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4. 04. 24. |
 |
|
 |
|
|
|
|
|
 빈손 |
|
|
|
 |
|
|
|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2. 17:05:50 추천: 8 |
|
|
|
명시: 박상천 |
|
|
|
|
|
|
|
|
|
|
|
|
|
빈손
박상천
날이 갈수록
걱정이 많아집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이
이제는 모두 걱정이 되네요.
비오는 가을 날엔
곡식과 과일 걱정이 되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면
먼 이웃들의 울음도 들립니다.
눈이 조금 밝아지고
귀가 조금 열리고부터
꽃들의 아름다움도 보이고
그들의 숨소리도 조금은 들리지만
걱정은 하나 둘씩 늘어갑니다.
그러나, 걱정은 걱정을 낳을 뿐
눈이 밝아진 만큼
귀가 열리는 만큼
나는 빈 손임을 깨닫습니다.
나는 빈 손입니다.
곡식과 과일들에게
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을 보내줄
충만한 손도
이웃들의 울음을 달래줄
부드러운 손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빈 손입니다. 겨울의 빈 들판입니다.
지상(地上)의 일을 걱정하는 빈 손 위에,
이 겨울의 빈 들판 위에
함께 하리라 함께 하리라
천상(天上)의 언표(言表)처럼
흰 눈만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
|
|
|
|
|
|
|
|
|
|
| 전체글 목록 |
2024. 04. 24. 전체글: 40141 방문수: 4868464 |
|
|
암호 
