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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향기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5.12. 10:21:32   추천: 10
명시: 최순희

삶의 향기

최순희

공작나무 꽃 붉으레 솟구쳐
그 향, 만 리를 가니
날개 달린 곤충 심(心)으로 모여
춤사위 현란해 회상에 젖네

절망 짊어진 하루살이 삶이
흩어진 구름 수 만큼일진데
그 많은 인연에
저토록 진한 심덕 풍긴 적 있던가

장마 구름 맑게 갠 날
“푸르다” 자칭하는 솔 한 그루
벽촌에서 쓴 진액을 흘리니
호랑나비도
일벌도 꼬이지 않는 외로움으로

오가는 변명 한마디
꽃의 운명은 한 꽃을 위한
꽃 봉 열어야 하는 천하의 윤리로
향기는 없으나 있는 이치오

내생 다시 한 번
향의 열정 주어진다면
기필코
벌 나비되어 그대 향기 찾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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