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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비너스
미술용어로 팔다리나 머리 등이 절단된
인체 형상을 ‘토르소’라고 한다.
로마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아프로디테의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비너스’나 바티칸의 ‘벨베데레의 토르소’는
신체의 일부가 훼손됐음에도 고대 조각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영국에는 조각이 아닌 ‘살아 있는
비너스’가 있다. 바로 세계적인 구족화가 겸
사진작가인 앨리슨 래퍼이다.
그녀는 1965년 팔다리가 없거나 일부분 밖에 없는
단지증을 안고 태어났다.
바다표범처럼 사지가 짧다고 해서 해표지증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임신부가 수면제 등 약물에
중독됐을 때 태아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적 신체 결함을 가진 래퍼는 생후 6주 만에
거리에 버려졌고 19세 때까지 보호시설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다.
17세 때부터 미술공부를 시작해 1994년
학사학위를 땄다.
22세에 결혼했으나 남편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다 2년 만에 이혼했다.
1999년 임신을 하게 되자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산을 선택해 건강한 남자아이를 낳았다.
게다가 그녀는 임신 9개월 된 만삭의 몸으로
현대 미술가 마크 퀸의 모델로 나서
‘임신한 앨리슨 래퍼’라는 조형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전시됐으며 보통 사람과 다른 신체에도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녀는 작은 스펀지를 입에 물고서
아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특수제작된
유모차를 어깨로 밀면서 공원을 산책하며
어머니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세계여성 성취상을 수상하고
대영제국 국민훈장까지 받으며 강철 같은
의지와 지극한 예술혼을 전 세계인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장애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누구보다 더 아름답고 빛난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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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살아 있는 비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