니다.
    덧없는 세월 앞에
    비워내야 하는 마음을
    당신은 아시나요.

    가야만 하는 바람의 길 앞에
    숙명으로 새겨진 흔적
    당신을 기다리다가 지친
    세월의 무게를 무한의 공간에
    뿌려두고 떠나는 가을을
    나는 이 가을을 사랑해야 합니다.
    ☆★☆★☆★☆★☆★☆★☆★☆★☆★☆★☆★☆★
    《3》
    가을로 가는 길
    김수열
    푸른 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른다.
    부드러움 한 아름
    안아 보아도
    그리움이 잡힐 듯, 잡힐 듯
    미끄러져 가슴을 지난다.

    봄 향기 흐른 지 어젠데
    벌써 짙푸른 색 무거워
    대서 늦바람 고갤 숙여
    처서 고갤 넘어 간다.

    도투락댕기 새색시
    다홍치마 연두색 저고리
    큰머리 위에 용잠 꽂고
    칠보화관에 화룡초 밝히면
    가을 향기 피어날
    뭉게구름 뜨락 거닐고 있겠지……
    ☆★☆★☆★☆★☆★☆★☆★☆★☆★☆★☆★☆★
    《4》
    가을의 노래

    김수열

    풍경소리 가을 탄다.
    지는 낙엽 타고 흐른다.
    덥던 날들의 몸살기운
    사라져 가는 그리움들
    먼 훗날에 가끔씩 생각이 나면
    추억이라 말하고 싶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면
    불현듯 생각나는 사람
    등걸에 걸어 놓은 홑적삼
    외로이 걸려있는데
    희미한 세월의 흔적
    하나하나 꿰어 가는 날들이
    애닯도 하다…

    가을이 고와라……
    보드란 손길로 다가온 갈바람
    가슴속에 물든 영산홍
    곱던 계절 세월 뒤로 숨고
    뒤따라가는 그림자
    바람결에 외로이 흐른다. 선
    ☆★☆★☆★☆★☆★☆★☆★☆★☆★☆★☆★☆★
    《5》
    노을 빛 내리면

    김수열

    고즈넉이
    솔 향이 흐르고
    국화 향기 같은 물안개가
    진안 골에 내린 날입니다.
    물안개 흐른 뒤에
    살푸시
    돋아 오른 마이산처럼
    당신 모습이 그리움 되어
    내 꿈에 돋아납니다.

    노을빛에 곱게 물든
    백운산 뭉게구름
    어스름이 찾아든 밤에
    달빛 삼킨 뭉게구름
    지워졌다가
    돋아나는 달무리에
    당신 모습 그리지요.
    ☆★☆★☆★☆★☆★☆★☆★☆★☆★☆★☆★☆★
    《6》
    노을 빛 사랑

    김수열

    이산 저산
    뭉게구름 노을 꽃
    단풍잎 입술에
    당신의 향기 맺혀있다.

    가을 정,
    가을 사랑
    잊기 싫어
    내 작은 가슴에
    깊고 높은 향기로
    남겨 두고 싶다.

    당신의
    노을빛 사랑
    작은 내 가슴에
    영원히 영원히
    시들지 않도록
    지워지지 않도록
    새겨 두고 싶다.
    ☆★☆★☆★☆★☆★☆★☆★☆★☆★☆★☆★☆
    《7》


    김수열

    광활한 대지 위에
    척박한 갈등들이 난무하는
    폭풍 속에 뿌리내린 곳

    때로는
    분노의 감정을 토해내는
    진한 언어가
    때로는 평화의 노래가 되고
    춤추는 나비의 미소와
    빈곤한 사자의 눈물 같은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토하기도 한다

    땅의 기경은 잡초를 몰아내고
    원망과 갈등, 고통과 슬픔들이
    꽃으로 피려는
    인고의 설한을 겪어낸
    아름다운 별꽃 이야기들이
    견고하게 굳은 바위 같은
    옹알이들을 땅은 묵묵히
    꽃으로 피어낸다.
    ☆★☆★☆★☆★☆★☆★☆★☆★☆★☆★☆★☆★
    《8》
    먹구름 위에는
    김수열

    잔뜩 흐린 날
    747 활짝 핀 날개 두어 번 덜컹거리는 듯하더니
    뒤우 뚱" 기장의 애리한 판단에 균형을 잡는 듯
    “덜컹“ 랜딩기어 넣는 잡음이 촉감에 느껴지고는
    어느새 날개에 흰 꼬리 안개 빛 달고
    아득하게 멀어져가는 공항의 그림자를 지워낸다.

