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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을 풀어내는 병신춤
춤, 재담, 몸짓을 가미한 연극의 일종인
창무극의 창시자인 공옥진. 사람들은
그의 불편한 춤을 보고 너무 창의적이라서
감히 흉내 낼 수도 없다고 말한다.
1933년 전남 승주군 추동에서 판소리 명창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소리를 가까이 했지만 아버지가 집을
자주 비운 탓에 수궁가의 전 바탕을
배우지 못하고 토끼가 용궁 가는 대목까지만
익히기도 했다.
결국 수궁가는 다른 사람에게서 배워야 했다.
예술인의 끼를 가지고 있던 그가 창무극을 하기
시작한 것은 병을 앓고 난 뒤부터다.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아 판소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춤을 ‘병신춤’이라고 부르며
한결같이 “흉내 낼 것이 없어 장애인들을
흉내냅니까?”라고 비판하듯 말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춤을 병신춤이라고
부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에게는 어렸을 적 사고로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지만 즐거운 감정을 춤으로
나타내는 동생이 있었다.
공옥진은 동생을 보고서 장애인의 아픔과
꼽추가 되어버린 조카의 슬픔을 춤으로써
풀어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동물원으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었다.
철창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힌 동물들이
한없이 측은해 보였다.
그는 날마다 먹을 것을 사 들고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의 생활을 유심히 관찰했다.
원숭이가 먹이 먹는 모습, 오리와 곰의 걸음걸이
등을 보면서 만들어낸 춤이 동물춤이다.
그가 동물춤을 추는 데는 다만 그들도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공옥진이 추는 춤에는 기교 섞인 아름다움은
없지만 풍부한 표정과 걸출한 입담,
소외된 생명을 아끼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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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한을 풀어내는 병신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