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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해외여행
개인 자유 vs 이래놓고 세상탓 [일상톡톡 플러스]
실제 올해 설 연휴에도 지난해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요.
반면 국내 제주도 여행객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모바일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설 연휴 일주일(1월31일∼2월6일) 동안
국내외 항공권 예약 건수를 분석한 결과, 해외여행 항공권은
지난해 설 연휴 기간(2월12∼18일)보다 18%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제주도 항공권 예약 건수는 이 기간 18% 감소했는데요.
올해 설 연휴 해외 인기 여행지 1∼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가 나란히 차지했습니다.
대만 타이베이, 베트남 다낭, 일본 도쿄 등이 그 뒤를 이었는데요.
추운 지역으로 떠나는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떠나는 한국인 역대 최대 규모…계속 늘어날 듯
이처럼 해외행 비행기를 타는 한국인이 늘어나면서,
2017년 한국인이 해외에 나가서 쓴 돈이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으로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체 민간소비 가운데 해외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의
해외소비지출(실질기준)은 31조9374억원으로, 전년보다 9.9%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해외소비지출에는 국내에서 인터넷 등으로 해외 물품을 직접 산 해외직구나
회사 출장 등 업무로 쓴 돈은 포함되지 않는데요.
대부분이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경비로 쓴 돈입니다.
해외소비는 2010∼2017년 연평균 8.7% 늘어난 반면, 국내 소비는
같은 기간 연평균 2.1% 증가하는 데 머물렀습니다.
이 때문에 민간소비 중 해외소비 비중은 꾸준히 확대해
2017년 4.3%까지 높아졌는데요.
해외소비지출이 늘어난 건 원화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하고,
저비용 항공 노선이 확대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객이 해외에서 쓴 돈을 의미하는
여행지급액(유학비 제외)은 1∼10월 238억903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22억6920만달러)보다 16억2110만달러(7.27%) 늘었습니다.
★ 2030대 "현실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우선"
방학 때나 공휴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5월이 되면 보통
신용대출이 많이 증가합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폭은 3월에는 4000억원이었으나 5월엔 1조7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휴가 성수기인 8월에는 전월 증가 폭(9000억원)보다 배가 넘는
1조9000억원이 늘었는데요.
학교 수학여행을 해외로 가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일부 특수목적고에서는 학생 개인당 수백만원씩 쓰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젊은 사이에선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위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정규직의 질 좋은 일자리는 잡기 어렵고, 집값도 턱없이 오르다 보니
비정규직으로 모은 돈을 나를 위해 오롯이 투자하는 것입니다.
미래의 불확실한 큰 행복보다 현실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평생 아껴쓰며 모으고 모아도 월급으로 집 사기 힘든 시대인데다, 지지부진한 취업률 탓에 젊은 층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며 "단기적인 준비 과정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로망에 시선을 돌리게 됐는데, 이게 바로 해외여행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근거리·단기간 여행 선호도 高高…국내여행은 '글쎄'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 여행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 8월부터 매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자료를 보면, 여행비 지출 계획이
작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향후 1년간 쓸 관광·여행비가 지난 1년에 비해 어느 정도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절반 가량(45.7%)이 더 많이 쓸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전년도 같은 질문에 대해 47.3%가 답변했던 것에 비해 1.6%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국내여행 지출계획은 36%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혀 전년 38.5%보다
2.5%포인트나 감소했습니다. 해외여행 지출계획을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도 전년보다 0.9%포인트 줄었지만, 국내여행에 비해서는 편차가 작았는데요.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갈수록 지출계획을 늘리겠다는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작년 4분기에는 44.8%로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최고 47.0%에 달했던 2분기에 비하면 2.2%포인트나 떨어진 것입니다.
이런 추세는 여행계획 보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3개월 이내 1박 이상 일정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81.7%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6% 감소한 것입니다.
해외여행 계획은 36.8%가 있다고 답해 전년보다 1%포인트 늘었지만,
국내 여행 계획은 69.8%로 전년 73.2%보다 무려 3.4%나 줄어들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여행비 증액이 어려워지면서
예년과 비슷한 예산으로 여행전반을 재구성하는 경향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국내와 해외여행 모두 시간·비용, 이동거리, 편의성을 중시하는
실속 추구 트렌드가 강화되며 근거리·단기간 여행 선호도가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커들 춘제연휴에도 한국 잘 안 찾는다…장거리 여행지에도 밀려
한편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2월4~10일) 연휴를 맞아 7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해외로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이들의 관심에선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춘제(음력설) 연휴를 맞아
4억1800만명 가량의 중국인이 귀성길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민족 대이동'으로 불릴만한 대규모 이동으로, 이중 해외여행을 떠나는
유커(중국 관광객)들은 전년 650만명에서 8% 가량 늘어난
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은 선호여행지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 따르면 이번 명절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 여행객들은 태국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줄줄이 상위권에 오른 가운데 한국은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는데요.
심지어 미국(7위), 호주(8위), 이탈리아(10위) 등 장거리 여행지에도
밀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은 2016년과 2017년만 해도 태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등
매년 상위권에 들었지만, 지난해부터 순위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2017년부터 불거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내 반한
감정이 커지고,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는 조치까지 취하자
발길이 뚝 끊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출처 : 세계일보 김현주 기자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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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해외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