    쿵쿵 개구멍 같은 창 넘어 검은 숲,
    종잡을 수없이 측정이 불가능 해질 쯤
    답답한 울창한 검은 숲을 벗어나
    햇살이 뭉게구름 꽃밭 사이에 내린다.
    희미한 기장의 안내 방송
    불규칙한 기상 상태로………
    정상괘도에 오른 듯 평행을 유지하려는 날갯짓
    두어 번 흔들거리더니 평상심에 젖어든다.

    반원형 창밖 먹구름 하늘은
    온통 솜털 뭉게구름 천지다.
    한바탕 뛰어놀고 싶은 충동,
    이렇게 하늘 위 세상은 황홀하게 하는
    마녀의 심술이 숨어 있었다.
    ☆★☆★☆★☆★☆★☆★☆★☆★☆★☆★☆★☆★
    《9》

    뭉게구름
    김수열
    백운봉 머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른다.
    희망의 햇살 피어 오른 뒤
    뭉게구름 흘러
    노을빛 그려 가면
    세속에 엉켜 가는 사연들이
    덧없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을 런지…

    무엇이 이토록
    아리도록 가슴에 밀려들어
    애달픈 그리움이 마음에 쌓일까??
    겉보리 단 거꾸로 묶듯
    거친 세월 앞에
    조용히 눈을 감고
    과거와 미래의 선 위 여울 몸 짓
    홀로였음이 어찌
    뭉게구름 같지 아니하리……
    ☆★☆★☆★☆★☆★☆★☆★☆★☆★☆★☆★☆★
    《10》
    새벽 밥

    김수열


    솥에 쌀은 별이 된다
    별 쌀에
    하루 햇살을 켜면
    별은 이내 밥이 된다

    별 밥이
    입안에 생존의
    터를 닦을 때
    바로 빛을 내는 별 밥

    갖 지은 별 밥을 먹고
    나가는 일터에
    덧없는 기쁨이 뜨면
    집안에 작은 기쁨 하나
    별 되어 빛날게야.
    ☆★☆★☆★☆★☆★☆★☆★☆★☆★☆★☆★☆★
    《11》
    생각의 한계

    김수열

    중력의 한계를 벗어난 물체는
    지구의 것이 아니듯
    마음의 한계도
    이해의 범주를 벗어나면
    내 것이 아니다

    살아 있음의 증명은
    생각이 있을 때이다.
    마음의 한계에
    머물러 있어야할 것은
    인면수심이 아니라

    갈등과 번민 그리고
    오만과 교만의 껍질을 벗은 감사와 이해,
    그리고 사랑이 있어야 올바른 생각이라 한다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옳음을
    길어내 행위로 나타내는 밝음이 있는
    자아성찰의 두레박질에
    생각의 한계를 넘나든 노을만 서산을 넘는다.
    ☆★☆★☆★☆★☆★☆★☆★☆★☆★☆★☆★☆★
    《12》
    수레

    김수열

    파지 줍는 할머니 수레엔
    이루지 못한 희망들이 실려 있는데
    내 수레에는
    무엇이 실려 있나 보았다

    생사를 달리한 부모의 이별과
    뼈 속까지 사무친 무촌과의 이별,
    내 삶 속에 녹아있는
    숫한 이별들의 무게가
    생기 잃은 가을낙엽들처럼
    내 수레엔 가득하다

