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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기도(祈禱)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3. 11:48:03   추천: 1
명시: 김규화

이상한 기도(祈禱)

김규화

그를 향해 흘리는
물 같은 애정

그를 향해 쏟는
향그런 미움

끝내 거부하는 몸짓의
뒤에
화인(火印)처럼 찍히는
한가닥 사랑의 찌꺼기

봄날 울타리 아래 돋아나는
새싹, 그 당연함을
뒤따라 더 쫓게 하지 마시고
뿌리째 뽑든지
싹둑 자르소서.

마지막 남은 웅덩이의 물
오뉴월 땡볕에
한웅큼도 남기지 말고
마르게 하소서.

남은 건 오직
허공 같은, 물빛 같은
빈 시선

눈 부릅뜨고 받는
진득이는 나의
자연스런 모성(母性)도
오직 뿌리째 뽑아주소서.

늪같이 되게 하소서.

버린 쓰레기, 터진 깡통
다 받아 탁한 가슴 속
저 밑바닥에 갈앉히고
흐린 물로 덮고

버려진 기억같이
하늘만,
한사코 흐린 시선으로
하늘만 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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