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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우물쭈물하고
장호걸
아직 가을이려니 조금 얇은 외투를 입고 나왔는데
바람이 차다, 추운 정도가 아니라 12월이라는 생각을 못한 내 잘못이 크다
많은 사람은 두툼한 점퍼를 입었으니 현실을 읽는 감각이 나보다는 훨씬 빠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긴 감각이 떨어짐을 누가 탓하랴마는
또 하나는 개념 없어진 시간관념이다
우물쭈물 그 애매함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적 제약임을 잘 모르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젊을 때도 그랬을까? 아니다, 뭐든지 앞서 나가지 않았던가,
기계처럼 틀림이 없어야 했고 누구보다도 정확한 시간을 실천했던 사람이
우물쭈물 상황을 실천하고 있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내가 지난 주말 처가 누구 아들이 인천 모 예식장에서 예식이 오후 2시에 있으니
30분쯤 일찍 오라 했다
알았어, 하고 돌아서 우물쭈물하다 보니 2시가 지나 버렸다, 이를 어쩌나,
전화에 불이 났다
이러는 내 꼴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도 예전 같잖다,
왜 나는 이 모양으로 나이가 들어가는지,
새로운 인생길로 들어서는 그들에게 축하해 주어야 마땅한데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는 새 우물쭈물하고
삶을 난리가 나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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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나이는 우물쭈물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