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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발자취는 고난 속에서 만들어진다
당나라 때 유명한 고승이었던 감진 선사가 막 불가에 입문했을 때였다.
주지 스님은 그에게 마을을 돌아다니며 시주를 얻어오라고 시켰다.
시주승은 절 안의 모든 스님들이 꺼려하는 직책이었다.
어느 날, 태양이 중천에 떠있는데도 감진은 일어나 시주
나갈 생각도 않고 방안에서 쿨쿨 늘어지게 잠만 자고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주지 스님이 감진의 방문을 열어보니
그의 이부자리 옆에는 바닥이 헤진 짚신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주지 스님이 감진에게 물었다.
"오늘은 왜 마을로 시주를 나가지 않느냐 ?
그리고 헤진 짚신은 왜 이렇게 쌓아놓았느냐 ?"
그러자 감진은 잠이 덜 깬 듯 하품을 하며 말했다.
"다른 스님들은 1년 내내 신고 다녀도 짚신이 멀쩡하기만 한데,
전 이곳에 들어온 지 겨우 1년 만에 이만큼의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습니다.
이젠 그만 쉬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
감진의 볼멘소리를 듣고 난 주지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젯밤에 한바탕 비가 쏟아졌는데,
나와 함께 절 밖으로 산책을 나가자꾸나,"
절 앞으로는 황토로 된 비탈길이 놓여 있었다.
간밤에 내린 비로 말미암아 길은 온통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주지 스님이 감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넌 보잘것없는 수행승이 되고 싶은 게냐 아니면
불법을 전수하는 고승이 되고 싶은 게냐 ?"
"당연히 고승이 되고 싶죠."
감진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러자 주지 스님은 수염을 쓰다듬더니 웃으며 물었다.
"어제 절에 들어올 때 이 길을 지나왔겠지 ?"
그러자 감진이 대답했다.
"물론이죠, 들어오려면 이 길밖에 없는걸요."
"그럼 너의 발자국을 찾을 수 있겠느냐 ?"
주지 스님의 말에 감진이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어제 제가 지나올 때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은 터라 길이
단단하고 평평했습니다.
그러니 발자국이 남아있을 턱이 없죠."
주지 스님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럼 지금 진흙길을 걸어가면 너의 발자국을 찾을 수 있겠느냐 ?"
감진은 스님의 말뜻을 헤아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평생을 순탄한 길만을 걸어간 사람에게는 어떤 발자취도 남지 않는다.
반면에 고난과 좌절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센 폭풍우 속을 헤치며 진흙 길을 걷는 것처럼
인생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깊고 단단한 발자취가 남는다.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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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인생의 발자취는 고난 속에서 만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