    이별의 이유조차
    불분명한 변명들이
    내 뇌리에 가득히 쌓였다

    수레가 휠 정도의
    수많은 이별의 무게들이
    가득히 실린 수레가
    어찌 무겁지 않으랴

    오늘도 힘겹게 끌고 가는
    잡동사니 같은
    이별이 가득한 수레를
    훌훌 벗어버리고 가벼이
    아주 가벼이 걷고 싶은데

    어찌하랴 지워지지 않는
    삶의 흔적이
    이렇게 무거운 것을……
    ☆★☆★☆★☆★☆★☆★☆★☆★☆★☆★☆★☆★
    《13》
    시인의 마음

    김수열


    가을을 기다리는 나는
    빛 잃은 행복을 찾아
    별 위를 걷기도
    바람을 타고 여행도 하고
    은하수 핀 가을 하늘에 국화 향 닮은
    학 날개 펴고 나는 마이산 아래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인
    진안 골이 되었으면 하고
    꿈꾸기도 하지요.

    우리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야
    아름다운 생각이
    시인의 가슴에 있다는 걸
    넌 알고 있니,
    뭉게구름 떠가는 하늘에
    샛별이 빛나는 걸
    너는 보고 있니

    가슴 가슴에 행복을 품고
    네 가슴에 내가 있음은
    시인은 행복이라 말하지.
    ☆★☆★☆★☆★☆★☆★☆★☆★☆★☆★☆★☆★
    《14》
    안녕 하셨습니까
    김수열

    해돋이 바다 위에 오르면
    하루 여정 길 위에
    강렬히 햇살 쏟아 내겠지,
    수평선 구름 위에
    영롱한 지혜의 바람 일어
    일상의 예시 파도 타고 온다.

    솜털 곧게 세워 잔 바람의
    느낌을 느끼려하는데
    흐릿한 감각을 최고의
    주파수로 감지하고 싶어한다.
    하루를……

    안녕하셨습니까?
    베갯잇 머리에 닿을 때
    검은 휘장 짙어 가면
    고요 속 금별타고
    그대 숨결 고은 품에 잠든다.

    안녕하십니까?
    내일 그 다음 내일도
    아침에 해돋이 또
    바다 수면 위에 오르면
    그대 안부가 궁금하다.
    ☆★☆★☆★☆★☆★☆★☆★☆★☆★☆★☆★☆★
    《15》
    여름날의 꿈
    김수열
    꿈을 꾸었지
    사랑하는 그대와 꽃길을 걷던 날
    가을 길목에서 청 푸른 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날
    처음 타보는 그네
    발바닥이 간지럽다.
    두둥실 떠가는 느낌으로 말이야……

    가까워진 대지를 지날 때
    이미 휙
    어느새 창공만 보였어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올려다 본 하늘은
    새하얀 뭉게구름이
    날 부르고 있었어……
    얼마나 예쁘던지 혼미해지는
    마음을 놓아 버리고 싶었어……

    무더위 기승에 설친 잠
    어느새 가을위에 놓인
    뭉게구름 위
    가을타고 연착하는
    비행기처럼
    희미해지는 기억처럼
    여름날의 꿈……
    ☆★☆★☆★☆★☆★☆★☆★☆★☆★☆★☆★☆★
    《16》
    이렇게 살다가 가는 세상이

    김수열

    회한이 드는 과거의 통증 때문에
    이행되지 못한 천약을 찾아
    하늘 깊숙이 공명의 나래를 펴고
    천신께 내알현 하였습니다.

    잠시만이라도 과거를
    돌이킬 수 없느냐고
    천신께 따져 물었습죠.

    잘 못산 날의 흑점 하나라도
    다시 고칠 수 없는 이승에서
    처절한 몸부림이 애처롭게
    입춘에도 깨어나지 못하고
    엄동에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음을 한탄할 뿐,

    다시는 잘못 산 날같이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다짐들이
    어느새 저만치서 비웃어요.
    잊어지는 다짐들이
    과거가 되는 날에 회한의
    쓰디쓴 고뇌를 또 다시 느끼겠지요.
    ☆★☆★☆★☆★☆★☆★☆★☆★☆★☆★☆★☆★
    《17》


    김수열

    별을 따고 해를 따는 일
    그 일은 부끄러움 없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별과 하나의 해의
    빚 갚음이
    빚을 덜어내거나 쌓거나
    그 일은 피었다지고
    지었다 피는 꽃이 된다

