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심에서 우러나 온 친절
어느날 공자는
제자인 자공과 자로를 데리고 먼 길을 떠났다.
얼마쯤 가다가 사방을 둘러본 그는
길을 잘못들어 엉뚱한 곳으로 온 것을 알았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인 자공과 자로에게 말했다.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구나.
저기 보이는 초가에 가서 하룻밤 쉬어가야겠다."
"스승님 말씀대로 그렇게 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공자는 두 제자를 데리고 불빛이 보이는
한 초가의 문을 두드렸다.
"이 밤중에 뉘시오?"
어떤 백발 노파가 방문을 열었다.
공자가 하룻밤 쉬어가기를 청하자
노파는 쾌히 승낙했다.
공자는 노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노파의 안내로 두 제자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조금 후 노파는 낡은 뚝배기에다 좁쌀 죽을
끓여가지고 와서는 놓고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공자는 노인이 가지고 온 좁쌀죽을 맞있게
먹기 시작했다. 제자 자공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스승님 방금 잠수신 그 좁쌀죽말입니다만
말이 죽이지 어디 그게 음식입니까?
그 노파의 더러운 손과 죽을 담아가지고 온
땟물 흐르는 뚝빼기를 보니 도저히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서 수저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자로도 눈쌀을 지푸리며 말했다.
"스승님. 저 역시 그렇습니다.
콧물을 흘리고 있는 노파의 꼴을 보고
또 그 그릇을 보니 한술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공자의 눈치를 살폈다.
공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그네에게 죽을 쑤어서 대접하는 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친절이다.
그런 친절을 고맙게 받아들이지는 못할망정
트집을 잡고 타박을 하다니
그건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자공과 자로는 부끄러워 고개를 떨어뜨렸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적이없다.
땟물 흐르는 그릇이나 노파의 지저분한 모습보다
먼저 그 노파의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생각해야 한다."
자공과 자로는 아무말 없이 상 앞으로 가서
좁쌀죽을 맛있게 먹었다.
|
|
암호 
진심에서 우러나 온 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