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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버리다
1996년 어느 여름밤, 어둠을 밝히는
횃불을 들고 한 사나이가 애틀랜타
올림픽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비대해진 몸으로 힘겹게 달리고 있는
그는 세계 복싱의 역사를 바꾼 전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였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성화의 마지막 주자인
알리는 30여 년 전 눈물을 삼키며
올림픽 무대를 떠났었다.
미국에서도 가장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켄터키 주에서 태어난 흑인, 케시어스 클레이는
동네 험악한 깡패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열세 살 때 복싱을 배웠다.
1960년 그는 로마 올림픽에 출전해 18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조국을 위해 큰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들떴지만 미국인의 반응은 냉담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그는 백인 전용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쫓겨났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은
영원히 흑인임을 뼈저리게 깨달은 클레이는
조국을 위해 땄던 올림픽 금메달을 허드슨 강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올림픽 무대에 서지 않았다.
4년 뒤 리스턴을 꺾고 새로운 해비급 챔피언에
오른 클레이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슬람 교도임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흑인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것이라며 자신을 이집트 마지막
왕조 창시자인 무하마드 알리로 불러 달라고 했다.
그 뒤 21년 동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는 링 위에서뿐만 아니라 링 밖에서 인종 문제,
전쟁, 각종 인권 문제와 맞서 싸우며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힘없는 노인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알리를 최고의 복서로 기억하고 있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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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금메달을 버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