    피는 꽃에 색을 입히는 일,
    피는 꽃에 행복을 기워 가는 일
    한 올 한 올 오늘을 깁는 것

    오늘 한 올을 깁는 별과 해가
    사랑으로 깁는 나 되고 너 됨을
    이 일을 어찌하면 좋으랴
    ☆★☆★☆★☆★☆★☆★☆★☆★☆★☆★☆★☆
    《18》
    진안이 좋은 이유
    김수열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늦으면 늦은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오면 오는 대로
    바람과 구름과 숲들의 열애
    순결한 숲들의 향기 그윽하게
    흐르는 그곳이 좋다.

    가을이 흐르는 계곡 순결한 바람이
    쉬어 가는 곳 진안이 좋은 이유……
    훈훈한 정 고운 빛깔로 익어 가는
    가을이 좋다.
    낮은 구름 높은 구름 쉬어 가는
    고원 진안이 좋다.
    검은 숲 빛 바래지는 가을
    곱게 익어 갈 가을 향기 그윽한
    진안이 좋다.

    하얀 뭉게구름 피어오를 마이산에
    한 잎 두 잎 쌓이는 낙엽
    애잔한 사랑의 편지
    따사로운 햇살에 영글어간다.
    가을 햇살에 달콤하게 익어갈 홍시
    풍요가 눈가에 머문 청 푸른 하늘에
    희망이 뭉게구름 피어오르듯
    진안의 가을 하늘에 사랑을 그린다.
    ☆★☆★☆★☆★☆★☆★☆★☆★☆★☆★☆★☆★
    《19》
    혈압관리
    김수열
    속절없는 비
    바람 탓이다.
    잦은 비에 불편한 심기
    이마에 핏대가 선다.
    끓어오르는 감정을
    삭히는 중이다.

    바람의 탓
    자신의 변명이 밉다.
    정당화 할 수 없다.
    정의가 분노를 반감한다.
    모두 내 탓이려니 해도
    눈이 옆 사람에게로 시선은
    어쩔 수 없는 이유이다.

    보이는 사물의 현상,
    보이는 세상의 변화에
    분이 삭혀들지 않는다.
    끊어 오르는 혈압관리
    비와 바람의 화해
    때로는 친구가 된 듯……
    ☆★☆★☆★☆★☆★☆★☆★☆★☆★☆★☆★☆★
    《20》
    홀씨 날리는 가을바람

    김수열

    높게도 날던 솔개
    어두워 가던 날
    짙게 깔린 먹구름
    걷어낸 하늘에
    아기 솜털 낀 날에

    구름에 숨었다가
    노을에 흩날리는
    그리움 홀씨 하나
    피어난 낮달입니다.

    습기 찬 숲 힘겨워
    푸른색 잃어 가는 솔 길
    서늘한 바람 등골 타고
    힘겹게 오르던 운장산이죠

    꺼칠하게 웃자란 풀잎
    연노란 빛 입을 때
    아려오는 가슴에
    그대 핑크빛 입술은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가는
    홀씨 바람입니다.
    ☆★☆★☆★☆★☆★☆★☆★☆★☆★☆★☆★☆★
    《21》
    회한

    김수열

    체경에 비춰진 옛 시절은
    이맛살에 깊은 골이 새겨들고
    철없이 저질러 놓은 흔적들은

    이룸 향해 달려갔으련만
    된서리는 내렸는데
    아직도 설익은 땡감같이
    소식이 감감하네요.

    고뇌에 허덕인 떨떠름한 여운들은
    앙상한 갈 잎 뼈마디만 남긴 채
    해거름에 찾아드는
    설음만 만지작거리지요.

    가지 말 것을 하지 말 것을
    너부러진 좌판엔 옹졸한 변명들만
    어설픈 추억을 더듬어요.

