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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건 로또 뿐
팍팍한 삶에…… 복권시장 '호황'
2018년 복권 판매액 4조3786억원 불황 등 영향
10년 새 83% 늘어 / 1등 배출 전국 명당들 '성지'로
"당첨번호 알려준다" 사기도 기승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희망이 이거죠, 뭐…….”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복권 판매소. 5평(16.5㎡) 남짓 공간에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다소 쌀쌀한 날씨 탓인지 얼굴이 벌개진 손님들은 저마다 기대감 섞인
얼굴로 구매 줄에 속속 합류했다.
“사람이 왜 이렇게 많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손님은
“1등 11번, 2등 69번 당첨된 곳이라 그렇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차례가 되자, 그는 로또 복권을 자동·반자동·수동으로
각각 2만원씩 구매한 뒤 재킷 주머니에 소중히 넣었다.
시민들 발길을 따라 찾은 인근의 또 다른 ‘명당’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1등 6번 당첨’이라고 써놓은 문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기 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여기로 출근한다”는
이모(59)씨처럼 중장년층이 많았지만, “점심시간에 잠깐 들렀다”는
직장인 김모(31·여)씨 등 젊은 층도 눈에 띄었다.
김씨는 “복권을 지난해 처음 사봤는데 요즘 들어 꽤 자주 사는 것 같다”며
“대부분 꽝이지만 또 모르는 일 아니냐”며 멋쩍게 웃었다.
여기저기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이 오가는 새해, 전국 각지
‘복권 명당’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복권을 일상에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정도로 넘기기에는 경제
현실이 녹록지 않다.
오히려 날로 팍팍해지는 호주머니 사정에 자꾸만 복권에 눈이 간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노려 결제를 유도하는 복권정보 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4조3786억원(가결산)으로,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한 2017년에
이어 두 해 연속 4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8년(2조394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2.8%나 늘어난 수치다.
복권 대장 격인 ‘로또’는 2002년 12월 발행 후 1등 당첨자가 56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각지에 이른바 ‘명당’으로 불리는 곳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런 곳들을 모아
‘전국 복권명당 100곳’ 식의 리스트가 떠돌기도 한다.
30번 이상 1등 당첨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서울과 부산의 복권방은 이른바
‘로또투어’ 대상지가 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행 시 한번쯤 들러야 하는 명소가 된 것이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여행 갈 때마다 꼭 그 지역에서 유명한 복권방을 찾는다”며
“좋은 기운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확실한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는
업체들이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사기관에서는 특히 60대 이상 노인들이 이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나눔로 또에서 운영하던 전자복권
‘파워볼’ 당첨 정보가 있다고 속여 44명으로부터 2억7000만원을
챙긴 일당 5명이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범죄”라며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는 식의 제안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접수한 60대 이상 고령소비자의
‘정보이용서비스’ 관련 불만 민원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
‘로또’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소비자들이 결제 전 제공받는 상품의 설명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 세계일보 이창수 기자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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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건 로또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