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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새 이야기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6. 18:30:54   추천: 4
명시: 손숙자

억새 이야기

손숙자

낯선 바람에
아픔을 털어 내 듯
몸을 맡겨버린 억새
마냥 흔들리기만 하더니

곧 떠나 보낼
이별의 예고인가
쉴 새 없이 몸짓을 하며
윙윙 큰소리로 통곡한다

아픔 뿐 아닌걸
얼굴 비벼 익혀놓고
바람 따라 어느 낯선 곳
긴 겨울 보낼 둥지 찾으려나

흔들리며 부대끼다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져
많은 추억 가슴에 품고
사랑하는 님을 두고 먼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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