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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과 잡스
아침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IT 업계의 황제요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븐 잡스가 5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뉴스였다.
애플에서는
그의 명석함과 열정은
우리의 삶을 훨씬 윤택하게 만들었고,
덕분에 세상은 더 진보했다며
그의 놀라운 유산에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진실로 자신의 이름대로 살았다.
스티브(Steve)는
헬라 이름 ‘스테파노스’에서 왔는데
그 의미는 왕관, 월계관이다.
또한 잡스(Paul Jobs)는
일자리라는 의미처럼 그는 바울처럼
열정을 다하다 갔다.
한 평생 드라마 같은 삶을 살다가
떠난 그를 애도하며 새삼
그의 업적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된다.
그는 사업가로서 8조5천억이라는
엄청난 유산을 남겼지만,
돈 보다는
에디슨같이 살아있는 위인으로
아니 종교로 남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수없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냄으로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키므로
세상을 바꾸었다.
스티븐 잡스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떠났지만
한마디로 그의 삶은 ‘단순함’에 있었다.
“내게 필요한 것이라곤
한 잔의 차와 조명 그리고 음악뿐이었다.”라고
고백했듯이
그의 모든 행적들은 단순함 속에
담겨있었다.
단순한 삶,
단순한 디자인,
단순한 제품,
단순한 영향력 등
단순함 속에 엄청난 집중력이
그로 하여금
많은 유산을 남기고
떠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나는 그의 많은 어록 가운데
가장 감명을 받았던 내용은
펩시콜라 미주
사장을 영입하면서 했던 말이다.
“남은 인생을 설탕물을 팔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가?”
그의 머리엔
온통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 세상을 바꾼다는 소명이
그로 하여금 열정적인
삶을 살게 했다.
스티븐 잡스에겐
세상을 바꾸려면 무엇보다도
단순함 속에
끊임없는 도전의식이 첫 번째 과제였다.
잡스는 보통사람과 색다른
세 가지 경험이
열정과 도전의 도화선이 되게 했다.
첫째는 가정의 어려움이었다.
잡스는 미혼모로부터 태어나면서부터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면서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이것조차도 그에겐
도전정신을 키울 뿐만 아니라
IT 분야에서도 비상한 재능을 발휘하는
도구가 되게 했다.
다음으론 자퇴한 일이다.
그가 대학을 도중하차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론 교육의 비효율성을 느끼고
자퇴한 것이 나중에 보니
인생 최고의 결정 중의 하나가 되게 했다.
학교 자퇴 이후 그가 도강한 과목 중
서체교육이 있었는데 10년 후
가장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게 된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최대 사건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자신이 해고당한 일이었다.
그는 분명 쫓겨났지만
일에 대한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세계 최초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드는
제작사를 키우게 했던
자양분이 된 셈이다.
만약 그가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그 많을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잡스에게는
인생의 어떤 적이 덤벼도
그의 열정 앞에 무너질 뿐 아니라
전혀 새로운
길이 열리게 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열정은 더욱 활활
타올랐다.
열정은 그에게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믿었다.
인생이 아무리 자신을 배신한다 해도
자신을 믿고 일을 믿었다.
연인을 사랑하듯
일을 사랑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했기에
이 세상에 누구도 줄 수 없는 선물들을
주고 떠날 수 있었다.
몰론 그가 아무리 도전의식을 갖고
열정으로 일한다 해도
일의 과정에서
실패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잡스는 병적이라고 할 정도로
디자인에 집착한 덕분에
미래지향적 기술들이 현실화되었지만,
때론 시대를 앞서간 사고들이
실패를 맛보게 했다.
그의 단순한 미학은
실질적인 기술자와 생산자 간에
많은 다툼은 물론이요
현실적인 많은 적자도 보게 했지만,
나중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아이 팟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고
또한 아이 폰의 성공을 낳게 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진짜 예술가라고
말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우리에겐 영원한
잠언이 될 것이다.
잡스는 여러 종류의 실패가
후엔 성공의 주춧돌로 삼았지만 우리에겐
쉽지 않는 일이다.
사람들은
한국에서 잡스 같은 사람이 나오려면
실패에 대한 사회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실패를 용납하는 데
너무나 인색하고
또한 한 번 실패하면 바로
나락의 끝까지 떨어질 확률이 많아
재기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IT업계나
벤처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패자 부활전이 가능한
시스템부터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잡스의 단순함은
이렇듯
도전의식과 열정 그리고
실패 속에서도 적용되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열매들로
인해 영향력을 끼쳤지만
그의 단순함의 결정판은 죽음에 있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 발명품이라는
잡스의 명언대로
암을 선고받은 이후에도 그는
죽음을 삶의 동력으로 사용하다가 갔다.
죽음은
삶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죽음은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길을
내어주는 통로가 되었기에
죽음 앞에서도
단순한 삶이 가능했던 것이다.
어느 미국 잡지 표지엔
잡스는 여전히 검은 티, 청바지 차림으로
베드로에게 아이패드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나왔다.
이토록 잡스에겐
오래 살겠다는 염원이 아니라
아직도 세상엔 혁신해야 할 것이 많고
자신은 어느 정도 그 방법까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죽는 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워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인류를 진보하는데 기여한 잡스였지만
그도 죽음 앞에서
초라하기 이룰 데가 없었다.
아니 이해할 수 없는 대목까지 있었다.
그의 전기에는 그가
지난 2003년 췌장암 판정을 받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몸에 칼을 대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잡스는 아홉 달이나 수술을 미루고
침술과 무당을 의존한 것에 대해
의사들은 어리석은 행동이라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평소 그의 단순한 삶의 철학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 앞에
그도 죽음 앞에선 너무나 연약한
한 인간임을 보게 된다.
다만 우리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를 보며,
‘만약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해 본다.
누구도 죽음은 피할 수가 없다.
그의 말대로
죽음은 신의 최고 발명품이니까.
주님,
잡스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단순함 속에
멋이 느껴집니다.
그는 간결함,
단정함 그리고
가벼움 속에 영향력 있는 삶이
살았지만,
저는
당신 안에서
내려놓음 속에
아이 같은 단순한 삶을 통해
당신과
세상과 소통하며
살다가
가게 하소서.
2011년 10월 28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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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단순함과 잡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