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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산 둑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고산 윤선도는
순리를 거스르는 관리들을 향해 옳은 말만했다.
하지만 대쪽 같은 성격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온갖 중상모략뿐이었고,
그의 삶은 짧은 벼슬과 긴 유배의 나날이었다.
그는 무려 세 차례에 걸쳐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귀양살이를 해야 했다.
유달리 조국애가 깊었던 그는 1637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해남에서 의병을 모아
왕자가 피신해 있는 강화도로 향한다.
그러나 왕자들은 이미 왜군에게 붙잡히고
인조는 항복을 선언했다. 그 소식을 들은
고산은 제주도로 향하던 중〈어부사시사〉의
배경이 된 보길도에서 잠시 머물다 그곳의
정경에 취해 의병들과 함께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에 감춰 진 보길도
주민들의 삶은 비참하기만 했다.
경작할 땅 한 뙈기조차 없는 주민들은
풍랑이 심한 날이 지속되면 먹을 것이 없어
굶기 일쑤였다.
오직 바다에만 의존하며 사는 그들을 위해
고산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노복들을 불러 말했다.
“섬에도 농토가 있어야 한다.
섬을 개간해 간척지를 만드는 일은
건강한 삶을 가져다 줄 것이다.”
고산은 곧 노복들과 함께 둑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둑은 계속 무너져 내렸다.
그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둑 자리에 커다란 구렁이가 기어가고 있어
깜짝 놀라 깨어 보니 꿈이었다.
고산은 꿈에서 본 자리에 둑을 쌓으라는 것으로
여겨 구렁이가 지나간 형태대로 석축을
쌓도록 지시했고, 그 뒤로는 무너지지 않아
380미터에 달하는 구불구불한 둑이 만들어졌다.
400여 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윤고산 둑’은
무너지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보길도 주민들은 고산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정월대보름이면 ‘고산 감사제’를 지낸다.
주민들을 위한 그의 작은 배려가 보길도를
풍요로운 섬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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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윤고산 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