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시인

♡   김용오 시인
♡   이현옥 시인
♡   김명우 시인
♡   오경섭 시인
♡   김진곤 시인
♡   박현숙 시인
♡   장진순 시인
♡   한선미 시인
♡   진형훈 시인
♡   정 상 시인
ADMIN 2018. 06. 21.
 몹쓸 밥
글쓴이: 이현옥  날짜: 2014.01.19. 06:20:36   추천: 44
이현옥:

몹쓸 밥

이현옥

-수항리연가 3

비닐팩에 담겨 냉동실에서 꽁꽁 언 국덩이
가슴까지 시린 아버지를 슬프게 한다
수전증으로 떨리는 손

목숨까지 슬픈
언 국덩이를 녹여
밥을 넘겨야 하는 쓸쓸한 아침
애잔하게 바라보던 아들의 눈을 기억해내며
목이 메인다

아버지
어찌 그리 작아지셨는지
산처럼 너무 커서 너무 무서워서
아버지만 나타나도 숨죽이던 어린시절 있었는데


담장마저 허물어져가는 빈 울안에
잎 떨군 밥풀꽃나무

그래
밥풀꽃처럼 환하던 아내 있었지
다닥다닥 정을 쏟은 그 아내
도둑맞은 것처럼 허망하게 잃고

비틀거리는 몸 끌며
밥솥을 연다

아내 밥을 잃고
몹쓸 며느리가 얼려놓은 국
쓰게 마신다

결코, 살기위해서가 아니고
자식들에게 폐되지 않기 위해
사력다해
밥을 삼키고.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