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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4. 04. 19.
 맷돌인생
글쓴이: 장진순   날짜: 2010.01.25. 00:17:19   추천: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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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인생


가마솥에 삶아낸 콩
찬물에 담갔다가
국자로 퍼 넣으면 허기진 듯 받아먹고
설사하듯 쏟아내는 맷돌
갈은 콩 자루에 채워 돌로 눌러놓고
낙숫물 받듯 큰 통에 채워지면
간수를 부어 굳히어
웰 빙 두부를 만들어낸다

걸러낸 비지에
김치 듬성듬성,
돼지고기 썰어 넣고
찌개 끓여 사랑방에 내어가면
동리영감 장군멍군소리 딱 그치고
갇혀있던 담배연기
앞 다투어 비집고나온다

돌고 돌아도
피곤한 줄 모르던 맷돌
누군가 손잡이 돌려주면
힘이 솟고, 입을 벌려
주는 대로 가리지 않고 받아먹던 맷돌
손잡이는 닳고 몸은 여위어
마루 멍석에 누어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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