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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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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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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4. 17:55:31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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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원구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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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塔)
원구식
무너지는 것은 언제나 한꺼번에 무너진다.
무너질 때까지 참고 기다리다 한꺼번에 무너진다.
탑(塔)을 바라보면 무언가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지지 않아 불안(不安)하다.
당연(當然)히 무너져야 할 것이
가장 안정(安定)된 자세로 비바람에 천년(千年)을 견딘다.
이렇게 긴 세월이 흐르다 보면
이것만큼은 무너지지 않아야 할 것이
무너질 것 같아 불안(不安)하다.
아 어쩔 수 없는 무너짐 앞에
뚜렷한 명분(名分)으로 탑(塔)을 세우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면
맨처음 탑(塔)을 세웠던 사람이 잊혀지 듯
탑(塔)에 새긴 시(詩)와 그림이 지워지고
언젠간 무너질 탑(塔)이 마침내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디에 탑(塔)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탑(塔)을 바라보면 무언가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지지 않아 불안(不安)하고
무너져선 안될 것이 무너질 것 같아 불안(不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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