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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느린 자동차 경주
런던에서 남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진 브라이튼.
브라이튼은 태양을 넉넉히 품고 있는 파란 해변과
아름다운 건축물로 영국 최고의 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 들르게 되면 사람들은
어느새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라는 자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길가의 수목조차 황혼의 노을빛을 닮아가는 가을,
브라이튼에서는 이 도시의 상징인 여유로움을
마무리라도 하듯 이상한 자동차 경주가 펼쳐진다.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풍경화를 배경으로,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출발해 브라이튼까지
열심히 달리는 자동차들….
우연히 당신이 브라이튼에서 이 경주를
발견한다면 놀라지 마시라!
배기가스를 꽁무니에 가득 내뿜고 무서운
소리를 내며 질주하는 자동차는 온데간데없다.
다만 느릿느릿 기어가는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앤티크 카 레이스’라 불리는 이 경주의 승자는
가장 늦게 결승점에 도착한 자동차다.
물론 경기 도중에 절대 자동차를
멈추면 안 된다.
운전자의 복장 또한 여유의 극치다.
속도와 안전을 꾀하는 단출한 유니폼과
헬멧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19세기로 시계 바늘을 돌려놓은 듯하다.
두꺼운 트위드 포록코트에 멋진 넥타이,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은 구두,
기품이 넘치는 중절모 차림의 신사들이
운전대를 쥐고 최대한 느릿느릿 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느림’이라는 무한의 속도, 멈추지 않는
인내심, 멋진 옷차림을 즐기는 여유….
인생에서 쉽게 잊고 사는 것들을 브라이튼의
‘앤티크 카 레이스’에서 다시 찾은
사람들이야말로 이 경주의 전정한 승자인 것이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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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가장 느린 자동차 경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