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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수병(靑磁水甁)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3. 11:49:38   추천: 1
명시: 구자운

청자수병(靑磁水甁)

구자운

아련히 번져 내려
구슬을 이루었네.
벌레들 살며시
풀포기를 헤치듯
어머니의 젖빛
아롱진 이 수병(水甁)으로
이윽고 이르렀네.

눈물인들
또 머흐는 하늘의 구름인들
오롯한 이 자리
어이 따를손가?
서려서 슴슴히
희맑게 엉긴 것이랑
여민 입
은은히 구을른 부풀음이랑
궁글르는 바다의
둥긋이 웃음지은 달이랗거니.

아롱아롱
묽게 무늬지어 어우러진 운학(雲鶴)
엷고 아스라하여라
있음이여!
오, 저으기 죽음과 이웃하여
꽃다움으로 애설푸레 시름을
어루만지어라.

오늘
뉘 사랑 이렇듯 아늑하리야?
꽃잎이 팔랑거려
손으로 새는 달빛을 주우려는 듯
나는 왔다.

오, 수병(水甁)이여!
나의 목마름을 다스려
어릿광대
바람도 선선히 오는데
안타까움이야
호젓이 우로(雨露)에 젖는 양
가슴에 번져 내려
아렴풋 옥을 이루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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