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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8.20. 00:37:06   추천: 4
명시: 김용두

옷

김용두

세상 것들이 다
빛이 지어 준
옷 한 벌 입고 산다
나무는 초록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5월의 신부처럼 서 있다
꽁지를 가진 새들은
연미복을 입고 마음껏 허공을 휘젓는다
돌들은 딱딱한 갑옷을 입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벗을 수도
없앨 수도 없는
이 치렁치렁한 빛의 감옥이여!
바람이 불어오면
빛의 옷이 아닌
그렇게 눈부시지도 아름답지 않아도
알몸으로
우리 서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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