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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그림책 작가
이건 보릿자루 잭이 지은 집에 놔두었지 이건 생쥐 잭이 지은 집에 놔둔
보리를 먹어버렸지 이건 고양이 잭이 지은 집에 놔둔 보리를 먹어 버린
쥐를 쫓아다녔지
19세기 영국 아이들이 즐겨 부르던 전래 동요 <잭의 집에서 일어난 일>
마땅한 볼거리도 놀거리도 없었던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동요를 듣고
붓을 든 남자가 있었다.
잭과 생쥐 그리고 고양이는 그의 손끝에서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이름은 “랜돌프 칼데콧”그림책의 황금시대를 연 화가이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한 칼데콧은 밖에 나가 뛰노는 대신 홀로
그림을 그리곤 했다.
아버지 반대로 은행원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일을 끝마치고 돌아와 날마다 그림 연습을 했다.
그러던 어느 해 유명 잡지에 그림이 실리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인쇄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터라 컬러로 된 그림책을 만들기 어렵던 시절
칼데콧은 인쇄업자 에번스의 눈이 띄어 매년 두 권 정도의
그림책을 펴내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칼데콧은 그림을 글의 부속품으로 여기던 기존의 틀을 깨고 그림이
이끌어 가는 작품을 선보였다.
한 페이지에 한두 줄의 글만 넣거나 특유의 선으로 인물과 동물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또한 글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이야기까지 풍성하게
그려 내 장식에 머물던 그림을 책의 주제로 끌어올렸다.
덕분에 칼데콧의 그림책은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쉽게 이해하고
웃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나아가 베아트릭스 포터, 모리스 센닥 등
후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현대 그림책의 원형이 되었다.
특히 칼데콧은 아름다운 문학작품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동요와 민요를 그림으로 되살리는 데 힘썼다.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시를 바탕으로한 (버림받은 개의 슬픈 이야기)
세 명의 사냥꾼이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내용의 동요를
그림으로 재구성한 <익살꾸러기 사냥꾼 삼총사> 등이 그 예이다.
마치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친근하고
따스한 그림이 아이들 마음을 수놓았다.
칼데콧이 떠난 뒤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는 매년 뛰어난
그림책을 펴낸 작가에게 “칼데콧 상”을 수여하며 그 이름을 기린다.
화가로 활동한 10년 남짓한 짧은 시간 칼데콧이 남긴 건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아이들의 좋은 친구였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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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최초의 그림책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