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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에 쓰는 글씨
독립운동가 이승훈은 가난한 선비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부모님마저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때부터
남의집살이를 했다.
한 번은 동네 군수의 집에 시종으로 들어가
심부름을 할 때의 일이다.
그는 비록 다른 아이들처럼 서당에 다니며
공부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지 않고 스스로 노력했다.
심부름이나 잔일들이 끝나면 틈틈이 글을 읽고
땅위에 글씨 연습을 했다.
그리고 군수가 쓰고 버린 종이를 모아두었다가
그 위에 다시 글씨 연습을 했다.
그의 형편으로는 새 종이를 살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종이 위에 얼마나 여러 번 글씨를 덧칠해서
썼던지 나중에는 종이가 먹지처럼 까맣게 되었다.
군수 집에 자주 들르던 손님 중에 이승훈이 까만
종이를 앞에 두고 글씨 연습에 몰두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손님은 처음 한 두 번은 무심히 지나쳤는데,
나중에는 이런 이승훈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다.
어느 날 군수 방에서 담소를 나누던 손님은
심부름을 보낼 일이 있어 불려온 이승훈을
보자 저 아이는 누구냐고 군수에게 물었다.
“예, 심부름을 하는 이승훈이라는 아이올시다.”
“내가 이 집에 올 때마다 저 아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네. 아마 저 아이는 흰나비가 날아가도
가만 놓아두지 않을 걸세. 냉큼 잡아서 날개에다
글씨를 쓰려고 할거란 말이야. 하하하”
무슨 말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군수에게 손님은
이승훈이 버린 종이를 주워다 새까맣게 될 때까지
글씨 연습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군수는 이승훈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더니 유쾌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이승훈에게 마음놓고 글씨를 쓸 수
있도록 종이와 필기구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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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나비 날개에 쓰는 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