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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한 유서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7.11. 21:49:59   추천: 2
명시: 배용환

죄송한 유서

배용환

지금껏
내 눈총에 찍히고 입방아에 짓찧기고
배알까지 씹히면서
참고 또 참다가
마음의 회초리 마구 휘둘러
우주 밖으로 밀치고 싶었던 이빨들이여
나 지금, 고요히 관짝에 누워
나를 위해 껴안았던 생각들
모조리 돌절구로 짓이겨
허렁허렁
한 뼘 농담처럼 바람에 날리나니

두루두루
참말로,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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