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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거지
어느 날 거지가 은행가이며 갑부인 다윗의 집에 나타났다.
그러고 보니 이 거지는 벌써 몇 번째나 이 집엘 들렀지만
들르는 족족 거절만 당했다.
"이번만은 꼭 부탁합니다." 하고 거지는 다윗에게 애원했다.
"부탁입니다. 유월절도 곧 다가오는데 애들에게 먹일 것이라곤 없어요."하고
거지는 자기의 궁한 처지를 끊임없이 늘어놓았다.
"당신 여기 수십 번은 들렀지.
하지만 내가 단돈 1센트라도 당신한테 줘 본 일이 있어?" 하고 다윗이 물었다.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습죠. 하지만 댁에까지 찾아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제가 그만큼 곤란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고
거지는 사정했다.
다윗은 인정 사정없이 문을 닫으려 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탈무드에 나오는 옛 얘기 한 토막만 하게 해 주십시오."
"그런 옛 얘기를 들었다고 해서 1센트 한 푼 낼 리 없으니 그리 알라고,
자! 되도록 빨리 이야기하오."
다윗은 문을 닫으려던 손을 잠시 멈췄다.
"탈무드에는 개가 돼지를 잡을 때엔 반드시 귀를 물어
돼지를 잡아 놓는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개는 가난한 사람을 나타내고 돼지는 돈 많은 사람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어째서 하필이면 귀를 물어 붙잡아 놓는 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는 돼지의 귀에다 대고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돈이 있으면서 돼지가 되는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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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부자와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