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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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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로(歸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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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3. 11:14:32 추천: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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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신중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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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歸路)
신중신
간데라 불빛을 앞세워 돌아온다
확실한 작업에 확실한 노동을,
끈적거리는 삶과 사랑을 다 쏟아부어
하루를 마감한 사내들의
소리 없는 웅성거림.
남성적 근기가 탈진해서 육신은 솜털 같으나
걸음은 천근 무게에 짓눌려
밤길이 아득하다.
둥지로 돌아온 새여 잠들면 안된다.
어둠에 흠뻑 젖은 개펄도
낮의 온기를 하마 잃어선 안되지.
아가야 울지 마렴. 창으로 비껴 드는 별빛
꿈이 있지 않느냐.
일은 일감을 불러일으켜 일거리에 취하게 하고
피로조차 예기치 못한 신명에 따라
저녁놀과 더불어 잦아든 날,
하루내 양팔 두 다리 반경의 몫에 매달려
개미마냥 허우적댔을 뿐인데
뒤돌아보면 하느님은 놀랍게 치장해 놓았다.
별떨기가 치렁치렁 빛나야 할 필요는 없다
두어 걸음 앞 불빛만으로도 충분한
노동의 귀로,
두어 걸음 반경의 몸놀림 결과와도 같이
오늘밤 따뜻한 잠을 확보한 사내들.
풀잎은 아직 이슬에 젖어선 안되고
아가야 너는 더
긴 꿈을 꾸어도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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