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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은 쌀을 씻으며
글쓴이: 이현옥  날짜: 2014.01.19. 06:20:28   추천: 51
이현옥:

묵은 쌀을 씻으며

이현옥

작년 농사지어 한 가마니 아파트에 가져다 놓은
쌀 온도가 맞지 않아서인지
밥을 잘 안 먹어서 인지
해를 묵으니 묵은내 나고 벌레가 파먹어
쌀을 씻을 때마다 벌레가 둥둥 뜨고
속 파 먹힌 쌀 껍질이 떠내려간다

떡국떡이나 빼야겠다고
쌀을 씻는데
가슴 한쪽이 뻐근해져온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렇게 냄새나고
빈 껍질만 남는 것

오십년 넘게 묵은 내 몸
맹장도 난소도 생명창고도 떼어내고
뱃속 텅비어
쓸데없이 묵은 세월만 가득차
꽃 피우지 못하는 꽃눈만
몇 년째 동면중이다

쌀은 묵으면 떡국떡이라도 빼지
사람 묵으니
쓸데라곤 없어

공연히 수돗물 잠그지 못하고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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