    아직 설원 끝은 멀고먼데
    ☆★☆★☆★☆★☆★☆★☆★☆★☆★☆★☆★☆★
    《22》
    겨울나무의 지혜

    김수열


    아픔을 거쳐야만 성숙해 지는 것
    고통의 징검다리를 건너야만 깨달아지는 것
    누구나 슬픔의 대못을 박혀보고서야
    슬픔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것
    아집을 꺾여보지 않고는 나를 알지 못하는 것

    살 애는 실패를 겪어보지 않고서
    고통의 크기가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갓난아이는 만 번을 넘어지고서야
    걸을 수 있고 뛸 수 있는 것처럼

    이별의 강을 건너보지 않고서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없듯
    사람은 너무나 쉽게 얻으려 하고
    너무나 쉽게 성숙해지려 하고
    너무나 쉽게 이별을 결정하고
    봄꽃을 되려고 한다

    겨울나무는 기나긴 겨울을 견디고서야
    꽃이 되는 진리를 알고 있다.
    ☆★☆★☆★☆★☆★☆★☆★☆★☆★☆★☆★☆★
    《23》
    농부

    김수열

    봄비가 넉넉히 내립니다
    이틀 전지하고 쉬는 마음
    조급한 바람만큼이나
    꽃 바라기 봄비가 내립니다

    토실토실 살쪄 가는
    꽃망울 소리가 똑똑
    봄 창을 두드리면 이내
    조급증이 되어 가는 농장일
    툭툭 밀어낸 블루베리 꽃눈,
    열애는 여명 빛으로 다가옵니다

    농부는 和風화풍 오는 올 봄
    똑똑 창가 두드리는 빗방울
    넉넉히 젖어 흐르는 밤비음률에
    세월을 헤아리다
    뒤척이다 잠이 듭니다.
    ☆★☆★☆★☆★☆★☆★☆★☆★☆★☆★☆★☆★
    《24》
    다름으로 만남 인연들

    김수열

    인연 중에 인연은 봄여름 가을 겨울이지요
    시작한 봄이
    여름 지나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듯
    떠난 봄은 아내 그립고
    가을이 가면 이내 가을도 그리워집니다

    바다 위 뭉게구름이 임의 얼굴인양
    아름다운 노을 앞에 망부석이 되었지요.
    눈빛으로 느낄 파도의 언어들
    승화한 아름다움이 새로움으로 뜨고 지는 곳
    시상문학의 인연들이 심히도 좋았습니다.

    계절의 몸씨가 다름이듯
    다름으로 뜨고 지는 풍경을
    가슴으로 모두를 품기란 힘든 일이지만
    다름 속에 숨겨 놓은
    계절의 깊이에 사랑과 아름다움을 묻어 두시고
    계절마다 피는 꽃 글로
    그댈 뵈오니 나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
    《25》

    봄비

    김수열

    굵어 가는 주름들을 꾹꾹 눌러
    마사지하는 아내의 마음처럼
    세월을 더디게 늙고파
    몸부림이 처연하다

    습기 머금은 얼굴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젊음을 바르고 싶은 게다

    토닥이는 부드러운 손놀림에
    찍어 나른 젊음의 욕망이
    세월을 뒤로 밀어내려
    안간힘 쓰는 아내의 마음이
    안쓰러워 봄비가 내리나 보다

    촉촉이 물기 머금은 대지에
    드디어 꽃을 밀어내려
    토닥이는 세월이 美顔미안하다.
    ☆★☆★☆★☆★☆★☆★☆★☆★☆★☆★☆★☆★
    《26》
    선행

    김수열

    좋은 말하는 입도 좋지만
    선행 꽃 모범이
    샛별처럼 아름답더라

    꽃 진 뒤
    연녹색 잎을 내어놓은
    어느 초등학교울타리
    개나리꽃이 손녀딸처럼
    얼마나 예쁘고 곱던지

    개나리꽃 先燈선등
    잔잔히 밝아오는 여명처럼
    마른가지에 꽃집의 선행은
    마음 안에 꽃을 담다
    호롱불 밝혀든 꽃 순이
    해맑은 얼굴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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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박인환 시 모음 17편 김용호 2004.12.29.177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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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향림 시 모음 20편 김용호 2004.12.29.191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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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김시습 시 모음 65편 김용호 2004.02.24.2357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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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고정희 시 모음 38편 김용호 2004.02.10.191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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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여명 문학 회칙  여명문학2004.01.25.1968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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